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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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로를 이탈했다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면 저자보다 훨씬 많은 퇴사 경험과 여러 형태의 회사를 다녀본 내겐 글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퇴사하는 이유는 개인별 차이가 있겠지만 몇 가지로 수렴된다. 임금체불, 상사와의 갈등, 과도한 업무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참고 견딜수록 개인에게 손해가 큰 상황이다. 내 몸을 헤쳐가면서 무리하게 일할 이유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풀지도 못한 채 지낼 그 어떤 근거도 없다. 일은 일로써 끝낼 일이며, 회사 생활로 내 인생을 채워놓기엔 아직 도전하지 못한 꿈들이 많다. 적극적 퇴사는 좋아하는 일을 찾았거나 새로운 환경과 일에 도전하려는 자에게 주어진 선택권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사는 삶이 진짜 살아 숨 쉬는 인생이 아닐까?


퇴사를 만류하는 이유도 수긍이 간다. 퇴사를 하는 순간 경제활동이 끊어지고 당장 수익원이 없다면 저축한 돈을 가지고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경력이 끊어지고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로 지내기엔 시간은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당장 어떻게 되지 않겠지만 평일 낮에 보내는 시간이 낯설다. 하지만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몸에 기운이 회복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보니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된다.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은 없지만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많은 세상이다. 아직 살아갈 많은데 고작 몇 년 쉬었다고 대단히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열심히 일만 한 내게 그 정도의 여유로움은 허락하고 싶다.


저자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마음껏 쉬고 나니 생각으로만 머물렀던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회사 다닐 때보다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성과를 올리고 성공하느냐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남이 시켜서 했다면 하지 못할 일이다. 월 소득이 얼마인지를 따지기보단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저자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삶을 찾은 듯싶다. 분주하게 오가는 출퇴근 길에 사람들은 회사에서의 생존 게임을 벌인다. 자신의 직급과 연봉이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 살지만 언젠가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 그전에 하나씩 꿈에 도전하며 산다면 경로를 이탈했을 때 즐거운 퇴사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 직장인이라면 구구절절 공감하며 읽을만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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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 세상을 놀라게 한 스타트업 40
박유연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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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가, 프리랜서,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인 사람들이 모인 공간인 워킹 스페이스를 다녀오면 많은 자극이 됐다. 하루뿐이었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 속에 있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당장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활용 분야가 넓었고 다른 삶을 기대해보는 꿈을 꿨다. 이 책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킨 스타트업 40곳을 인터뷰 한 책이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이미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 기업이지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지 폐업하게 될지는 장담하긴 어렵다. 그렇더라도 기업을 일군 경험은 이후 사업에 도전할 때 무시 못 할 경험과 노하우를 심어줄 것이다.


서비스가 성공하기까지 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무엇이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대비한다면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어라운드어스는 미국 시장을 겨냥하여 만든 소셜 구인구직 플랫폼이다. 예능인과 프리랜서를 타깃으로 경력 인증을 올린 동영상으로 확인하며 오디션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시켜 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완성하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시스템 개발을 몇 번이나 엎어야 했으며 외주 개발보다는 정규팀을 편성하여 완성하기를 추천한다. 반드시 사업성 조사, 시장조사, 서비스 기획에서 확신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완료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단단하게 준비해도 힘든 것이 바로 사업이 아닌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니 성공했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거쳐야 할 험난한 길은 인터뷰에 다 소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이 어디서 힌트를 얻었고 차별화를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서비스를 론칭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는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 아이디어를 보면 세상의 필요에 의해서 탄생하고 발전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하고 사업모델로 만들었을 뿐이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성공하기까지 우연하게 맞아떨어지는 운도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솔직한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읽다 보면 시행착오도 반면교사가 되어 어떻게든 방향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사업도 시작해보기 전까지는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것이 아닌가? 이들의 창업 스토리를 읽으면서 아이디어 하나하나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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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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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4년에 창설된 '더 클럽'은 무려 20년간이나 지속되었다. 당시 심각한 우울증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던 새뮤얼 존슨은 아내가 죽은 후 3년 뒤에 <영어사전>을 완성하였지만 이후 별다른 작품을 내놓지 못한 시기였다. 친구였던 레이놀즈의 제안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제라드 스트리트에 있던 '터크즈 헤드 테번'에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작은 모임을 갖게 되었다.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밤늦도록 술 마시고 대화를 보냈던 것이다. 점점 새로운 친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그 면면을 보면 영국을 대표하는 문인, 예술가, 역사학자, 경제학자까지 지성인들의 집합소였던 셈이다.


새뮤얼 존슨, 애덤 스미스, 에드워드 기번, 제임스 보즈웰, 에드먼드 버크, 조슈아 레이놀즈 등 18세기 문화를 빛낸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터크즈 헤드 테번'이라는 작은 선술집에 모여서 토론이나 논쟁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영국 문화가 만개하게 된 이유를 알 것 같다. 마치 '알쓸신잡'처럼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서로가 성장해나가는 모임이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전기 작가인 제임스 보즈웰의 '존슨전'을 토대로 당시 모임 분위기를 유추해볼 수 있는데 1773년이 되어서야 합류한 보즈웰이 자세히 쓰려고 한 덕분에 실감 나게 그려졌다.


새뮤얼 존슨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18세기 영국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삽화를 보면서 읽으니 굉장히 두꺼운 이 책에 조금이나마 집중할 수 있었다. 하나같이 쟁쟁한 이들의 이력과 당시 영국을 비롯한 국제적 상황까지 종합해서 읽게 되니 영국 역사의 단면도 읽혔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더 클럽' 멤버들의 성격이나 서로에게 어떤 관계를 주고받았는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저작만으로는 성격이나 생활을 단지 짐작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성장 과정을 보면 특히 새뮤얼 존슨은 불우한 환경과 신체적 결함 등을 딛고 라틴어를 비롯한 언어에 통달하였고 불후의 명저 <영어사전>을 지을 수가 있었는지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들의 모임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모임들은 경쟁관계가 아닌 각 분야의 대가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시대를 앞질러서 문화를 꽃피운 최고의 모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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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로 마케팅하다 - 고객의 일상에 경험을 선사하는 트렌디한 마케팅 전략
이상구 지음 / 라온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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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유행이 바뀌어 가듯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이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객들은 이제 제품과 서비스보다는 직접 경험하거나 남들과 다른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카페이지만 레트로를 추구하는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커피 맛보다 제일 먼저 선호하는 핫 스폿이 되었다. 기성 제품처럼 프랜차이즈가 주도하던 상권에 기존 가옥을 허물고 새로운 공간을 꾸미는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마다 뚜렷한 콘셉트와 철학으로 색다른 경험을 우리는 즐기기 위해 애써서 찾아간다. 물론 유니크함은 금세 입소문을 타고 맛집 또는 사진 찍기 좋은 명당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요인이 된다.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기획, 마케팅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대가 되었다. 책에 소개하고 있는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안다르, 이케아, 무인양품을 보면 무엇이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인지하도록 만들었는지 감이 온다. 3년 전에 오픈한 별마당 도서관은 이제 사람들에게 주요 핫 스폿이 되었고, 모이기 좋은 장소로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명상이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요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안다르는 이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찾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케아와 무인양품은 미니멀리즘으로 저렴하지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로 꾸미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제 없어서는 안 될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라이프스타일이 관통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올려 자랑하고 싶게 만든다는 데 있다. 예쁘게 플레이팅 되어 나오는 맛집이나 개성 강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 등 이젠 사진을 찍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자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부러 가게 한 면을 꾸며 포토존을 만들어 놓고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공간을 위해 신경을 쓴다. 소품, 벽화, 식기, 가구 하나하나 콘셉트를 잡고 배치하는 건 고객들의 관심과 취향을 저격하는 마케팅의 한 요소다. 다수보다는 소수에 집중한 마케팅이지만 확실한 타게팅을 잡을 수 있다. 코로나 이후로 우리들의 일상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마케팅이 변화하는 일상에 발맞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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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랜드 - 심원의 시간 여행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조은영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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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랜드를 연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음침함이 엄습해오는 깊고 어두운 동굴이거나 미로처럼 이어진 비밀 장소들이다. 때론 '인디아나 존스'처럼 유물이나 화석이 매장된 장소도 빼놓을 수 없다. 초반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 닐 모스 이야기는 매우 끔찍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은 1959년 3월 22일 일요일이었다. 8인의 탐험 여행단과 함께 더비셔 주 캐슬턴 근처의 피크 동굴이었는데 화이트 피크 아래에 통로가 이어지길 바라며 탐사를 시도했다. 닐 모스는 굴의 통로로 내려갔다가 막다른 길에서 사다리를 헛디뎌 움직이기 힘들게 되었는데 미끄러져서 올라갈 수 없는 상황에 갇혔다. 이 소식을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결국 이산화탄소에 질식해서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이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정은 모험심을 자극한다.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나 희귀한 화석이 묻혀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전혀 예측하지 못할 이야기들로 아껴가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낯설면서도 경이로운 세계를 다룬 책이기에 각각의 탐험 이야기들은 흥미롭게 읽힌다.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커진다. 이렇게라도 미지의 세계를 다룬 책을 읽으며 간접 체험을 하면서 우리가 모르는 곳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도 가치 있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자연 작가로 남들이 찾지 않는 암흑과 매장 그리고 그 아래에 놓인 것들을 찾아 여행을 찾아다니며 무려 6년간의 집필 끝에 세상에 내놓았다.


마치 비밀스러운 금단의 영역을 밝히듯 책 구성은 첫 번째 방, 두 번째 방, 세 번째 방으로 나눠 자신이 직접 가본 곳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제1부 어둠 속 언더랜드를 보다'는 땅 아래 지하가 어떤 곳인가에 대해서 소개를 했다면 '제2부 감춰진 언더랜드를 찾아서'에서는 지구상에 존재했지만 지하에 묻혀 멸망한 어느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제3부 언더랜드에 홀리다'는 세계 곳곳의 언더랜드를 탐사하면서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장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기꺼이 노력과 시간을 바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언더랜드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갖고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인간의 허용 오차 범위 내에 아직도 그 존재가 밝혀지지 않은 탐사지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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