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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이답게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절대 육아 원칙
바이옌페이 지음, 박미진 옮김 / 미래북 / 2020년 4월
평점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절대 육아 원칙
아이는 아이답게
바이옌페이 지음 /
박미진 옮김 / 미래북 출판
<아이는 아이답게>의 저자는 중국의 히말라야라는 팟캐스트에서 '마이클 치얼 채널'을 운영하는 바이옌파이라고 합니다. 15년간 영어 교육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양육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채널을 운영하게 됐고, 무려 4억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제법 오랜 시간 강력하게 1가정 1자녀 정책을 펼쳐 온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부부가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양가에서 손주가 하나 뿐인 구조가 형성돼 소위 '소황제'라 불릴 정도로 그야말로 지극정성, 극진히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1자녀 정책이 철회됐지만 여전히 자녀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자녀 교육에 있어서 우리나라 못지않게,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더 치열하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합니다. 또 대입 시험이 워낙 대단하고 치열해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아이들의 학습에 엄청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한 중국에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우리와 비슷한 문화권이고, 우리와 비슷한 입시 환경을 둔 중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이를 해결해 나갈까?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1. 가정교육 : 가장 조흔 교육은 집에서 이뤄진다.
2. 놀이 : 부모가 배워야 할 첫 번째 과목
3. 습관 키우기 : 몸은 흐트러져도 마음은 흐트러지지 않게
4. 아이와 대화하기 : 당신보다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5. 예술 감각 기르기 : 아이들은 타고난 예술가
6. 학습 : 공부를 자연스러운 일로 만들기
7. 영어 맛보기 : 부모는 가장 좋은 영어 조기교육 선생님
8. 둘째 아이 : 둘째를 낳기 전에 준비할 것들
9. 자아 성장 : 아이를 위해 더 나은 내가 되기
이렇게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 챕터 안에도 작은 단위로 잘 나누어놔서 크게 지루하지 않게 술술 잘 읽히는 편이었습니다.
첫 번째 장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은 <꾸중과 사랑은 별개>라는 작은 챕터의 내용이었는데요.
이 챕터에는 '큰 잘못을 했을 때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는 동시에, 아무리 엄한 벌을 받더라도 그게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게 만드는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읽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또 지극히 당연하기도 한 내용인데요.
아이의 기를 죽이지 않기 위해 잘못을 한 아이를 훈육하지 않는 부모도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고, 잘못한 아이에게 자신의 화와 짜증을 얹어 지나치게 혼을 내는 것도 잘못된 훈육이겠죠.
그런데 늘 그 중용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혼을 내지 않을 순 없는 것 같아요. 혼을 내지 않아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게 지나쳐서 아이에게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해선 안 되겠죠.
그래서 저는 아이를 혼내고 난 뒤나, 아빠에게 아이가 혼나고 난 뒤에는 반드시 스킨십을 하는 편인데요.
제 마음의 화가 다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도 억지로라도 아이를 꼭 안아주고 있다 보면 부모라는 특성상 마음이 저절로 가라앉게 되더라고요. 부모 뿐만이 아니라 아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짜증이 난다고, 엄마가 밉다고 안아주는 엄마를 뿌리치던 아이도 엄마가 꼭 안아주고 있으면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엄마랑 도란도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상태를 금방 회복하게 되더군요. 이게 육아 전문가들이 말하는 스킨십의 힘이구나 아이를 품에 안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진리입니다.
<3장 습관 키우기>에서는 미국에 사는 저자의 친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요.
저자의 친구는 한 달 일정으로 중국으로 여행을 와서 며칠 저자의 집에서 묵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친구는 멀리 중국에까지 와서도 아이와 미국에서 해왔던 패턴을 중심으로 매일 알차게 스케줄에 따라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는데요.
제가 요즘 저희 아이와 시도하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더라고요.
워낙 과몰입과 집중이 심한 아이라서 지금까지는 아이가 원하는 것에 가급적 맞춰준 편이었는데요.
가령 공부와 관련해서도 책을 읽는 것도 오늘은 왕창 읽고, 다음 날은 한 권도 안 읽고, 오늘은 수학을 왕창 공부하고, 다음날은 하나도 안 하고.. 이런 식으로 아이가 흥이 나는대로 생활해 온 편인데요.
아무래도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시기가 되다 보니 학습할 것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습관을 잡아 조금씩 해냐가자 않으면 꾸준하게 해나가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더구나 요즘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집에서 머물러야 하는 시기엔 더구나 계획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서 아이의 특성과 나이를 고려해 매일 매일 그날의 스케줄을 잡아가고 있는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려 보고 거기에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하루 일과를 짜보도록 하는 거지요. 물론 아이가 온종일 그림을 그리겠다고 작성을 한다면 나머지 해야 할 일들과 배치를 살펴보고 조언을 해주고 설득을 해서 스케줄 표를 함께 수정하지요. 스케줄을 짜놓고 아이가 스케줄을 어기면 다음 스케줄에서 놀이를 하는 것들부터 제외를 시켜나갑니다.그러면 동영상을 보거나 노는 아이에게 시간을 알려주면 아이가 알아서 적당히 멈출 줄을 알게 되더라고요. 물론 땡!하고 바로 동영상을 보던 걸 중단하거나 놀던 걸 접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막무가내로 떼를 쓰거나 엄마가 잔소리를 하는 횟수가 확실히 줄어들더라고요.
이렇게 한 학기 정도만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아이와 주간 계획도 짜보고 월간 계획도 짜볼 예정입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주어진 하루의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걸 아이가 깨닫게 해주는 게 육아에 있어서 많은 실랑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걸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답니다.
제5장 <예술 감각 기르기>에서 저자는 아이에게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저자도 주말에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면 아이에게 맘껏 그림을 그리게 해준다고 하는데요. 저희 아이도 5살 무렵에 4살 때부터 꾸준히 미술학원을 다닌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미술학원에 보내달라고 떼를 쓴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유치원 원장님과 주변의 미술 전공자 등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모두가 하나 같이 어린 나이에 미술학원에 보내는 것에 극구 반대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설득해 미술학원에 보내지 않고 아이가 그리고 싶어할 때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요.
가끔 문화센터 1일 특강으로 미술 수업에 참여하도록 해보았는데, 아이가 말한 소감이 이랬습니다.
"나는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렸으면 하는데, 선생님이 자꾸 이렇게 그려 보라, 저걸로 표현해보라고 얘길해서 조금만 재미가 있었어"
조만간 아이가 본격적으로 초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제 신념이 무너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체육과 미술 활동의 비중이 커서 그걸 잘하는 친구들이 자신감을 갖는다는 주변 엄마들의 얘기를 저도 무척 많이 들었거든요. 저희 아이는 몸치라서 체육은 못할 게 자명한데 미술까지 잘하지 못한다면 주눅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감이라는 게 어느 하나를 못하고 어느 하나를 잘한다고 훅 생기고 훅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믿음이 있기에 저는 아직 아이가 말한대로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은 만큼' 그리고 표현하게 해주는 게 이 또래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예술성을 지켜주는 정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 저희 아이는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걸 아주 행복해 하니까요. ^^
책을 읽고 난 후 제가 내린 결론은 아! 육아는 결국 중국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다 근본적인 방향은 똑같겠구나! 하는 거였는데요. 디테일에서는 나라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육아'란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는 건 동일한 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