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대화 - 성령으로 들여다본 신통섭의 솔루션
김병윤 지음 / 광문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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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유심히 보니 예수님을 비롯해 각 종교를 합쳐놨던 것이다. 토론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두레스팀, 라바모스, 바우류당, 아인스호키 등이 등장하는데 무신론자, 랍비, 신부, 물리학 박사 등 각자의 생각으로 열띤 주장을 펼치는 방식이라 집중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기독교인 입장에서 봤을 때 논쟁거리마다 상당히 도전적인 대화가 오가느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독자가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게 짜였다. 두레스킴은 사회자로서 진행하고 의제를 던지거나 깔끔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면 라바모스, 바우류당, 아인스호키는 성경 구절을 해석하며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한다.


창조론 대 진화론만 해도 수 세기 동안 논쟁거리로 다뤄진 대표적인 주제다. 과학의 눈부신 발전이 더해지면서 속속들이 우주의 비밀들이 풀려나가고 있다. 6일 만에 모든 생명체가 창조되었다고 믿고 있는데 창세기에 나오는 하루는 천년이나 그보다 훨씬 긴 기간으로 시간 개념이 인간 세계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성경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을 꽤나 논리적으로 거침없이 말하는 부분들이 내 믿음을 구체적인 증거로 더욱 확고하게 지키는 토대가 되었다. 토론 참가자들이 역사적인 사례와 과학적인 근거로 성경책에 나온 내용을 해석할 때마다 풍성한 자료로 인해 모르던 부분도 알게 되었고 생각의 다름도 인정할 수 있었다.


사실 책이 아닌 일반적인 토론 주제로 꺼냈다면 입장 차이가 갈려 제대로 된 진행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종교 분쟁의 원인도 성경 구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입장 차이가 갈려 일어났던 것인데 이젠 맹목적인 믿음보다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해묵은 종교 갈등으로 맞설 것이 아니라 참된 진리와 믿음은 지키되 각자 인정하며 나아간다면 될 텐데라는 아쉬움도 있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어도 내 믿음이 사라지거나 줄어든 것은 아니다. 성경책도 결국 사람의 손으로 쓴 것이라 어떤 근거로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오히려 성경책을 제대로 알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흥미로운 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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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술
쑬딴 지음 / 쑬딴스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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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마흔 중반이다. 평생을 같은 일을 하며 밥벌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생길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은 갈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참 부러운 인생이다. 지금은 팬데믹이라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데 세계맥주를 마신 것이 아니라 세계를 곳곳을 다니는 동안 현지 술을 마시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경험한다. 개인적으로 술과 친한 편이 아니라 술에 대해선 모르지만 그보다 현지인과 함께 한 인생이 녹아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생활이 지속될수록 낭만과 꿈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 같다. 맥주를 마시며 아프리카 밤하늘의 별 무리를 바라보는 기분은 얼마나 환상적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일단 에피소드 하나하나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술과 함께 얽힌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대부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등장하는데 유쾌하게 읽을만한 에세이로 몇 시간만 투자하면 후딱 완독할 만한 분량이다. <대기업 때려치우고 동네 북카페 차렸습니다>의 후속작이라 연장선상 같지만 세계의 술을 알려주는 듯한 홍보성이 다분한 글이다. 직접 가봤으니 전할 수 있는 생생함이 살아있고 역시 글을 재미나게 쓸 줄 아는 작가인 듯싶다. 지금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탄이'라는 이름의 3살 된 골든 레트리버와 함께 제2의 인생을 꾸려가는 중이다. 책을 집필하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저자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마침내 오랫동안 망설였던 퇴사를 하게 되었고, 나만의 자유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술 이야기로 두 번째 책을 쓸 수 있게 해주었다."


회사 생활이 힘들어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막걸리 학교를 다니며 새벽까지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동안 다른 인생을 꿈꾸게 된다.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삶을 꿈꾸며 살지 못한다면 후회할 것만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산다는 건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행복하지 않은가? 홀가분함과 편안한 마음은 속박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깊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반짝반짝 빛난다고 하는데 '탄이'와 함께 찍은 사진 속 저자의 모습은 내일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보인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은 그래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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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위 전략 - 개정판
브루스 그린왈드.주드 칸 지음, 홍유숙 옮김 / 처음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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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 경제에서 진입 장벽과 규모의 경제는 경쟁우위에 영향을 끼치는 조건들이다. 이 책은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을 재해석하여 전략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실제 업계에서 일어난 일을 얘기하는 부분은 꽤나 몰입하며 읽었고 '니치의 경쟁우위와 성장의 딜레마 : PC 산업의 컴팩과 애플'은 PC 산업이 부흥하던 때를 다뤄서 흥미로웠다. 이미 지난 일은 늘 우리들에게 교훈을 주고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취한 행동은 무엇이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이 한 산업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선 진입 장벽을 높여 경쟁 업체가 버티지 못하게 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키워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방법들이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기업들을 사례로 들어 수많은 전략을 소개해 주고 있다.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 그들이 한 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양장본에 두꺼운 책 두께 그리고 전략이라는 단어 때문에 어렵고 따분한 내용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어디를 들춰봐도 마치 서스펜스 스릴러를 보듯 전략적인 부분을 흥미롭게 썼다. 오늘도 경쟁 업체들 간에 피 튀기는 전략을 세우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기획을 할 것이다. 업계 1위에 올라선다는 상징성은 곧 경쟁 우위에서 앞서간다는 의미다. 더구나 경쟁 구조를 파악하면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방법을 연구할 때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많은 사례와 이론을 적절하고 잘 구성하였기 때문에 다시 읽을 가치 또한 높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다룬 이야기들은 들을 때마다 새롭게 들린다. 모든 회사들의 전략이 시장에서 먹히는 것도 아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처럼 숙명의 라이벌로 전략을 펼쳤지만 둘 다 실패로 돌아간 사례 보듯 오너리스크는 회사 이미지를 망치고 성장세를 대폭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린 반면교사라는 사자성어처럼 때론 어리석은 결정과 잘못된 판단 미스로 큰 손해를 본 사례를 교훈 삼아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 점점 시장은 예측하기 힘들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진입 장벽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앞서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기존 전략도 재수정해서 대처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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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경고 : 6도의 멸종 - 기후변화의 종료, 기후붕괴의 시작, 2022 우수환경도서
마크 라이너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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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일이다. 매년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구가 병들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가? 해를 거듭할수록 지구 곳곳은 이상기후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다. 지구 온도가 오르는 주기가 점점 빨라져가는 건 기후 붕괴를 의심케하는 징조다. 작년으로 한정해도 유독 잦은 대홍수, 이상고온, 거대한 산불이 휩쓰는 등 극단적인 기후 변화에 몸살을 앓았다. 인간의 욕심과 무분별한 자연 파괴가 도리어 자연이 가진 힘 앞에 무기력한 존재임이 드러났다. 저자는 앞서 <6도의 멸종>을 출간했을 때보다 미래를 상당히 비관한다며 기후변화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 책을 썼으며 희망을 함께 제시하였다.


이 책은 지구 기온이 1도씩 상승했을 경우 가정하고 쓴 대재앙 시나리오다. 사실 2도까지 상승만 해도 지구상에 큰 위기가 닥쳐온다는 얘기다. 미래에 살 후손들에겐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시나리오라 매우 충격적이었다. 북극점 해빙이 녹으면서 날씨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고 인류는 매년 자연을 훼손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탄소 저감 대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지금 우리의 작은 노력이 앞으로 닥칠 불행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봐야 하지 않겠나. 분명 예전에도 기후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이 경고를 보냈지만 무시했었다.


한반도에서 가장 무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은 끔찍했다. 몇 주간 이어진 폭염에 끔찍한 밤을 보내야 했다. 그때만큼 에어컨이 절실한 적은 없었다. 근데 3도가 오른 2050년 즈음엔 역사상 가장 무더울 거라며 세계 식량 위기, 아마존 열대우림의 붕괴, 해수면 5미터 상승이 올 거라고 한다. 일단 무더우면 논바닥은 메말라 갈라지고, 갑자기 높아진 수온에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한다. 작년 호주 산불로 10㎢의 숲과 초원이 불탄 것처럼 지구촌 곳곳은 마른 기후로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마 인류가 생존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상상만 해도 괴롭고 끔찍하다. 아주 먼 미래가 아니라 곧 다가올 미래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은 매우 크다.


비록 가상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내서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예측하지 못할 수많은 변수가 눈앞을 스치는 것만 같다. 분명 저자는 최종 경고를 내렸다.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지구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일어날 일들이다. 결코 낙관할 수도 없고 비관만 하기엔 우리에게 놓인 소중한 시간들이 아깝다. 탄소가스, 배기가스 등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덜 배출하고 나무 식재를 아낌없이 쏟아부어서 탄소를 줄어나가는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물려주려면 자연을 아끼고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지혜를 모을 때다. 이 책의 경고가 현실이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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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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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은 참 독특하다.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자라 미 공군에 입대한 동성애자라니 선뜻 거리감이 느껴진다. 근데 막상 글은 별다른 편견이 개입할 틈도 주지 않고 흘러간다.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독특한 삶을 살아온 저자가 이야기일 뿐 사이비 종교 단체나 동성애자라서 깎아내릴 이유도 없다. 그녀가 겪은 경험이 우리 가슴에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지 않아도 일단 거친 듯하면서 흡입력이 있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겪은 숱한 사회 문제들을 굳이 피하지 않고 담담히 적어나갈 뿐이다. 어쨌든 과장 없이 현실 그대로 일어난 일들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서술한 에세이는 역설적이게도 유머러스함이 가득하다.


"나는 진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이야기들이었다. 그 글들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스스로를 추스르라고 말했다. 글쓰기는 나의 악몽을 끄집어내어 햇빛 아래에서 살펴보고 악몽 속 괴물들이 사실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진실을 깨닫는 방식이었다. 내게 그 괴물은 다른 장소로 함께 가지 말아야 할 히피였다."


글쓰기는 내 목소리를 외부로 전달하는 수단이며,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차근차근 정리하게 도와준다. 아무리 주위 환경이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은 글을 통해 나를 지켜내는 일이다. 군대를 제대한 이후로 홈리스가 되어 나락을 떨어졌지만 클럽 기도, 바리스타, 바텐더, 콜택시 기사, 케이블 기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사회의 민낯을 마주한 그녀는 임금 체불, 자연재해, 병가, 업무상 실수 하나에 언제든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취약 계층 여성이다. 여러 직업을 가졌다는 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내일이 불안한 노동자 계급인 것이다.


미국 현실에서도 사이비 종교 단체 소속이거나 동성애자는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주변인들이다. 자신이 드러나는 걸 극도로 꺼린다.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남들처럼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없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이성애자가 결코 겪을 수 없는 영역에 대해 쓰고 있다. 독특하다고 밖에 달리할 말이 없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쓰면서도 뚜렷한 소신으로 덤덤하게 풀어갔기 때문에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지 않았나 싶다.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 인생인데 당당하게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이 책이 가진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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