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인생의 깨달음을 만났습니다 - 살아갈 날들을 위한 좋은 마음가짐에 관하여
임정묵 지음 / 좋은날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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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학자, 교육자로 살아온 사람은 인생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줄까.이제 학문이 세분화되어서 어떤 학자라도 인생이나 세상 같은 큰 주제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조언하기 힘들어졌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경험과 또 제한된 영역에서나마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꺼낼 수는 있을 것이다.오랜 인생을 살다보면 내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유연해지고, 또 제일 소중한 존재를 익숙하다는 이유로 소홀히 했다고 반성하며 후회하는 일도 많겠다.저자는 여러 학문을 전공한 과학자인데 특히 수의학도 전공해서 동물을 다루는 학자다.사람도 동물인 만큼 여러 동물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으리라 추측하면서 책을 읽었다.


세상살이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해주기는 어렵고 결국은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책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어떻게 내리는지 알려주고 있다.공부를 오래 한 학자면서도 아들이고 남편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인 저자가 겪은 인생사가 책을 뒷받침하고 있다.개인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귀를 막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사회적인 함의를 찾아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작가의 일이 아닌가 싶다.코로나 사태로 지치거나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따뜻하면서도 희망적인 이야기다.


인생의 모든 경우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따로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모든 조언은 결국 상대적이고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에 달렸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조언이 무의미하지는 않다.내가 놓친 부분들을 짚어주면서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천년비급은 구하기 힘들지라도 귀는 열려있을수록 좋다.워라밸이나 소확행이 유행인 시대에 노력은 어느 정도로 해야 할까, 우정과 사랑을 포함은 인간관계는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 행복은 어디서 그리고 언제 구할 수 있을까 다소 진부하지만 꼭 다뤄야 하는 이야기들이다.나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면서도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늘리는 일은 어려울 수도 있다.또 이웃에 대한 선의는 흔들리기도 쉽다.그렇지만 나와 내 가족이 건강한 사회에서 살려면 그 모든 일들이 필요하다.무조건적인 선의라는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같은 하나의 좋은 답안은 세상에 있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더라도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과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 낮아져가는 고용안정성과 부족한 복지제도, 노인빈곤과 같은 사회문제들이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율은 한국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잘 보여준다.그러나 그럴수록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내려놓지 말고, 일단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부터 차근차근 더 열심히 챙겨보자.지금이 힘들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계발 목적으로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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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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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역사소설은 아무리 잘 써도 다소 식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역사물보다도 미스터리물에 가까운 소설이고 중국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 아래에서 쓰여진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매우 참신하다.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가 돋보이는데 특히 드라마화가 될 정도로 대중적이면서도 여러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잘 드러나있다.또 그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마치 스릴러물을 보는 것처럼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여러 명작 소설의 흐름과 인물들이 한 곳에 뭉쳐서 등장하는 느낌이 들고 이렇게 한 작품, 제한된 분량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등장한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황실과 여러 가문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또 어느 나라나 흥망성쇠가 있는데 이 황실은 어떻게 번성하고 또 어떻게 무너져갈까?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황제는 어떤 외교를 펼치고, 또 황제는 어떤 위협을 받으면서 지낼까?이런 의문들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중국 작가의 소설은 국내에서 많이 읽히지 않는데 이 책은 중화풍이라기보다 매우 세련되면서도 약간 역사를 곁들인 미스터리물이다.중국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읽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재밌는 소설이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같이 알아보면서 저자의 세계관과 글쓰기 스타일에 빠져보면 그것도 나름의 재미가 되겠다.요즘은 미드는 물론 중국 드라마도 국내에서 어느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드라마 원작 소설인 이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 어떨까 그런 기대도 할 수 있겠다.시간을 넘나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여러 문학 작품에서 등장하지만 이런 역사풍의 장르소설에서 보기는 힘들다.북제와 경국이라는 있었을법한 나라 이름 속에서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다 같이 읽어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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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의 문 - 합격 전후 미리 보는 슬기로운 공직생활
조환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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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또 공기업 입사는 대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공무원, 공공기관 및 공기업 종사자를 모두 공직에 포함시킨다면 우리 사회에서 최고의 취업은 공직에 입직하는 일이다.그런데 공무원이나 공기업 관련 시험 준비는 많이들 하지만 필기 합격 이후 면접 대비는 부족하게 하는 경우도 많고, 어떻게 해야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다.또 들어간 후에 조기퇴직하는 경우도 요즘은 증가하고 있다.공직 준비와 적응을 슬기롭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었다.책에서는 공무원, 공공기관, 공기업을 두루 경험한 공직 고수인 저자의 인생과 조언이 들어있다.


공직은 안정성과 연금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맡고 싶어하지만, 막상 맡게 되면 사기업에 비해 경직되어 있는 조직문화와 지루한 업무 때문에 질려하는 경우도 있다.공직을 맡은 사람은 국민 전체에 대한 공공의 봉사자인 만큼 여러 제약이 따르는데 그런 제약을 이겨내면서 수십년 동안 근무했다면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그런 근성은 이제 찾기 힘든 시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공직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오해에 대해서 해명하고 또 지나치게 미화된 부분은 솔직하게 밝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공직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공직도 여러 직군과 직렬이 있기 때문에 하나로 싸잡아서 말하기 어려운데 세상에는 공직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가 많이 존재한다.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공직은 다소 안 좋은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아무래도 돈을 버는 집단이 아니라 국민들의 세금이나 각종 공공요금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렇다.그러나 불평등과 사회갈등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공공의 역할은 중요하다.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 불평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외국인의 증가로 인한 다문화 사회의 도래는 공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근거가 될 수 있다.시장경제를 기초로 하는 나라인 만큼 공공부문을 확대하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또 공공부문을 무작정 위축시키는 것도 답이 아니다.공공과 민간의 선순환을 통해 보다 스마트한 거버넌스를 만들어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이런 일은 무엇보다 균형과 조화를 가장 중시해야 한다.


균형과 조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려면 민간 부문에 맡겨둬야 할 일과 공공부문이 먼저 주도해서 바탕을 깔아놓아야 하는 일을 잘 구분해야 한다.또 수없이 강조된 청렴과 공직자로서의 올바른 삶에 대해서도 공무원 및 공공부문 임직원들의 고민이 필요하다.공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부터 인생을 설계하는데 사적으로 지나친 욕심 등 이기주의는 조금씩 자제하고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면 디지털화, 기후변화, 지방자치분권 시대에 잘 대처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시험 공부나 면접 스킬 준비도 좋지만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와 소양부터 갖춰야 기본이 탄탄하고 오래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다.저자가 수십년 동안의 공공분야 종사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면서도 유용한 조언을 해줬으니 참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다만 언론 레전드라는 표현은 겸손의 부족으로 조금 아쉽다.공공분야로 취업하고 싶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인생을 돌아봤을 때 미련이나 후회가 남지 않는 직업 경험을 떠올리고 싶다면 자기계발 차원에서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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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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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로봇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우리가 미디어에서 보는 로봇은 기계뭉치로 되어있는 엉성하게 걷는 인간 모양의 로봇이나 아니면 매우 정밀한 작업만 부분적으로 해내는 작업용 로봇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가 연구하고 개발한 로봇은 그보다 훨씬 작으면서도 유용하다.


나노공학, 로봇공학은 기존에 학과가 있을 정도로 자리잡은 학문이지만, 나노로봇공학은 비교적 새로운 융합학문이다.융합학문은 항상 수많은 학문의 결합과 학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그런 학자들 사이의 교류는 비록 공학에 대한 연구지만 인문적 성격을 띄고 있다.저자는 학문적 연구 뿐만 아니라 사제지간의 인간적인 교류도 많이 이야기하는데, 공학자인 저자가 학문을 연구해가는 과정은 결국 사람의 일이라는 점을 의미하지 않나 싶다.학자도 사람이고, 사람이 하는 일은 그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이건 사람의 마음을 반영한다.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새로운 길이기 때문에 막막하다.네베게이션에 나오지도 않는 새로운 길을 가보는 일과 같다.이 과정은 창의성에 기반한 탐구와 그걸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결과로 만들어내는 일인데, 상상력과 학문적 열정은 기존의 것들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통해서 시작된다.연구와 교육의 과정에서 결국 사람이라는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가 만나고 소통하며 새로운 결과물에 대한 의지를 키워나간다.


서로 다른 학문이 만나서 다학제 혹은 융복합 연구를 하는 일은 듣기에 좋아보이지만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서로간에 접근방식과 용어부터가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연구의 역량을 키워야 새로운 시대에도 잘 적용될 수 있는 유용한 개발이 가능하다.독창성에서 시작하되, 보다 넓은 시야와 여러 사람의 협력도 꼭 필요하다.기술 개발도 결국 사람의 마음과 의사소통에 기반하기 마련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의 삶 중 하나이다.


책에서는 스승들과 제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이 부분이 마치 개인적인 내용에 불과한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것은 학문 탐구의 과정이고 또 학문사의 이야기다.우리가 역사 시간에 역사학자들에 대해서 배우듯이 나노로봇공학사를 발전 과정을 배우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겠다.스승들과의 교류는 물론 학생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배려까지 미래를 열어가는 공학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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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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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문학 시장이 많이 침체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sf물은 인기가 별로 없다.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만든 우주물은 흥행하기 어렵다.그런데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 수상자의 소설이 나왔다니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고 역시나 재밌었다.

우주에서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는 능력은 물론 저자의 삶과 생각을 문학으로 녹여낸 부분도 존경스러웠다.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저자의 이중적 정체성은 미래의 복잡한 세상을 상상할 때 오히려 그 시대에 잘 들어맞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저자가 수학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수학적 내용도 종종 등장했는데 수학 공부를 다시 하는 느낌이라 반가웠다.또 기존 sf물이 서양문화 위주였는데 동양, 그것도 한국의 문화가 sf물에 나오는 것도 매우 참신했다.

앞으로 한국 문학이 미국에서도 널리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여기서는 문화 중에서도 특히 시간 체계, 역법에 대해서 강조했는데 달력을 들여다보면 그리고 문화사를 공부하다보면 지역마다 다른 고유의 역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그런 측면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잘 담아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이공계 전공자가 쓴 문학이라는 점도 특이하다.수학을 공부한 사람이 문학, 그것도 sf물을 써냈다는게 신기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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