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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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는 읽을수록 매우 유익한 책이다. 우리가 '알쓸신잡'을 시청할 때마다 출연자들이 풀어놓은 잡담 같은 지식 자랑에 취하듯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농담하듯 쉽게 술술 풀어난다.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정말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것 같다. 과학 기술 분야부터 역사, 정치, 사회, 철학을 아우르며 지적 향연이 펼쳐진다. 그냥 한 번 읽고 덮어두기에는 알수록 좋은 정보들이 많다. 별 의심 없이 받아들였는데 기원을 알고 나니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처럼 잘 만든 책이다. 어느 부분을 펼쳐 놓고 읽어도 좋도록 구성되어 있고, 매 챕터마다 난이도가 매겨져 있어서 자신의 지적 수준을 체크해봐도 좋을 듯싶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내용이 아니라 알아두면 복잡계인 세상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전문성을 가진 내용이지만 적당히 농담과 유머를 섞어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씌여있다는 점이 좋았던 부분이다. 핵심 원리를 이해시키기 위해 대중적 요소를 빌려서 설명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특히 단위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진나라에서 최초로 단위를 통일시켰고, 단위를 다르게 인식하면 어떤 사고가 발생하는지도 흥미로웠다. 프랑스 혁명 이후 미터법으로 만들었지만 이를 거부한 나라는 소수지만 미국, 영국 등 영향력이 강력해서 아직도 쓰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시간의 변천사를 보니 달력이 어떻게 정해지게 되었는지, 60진법에 따라 이집트에서 시간 단위를 정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60초, 60분이 괜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천문학이 발달한 이집트에서 기원전 4000년 전 상당히 정확한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1년을 365일로 정했지만 매년 6시간의 오차가 생겨서 이를 윤달로 2월이면 4년마다 하루가 생기는 이유다.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을 거치며 세계인이 공통적인 날짜를 사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혼란을 막고 통일시키기까지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얼핏 지나가며 들었지만 모르던 부분이 많았고 저자의 필력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다소 어렵고 딱딱해서 진입장벽이 높지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를 대중서로 읽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뽐내기도 좋고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걸 안다는 것만으로도 지적 충만감을 가지게 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법칙과 물건들은 오랜 역사에서 축적된 결과물인 것이다. 갑자기 근대 사회로 오면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축복일지도 모른다. 인류사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성공을 만들어냈다.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읽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책이다. 쉽고 재미있는 인문교양서를 읽기 원한다면 바로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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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의 힘 - 내가 선명해지는
에번 카마이클 지음, 김고명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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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은 한 단어가 주는 메시지는 매우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한 단어의 힘>에 소개된 사례를 읽으며 깨달을 수 있었다. 일관된 단어는 단순하지만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지배하여 기업을 이끄는 철학이 된다. 기업의 정체성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드러내는 수단으로 효과적이다. 사내 경영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넣을 해시태그처럼 응집시킬 단어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읽다 보면 놀라울 뿐이다. 저자는 193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책은 두껍지만 술술 읽히고 당장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메시지성이 강하다. #믿음 #신뢰 #정직 처럼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그 회사의 어떤 경영 이념보다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건 바로 한 단어였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대로 마음을 이끈다는 말처럼 지속적으로 마음을 합칠 수 있게 해준다.


하나의 캐치프레이즈 구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싶다. 모든 사람들이 그 말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고 정체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선명하게 만드는 단어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원상회복 이었다. 무너진 몸과 삶을 다시 추스르고 싶다. 다시 활기차게 삶을 살았던 그때처럼 살기 위해 건강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꾸준히 운동을 하며 체력을 회복하고 체중을 줄이는 일이 급선무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것이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고 무너져버린 삶의 루틴을 되찾아야 한다. 한 단어만 생각하고 있는 목표가 뚜렷해지고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나를 변화시키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바로 단어였던 것이다. 저자 역시 자신이 직접 겪은 대로 #믿음 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니 사업이 뜻대로 풀린 경험을 갖고 있다.


많은 목표를 내세울 필요는 없다. 단지 한 단어를 정해두고 그에 따라 맞춰나가면 된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다. 초점이 분명해지니 제품 생산과 관리, 응대 또한 경영 철학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만약 정직을 정했다면 정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재와 가공 방식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어 회사 이미지를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어떤 마케팅보다 회사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면 신뢰감은 급상승한다. 콘셉트가 될 수 있고 경영 철학일 수 있다. 사람들은 일관된 방식을 가진 곳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한 단어의 힘>은 회사 또는 개인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단순한 단어에 있다고 알려준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마음을 다하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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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 늘 같은 곳을 헤매는 나를 위한 철학 상담소
마리 로베르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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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책 제목 때문이다. 1년 후에도 여전히 엇비슷한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살 것이다. 나이를 먹어도 인생이 그대로라는 생각을 갖는 이유를 보니 시도해보지 않은 일들이 많아서다. 해보기 전까지는 실패할지 성공할지 알 수 없는 일들이 다반사다. 세상은 매우 복잡한 일들이 얽히고 얽혀 돌아가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 그 세상을 살아가는 내 인생이 정체된 듯 느끼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점은 없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삶에 부딪히는 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철학자의 답을 구하며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를 각각 처방하듯 풀어내었다. 대부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지만 이것을 풀기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하며 현명한 해결책을 구하는 것이다.


마치 철학자 맞춤형 고민 해결을 하는 것처럼 매칭형으로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은 방식이다. 독자들은 상담하기 위해 철학자의 방문을 두드린다. 이 점이 흥미로웠던 지점이다. 이미 오래전 지구상에 살면서 사상을 정립시켰던 철학자를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수많은 정보로 지식은 풍부하지만 오히려 지혜의 깊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사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방해 요소가 많아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남의 생각에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기준보다는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의식하며 살다 보니 주체적인 철학이 부재한 채 중심을 잃어간 채 살아간다. 세상에 휘둘림 당하지 않고 철학자들처럼 그 철학에 근거하여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철학은 나를 주체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지난 1년을 곱씹어 보면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살았던 것 같다. 여전히 후회되는 일들과 미래에 대한 계획들이 교차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더 나아진 나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다. 삶은 단순하지 않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계획한 대로 시도해보며 살아가고 싶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설령 시도가 실패로 끝날지라도 똑같은 고민 때문에 후회만 하며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반복될 무수히 많은 일들 중 별것 아닌 작은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마음의 그릇이 커지면 별것 아니라는 듯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밖으로 나오면 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애틋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결국 정면으로 나와 솔직하게 대면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욕망이 이끄는 대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건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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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크리스토퍼 코어 그림 / 연금술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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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확실히 인도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십 년간 인도 여행을 하며 애정을 보일 리 없다. <지구별 여행자>를 읽으며 류시화 작가에게 놀라웠던 것은 힌디어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정차 중인 기차역에 내려 어느 허름한 슈퍼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도 영어가 아닌 힌디어를 쓰는 걸로 봐서 보통 이상이었다. 어디서 힌디어를 배웠길래 현지인과 무리 없이 의사소통까지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 에피소드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그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인도에서 별 희한한 일을 겪지만 깨달음을 얻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당최 알 수 없는 인도인이지만 대부분 철학적인 말로 귀결된다.


겨우 찾은 숙소는 쥐가 들끓고 지저분한 데다 불편함 투성이인 인도 여행은 그 모든 걸 감수하고 여행할 가치가 있을까? 누구는 삶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양하러 찾는다고 하지만 저자의 경험담을 듣기만 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다. 수십 년을 오가며 만난 인도인 중 그래도 기억에 오래 남는 일들이지 않은가? 여행 에세이로 읽는 류시화의 글은 정말 잘 읽혔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기대되었고 언뜻 읽는 것만으로도 현지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 끝에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단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오랜 인연을 가지 사람부터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닌 이야기 중심의 철학서이기도 하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순한 삶의 진리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습득된 우선순위 보다 일상의 언어로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철학자들이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경쟁을 통한 승리만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셈법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답답하게 보이지만 그들은 오랜 생활에서 터득한 지혜인 것이다. 낯선 이방인일 뿐인 저자는 그렇게 인도 여행을 하며 깨달은 바를 열심히 책으로 쓰고 번역해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지구별 여행자들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시간을 살며 우연한 인연을 만나고 헤어지는 여행자라니 제목조차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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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티스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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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에 처음 <쥬리기 공원>을 읽고 마이클 클라이튼에 흠뻑 빠진 적이 있었다. 이후 영화화되며 공룡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나갔는데 미국에서 2017년에 발간된 <드래곤 티스>는 <쥬라기 공원>의 프리퀼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 사후 10년 만에 나온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는 매우 크다. <드래곤 티스>를 읽고 있으면 독자들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모험하는 것처럼 빠른 전개와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큰 즐거움을 준다. 이처럼 가독성 좋으면서 클래시컬한 소설을 오랜만에 만나보는 것 같다. 19세기 미 서부 지역은 인디언과의 전쟁이 한창이라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당시 실존 인물이었던 코프와 마시라는 고생물학자가 등장하는데 두 라이벌 간의 공룡 화석 발굴 경쟁은 흥미진진하다.


이 거대한 모험의 첫 시작은 천 달러 내기에서 창피당하고 싶지 않았던 윌리엄 존슨이 미시 교수가 이끄는 서부 원정대에 사진사로 합류하면서부터 시작한다.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말썽만 피우던 윌리엄은 사진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목표의식을 가지면서 자립심이 강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유럽이 아닌 서부로 간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반대하지 않았던 것도 부쩍 커버린 아들의 좋은 변화를 내심 기뻐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미시 교수 일행이 되어 기차에 타는 순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서부로 향하는 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짜릿하게 아름다웠던 순간도 스쳤지만 그보다는 더 험악하고 위험천만한 일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물론 불편한 잠자리와 부족한 식량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감지덕지해야 했다.


단지 아침식사에 한 시간이 늦어서 미시 일행으로부터 낙오당한 윌리엄은 운 좋게도(?) 코프 일행을 만나 다시 서부로 여행할 수 있었지만 상황을 썩 좋지 못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윌리엄 시각에서 둘을 비교하는 대목이다. 둘의 성격이나 스타일이 달라서 각각 겪어본 윌리엄이기에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목적으로 윌리엄이 선택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1부 서부 탐사대, 2부 매몰된 세계, 3부 용의 이빨로 나뉘어서 분기점은 예상해볼 수 있었다. 사실상 1부 서부 탐사대가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면 2부 매몰된 세계부터는 와일드한 서부에서 공룡 화석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3부 용의 이빨은 모든 모험이 마무리되는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반드시 영화화해주었으면 좋겠다. 미지로 가득한 서부를 여행하며 공룡 화석을 발견한다는 내용은 정말 매력적이다. 다시 위험천만한 모험의 세계로 뛰어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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