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박숭현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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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과 2011년에 화제가 되었던 tv 다큐멘터리가 있다.바로 북극의 눈물과 남극의 눈물이다.극지방의 환경과 과학은 물론 거주자들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인상적인 프로였다.이 책은 그 양 극지방 중에서도 남극에 대한 이야기다.여행을 다녀온 후 책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남극을 다녀와서 책을 쓰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관련 분야 전문가여야 가능할 수 있다.이 책의 저자도 지구과학을 전공한 과학자다.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는 경험은 물론 해당 지역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신뢰할만 하다.남극 그중에서도 남극의 해저를 탐사하는 일은 참 쉽지 않아 보인다.춥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과학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다.


남극 해저 탐사는 배를 타면서 시작한다.극지를 탐사하려고 배를 타는 일은 오랜 이동시간과 몇 안 되는 기지 및 선박과의 끈끈한 연대를 의미한다.이런 해양 탐사는 바다와 자연에 대한 동경이 없으면 시작하기 어렵다.바다 연구에 몸을 바치는 과학자들은 다 나름대로의 동기부여가 있을 것이다.강의실에서 가르치는 이론,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와 달리 탐사는 실제로 자신이 그 환경 속에 빠져들어야 한다.그 과정에서 자연에 대한 탐구는 물론 다른 나라 및 현지의 문화와 현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진다.저자는 최초의 쇄빙 연구선 아로온호에 탑승한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냈다.그러다보니 현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비록 극한의 추위와 좋지 않은 환경의 장소였지만 따뜻하고 밝은 인간미도 느껴졌다.


극지 탐험은 위험과 불편을 동반한다.그런 일은 사명감 없이 하기 힘들다.지진과 파도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의 협업까지 겪어야 할 일이 많다.다양한 나라에서 진출한 모습을 보면 과학자들의 열정을 알 수 있지만 동시에 남극의 자원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도 생각해볼 수 있다.한국도 세종기지를 둬서 남극 연구에 힘을 쏟고 있지만 사실 세종기지는 남극 대륙에 있지 않고 떨어져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호주와 일본은 물론 미국과 프랑스까지 남국에 눈길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 과연 남극은 순수한 자연의 대륙으로 남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바다를 연구하는 일은 더 넓게 보면 지구의 역사를 탐구하는 일이다.지구의 역사는 우리 인간이 살아온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도 큰 도움을 준다.그만큼 중요한 일이다.바다를 포함한 지구의 자연에 관심이 있다면, 남극의 눈물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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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의 철학 -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코로나 팬데믹 시리즈 2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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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곳곳에서 체감되지만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마스크 착용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코로나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변화는 매우 빠르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코로나를 극복하려면 상호 배려와 협력이 필요한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니?전통적인 인간관계를 흐트러뜨리는 코로나의 변화가 과연 사회적 연대를 가능하게 만들까?코로나 사회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무엇보다 철학적 접근을 한다.철학적 접근이란 어떤 문제의 가장 근본에 대한 접근이다.뉴노멀 즉 새로운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더 나아가서 그 새로운 세계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뉴노멀 시대에 철학은 어떤 역할을 할까?우선 정부, 전문가, 시민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거버넌스에 대한 이야기다.학교에서 법과 정치를 배우다보면, 나중에 행정학을 공부하게 되면 거버넌스라는 말을 접할 수 있다.이 말은 기존의 정부 거버넌트보다 더 넓고 융합적인 개념이다.또 보다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과연 한국의 거버넌스는 어느정도 수준일까?많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거버넌스는 훌륭했다고 한다.개인의 권리가 가장 존중받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염병을 맞닥뜨린 이상 예전처럼 거버넌트의 통제와 강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보다 원활하게 돌아가는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또 이런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전 지구로 뻗어나간다.우리나라가 아무리 잘해도 옆나라가 잘못하면 결국 피해를 같이 받는다.따라서 글로벌 거버넌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옆나라는 물론 멀리 떨어진 나라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서도 세계시민의 관점에서 접근해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대전환의 시대에 거버넌스는 원래 존재했지만 새삼 필요성을 느끼고 확장 구축하는 대상이다.그리고 그 거버넌스의 일부인 민간 전문가를 보면 결국 교육과 학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전염병 시대에는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국가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지만 국가의 의사결정은 결국 그 과학자들의 의견과 경제, 정치, 외교, 사회적 상황을 모두 통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루어진다.이 통합은 가치관과 판단력의 문제고 그것은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의 문제이기도 하다.리버럴 아츠, 즉 기존의 교양교육이 예술과 과학을 포함한 좀더 통섭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전염병 경제를 비롯한 새로운 학문적 영토의 문제다.또 학문적으로는 기존의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성찰이 더 필요하다.근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상에 대해 고찰해봐야 한다.기존의 사회계약론에서 벗어나고 보다 공동체주의적인 시각이 더 잘 활용될 수 있다.


한국에서 전염병이 휘몰아쳤던 시기는 여러번 있었지만 코로나처럼 사회를 급변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메르스 이후에 과연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다시 닥쳐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작금의 혼란을 보면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보인다.물론 그런 고민이 무용지물은 아니었다.메르스 때 얻은 경험과 그때 이루어졌던 연구가 지금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지금도 그런 고민을 깊이 해봐야 하는데, 변화에 대한 놀라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때 나타날법한 최악의 시기가 조금 유예되었다고 판단하면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사회적 연결망을 포기하지 말고 인권과 안전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또 투명성을 통해 신뢰를 증진하고 돌봄의 가치를 더 많이 존중해야 한다.코로나가 근대의 끝일지 아니면 또 다른 근대의 시작일지 모르겠지만 큰 변화의 분기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이런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 대처일까.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할만 하다.가장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제안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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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마야 Maya in Tokyo K-픽션 27
장류진 지음, 채선이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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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 위의 사람들은 국민 국가라는 단위 아래에서 살아간다.무능하거나 부패해서 국가가 유명무실화 되어버린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명목적으로는 그렇다.그러다보니 우리는 국적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해석하고 정의한다.또 지금은 비록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덜 쓰이지만 한민족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한국을 하나의 민족국가로 인식하기도 한다.민족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도 한다.문제는 이런 평가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다.이 책은 그중에서도 재일동포에 대한 이야기다.


재일동포들은 한국인이면서 일본인이고, 한민족이면서 일본 민족이다.외모로는 잘 구분되지 않지만 언어를 들으면 알 수 있다.그러나 언어로만 모든 것을 구분할 수는 없고 문화와 정서의 측면에서 재일동포는 한국과 일본이 여전히 섞여있다.교포들은 국적이나 거주지에 따르면 한국인이 아니지만, 그들은 분명 한국에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이 책에서 등장하는 재일동포 경구는 상스러우면서도 우수꽝스러운 한국어 구사로 한국에 가까워졌지만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과 처지가 다르다는 게 알려지면서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사이가 멀어졌다.대다수 한국인들에게는 그저 유학 온 일본인에 불과하겠지만 그의 특수성을 알아본 준경에게는 달랐다.준경은 재일동포 경구 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한국인 혹은 일본인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다른 사람을 쉽사리 정의하고 평가하는 일은 폭력적일 수도 있다.여러 배경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지으려 들지만 결국 그 정체성은 본인만이 정할 수 있고 본인만이 바꿀 수 있다.한 재일동포를 통해서 작가는 재일동포의 삶,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분위기,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한국 역사와 특수하게 얽혀있는 재일동포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이야기해준다.단편소설을 통해서 이방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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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사라지는 문제해결의 기술 - 옆 사람과 궁극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문제해결의 힘
곽민철 지음, 최아영 일러스트 / 라온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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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면서 문제해결의 방법도 바뀌고 있다.과거에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분야를 전공하고 연구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한 다음 움직였지만 이제는 학교의 교수들에게 일일이 의존하기에 문제가 너무 다양해졌다.성공해서 비싼 가격에 팔리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보면 꼭 그 분야의 박사나 전통적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문제에 대해 나름의 해결방식을 갖춘 경우가 많다.문제해결사라는 또 다른 전문성을 갖춘 직업이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이런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었다.저자는 안정적인 기업을 박차고 나와서 문게해결에 대해 고민하고 또 사람들이 문제해결을 더 잘하도록 돕고 있다.


우리 사회는 물론 전세계 선진국들이 교육의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전통적인 근로자 그리고 지식인을 길러내는 교육방식이 더 이상 새로운 시대에 안 맞기 때문이다.사회에서는 분명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문제를 새롭게 설계하고 접근해야 한다.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저커버그 모두 대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않고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람들이다.이런 새로운 인재 요구와 함께 한국에서는 노동권의 강화라는 사회적 변화도 고민해야 한다.52시간제 때문에 이제는 무작정 야근, 긴 노동시간으로 일을 해내라는 요구를 하기가 힘들어졌다.이런 한국사회에서 문제해결사란 사람들이 잘 그리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


특별한 해결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창업자나 직장인이나 모두 새로운 생존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사회의 고리타분함은 여전하다.문제가 닥칠 때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 문제에서 기회를 말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된다.문제를 알고 문제해결방식을 공부해야 무작정 전문가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참신하교 효율적인, 당장 사업체에서 쓰일 수 있는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이제는 학자들의 강연만 들어서 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영전략을 찾아야 하는 시대다.이 책은 자체적인 문제해결능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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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의 전장에서 - 최초의 항생제, 설파제는 어떻게 만들어져 인류를 구했나
토머스 헤이거 지음, 노승영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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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는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다.뉴스에서는 오히려 항생제 남용의 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항생제는 지나치게(?) 흔하다.그러나 이 항생제가 등장해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는다.불과 100년 전에는 전쟁의 주요 사인이 세균 감염이었을 정도다.각종 사고와 부상 이후에는 감염이 따라오는데 인류가 이걸 막아낸지 얼마 안 되었다는 이야기가 놀라울 수 있다.세균 감염에 대한 미신적 대처가 사라지고 항생제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우선 과학의 시대가 온 덕분이다.이 과학의 시대는 세균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그러나 그 과학의 시대도 처음에는 몽상과 이상주의에 기댔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 과학자 출신의 작가다.전문성이 있지만 대중적 글쓰기에 미숙한 의사, 과학자와 달리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글을 쓴다.생물학이나 의학에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다.세균을 물리치는 이야기하는 한 의사의 역사를 중심으로 해서 이뤄지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그보다는 세균에 대한 대처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 전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과학자들 역시 구름 위에 사는 사람이 아닌 만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모두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정치, 경제논리, 기업 및 산업집단의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독립될 수는 없는 것이다.또한 과학적 진리만을 찾기 위해 동정심을 버리고 비인간적으로 변하지도 않았다.


이런 과학자들과 의사들의 노고가 코로나 시대에도 보여진다.과학자들은 코로나 신약과 백신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의사들은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다.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결국 질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류의 이야기다.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과학의 진전을 위해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물을 자아낸다.또한 학문의 진전이 정치적인 상황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전쟁이 비극적인 만큼 과학기술의 발전을 자극하고 또 새로운 약의 검증을 도왔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이때 의학과 과학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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