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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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700km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 하이 루트 중 칸첸중가-마칼루-에베레스트 지역을 한국인 최초로 연속 횡단을 했는데 이 지역만 해도 무려 약 450km에 달하는 거리다. 문버이니는 타오와 함께 신혼여행 겸 히말라야를 횡단하여 41일만에 완주하였다. 히말라야 등단을 하려면 현지 가이드와 포터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가이드, 보조 가이드, 요리사, 키친 보이, 포터로 구성된 일행이 장시간 함께 하면서 이심전심하는 마음이 쌓이지 않겠는가.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는 포터들의 고통과 힘겨움, 수고로움이 활자 밖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이 일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등산 장비는 충분치 못하다. 추위와 배고픔을 참고 인내하면서 약 450km을 걷는다는 일은 고단한 극한 직업이다.


여러 번 히말라야에 오면 안면을 익히고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있기에 문버이니는 스스럼없이 찢어진 옷가지를 꿰매고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 도시락을 포터들에게 양보한다. 얼굴이 더 타지 말라고 선크림을 일일이 발라주거나 정박지에서는 일행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게 고기나 닭, 염소를 산다. 혼자만의 도전이 아니라 모두가 그 도전에 함께 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편하게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루하루 일정을 읽어나갈 때마다 잠시 히말라야 횡단길에 참여하는 느낌을 받았다. 힘든 일정이 반복되며 지칠 법도 한데 현지 사람들과의 대화나 만남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 덕에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굉장히 추운 히말라야를 여러 번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둘레길이나 산행을 해봤다면 잘 정돈된 길을 걷는 것보다 울퉁불퉁 돌밭을 걸을 때 몇 배로 체력 소모가 심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심지어 히말라야는 어떤 자연재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자연 그 상태의 길이라서 웬만한 체력으로는 버텨내지 못한다. <함께, 히말라야> 덕분에 히말라야 횡단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칸첸중가에서 마칼루 그리고 에베레스트 지역을 아우르며 41일이 기나긴 일정을 완주한 뒤 기쁨으로 벅찼을 텐데 그보다 일행들과 헤어져야 했을 때 아쉬움이 더 컸을 것 같다. 힘든 일정을 함께 하며 정도 많이 들었을 텐데 41일차에서 한 명씩 소개할 때마다 가슴이 울렁이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이들의 희생과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기에 빛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여정으로 기억에 남을 횡단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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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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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주변 이웃들의 따듯한 일상을 통해 감동을 주었던 <샘터>가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50주년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예전보다 잡지 구독자가 줄어들었지만 오랜 구독자들은 <샘터>가 이 시대에 가진 역할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었다. '특집 - 올해 가장 잘한 일, 못한 일!'을 읽고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무얼 잘했고 못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생각만 하던 일들을 과감히 실천에 옮겼을 때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듯싶다.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겠다는 딸이 자신이 내린 결정을 허락받은 뒤에 표정처럼. 1년 반이 지난 뒤에는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아갈지 출국을 앞둔 시점에 환한 표정으로 짐을 꾸리며 웃는 얼굴이 다 말해주는 것 같다.


'바람이 전하는 말 - 그에게 보낸 메일 '읽지 않음''을 읽었을 때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동갑내기 외사촌과 아웅다웅하며 자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자신의 얼굴을 이상하게 그려 놀려댔는데 그때마다 주먹다짐하며 다툰 기억이 있었다. 이종사촌을 향한 미움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그를 향한 저주를 담은 문장이 큰 화근이 되었다. 할아버지에게 발각되어 크게 야단맞은 뒤 한 번도 저주의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메일 '읽지 않음'이 쌓인 이유를 알고 보니 몇 년간 암 투병을 하던 외사촌의 부음으로 부재중 상태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부음 소식을 듣고 후회의 눈물을 쏟아낸다. 예고 없이 찾아온 작별은 하릴없이 짙은 후회만 남기고 살아있을 때 잘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먹먹해질 뿐이다.


'휴식의 기술 - 경쟁 사회에서 행복하기'는 태어날 때부터 치열한 경쟁 사회에 내던진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돌아본다. 정답만 원하는 사회에서는 남들보다 더 높은 직급, 연봉을 받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강박적인 삶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은 개인의 행복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할수록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기 성찰과 경쟁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로운 삶에서 행복해질 수 없는지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날씨 인문학 - 날씨와 심리의 색다른 궁합'에서 색채심리학에 따라 무게감, 온도를 각각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케이팝으로 읽는 세상 - 콘텐츠 비즈니스의 새로운 무대'는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제이플라'를 위주로 다뤘다. 어느새 13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제이플라는 커버 곡을 부를 때 철저한 계획과 노력의 결과물을 성과를 이뤘다고 한다. 선곡을 할 때 팬들로부터 추천받은 목록을 바탕으로 해외 팬들이 원하는 음악도 주기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국내 아티스트 또는 유명한 곡을 위주로 커버 곡을 부르지 않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그래서 국내보다 해외 팬들이 유입이 많아져 구독자 수가 1인 유튜버 가운데 2위가 된 것이다. 유튜브의 인기를 반영한 글로 커버 곡 가수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원인으로 음악 자체보다 음악이 연결하는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파랑새의 희망수기 - 겨울 지나 봄이 오듯', '내 인생의 한 사람 - 톱스타 선배에게 느낀 배우의 품격', '마을로 가는 길 - 스러져가던 농촌마을의 즐거운 변신' 등 이번 호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지면을 채워주었다. 아무리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이 오더라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학 검정고시에 합격해 사이버대학을 수료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취직에 성공했다. 운 좋게 행복주택에 당첨되어 반지하가 아닌 따듯한 곳에서 딸과 지내게 되었다.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로서 의견을 묻고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사람들이 떠나 빈집이 늘어나는 곳을 되살린 이장의 아이디어와 추진력 덕분에 농촌마을이 주요 스폿이 되어 되살아났다. 이는 다른 농촌마을에서도 충분히 추진해볼 수 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예능처럼 빈집을 활용한 장기 임대가 정착률을 높여주었다. 이처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힘을 북돋워주며 이번 달을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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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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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서로 다른 부부가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실직 위기에 몰리게 되면서 부부 싸움이 잦아졌다. 한 달에 한 번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 메러디스와 밴더빌트 대저택에 둘러보며 남부럽지 않은 부자로서의 삶을 꿈꾸던 어머니가 미래가 좌절되었음을 깨닫는다. 심하게 다투던 저녁식사 이후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메러디스와 매슈를 데리고 친가로 가버린다. 이혼 이후 겪은 큰 상심은 몇 달이 되도록 회복되지 않았다. 메러디스는 집을 나오기 전 아빠가 사준 모리스라는 곰 인형에게 의지하며 이혼으로 인한 상실을 어린 나이에 경험한다. 절망과 신경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엄마를 대신한 분은 양봉가인 할아버지밖에 없었다. 


매사에 정확하고 통제하려는 할머니보다는 과묵하지만 권력이나 명예, 돈에는 관심 없는 할아버지로부터 배우는 일이 더 많았다. 사실 저자가 특별한 유년기를 보내고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가 보살펴 준 덕이다. 회고록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소설로써도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가졌다. 한창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을 해준 할아버지로부터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에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꿀벌을 예로 들면서 메러디스에게 가르쳐주는 이야기들은 감동적이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벅찬 말들이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할아버지가 박테리아에 걸린 벌통을 모두 불태워야 했을 때 '왜 할아버지는 벌을 키우느냐'라는 메러디스의 질문에 돈 때문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벌이 대신 꽃가루를 날라줘서 교환해줘야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었다. 벌이 열매를 맺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벌을 잃게 되었을 때 상실감이 크다는 얘기였다. 할아버지에게 양봉은 돈을 벌기 위한 생계수단 보다 생태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돌보는 일이 그저 즐거울 뿐이다. 가족과 공동체, 의리와 생존, 바람직한 모녀 관계 등 모두 할아버지의 양봉 일을 함께 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가르침이다. 그 덕분에 마음에 안정을 찾게 되었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메러디스는 오히려 행운아가 아닐까?


이제는 핵가족이 익숙한 이 시대에 위 세대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회사 들어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없는 이 시대의 아이들은 얼마나 불행한가? 수능 입시 체재 외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고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으며 오늘도 치열하게 무한 경쟁 열차에 탑승한 아이들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며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삶의 교훈은 내 인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게 하는 감동적인 이 회고록은 정말 절대 놓치기엔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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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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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성 미생물을 분류할 때 원핵 미생물은 세균(박테리아), 고세균으로 진핵 미생물은 진균(곰팡이), 원생동물, 조류로 나뉘는데 바이러스는 미생물 그룹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별개로 분류된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미생물이 우리 생활에 불편을 주고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미생물은 인간이 지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퇴비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탄소와 질소 재료를 골고루 섞어주고 물을 뿌려서 수분 비율을 적절하게 맞춘다고 한다.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재료를 분해시켜 퇴비로 만들어진다. 톱밥, 나무껍질, 마른 낙엽, 채소 부산물, 동물의 배설물 등의 재료들이 흙과 함께 잘 섞여서 영양분이 가득한 퇴비로 작물의 생산력을 높이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우리가 미생물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거나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많은데 되도록 실생활의 예를 들어서 쉽게 풀어쓰려고 했다. 미생물의 영역은 넓어서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 신기했다. 앞으로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이 주요 이슈가 될 텐데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여 만드는 '생물연료' 영역을 살펴봤다. 바이오매스 범주에 포함되는 물질로 톱밥, 볏짚,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축산 분뇨까지 대체에너지로 선순환하기 된다면 탄소 가스 배출을 줄이고 생산 원료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생물연료의 선두 주자로 에탄올을 들고 있는데 옥수숫대와 폐지, 비식용 식물 등도 바이오에탄올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물의 분뇨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이를 생물연료용으로 조류 배양에 이용한다면 여러모로 이득일 듯싶다.


이제는 미생물과 공생관계에 있다. 물론 세균과 바이러스 항생제는 계속 개발해나가야겠지만 인간은 미생물 없이는 천연 효모를 넣은 맛있는 빵을 만들거나 유산균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미생물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어서 좋았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라고 프랑스의 철학자 겸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말했다고 한다. 다시 풀어서 말하면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을 하게 되며 선택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지게 되니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생하는 법을 미생물로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함께하는 삶 속에서 우리에게는 타인의 노력을 존중해주고 타인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 능력을 나누어 서로를 돕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경쟁 관계에 치우쳐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망은 결국 서로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빌려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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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 마을로 찾아온 야생 늑대에 관한 7년의 기록
닉 잰스 지음, 황성원 옮김 / 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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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으로 늑대 생태 보고서라 할 만큼 야생 늑대에 관해 잘 쓰인 7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나중에 로미오로 불리게 된 검은 늑대는 2003년 12월 어느 저녁에 처음으로 마을 가까이서 마주치게 된다. 야생을 떠도는 여정 중에 잠시 스쳐 지나간 것이 아니라 수년간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특별한 존재로 기억된다. 동물원 우리에 갇힌 늑대를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바로 마을 부근에서 야생 늑대를 보게 될 것이라 꿈에라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얼마나 흥분했으면 로미오를 발견한 뒤 다시 집으로 달려가 급하게 카메라 장비와 삼각대를 챙겨서 왔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가까이로 야생 늑대가 다가온 것은 물론 저자가 기르는 개인 다코타와의 첫 만남도 사진을 보면 서로 교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 늑대는 위협적으로 사람들에게 달려들 것 같은데 다른 사진들을 보면 근접거리에 있어도 사람 주위를 맴돌 뿐 전혀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와 두 딸이 있는 상황이 있는 사진을 보면 아버지는 소형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로미오는 상위 포식자인 늑대임에도 마을에서 기르는 다른 개들과 잘 어울려 놀고 가까이 붙어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사람과 야생 동물이 서로 공생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서로가 지켜야 할 영역과 규칙을 존중했기에 가능했을 것 같다. 빅록에서 처음 나타나 로미오의 영역으로 기록된 21곳은 7년 동안 발견된 장소다. 야생 동물을 사냥해야 할 대상으로 로미오를 대했다면 아마 사냥꾼들에 의해 포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울림의 규칙을 배우고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시의 경계 끝에 있는 마을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어느새 설원의 풍경들이 눈앞에 들어오고 로미오와의 짜릿한 만남은 절로 흥분을 자아낸다. 무릎 위까지 쌓인 눈을 밟고 지나가는 로미오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특별한 존재가 된 로미오. 마치 영화에서 보는 장면과 같다. 어떻게 야생 늑대인 로미오와 7년이나 함께 지낼 수 있었을까? 정확하게는 로미오의 존재를 인정하고 알게 모르게 마을 사람들이 지켜봐 준 것이나 다름없다. 사냥꾼의 포획 대상에 노출되지 않고 마을에 자주 나타나는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로미오와의 평화는 7년 만에 깨졌는데 사람에 의해서 살해되고 만 것이다. 로미오를 기리는 명판을 세워둔 것도 특별한 야생 늑대와의 잊지 못할 추억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로미오를 통해 야생 동물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 마을 주민들의 애틋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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