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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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곳이 포털 사이트 댓글 창에서 쏟아내는 글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의견이 갈려 일상에서조차 하기 힘든 욕설을 퍼붓는 일종의 배설구처럼 돼버렸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불러오고 특정 나라와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인종차별을 놀이처럼 즐기는 곳이다. 잠시 주요 포털 사이트 정치란의 댓글 창을 둘러봐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운 양 진영의 복마전이 펼쳐진다. 무심코 읽다 보면 자칫 정신건강에 해롭겠다는 생각에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만다. 혐오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일이며, 과거부터 쭉 이어져왔던 일이다. 다시 인터넷 세상에 나타나 깊숙이 퍼져나가는 이유는 뭘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혐오가 극에 달할 때이다. 각 분야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교수진 아홉 분이 강연 형식을 빌려 뿌리 깊게 박힌 혐오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보고, 세 번째 파트에선 토론과 토크 콘서트 방식으로 우리 안에 파고든 혐오의 역사부터 이에 맞서기 위한 용기를 알아본다. 평소에는 도무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지만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해방구 마냥 분출하는 온라인 혐오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혐오는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 스스로 사회적으로 약속된 신뢰마저 붕괴시킨다. 내 생각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기 힘든가.


우리 사회는 굉장히 복잡하고 수많은 생각이 공존하며 살아간다. 절대적으로 옳고 그름이란 잣대로 나누기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일들이 다반사다. 반대편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 같은 마음이다. 현저하게 퍼진 온라인 혐오가 염려되는 이유는 비뚤어지고 왜곡된 만화경처럼 고정관념과 편견에 잠식되버리는 건 아닐까? 협의와 타협, 토론보단 젤 쉬운 방법으로 억누르면 당장은 해결이 빠르겠지만 점점 더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혐오라는 사회적 이슈가 얼마나 자신을 병들게 하는지 우린 이미 알고 있다. 토론 문화의 부재와 공동체의 상실, 대가족의 붕괴, 양극화의 심화 등 여전히 풀어할 난제들을 신중히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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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걷기부터 해요 - 방황하는 마흔이 삶의 고수가 되기까지 가뿐하게
장은주 지음 / 유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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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대도 비슷하고 일상의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려 걷기로 하루를 시작한 저자는 해외로 걷기 여행을 다녀왔고 이젠 걷기가 몸을 강하게 해주는 좋은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일상의 활기를 찾게 되었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다. 저자의 경험담에 공감했던 이유는 5년 전 헬스장에서 꾸준히 3개월 이상 1시간 ~ 1시간 30분씩 운동했더니 기초 체력이 늘었고 체력 회복이 빨랐다. 아무리 걸어도 조금만 쉬어주면 체력이 올라왔고 전혀 피곤한 기색도 없었다. 그때 운동 효과를 톡톡히 봤고 왠지 걷는 걸음걸이부터 당당해져 있었다. 결국 내 몸이 건강하고 체력이 강해져야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부럽기도 하고 다시 그때처럼 체력을 키워서 각종 걷기 대회부터 등산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싶어졌다. 하루아침 30분 걷기!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했다면 쉽게 지쳤을 것이다. 경험상 내가 소화 가능할 정도로 시작하는 게 좋다. 조금씩 체력이 붙고 전보다 더 강해지면 시간과 강도를 늘려나가면 될 일이다. 걷기는 큰 비용이나 시간이 들지 않기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저자가 특별해서도 아니며 몸이 좋아지니 삶의 질도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금 힘든 일만 하면 피곤해서 아무 일도 하기 싫어졌던 때와 달리 이젠 무엇이든 해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체력에서 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마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다 아는 데 실천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내게도 계획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일단 환경을 바꾸고 나서 실천할 생각이다. 일종의 루틴처럼 천천히 걷고 근력 운동을 하는 등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서 살아볼 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걷다 보면 체중도 줄고 많이 걸어도 그전보다 덜 힘들 것이다. 그러면 저자처럼 영남 알프스도 오르고 여기저기 산을 정복할지도 모른다. 체력이 넘치니 일상은 활기차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면 다른 무언가를 도전해 보고 싶다는 긍정이 나를 어디론가로 이끌어갈 것이다. 걷기의 중요성을 생생한 경험담으로 쓴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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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 보는 순간 사고 싶게 만드는 10가지 법칙
이랑주 지음 / 지와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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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에 한 가지 법칙을 추가하여 5년이 지나 개정판이 나왔다. 시중에 비슷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나와있어 헷갈리기는 하지만 부제에서 그 정체성이 엿보인다. 보는 순간 사고 싶게 만드는 10가지 법칙은 곧 매출과도 직결되는 문제라서 플레이팅 효과만으로 큰 효과를 보이니 안 따라 할 수 없다. 진열대 앞을 지나치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그 고객들이 제품 구입까지 이어진다면 무조건 10가지 법칙을 실천해 볼 일이다.


1. 좋아 보이는 것은 잊히지 않는다.
2. 마법을 부리는 어울림의 비율 70:25:5

3. 색의 배열만으로 10배의 매출을 올린다.

4. 아름다워지는 빛의 색온도 3500K

5. 충분히 어둡게, 충분히 밝게, 차이를 이용하라.

6. 45도와 76cm 높이의 마법

7. 10리를 걷게 만드는 동선의 비밀

8. 물건을 갖고 싶게 만드는 16cm의 비밀

9.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꾸는 가치의 힘

10. '나'를 넣었을 때 완성되는 이미지 만들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고급 매장에서 색온도와 밝기 차이가 분명 있었고 색 배열과 비율을 절묘하게 맞췄다는 생각에 절로 무릎을 친다. 대부분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인데 이는 강하게 머릿속으로 인지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이유 없이 진열하거나 상품을 배치하는 게 아니다. 되도록 주요 상품이 돋보이게 만들고 높이까지 다 계산에 넣었다는 것이다. 상품은 선택받지 못하면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경영 관점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고객 입장에서 진열해놓은 것만 봐도 그 차이가 여실히 느껴진다. 아마 경험자적 관점에서 읽으면 저자가 하는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고객들의 발길이 찾아오게끔 해도 매출 올리는 게 어려운데 연구하고 따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브랜드 매장이 디스플레이에 신경 쓰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나라도 사고 싶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상품 종류에 따라 전략은 다르겠지만 이 기본 원칙만 잘 지켜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더 돋보일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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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다운 - 대가속 시대의 종말, 더 좋은 미래의 시작
대니 돌링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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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IT 업계에서 일하지만 온통 풀밭과 나무가 전부인 시골에 있을 때 마음이 편하다. 빠르게 일하고 컴퓨터 환경에 익숙하지만 한적하고 느리게 사는 삶을 동경한다. 40대 이전까지는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삶의 속도를 줄여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모든 것의 속도를 줄여나가는 상상을 해보자. 음식도 슬로푸드 위주로 천천히 곱씹으면 느릿느릿 먹고 이젠 걸음 속도조차 천천히 늦춰도 삶은 그대로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을 삶의 미덕이라 여겼다면 단순하게 살아갈 때 내 정신이 맑아지고 더욱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되었다. 시대는 그런 흐름으로 변해갈 것이다.


지나친 경쟁과 도태되고 낙오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릴 빠르게 더 빠르게 달리도록 재촉해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최선일까에 대한 의문점은 <슬로다운>을 읽으며 그러는 사이 우리 내면과 지구는 점점 병들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느리게 사는 법이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는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삶의 불필요한 요소는 없애고 내게 필요한 만큼 간편하게 꾸려나가도 약간의 불편함 외엔 삶이 드는 시간이 훨씬 절약된다. 이제 변화의 속도는 더 이상 빠르지 않게 될 것이다. 슬로다운 시대에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들어갈 틈이 없으며 앞으로는 서로 협력하며 여유로움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갈 날이 오길 고대한다.


고도성장은 멈춰버렸고 도래하는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걱정이다. 눈부신 과학의 발전과 융합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인가? 이 책의 구성은 총 12장으로 폭주 열차, 슬로다운, 부채, 데이터, 기후, 기온, 인구, 출산율, 경제, 진보, 이후의 삶, 정착 등으로 나눠 슬로다운에 대해 알아본다. 우린 폭주 열차에 앉아 전속력으로 달려오다 갑자기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슬로다운의 징조와 우리 경제 사회에 끼치는 변화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심도 높은 고찰을 담아 전 지구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느리게 산다는 건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다.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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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백이다
데라모토 에리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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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할 때 강조하던 부분이 얼마나 점, 선, 면, 여백 등을 잘 쓰느냐에 따라 본 실력이 드러난다고 한다. 타이포그래픽, 색상, 레이아웃, 배치 등 잘 된 디자인은 명확하게 메시지가 드러나고 잘 정돈되어서 일단 보기 편하다. 강조점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디자인에 녹아들어 심플하면서 눈길이 자주 간다. 디자인은 곧 여백이 결정짓는다는 걸 말하기라도 하듯 NG와 OK 디자인을 비교해가며 보는 눈을 키워준다. 디자인 초보 시절에는 아예 감이 잡히질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가 반복되었고 숱한 작업을 한 후에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여백을 살리기보단 자꾸 빈 곳을 채우는 데 초점을 맞춰서 작업했다. 빈 공간이 있으면 없어 보인다는 말까지 들었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한 관점에 앞서 주로 그리드에 따라 각 요소를 잘 배치하는 것조차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부족한 실력은 곧 드러났으며 NG 디자인처럼 뭔가 복잡하게 욱여넣기만 했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OK 디자인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된 결과물을 뽑고 싶을 것이다. 로고, 사진과 텍스트에 따라 타이포그래피, 사진 배치, 글자 크기 등 부단한 연습과 노력으로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누가 가르쳐준다는 생각은 버리자. 잘 된 디자인을 보며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실무에서 비슷한 사례를 모방해서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많은 가짓수에 따라 좋아 보이는 디자인이 있듯 몸으로 익혀야 다른 디자인을 할 때도 무작정 작업하기에 앞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구상하면서 종이에 그려보자. 이 책에서 마음에 든 부분이 같은 재료인데도 NG와 OK 디자인이 확연하게 비교되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꽤 오랫동안 현업으로 디자인을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마다 힘들다. 기술이나 속도는 월등하게 빠르지만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는 건 그만큼 많은 생각과 시행착오 끝에 얻어지는 결과물이라 자꾸 해보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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