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자박 걸어요 -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위해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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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통장에 잔고는 쌓여가지만 그와 함께 스트레스와 비만은 날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노동력을 갈아 넣어 일해도 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도 봤다. 어차피 계속해서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내게 묻는다. "다시 돌아오니 행복하니?" 솔직히 말하자면 부유하듯 꿈과는 상관없이 세월만 갉아먹는다는 기분이 든다. 내 의지로 사는 게 아니라 회사 생활에 끌려다니는 일상의 반복은 날 지치게 만들 것이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그러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원하던 삶과는 멀어져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주하게 오가는 일상의 바쁜 하루가 나를 충만한 기쁨으로 채우지 못하는데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구나.


우린 직장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간혹 잊을 때가 종종 있다. 왜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삶을 살까? 뭔가를 크게 잃어버린 것만 같다. 지나간 날의 내 흔적들을 다시 살펴보니 그 10여 년 사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음에 놀라곤 한다. 그러면 앞으로 살아갈 10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다른 삶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세울 것 하나 없어도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고, 욕심 없이 자연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홀가분하게 모든 짐은 훌훌 내려놓고 이 세상에 태어나 자유롭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산다면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은 어디일까?


자박자박 서두르게 않고 천천히 길을 걷고 싶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삶을 살아가는 데 급할 것 무엇인가.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홀로 독립해서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잠시 독립했을 때 내가 느낀 행복은 생각 이상이었다. 내 시간을 맘대로 쓰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오래간만에 읽은 저자의 글에서 인간미가 느껴졌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읽혔다. 나도 곧 저자와 비슷한 나이대를 살 텐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일말의 후회도 없을 것 같다. 사회의 통념이나 시선은 상관없다. 오늘부터 즐거운 생각만 하며 버티기보단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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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의 해부 - 인지심리학자의 눈으로 소설과 영화 속 반전 읽기
베라 토빈 지음, 김보영 옮김 / 풀빛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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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인지심리학자의 눈으로 봐서 그럴까? 별생각 없이 읽었거나 감상했던 영화 속 장면들이 새롭게 해석되고 더 깊이 분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문학계가 종사자가 아닌 심리학자이기에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들여다보기 때문에 풍성하게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었다. 같은 장면과 내용이더라도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 제법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일일이 분석하거나 따져가면 읽은 적은 없었다. 흐름에 따라 내용을 읽었을 뿐 서로 같은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다. 이 책에서 기대해볼 만한 것은 인지심리학의 통찰력으로 읽을 때 불현듯 깨닫는 부분을 만나는 순간 지적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왜 그때는 알지 못했을까'라며 글 중간마다 스포일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또한 작가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조종하는지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작가의 의도된 장치인 것이다. 소설과 영화라는 문화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파헤치는 부분에서 만족스러움이 클 것 같다. 책에 언급된 소설을 읽었거나 영화를 봤다면 더 큰 몰입감을 주리라 생각한다. 내가 모르고 있는 내용보다는 어느 정도 봤던 것이라서 저자의 해석에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다. 예시와 함께 읽어나갈수록 저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는지 알아가는 재미를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를 보면 총 8장을 구성되었으며 기초적인 문제들, 지식의 저주, 놀라움의 시학, 이름 부르기, 폭로 알아차림 플롯이 주는 만족, 갑자기 화자를 믿을 수 없어질 때, 서사 자체가 놀라움일 때, 끝에 다다르면 모든 것이 명확하다까지 책 제목처럼 문학에 사용된 장치를 해부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문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꽤나 복잡하게 보이겠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와 만족도는 크다. 책에 언급된 소설과 영화 제목 중 아는 작품을 만날 때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어떤 의도에서 작품을 써 내려갔는지 그리고 독자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게 되는지를 연결 지을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인 책으로 문학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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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유창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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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왜곡된 확증편향과 맹목적인 비난이 난무한다. 가짜뉴스는 점점 교묘하게 사실을 위장하여 퍼져나가고 이를 믿는 사람들은 진실인냥 받아들인다. 이들에게 옳고 그름이나 진실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 진영에게 유리하게 써먹을만한 소재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남겨진 증거는 이제 조각난 파편처럼 아무 의미없는 공허한 외침만 남발하며 거짓말로 겹겹이 땜질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좌우대립이 극심한 상황이다. 감정의 골은 깊어져서 2016년 불거진 촛불집회와 탄핵 이후 이젠 겉잡을 수 없게 갈라졌다. 이에 따른 정치혐오와 피로감은 정신을 황폐화시킬 뿐이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간에 정치 알력 싸움은 수준 이하였다. 내로남불은 극심해서 자신들의 행동만 옳다고 외치고 있다. 말도 안되는 말로 진실을 호도하며 오히려 국민을 양 극단으로 나뉘게 만든 건 정치와 언론의 책임이 크다. 중립을 지켜야 할 매체가 진영논리에 빠져서 편파적으로 보도한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는 것이다. 잘잘못은 분명히 가려야겠지만 좌우 모두 같은 맥락에서 보도를 하지 않다보니 좌우이념이라는 갈등은 전방위적으로 대결구도 양상을 띄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이 반드시 민주당만의 잘못일까? 정치권의 책임도 크며 다른 사건으로 지워지거나 감출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여전히 성숙한 시민의식은 살아있고 어떻게든 균형을 맞춰가리라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맹공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기득권층은 정재계, 언론 가리지 않고 똘똘 뭉쳐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본래 사안보다 부풀리고 더 크게 문제 삼아왔다. 이럴 때일수록 진실을 가려 읽고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결국 공격하는 그들도 더한 일들을 저질렀다는 사실 말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눈과 귀는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편향된 사람이 될 게 뻔하다. 분열과 좌우대립의 아수라장은 이제 그만 멈춰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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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드로잉 굿즈 만들기 - 프로크리에이트 기본부터 제작까지
김진하 지음 / 영진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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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드로잉으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 강의를 하거나 굿즈를 만드는 등 다양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생겼다. 아이패드 드로잉은 어디서든 그릴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그림물감이나 도화지, 붓, 물통이 없어도 된다는 점이다. 실수를 해도 고치기 쉽고 아이펜슬과 프로크리에이트 앱이라면 누구든 그림 작가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 기기와 아이펜슬, 케이스까지 구매 비용이 들지만 이를 통해 기본을 다진다면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아이패드로 만든 그림은 엽서팩, 아크릴 키링, 판스티커, 포토버튼, 폰 케이스 반팔 티셔츠, 머그컵, 에어팟 프로 케이스, 네이버 블로그 스티커, 카카오 이모티콘까지 나만의 콘텐츠로 굿즈를 만드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범용적으로 쓰이는 프로크리에이트로 브러시 사용법부터 색상, 레이어를 다루는 방법까지 드로잉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을 다루며 초보자도 쉽게 그릴 수 있게 설명해 주고 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한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붓 브러시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에 능숙해지고 굿즈 만드는 방법을 몇 번 경험해보면 이젠 아이패드 드로잉이 어렵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일단 재미 들이고 이를 통해 다양한 그림을 그린다면 굳이 별다른 기기가 필요 없이 본인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특정 장소가 없어도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되니 좋고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부수입까지 올릴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받는 듯하다.


현직 웹디자이너지만 드로잉에 서툰 편인데 아이패드 드로잉은 실제 그리는 것과 같은 붓 터치감을 느끼면서도 자동으로 선을 보정해 주니 그림 그리는 데 자신감이 붙을 것 같다. 아이패드의 다른 기능도 사용하면서 취미 삼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일단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많은 연습량은 실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종이나 물감 낭비 없이 망쳐도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만의 콘텐츠를 다양한 굿즈로 간편하게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편리해졌다고 느낀다. 아이패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아이패드 드로잉을 배워두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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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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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고나니 문득 인생에 정답이란 게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각 나이대에 맞는 역할과 해야 할 일들을 미션처럼 수행하고 나면 행복해지는 걸까? 살다 보니 중요한 건 따로 있었는데 왜 그때는 깨닫지 못하고 삶에 휘둘렸었나. 한 번도 나다운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남들처럼 살면 되는 줄로 알았다. 그러나 이젠 빈 껍데기만 남은 공허한 삶에 염증을 느꼈고 결국 마음 챙겨줄 사람도 나에게 먼저 해줘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얼마나 오래 살지 미래를 예측하기도 어려운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칠 때면 잠시 쉬어가도 좋고 멈춘 채 나를 보살펴도 괜찮다. 기운 차릴 때까지 쉬었다가 다시 가도 일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혼자 고민을 떠안고 있어봤자 나만 힘들 뿐이다.


모든 일들은 일상을 겪어가는 인생의 한 과정이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다간 내 현실만 초라해지고 불행하게 보인다. 그건 삶의 가치를 찾지 못하고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뒷모습만 뒤쫓아가는 서글픈 허상만 드리워질 뿐이다. 다 갖춘다고 해서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크기에 맞게 덜 갖춰도 충분히 우리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가다 보니 채워지지 않은 것에 대한 공허함이 있다. 열심히 앞만 보고 가다 잠시 멈춰 섰던 적이 종종 있었다. 몇 개월 내지 몇 년을 쉬었는데 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했고 행복했다. 그리고 그제야 세상과 직접 대면한 내가 보였다.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알게 되니 자신감이 붙고 모든 해보고 싶어졌다.


요 몇 년 전부터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열심히 일만 하면 그 일하는 시간을 빼면 내게 남는 기억은 무엇인가? 다시 일을 시작한 시기를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는데 인생에 기억될만한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일단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행복도는 떨어져갔고 뭔지 모르게 마음이 붕 뜨고 이대로 가도 괜찮은지 되묻게 된다. 이렇게 좋은 시절이 지나간 뒤에 무엇이 남을까? 해보고 싶은 일도 많고 도전해보고 싶은 일도 있는데 시간적 여유도 누리지 못한 채 또 흘러가겠구나. 내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고 단점 대신 장점을 찾아본다면 내가 좋아지지 않을까? 억지로 남처럼 안되는 일을 따라 해서 극복해보려다 상처받기 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 원래부터 내가 살아온 모습인데 갑자기 바뀌어도 그게 더 이상해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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