-
-
신친일파 - 반일 종족주의 거짓을 파헤친다
호사카 유지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신친일파
[반일 종족주의]의 거짓을 파헤친다
호사카 유지 지음 / 봄이아트북스 출판
호사카 유지 교수가 신작을 발표했네요.
제목은 <신친일파>입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평소에도 여러 라디오나 유튜브 매체 패널로 출연해서 발언하는 모습을 익히 봐왔던 터라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크게 감탄하게 됐습니다.
사실 국내 교수들도 대놓고 말하기 힘든 신친일파의 허구성과 문제점에 대해 모국이었던 일본 출신 교수가 이토록 조목조목 증거를 제시해가며 날카롭게 비판을 하고 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호사카 유지 교수가 왜 귀화를 선택하게 됐는지 그 과정까지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긍정적 의미에서의 '지식인'이란 이런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 기득권 세력 편에 선 비판을 내세운 편들기..
수태 보아왔던 지식층이라 불리는 일부 세력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부턴가 '지식인'이라는 말이, '먹물'과 같은 느낌처럼 부정적 의미로 제겐 각인돼 왔었는데요.
호사카 유지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학자의 자세로, 학자의 신념을 갖고 조목조목 정언을 펼치는 호사카 유지 교수의 강단어린 자세를 보면서 정말 멋진 지식인이라는 생각을 거듭 하게 됐습니다.
방송 등에 출연할 때는 특유의 귀여운 몸짓과 말투로 그의 서슬퍼런 진단이 어쩌면 좀 가볍게 다가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책을 통해 접한 호사카 유지 교수의 성격은 상당히 강단 있고, 강직한 학자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지난해였던가요..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이 세상에 나오면서 정말 많은 논란과 분쟁이 있었는데요.
호사카 유지 교수는 <신친일파>라는 신간을 통해 이영훈 소장의 논리가 어떤 방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령 <책 '반일종족주의'의 정체>라는 제목으로 정리해 놓은 프롤로그에 언급된 내용을 살펴보면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비판하는 이영훈 소장의 비판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대목이 있는데요.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전범 기업 일본 제철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이나 보상금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배상금)을 청구한 것인데 이를 쏙 빼놓고 청구하지도 않은 미지급 임금을 언급하면서 거기서 나타나는 일부 문제를 다시 한 번 왜곡하는 양상으로 진실을 호도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해당 논란을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대법원 판결문의 해당내용을 정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일부 발췌'
문서에서 이런 방식은 방송으로 따지면 소위 말하는 '악마의 편집'에 해당하는 걸 텐데요.
굳이 따지면 부분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전체 맥락상에서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도록 의도해서 편집해 방송하는 것을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죠.
이영훈 소장의 <반일종족주의>의 전반적인 양상들이 대부분 이런 '악마의 편집' 방식에 의존한다는 것을 호사카 유지 교수는 여러 가지 자료들을 제시하며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는 겁니다.
<제1부. 강제 징용 문제에서 드러난 '노예 근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영훈 소장과 함께 <빈일종족주의>를 쓴 이우연 박사라는 사람은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탄광에서 혹독한 고초를 겪었던 이들을 향해 이렇게 기록했다고 합니다.
"생활은 대단히 자유로웠습니다. 밤새워 화투를 쳐 잠을 설친다거나, 근무가 끝나면 시내로 나가 과음하고 다음날 출근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론 일본출신인 호사카 유지 교수 같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먹물이 가득한 학자들이라는 우리나라 교수들이 지금의 호사카 유지 교수처럼 조목 조목 논거를 들어 반대를 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요?
왜.. 어째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들의 태도는 이토록 정반대로 나타나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고 부끄럽고,
또 그만큼 호사카 유지 교수에게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내 조국, 내 민족보다 앞선 진실을 쫓는 그의 묵직한 발걸음의 가치가 크게 와 닿았습니다.
이영훈 소장 등이 주장하는 위안부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2부.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최저넌 성노예 제도>라는 제목의 2부에선 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경찰에 연행돼 온 일본인 포주들의 말만을 근거로 우리 위안부들이 많은 돈을 받고 좋은 대우 아래 자발적으로 매춘행위를 한, 매춘부였다고 언급하는 이영훈 소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대목이 그 중 한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위안부 문제는 책의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분량을 할애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 대목들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가 그저 나긋나긋하고 상냥하게 말 잘하는 일본 출신 교수가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수많은 역사적 사료들을 수집하고 발굴해서 <반일종족주의>에서 펼치는 주장들에 대해 하나하나 그들의 논리를 깨트리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연설만 잘해도 어느 정도 됩니다.
하지만 학자는 다르지요.
학자는 역사적 사실과 객관적 증거를 기반으로 논거를 제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전개해야 합니다.
이영훈 소장과 호사카 유지 교수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들이 투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진실을 외면하진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왜 외면을 넘어 왜곡을..
그것도 타국을 향해서가 아니라 자국민의 가장 처참했던 이들에게...
<제3부. 일제 강점은 원천적으로 범법 행위였다>편의 1장에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망언과 도발에 대해 역사적 논거를 제시해가며 조목조목 반박을 펼칩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긴 역사를 가진 독도 사랑을 새삼 확인해볼 수 있는 챕터이기도 했습니다.
또 2장에선 '일제 강점이 원천적으로 무효인 이유'라는 제목으로 현재 일본이 시비를 걸고 있는 위안부 합의 문제와 태초의 일제 강점 자체가 얼마나 위법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해설을 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촉발된 일본의 도발로 한일 관계는 날마다 악화일로를 치닫는 요즘인데요.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노 재팬', '노 아배'라는 기치 아래 뭉쳤던 이들이라면
막연히 심정적 이유만으로 노재팬을 외치는데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으로 일본의 식만지 강점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는
<신친일파>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