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 싶은 비건-논비건을 위한 관계 심리학
멜라니 조이 지음, 강경이 옮김 / 심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비건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회에선 늘 소수일 수밖에 없다. 비건과 논비건이 부딪히는 지점은 항상 식탁 위에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이다. 비건의 범주에선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정해져 있다 보니 논비건 입장에선 까다롭게 보인다. 먹는 것 하나 때문에 일일이 따져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 하지만 사회라는 건 비건과 논비건이 함께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서로 공존하기 위해선 연대가 필요한데 차이의 본질을 이해할 때만 가능하다. 나와 다를 뿐이지 그의 방식이 틀린 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어야 한다. 북미권이나 유럽 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인 우리나라지만 완전한 비건을 지키며 산다는 건 도전이며, 헤쳐나가야 할 관문들이 너무나도 많다. 소수에겐 가혹한 사회 안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한 번도 비건과 논비건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책 초반에 두 신혼부부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이해했지만 친척을 만나는 자리에선 지켜내기가 힘들었다. 마리아(비건)와 제이콥(논비건)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음식을 각자 따로 준비해서 먹는 수밖에 없다. 비건은 육식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식사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제이콥이 마리아를 얼마나 이해해 주고 존중하느냐에 달려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비건을 선택했지만 문제는 같은 사는 가족은 매일 부딪혀야 하기 때문에 제3자가 봐도 힘들 것 같다. 항상 갈등은 생기기 마련인 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려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게 소통의 창구는 항상 열어둬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바로 비건과 논비건 사이에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이다. 책 제목처럼 논비건과 갈등을 겪고 있는 비건주의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인데 강요는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심리상담사나 치료사가 필요한 이유는 관계 회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함께 공존하며 연대하려면 고립된 채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한 이뤄지기 힘들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또는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가정도 많다. 갈등이 생겼을 때 4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된다.


1. 서로의 안전을 우선시하기
2. 자신과 상대에 대한 인식 키우기

3. 효과적으로 사과하기

4. 파괴적 갈등을 건설적 갈등으로 만드는 법


대체로 이와 같은 책이 필요한 이유는 갈등을 해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비건과 논비건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심리 서적이 잘 없었을 뿐이지 서로 다른 사람끼리 이해하며 산다고 해도 일상생활에서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지혜롭고 현명하게 해결하고 넘기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을 찾아서 한다면 모른 채 방치했을 때보다 훨씬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비건이 무조건 선이고, 논비건이 무조건 악은 아니다. 서로가 행복하려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연대를 맺으려면 본질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휘의 발견 - 마에스트로의 삶과 예술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 에포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갈 기회가 생겨서 감상한 적이 있는데 수많은 연주자를 손짓과 지휘봉으로 음악을 조율하는 지휘자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한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는 섬세하고 강력한 리더십 아래 조화를 이룬 음악을 이끄는 자이다. 지휘자의 삶과 이야기를 다룬 책을 만나보기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음악 교육자, 제작자인 존 마우체리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클래식 음악을 가끔 듣기는 하지만 조예가 깊지 않아서 이해했다기 보다 음악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으며 오페라와 오케스트라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휘자 개인의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것까지는 이해했다.


전지적 지휘자의 시점에서 바라본다는 점도 독특하게 다가왔다. 클래식 음반에 참여할 때는 음악가와 지휘자, 프로듀서와 엔지니어 간의 호흡이 생명인데 가편집본 이후 수정 작업으로 믹싱을 거칠 때 지휘자가 직접 음을 조율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녹음을 할 때는 어느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뛰어난 녹음실일수록 연주자들이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마음이 안정되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다. 음악이 가진 힘인데 아무리 뛰어난 작곡가가 곡을 만들었어도 지휘자의 통솔 아래 각각의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음을 잡아주어야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정말 흔하지 않은 책이다. 지휘자 개인의 삶은 풍부한 음악 상식과 오래된 역사에서 정체성이 드러난다. 처음엔 지휘자의 역할이 주목받지 못했지만 음악이 점차 복잡해지고 새롭고 특이한 악기가 등장하면서 이젠 총보 없이는 단원들이 제대로 연주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어렵게 되었다. 연미복을 입고 단상 한가운데에 올라 곡의 흐름에 따라 격정적이었다가 다시 우아한 손짓으로 연주하는 지휘자를 이 책으로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음악은 연주자들과의 호흡을 하나로 묶어주는 지휘자의 밝은 귀가 아니었다면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치만큼 실력이 늘어나는 지휘자는 분명 멋진 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소리 없는 연주자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리더의 습관
고시카와 신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AI로 분석한 상위 5% 리더의 습관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와는 별개로 좋은 리더가 되려면 무엇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살펴보게 된다. 상위 5% 리더와 일반 리더 사이에 차이점은 대부분 팀원이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원팀이 되도록 이끄는 것 같다. 형식적인 보고서에 의존하지 않고 짧은 소통으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면서 팀원들의 말을 잘 경청한다. 꼭 리더로 올라서서 리더십을 발휘한다기 보다 팀원으로 있을 때 이미 다른 팀원들과 일을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우린 리더가 모든 팀원들에게 공평하고 일관성 있게 대해주길 바란다. 신뢰가 싹트기 시작하면 그를 믿고 일을 밀고 나가는 추진력에 탄력을 받아 높은 성과로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상위 5% 리더에 드느냐 안 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리더에 속한 사람들이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다. 단순히 직급이나 직책이 아닌 팀을 이끌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우선이다.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를 모두 겪어봤고 각각 장단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교를 다닐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이 훨씬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 건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때이며, 부당한 지시를 내리며 자존심을 깎아내릴 때가 아닌가 싶다. 리더는 팀을 이끄는 사람이며, 이들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가 좌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리더와 팀원이 모일수록 사업을 원활히 밀고 나갈 수 있다.


1만 8천 명을 정밀 분석한 리더의 모습은 우리가 여러 리더십 관련 책에서 봐온 이상적인 리더의 표본이다.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보다 공감을 잘 해주고 의지가 되는 리더이길 원한다. 아마 이 책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생각하는 리더는 비슷하다는 것을 말이다.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당장 비교해 보며 어떤 리더인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리더가 되었다고 해서 어깨에 힘을 주고 팀원끼리 갈라 치기를 하며, 한쪽을 편애하는 식으로 이끄는 리더는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칠 뿐이다. 리더의 역할과 회사 내에서 팀원을 이끌기 위해 항상 효율적인 세련됨이 필요하다. 시대가 계속 변하는 만큼 리더의 표본도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리더가 좋은 팀원과 좋은 회사를 만들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는 나의 몸에게 - 몸이 나에게 걸어오는 말에 귀 기울이는 방법
염두연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찰나에 엇갈린 생과 사의 기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저자는 몸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예기치 못한 시간에 일어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이후로 삶을 지탱하던 모든 기준이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척'하며 소위 잘나가는 가정을 꿈꿨지만 삶이 허망하게 느껴지며 후회스럽다고 한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길 원하지만 그럴수록 힘이 빠지기만 했다. 큰 사고를 겪었거나 병에 걸려본 적이 있다면 삶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죽음은 결코 멀지 않으며 삶은 유한하고 지위와 명예, 돈보다 소중한 건 오늘을 살아가는 내 몸이라는 사실을 우린 뒤늦게야 깨닫는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 했으며 야근도 불사했지만 몸이 건강해야 삶이 건강해진다는 진실을 외면한 채 괜찮은 척 살아왔던 걸까?


이 책은 내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이젠 삶의 속도를 늦추고 너 자신을 돌볼 시간이라고.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몸이 걸어오는 말을 흘려듣지 말라며, 잠시 멈춰도 된다고 다독이는 것 같다. 저자가 제안하는 행복한 습관 7가지는 간단하다. 호흡, 명상, 춤, 걷기, 감정 다스리기, 치유 글쓰기, 놓아주기로 대부분 스트레스 없이 느릿하게 하루를 열고 조용히 끝내는 일상이다. 격렬한 운동 대신 명상과 춤, 걷기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등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바쁘게 지내야 잘 사는 거라며 몸을 혹사시키고 살아왔지만 부질없는 그 무언가를 위해 내 몸에겐 소홀히 대한 건 아닌지 저자가 겪은 삶의 변화를 통해 잔잔히 마음속으로 전해져오는 책이다.


우리가 건강할 때는 모른다. 아직 젊어서 에너지가 넘칠 때는 야근, 철야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예전과 다르게 일보다는 건강이 최우선이다. 일은 잠시 내려놔도 되지만 건강을 한 번 잃은 뒤 회복하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잠시 내려놓고 내 몸을 돌보며 건강을 찾는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내 몸 상태는 그동안 쌓인 결과물이다. 몸이 내는 소리는 정직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고 해야 내 몸이 산다. 마냥 건강할 것 같고 아무런 사고도 당하지 않을 거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하며, 몸을 위한 좋은 습관을 가진다는 건 자신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2 - 56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2
강상규.이경수.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일본은 지리상으로 가깝지만 심리적인 거리감이 큰 나라다. 기본적으로 집요하게 문화 콘텐츠에 파고든 군국주의나 가부키, 게이샤, 스모, 혼네 문화가 그렇고 지속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왜곡 망언들,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 그들의 이중성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해하고 정치와 분리하며 바라봐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럽다. 겉으론 웃으며 맞이하지만 언제든 뒤통수를 치는 혼네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여행객이 끊겼던 대마도에서 한국인은 안 받는다는 간판을 내걸었던 걸 보면 아직까지도 일본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일본에 관한 전문가인 56명이 덕후의 시선으로 썼다.


일본 관계 개선은 역사왜곡 없이 사실 그대로 배우며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일 때 이뤄질 수 있다. 지금처럼 우경화된 상태로 도발하고 망언하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역사로부터 시작되고 이후에 문화, 경제, 종교, 문학, 스포츠를 알아가면서 가까워진다. 고등학교 시절 읽은 "일본은 없다"를 통해 처음 일본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되었고 일본 애니메이션과 음악, 게임을 줄기차게 보고 들으며 즐겼던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되고 일본에서 일어나는 우경화의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같은 동양권이지만 너무나도 다르게만 느껴졌다. 이질감이 크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대부분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예전부터 일본인을 마네키네코 즉, 고양이의 습성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수백 년 된 회사가 존재할 만큼 장인 정신이 뛰어나며, 스토리텔링으로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정취와 문화, 전통이 살아있다. '정서와 이미지로 본 일본'은 문화 속에서 갖고 있는 일본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교육에 새겨진 일본의 언어와 행동 문화'는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는 재미에 조금은 가까워진 듯싶었다. 사회생활, 커피와 차, 음식문화, 문학, 스포츠, 애니메이션, 정치와 역사, 여행 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본을 알기에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파고들기에 정말 잘 구성된 책이다.


그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일본이 갖고 있는 문화를 알아야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단지 역사적 사실과 극우 세력의 망언이나 정치적 도발 때문에 질리더라도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알게 모르게 일본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아야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사실 건축, 출판/인쇄, 법령 쪽만 봐도 외래어가 아닌 일본식 표현이 많다. 일제강점기 이후 뿌리 깊게 남은 잘못된 표현을 계속 쓰는 걸 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하나의 단면만을 가지고 일본을 전부 이해할 수 없듯 56명의 덕후를 통해 바라본 일본 문화를 이 책으로 알아가면서 심리적 장벽과 거리감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