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하지 않을 권리 - 당신의 관심을 은근슬쩍 사고파는 광고 산업에 대항할 유일한 방법
팀 우 지음, 안진환 옮김 / 알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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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유입량이 넘쳐나면서 사람들은 광고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자신이 원치 않아도 광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지금 당장 구매할 필요가 없어도 광고로 인한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광고주들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광고 배너를 클릭하도록 유도시키려 하는데 저자는 이를 주의력 사업이라 부릅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도록 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곧 매출 증대로 이어져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광고 노출이 되지 않는 곳에서 살지 않는 한 어떤 경로로든 구매욕을 자극하는 광고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주의력 사업가는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1933년 9월 3일 뉴욕에 사는 벤자민 데이라는 젊은이가 신문의 가능성을 보고 <뉴욕선>을 창간하게 됩니다. 혼자서 취재와 기사 작성을 해야 했기에 대부분의 지면을 업체 광고로 채워야 했습니다. 사실 광고주를 찾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창간 취지를 보면 그 의도가 명확해 보입니다. "이 신문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으로 하루의 모든 뉴스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광고를 위한 유리한 매체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아직 영세했기에 많이 팔리는 만큼 광고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여전히 광고는 사람들의 주의력을 끄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상품을 알려 구매로 이어지는 마케팅 기법은 유효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광고에 주목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주의력을 빼앗기지 않도록 통제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 책은 상업적인 광고에 관한 방대한 사례들을 열거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주의력 사업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간 되찾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현실적인 실천 방법으로 '플러그 뽑기'와 '디지털 안식일'을 지정해서 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TV 시청을 하거나 유튜브와 SNS을 확인할 때 빠짐없이 광고가 등장해서 시선을 잡아끄는데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다른 일에 몰두한다면 장시간 광고 노출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주목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은 정보 홍수의 시대에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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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세대유감 -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다
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우석훈 해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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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언론에서는 X세대, 오렌지족, 신인류 등 수식어를 써가며 2~30대 젊은이들의 달라진 표현 방식을 부르곤 했습니다. 바로 황금기를 맞은 시기에 386세대는 열매 맺은 과실을 따먹었죠.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들은 정치·사회에서 권력을 쟁취하게 되었고 그때 성장한 386세대가 중심부에 자리 잡게 됩니다. 기억하기로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면 대기업은 물론 공무원 취업도 쉬웠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경쟁률이 심해서 서로 스펙 쌓기에 매달리거나 하지 않아도 대학 생활의 낭만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해졌습니다. 취업 경쟁률이 심해지고 스펙 쌓기 열풍이나 공무원에 매달리게 된 이유가 연결되는 것입니다.


386세대는 일자리를 구하기 쉬웠고, 때마침 부동산 열풍으로 부를 축적하기 좋았던 세대였습니다. 세대 간 단절을 가져오게 된 이유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부의 사다리에 올라가기가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대기업 취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쟁률이 항상 높아 남들과의 차별점을 위해 취업하기까지 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결혼을 늦춰지거나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겁니다. N포 세대는 불균형한 경제 구조와 양극화로 빚어진 참극입니다. 90년대와 비교해서 모든 여건이 불리하니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헬 조선에 사느니 이민을 가거나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춘들도 있습니다. 취업 대신 스타트업 창업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좋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는 언제나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달콤한 과실을 다 따먹고 난 뒤에 과수에는 이제 누구나 쉽게 따먹을 수 있었던 과일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학생운동을 하며 민주화를 이끈 세대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들이 누렸던 과실을 다음 세대가 이어받지 못한 채 주요 요직으로 올라가기 힘들어졌습니다. <386 세대유감>은 대부분 세대 간의 문제가 어떤 원인으로부터 이어져 왔는지 데이터와 근거 자료로 설명해줘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왜 그들에게 쉬웠던 문제가 요즘 세대에겐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요? 갈수록 선택지가 좁아지고 일반인들이 부를 누리기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최저시급이 올라 88만원 세대는 지나갔지만 치솟는 물가와 등록금, 생활비는 부담이 큽니다. 저자는 다양성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데 우리에게 놓인 답답한 현실을 이겨내고 차근차근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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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에듀윌 KBS한국어능력시험 한권끝장 - 빈출 이론과 기출변형 문제로 원하는 등급 한번에 취득|휴대용 기추 어휘·어법 암기카드, 한 달 고등급&2주 초단기 플래너 특별 제공
송주연.김지학.황혜림 지음 / 에듀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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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을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 어휘·어법은 고유어, 한자어, 어휘 간의 의미관계, 관용표현-속담/한자성어/관용구, 순화어까지 그 범위가 상당히 방대하다. 주요 한글 맞춤법 규정, 한글 맞춤법 - 띄어쓰기, 표준어 규정/표준 발음법, 외래어/로마자 표기법, 문장 표현, 문법 요소는 평소 글을 쓸 때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배웠지만 다시 보니 생소하고 어려운 것 투성이었다. 특히 다른 언어와 달리 어휘의 쓰임새가 다양하고 한자어, 외래어를 같이 쓰기 때문에 체크해봐야 할 단어들이 많다. 나름 다양한 책을 읽어왔다고 자부했지만 이 상태로 시험 보면 좋은 점수를 받을 거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국가공인자격을 가진 KBS한국어능력시험은 연 4회 전국 15개 권역에서 치러지며, 시험시간은 쉬는 시간 없이 총 120분에 듣기·말하기 평가 25분, 어휘·어법, 쓰기 창안, 읽기, 국어문화 평가 95분으로 나눠 진행된다. 객관식 5지 선다형 100문항으로 990점 만점이다. 이 책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 달 고등급과 2주 초단기 플래너로 공부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휴대용 기출 어휘·어법 암기카드는 시험 당일 점검하기 좋도록 특별 제공을 한다. 기출문제 변형편을 별도로 구성하여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점검해볼 수 있도록 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이해하고 암기한 만큼 성과를 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험이다.


한국어능력시험 분야 1위에 오른 책이니만큼 시험에 나왔거나 나올 수 있는 필수 이론을 꼼꼼하게 잘 정리해두었다. 이 책으로 시험공부를 한다면 부족한 어휘 실력이 향상될 것 같다. 일상적으로 읽고 쓰는 데 문제는 없지만 얼마나 옳고 바르고 다양한 어휘를 쓰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 지금도 '너무', '틀리다'를 잘못된 용도로 쓰고 있는 것을 보면 평상시에도 바르게 쓰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공부하다가 '우리말 겨루기' 방송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 띄어쓰기나 어휘, 맞춤법에 관한 문제가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올바르게 말과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공부해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 책 한 권이면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는 데 문제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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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인들의 성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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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개방적이고 남녀 차별이 적어 여성들도 제사를 담당하거나 재산을 분할 받을 수 있었던 고려 시대에서 유교를 숭상하는 조선시대로 넘어오니 남녀 차별이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조선시대의 유교 문화는 사회 전체를 경직되게 만들었습니다. 형식에 얽매이고 중국 사대주의가 뿌리내리게 된 원인이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시대의 민낯을 보며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성을 즐기고 싶어도 양지에서는 점잖은 척해야 했기에 대부분의 성과 음담패설 문화는 음지로 숨어들게 됩니다. 소위 양반 계급들은 기생과 여종을 두어서 마음껏 잠자리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체 높은 학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폐쇄적인 사회일수록 남자들의 성 욕구를 분출할 수 없어 환상과 집착이 깊어지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는데요. 정철도 당대 명기였던 진옥에게 시조를 지어 보낼 정도로 노골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음지로 양반들이 기생과 여종을 일종의 성 도구로 전락시키면서 수청을 거절한 기생도 매질을 하여 죽게 할 만큼 야만적이었던 사회였습니다. 양반 가문에서 자신이 소유한 종을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그냥 죽일 수 있었으니 조선시대에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었던 거죠. 역시 저자의 필력은 여전했습니다. 읽어나가다 보면 무서울 정도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조선 후기에 화가의 작품 정도 수위가 아니었고 비참하고 끔찍한 예화들이 많아서 솔직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책에서 알던 조선시대가 아니었습니다.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어떤 금기를 깨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조선시대에 일어난 일인지 눈과 귀를 의심케 만드는 적나라한 일들은 단지 흥미 요소로 볼 수 없었습니다. 성을 억압할수록 음성적인 방법으로 그 욕망이 분출되기 때문에 훨씬 위험합니다.


조선시대 문화가 성에 개방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유교 문화에 의해 도덕과 규율을 잡아나간 사회였으니 성을 은밀히 즐겼던 겁니다. 요즘 사회에서 보면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합법적으로 일어났던 겁니다. '춘향전'에 보면 변사또가 춘향이에게 수청을 들라고 협박한 사실이 나옵니다. 권력을 쥐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수청을 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책을 읽고 고전에 나온 내용이 새롭게 읽힙니다. 결국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성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기생과 여종은 수청을 드는 도구였던 셈입니다. <에로틱 조선>은 조선시대 책 문헌에 기록된 사실을 바탕으로 그 당시에 있었던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나간 책입니다. 조선시대의 성문화와 민낯을 알고 싶다면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시각의 조선시대가 보이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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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불러낸 사람들 - 플라톤에서 몬드리안까지 안그라픽스 V 시리즈 1
문은배 지음 / 안그라픽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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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디자인을 공부할 때 기본적으로 색채 디자인을 공부했어야 했다. 편집 디자인을 다룬 책들도 색채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들은 반드시 들어있기 때문에 먼셀과 오스트발트는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았던 것은 익히 아는 철학자들이 색채와 관련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플라톤, 괴테 같은 사람들이다. 프리즘을 통해 반사된 빛을 연구하였고, 오직 경험과 추측만으로 삼원색에 근접한 이론을 만들어냈다. 색과 배색은 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18세기에 와서 체계적인 학문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배색 표는 이제 모든 산업 전반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색상, 명도, 채도 구분을 짓고 배색을 수치화했는데 이를 연구한 학자가 화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듯싶다. 이미 그 당시에도 융복합적으로 학문을 접목시켰던 것이다.


1부에서는 주로 색을 발견한 학자들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면 2부에서는 이제 화가들의 손에 의해서 어떻게 색이 활용되고 있는지를 다룬다. 색상과 명암에 따라 인물의 심리,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알타미라 벽화부터 색 활용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었다. 화가들의 작품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색과 관련하여 다룬 책을 읽으니 다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름 편집 디자인과 웹 디자인을 현업에서 일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목적에 부합하고 콘셉트에 따라 색상, 명도, 채도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색상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의미와 심리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색상과 구도를 보기 좋게 구성하여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색상은 디자인, 패션, 가전기기, 건축, 자동차, 게임, 출판 등 산업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색을 불러낸 사람들>은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기본 교양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로 가득하다. 독특한 판형에 특이한 레이아웃으로 편집된 책인데 내용은 매우 알찼다. 이미 19세기에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색과 배색 조합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켰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색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지식을 채우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사실상 모든 산업이 색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게 되었다. 책에 관련 자료와 그림이 실려 있어서 이해를 돕고 색이라는 분야를 폭넓게 알 수 있어서 다시 꺼내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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