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부부의 사계절> 서평

부부의 사계절
박경자 지음, 손병두 엮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5월

인터넷 커뮤니티, tv, 영화 등 어떤 매체를 보더라도 부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부부관계는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계속 같이해왔다.그 구체적인 양식은 변하기도 했지만 가장 가까운 인간관계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우리나라 민법도 자녀보다 부부를 더 가까운 촌수로 보고 있다.하지만 가까운 관계는 그만큼 갈등을 빚을 일이 많다.이혼율의 증가와 조혼이라는 단어의 등장은 그런 세태를 반영한다.이 책은 아름다운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결혼제도가 쇠약해지는 지금 같은 때에 어떻게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읽게되었다.

저자는 작은 전셋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는데 저자의 부부관계 역시 다른 부부들처럼 고난이 있었고 건조해지는 시기가 있었다.결혼을 해서 한평생 살아야 하지만 뜨거운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식을 수 밖에 없다.이럴때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정, 책임감, 그리고 관계 자체의 소중함이다.또 저자의 부부는 종교에도 의지하고 있다.여러 굴곡 속에서도 삶에 대한 소명감을 유지하고 많이 대화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희로애락을 같이 겪는 부부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면서 다른 부부들도 위로를 받고 용기와 사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평생을 한 팀으로 살아가야 하는 부부에게 있어서 서로의 거리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함께할 때와 따로 떨어져 있을 때를 구분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상대와의 성격 차이를 조정하고 그때그때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다.상대와의 다름, 나의 결함을 인정하고 인격 수련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자.마치 민주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처럼 타협, 경청, 소통에도 능숙해져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관계란 역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서로 맞춰가면서 변화하고 또 관계가 평행선을 달리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며, 상대를 높여서 칭찬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일들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상 꼭 필요햔 일이다.상대의 일을 격려하면서도 가정 위주의 생활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 또한 있을 것이다.사랑스러운 부부관계,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과 거짓을 둘러싼 이야기 -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서평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가짜 뉴스 속 숨은 진실을 찾아서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4월

2016년은 정치의 해였다.미국에서 대선이 치뤄지고, 우리 역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탄핵의 과정을 거쳤다.정치는 무엇보다 격렬한 논쟁의 장이고 아마 트럼프가 시발점이겠지만 상대의 주장을 부인하기 위해 가짜뉴스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었다.이 가짜뉴스란 단어는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이 책은 내 궁금증에 풍부한 이야기들로 대답해주고 있다.저자가 독일의 기자 겸 작가다보니 비교적 독일의 사례가 많고 또 기자 출신답게 다양한 사례를 다루면서 대중적으로 읽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지만 언론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매우 낮다.기자라는 직업 역시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기자는 진실을 밝혀서 권력을 감시, 견제하고 사람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소중한 직업인데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오보의 역사는 오래되었다.단편적인 정보를 하나의 기사로 엮어내는 기자의 일은 작가와 닮았지만 사실에서 멀어지면 안 된다는 차이가 있다.그러나 빠르고 자극적인 보도에 치중하다보면 실수하기 마련이다.소문을 쫓다보니 진실과 거리가 멀어지기도 한다.

사실과 거짓을 둘러싼 이야기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또 21세기 오늘날까지 다시 내려온다.오랜 역사 속에서 다른 사람을 기만하는 이야기들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책에서는 자세하게 말하고 있다.기자나 비평가는 물론 가짜뉴스나 팩트체크라는 단어를 보면서 이런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싶은 시민이라면 읽기를 권한다.

창작동화 <스마트폰 나만 없어> 서평

스마트폰 나만 없어 - 꿈꾸는 도서관 추천 도서
호세 비센테 사르미엔토 지음,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 그림, 한어진 옮김 / 파랑새 / 2020년 4월

스마트폰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쓰는 기계가 되었다.기존의 컴퓨터나 tv보다도 더 널리 이용되고 있다.이런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그리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워낙 말들이 많고 의견이 제각각이다.또 아이들과 어른들의 시각 차이도 큰데, 무작정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방법이 아닐 것이다.아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고 스마트폰을 더 인간적인 의사소통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공대 교수이자 엔지니어다.기술을 다루는 사람이다보니 기술친화적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물론 기술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민) 기술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경계를 두고 있다.독서와 요리라는 전통적인 취미를 가진 저자인 만큼 신기술이 아이들의 취미활동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더 잘 관찰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책에서는 스마트폰이 없는 열살짜리 아이 후인,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롭 로베르토, 독서를 사랑하는 리사 이 3명의 아이들을 통해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이야기한다.스마트폰이 부모님과 자녀 그리고 친구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다루며, 테크노좀비라는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통해 스마트폰의 잘못된 사용에 대해서 날선 비판을 제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후안이라는 아이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아마 이 책을 접하는 대부분의 부모나 교사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새로운 기계에 보수적인 부모님 덕분에 아직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가 책이라는 전통적 매체를 즐기는친구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탐닉하는 친구 사이에서 겪는 일들이 인상깊었다.또 스마트폰으로 생길 수 있는 각종 안전 문제나 미성년자들이 사이버를 통개 겪을 수 있는 성 관련 문제들을 다룬 부분도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스마트폰을 아직 접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언제, 어떤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줘야 할까.그리고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아이가 그 중독에서 빠져나와서 좋은 친구관계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 하다.

종족과 개인의 이야기 - 판타지 소설 <에냐도르의 전설> 서평

에냐도르의 전설 ㅣ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세 종족의 권력투쟁과 인간들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눈물겨웠다.어쩌면 남들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고아가 오히려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후속시리즈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기대된다.두꺼운 책이지만 흡입력 있는 문체 덕분에 술술 읽힌다.이런 판타지 소설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약세인 게 안타까웠다.인간, 데몬, 드래곤, 엘프 모두 종족별로 입장이 다르지만 개별 존재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음을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다.집단적으로 거리가 있어도 결국 마음을 가진 한 생명체는 누구나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얼렁뚱땅 친구가 되어버린 이들이 각자 자기 종족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궁금하다.인간의 비겁함이나 드래곤의 무조건적인 복종, 냉랭한 엘프 같은 고정관념이 개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따는 걸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른 종족보다 약하지만 마법이라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과연 과연 여러 종족이 공존하고 있는 세상을 보다 평화롭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엘프와 인간은 착취, 이용의 관계를 벗어나서 서로 대등하며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주인공들은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자신과 자신의 종족은 물론 다른 종족들을 위해서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의문들이다.또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잘 짜여져 있는 세계관과 주인공들의 어두움 속에서도 빛나는 열정이 재미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춤에 대한 이야기 - 무용서 <컨템퍼러리 댄스> 서평

컨템퍼러리 댄스 - 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다
박서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요즘에는 춤을 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춤을 단순히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돌이나 댄서들의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이런 춤에는 친구들이 있다.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이지만 다른 예술 장르와 결합되면 더 아름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현대사회의 춤은 디지털 매체 속에서의 음악과 결합하는 모습을 보인다.현대의 춤은 신체를 활용한 근본적인 예술이면서 동시에 어느정도의 난해함을 가진다.다른 장르와의 융합은 무용, 연극은 물론 영화 속에서도 볼 수 있다.

춤의 미학은 이성, 전문성, 권위를 탈피하는데서 시작한다.자유로운 다양한 몸짓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차이를 받아들이게끔 만든다.또 춤에 감정을 담아서 연기하는데 그 감정의 흐름을 드라마라고 부른다.자연스레 하나의 서사가 되는 것이다.현대의 춤은 이런 드라마를 영상으로 만드는데 영상 연출은 무대 미술에 추가적인 장치와 기술을 필요로 한다.이런 영상 연출의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다.춤을 추는 전통적인 무대는 극장이지만 최근에는 홍대를 대표로 하는 길거리 댄스도 유행하고 있다.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또한 춤은 음악과 결합하곤 하지만 홀로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자신의 생각을 몸으로만 표현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예술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