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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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서울특별시의 옛 이름인 한양은 1392년 조선 개국 후인 1394년 조선의 수도로 정했고, 3년 후 경복궁과 창덕궁을 지었으니 현재 기준으로 63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다.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세의 침략이 있었지만 한양이 큰 변화를 맞게 된 것은 일본 제국이 대한 제국과 강제로 체결한 한일병합조약을 맺은 1910년 8월 29일부터였다. 근현대적 건물과 운송수단이 들어선 것도 오로지 수탈과 민족 자존심을 끊기 위함이었다.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을 제외하곤 기와집이나 초가집이 전부였는데 고층 건물인 조선총독부, 경성부청, 경성역, 화신백화점, 미쓰코시 백화점이 들어서고 전차와 전봇대가 깔리는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급격한 변화에 적응해야 했을 것이다. 당시 생활상이 문학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나면 그 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문인들이 걸어온 발자취와 문학작품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조선총독부와 화신 백화점은 없어졌고 경성역은 문화역서울 284로 경성부청은 서울 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서울 시립미술관(구 대법원)과 신세계백화점(구 미쓰코시 백화점) 등 일제강점기에 세운 건물 중 일부는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일제강점기 식민지가 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문인들의 고민과 변화를 체감하며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오롯이 작품에 남겨졌고 우린 고스란히 감정과 울분을 전달받는다. 근현대로 들어서는 일제강점기 때보다 현재 서울의 변화는 매우 크다. 이 특별한 여행을 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마다 활동하던 시기도 다르지만 교과서에 실려 한 번쯤은 읽어본 작품 속 인물들을 따라 한양 시내를 둘러본다는 건 대단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해방 후 문인들의 집터나 생가터 중 남아있는 건 거의 없고 표지석 만이 대신 그 자리를 알려줄 뿐이라 아쉬움이 크다. 문학이 살아있다는 건 곧 시대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문학사의 큰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암울하던 시기에도 문학을 꽃피우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문인들이 있었기에 그 자양분이 밑거름이 되어 활짝 꽃피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실에 굴복하기보단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시를 짓고 소설을 썼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근현대로 돌아간 듯 문학과 함께 걷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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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깨달은 인생의 후반전 - 마흔의 길목에서 예순을 만나다
더블와이파파(김봉수)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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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블로그에서 더블와이파파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60대 이상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와 독서 커뮤니티인 '다섯손가락'을 운영하며 현재 SNS 누적 팔로워 수가 3만 명이고, 100회 이상 강의를 진행해왔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 시작한 사업을 2년 만에 접게 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직장 동료가 읽던 '내 인생 5년 후'라는 책에 감명받은 후 매일 글을 쓰는 삶을 살기로 하고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다.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전해 들은 '부아c'라는 3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블로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한 후 꾸준히 참여한다.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경험이 밑거름되어 시작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바로 60대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모임인 '다섯손가락'이다.


60대는 퇴직 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나이로 보통 알고 있다. 60대에 글쓰기를 시작해서 작가로 활동하는 분도 있고 서로에게 영감을 받아 기수 간에 교류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한 10년 전쯤에도 글쓰기 코칭 블로그나 카페가 있었다. 작가 양성 코스나 훈련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체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곳이었다. '다섯손가락'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었지만 책과 글쓰기를 매개로 한 강의와 북토크 포맷은 비슷한 것 같다. 출간 도서는 이제 전자책 3권과 종이책 1권이 전부이며 문단에 등단한 작가도 아니다. 하지만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며 2024년까지 '다섯손가락' 10기까지 강의를 진행해왔다. 삶의 경험이나 연륜은 60대가 훨씬 많을 텐데도 글쓰기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겐 어떤 동기부여가 되나 보다.


책 대부분은 '다섯손가락'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기수별 회원들이 쓴 '추천의 글'과 그들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처음에는 마흔이 예순에 접어든 어르신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고 인생 선배인 예순이 마흔에게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책으로만 생각했다. 두 세대 간의 대화나 소통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마흔이 저자와 회원인 예순이 나누는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글로써 소통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독려하고 다독여주며 때론 이끌어주는 관계 속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일상에 활력을 얻고 인생 후반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갖게 한다. 이미 우린 그 길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이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고개를 들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며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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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싱가포르 - 싱가포르를 가장 멋지게 여행하는 방법, 2025~2026년 최신판 리얼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백종은, 방연실(비비시스터즈) 지음 / 한빛라이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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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가 예전에는 막연하게 작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간척 사업을 꾸준히 한 결과 지금은 국토 면적이 734.3㎢로 서울(605.2㎢) 보다 조금 더 넓어졌다. 북위 1.2도 위치에 있어 적도와 매우 가까워서 365일 덥고 습한 여름 날씨라고 한다. 그나마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인 11월에서 1월 사이가 더위에 취약한 여행자에게 적합한 여행 시기다. 안전도 1위에 청결한 국가이지만 물가는 다소 높은 편이다. 팁 문화는 없지만 푸드코트나 호커 센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점에선 봉사료(10%)와 상품 및 서비스 세인 GST(9%)를 추가로 받기 때문에 19.9%가 붙는 등 예상보다 비싼 계산서를 감안해야 한다. 관광 목적인 경우에는 90일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으며 1 싱가포르 달러 당 약 1,040원이라고 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창이 공항까지는 약 6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싱가포르에 대한 이미지는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독특한 건축물 때문에 미래지향적일 것 같지만 전통문화를 지키는 건축물이 곳곳에 있고 다민족 다종교 국가 특성상 다양한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각 종교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있다. 또한 싱가포르 동물원과 리버 원더스, 나이트 사파리, 버드 파라다이스, 보타닉 가든, 센토사섬처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동물원과 공원들이 도심과 밀접한 곳에 위치해 있어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부산처럼 반도 끝자락에 있는 나라로 휴양지나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하다. 동남아시아에 속하지만 오랫동안 영국에 지배당한 영향으로 공식 언어인 영어로 대부분 소통하기 때문에 쾌적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있고 도시 국가지만 경제력은 우수하다.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전부를 다 둘러볼 수는 없고 꼭 가고 싶은 몇 곳을 선정하여 일정을 짜거나 자신만의 테마에 따라 동선을 잡아야 한다. 한빛 라이프에서 출간한 <리얼 싱가포르>는 그런 목적에 부합하고 모바일 지도 연동으로 한층 더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 기간별 3개 코스와 테마별 6개 코스는 자신의 일정에 맞춰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무척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추가 부담이 있는 음식점보다 주로 저렴하게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호커 센터를 찾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약간 큰 면적이라 한정된 시간에 곳곳을 다 둘러볼 수 없다. 낯선 곳의 동반자인 <리얼 싱가포르>와 같은 가이드북을 필수 아이템으로 챙겨놔야 한다. 리얼 가이드와 차근차근 여행 준비하기, 싱가포르 출입국 철자는 반드시 읽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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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세계사 365 - 역사책 좀 다시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요나스 구세나에르츠.벤저민 고이배르츠.로랑 포쉐 지음, 정신재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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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매일매일 사건은 벌어지며 역사로 기록된다. 그 역사들이 쌓이고 쌓여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예전에 신문이나 방송으로 짤막하게 오늘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해 주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도 그런 아이디어에서 나온 듯싶다. 1일 1페이지 1분을 투자해 역사를 알아간다. 수많은 세계사의 순간들 중에 오늘은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짧은 호흡으로 읽는 거라 잠시 시간을 내서 달력을 보며 쓰윽 오늘의 기록을 살펴보면 된다. 뭔가 특별해진 기분이 들고 장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하루가 색달라 보인다. 기원전부터 2,000년까지 있었던 결정적 순간들 중 365가지를 추려서 실었고 325개 도판을 수록했다.


요즘 트렌드에도 맞고 날짜와 함께 읽으면 기억하기도 좋다. 역사를 빼놓고는 현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알아두면 알아둘수록 세상을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아무런 의미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아니라 지구 저편에선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상식처럼 알고 있어야 이 세계는 누군가가 당연한 것처럼 구축된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자유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오늘도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외침과 이름 모를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상징적으로 <쓸모 있는 세계사 365>로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은 반드시 알아둬야 할 역사의 기록들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고 하신 신채호 선생님을 말마따나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이 필요하다.


읽어나가다 보면 '이때 이런 일이 있었어?'라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도 현대사에 벌어진 중요한 사건을 기리고 추모하듯 하루하루 의미 없는 날은 없다. 이렇게 365일로 놓고 보니 수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는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누리는 삶은 그 혜택을 받아 발전시켜 미래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깊게 파고들수록 진실에 근접할수록 우리가 알던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발견한다. 생략된 채 전달되는 부분도 많고 사실과는 다르게 알려진 부분도 존재한다. 우린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는다. 예전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과거의 역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요 몇 달 사이에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벌어졌다. 훗날 역사가를 통해 기억될 오늘의 사건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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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암, 도전, 진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
김범석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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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분명 서울대학교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이자 임상교수가 쓴 책임에도 어렵지 않게 읽힌다. 암을 정복하기 위한 의료계의 여정을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치열하게 그렸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저자가 느낀 감정은 철학서처럼 깊은 사색을 요한다. 대개 우리는 아파보기 전까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암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의료계가 암을 정복하는 날이 올지 모르지만 암에 대해 얘기하는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삶과 죽음은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죽음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오늘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암이란 무엇이며 왜 걸리게 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알려준다. 암에 안 걸리고 살아온 게 행운이다. 희박한 확률 속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요즘따라 삶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때가 없는 것 같다. 안타까운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희귀병에 걸리거나 암에 걸려 마지막 생을 사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암에 걸려 젊은 나이에 허망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허무한 감정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이렇게 짧은 생을 살다 갔으니 말이다. 암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최전선에 있는 것과 같다. 암 선고를 받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다. 건강하게 사는 법을 익히는 건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다. 어떻게 살아야 건강한 몸으로 수명을 다해 살아갈 수 있는지를 배워야 한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는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의학적 상식까지 얻게 되는 책이다. 쉽게 쓰였기 때문에 읽는 재미는 덤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며,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의무도 있다. 아무리 힘든 삶을 살더라도 죽음은 현실 도피처가 아니다. 국립암센터에서 알려주는 암 예방 10계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부분 생활 습관과 연관되어 있다. 당연한 것 같지만 건강을 유지하고 싶다면 무엇을 멀리하고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선언이기 때문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얘기를 귓등으로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죽음은 불현듯 불시에 찾아올 수 있지만 건강한 몸을 지키고 유지하는 건 우리의 노력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죽음, 암이라는 주제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두꺼운 분량임에도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 많았다. 삶의 소중함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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