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밥벌이 -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한
곤도 고타로 지음, 권일영 옮김, 우석훈 해제, 하완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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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농반X, 자급자족 농으로의 방향성은 오래전부터 생각해본 바다. 앞으로 먹을거리가 중요해질 것이라 예상했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활을 꿈꾸고 있다. 주변에서도 시골에 내려가면 무조건 농사짓는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농부로 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많다. 저자는 모내기를 할 때조차 알로하셔츠 차림을 고집하는 것처럼 시골살이를 해도 스타일은 내려놓지 않았다. 시골에 살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는 방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정착하며 살아간다. 하루 한 시간을 임대한 60평 규모의 논에서 벼농사를 하고 나머지는 본업인 글쓰기에 전념하는데도 원고 청탁이 끊이질 않는다.


아무런 연고 없는 곳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생활이 가능할까? 농사일은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마을 어르신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저자는 아사히신문 32년 차 기자로 어느 날 스스로 얼터너티브 농부가 되기로 자청한다. '더는 회사와 사회에 휘둘리는 삶을 살기 싫고 내가 원하는 글만 쓰면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지방 발령 신청을 낸다. 최소한 밥만 굶지 않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나가사키 현 이사히야 시로 내려가 갑자기 시골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대개 초보 농부가 겪는 것처럼 좌충우돌하면서도 열심히 스승에게 일을 배워나간다. 벼농사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프로젝트가 뜬금없이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잘 적응하며 지낸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꾼다. 이를 실천하기에 땅과 산이 있는 시골만큼 좋은 장소도 없다. 유기농으로 재배하여 신선한 식재료가 넘쳐나고 부지런히 몸을 놀리면 먹을거리는 항상 많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일본판을 보면 사계절마다 농촌에서의 생활과 음식을 보며 힐링을 받는 것처럼 자연이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면 마음은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행복은 남과의 경쟁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이제 즐거워서 견딜 수 없고 본업인 글쓰기에도 탄력이 붙었다니 생활 공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활기 넘치는 생활이 가능하다.


저자의 1인 생활자의 1년 치 식량을 얻기 위한 1일 1시간 밥벌이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이다. 이대로 초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 과소화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농촌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도농교류가 활성화되고 젊은 층이 시골에 내려가 잘 정착해서 뿌리내릴 수 있는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매우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번역서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술술 잘도 읽혔다. 반농반X로 농사일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병행하며 자급자족을 하는 생활을 꿈꾸며 시골로 귀촌해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기 위한 삶이라면 오히려 얻을 것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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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앞을 내다보는 선택을 하는 법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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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설령 올바른 판단이라 믿었던 결정도 변수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쓴 스티브 존슨의 신작으로 넥스트 빅 아이디어 클럽에서 올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되었고, 800 CEO 리드 선정 2019년 최고의 책으로 뽑혔다. 다니엘 핑크, 애덤 그랜드, 세스 고딘 등 자기계발의 대가들이 강력 추천한 아이디어 북인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직관의 한계를 넘어 더 멀리 내다보라!"는 결정 원칙에 따라 앞을 내다보는 선택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누구나 올바른 선택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현명하게 결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의사 결정에 필요한 배경 이론과 방법들이 다양하게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끈다는 데 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직관이라는 본능에 의존하기보다는 합리적인 심사숙고로 그 결정으로 인해 가져올 결과까지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의사결정 원칙은 무엇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의사결정의 원칙과 방법을 3단계로 알아보고 있다. 1단계는 마음의 지도를 작성하여 우리가 찾아낼 수 있는 모든 변수와 가능성을 알아본다. 2단계는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생각해 각각의 방향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해본다. 3단계는 궁극적인 목표를 기준으로 다양한 결과를 비교·검토하면서 방향을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


의사결정의 원칙과 방법으로 제시한 3단계는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결정 앞에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다른 가능성을 열어서 생각해본다.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비교·검토를 하며 실패율을 줄이려고 한다. 무엇이든 가까이에서 보는 것과 멀리서 보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 이것을 확증편향이라고 하는데 콩깍지에 씌어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거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면 그릇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일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 앞에 놓인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지 대부분 직관 혹은 촉에 따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다양한 도구들이 있어서 우리가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되도록 옳은 판단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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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사심은 없다 - 이나모리 가즈오
기타 야스토시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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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나모리 가즈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바가 없었다. <마음에 사심은 없다>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생을 기록한 단 하나의 평전으로 한·중·일·대만에서 동시 출간된 책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1959년 4월 1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과 은행에서 돈을 빌려 300만 엔으로 창업한 회사 이름이 "교토 세라믹"이다. 올해로 교세라를 창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전자기기, 정보기기, 태양전지, 세라믹, 관련 기기 제조 회사로써 20여 년간 평균 약 49% 매출 증가를 올리는 동안 한 번도 적자를 보지 않았다니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기업을 이끌었던 이나모리 가즈오를 응석받이 골목대장, 교세라 창립의 비화, 교세라 경영의 모든 것, 제2전전으로의 도전, JAL 재생의 기록, 늘 이타적인 마음으로까지 451페이지에 걸쳐 매우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1장_꿈을 향해 나아가다'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가족사와 성장기 때 골목대장 응석받이로 자란 그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장_파인 세라믹스와 만나다'는 이제 사회로 나와서 교세라를 창업하기까지의 비화가 실려 있다. '3장_세계의 교세라를 꿈꾸다'는 막 성장해나가는 교세라만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4장_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다'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성장 동력을 키워나가는 교세라의 확장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5장_회생의 기적을 일으키다'는 JAL을 인수하여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기록이다. '6장_늘 이타적인 마음으로"에서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관된 경영 철학과 인생관을 들을 수 있다.


평전 자체는 한 인물이 살아온 역사를 자세히 기록하려 들기 때문에 자칫 글이 장황해질 수 있다. 물론 자세하게 기록했다는 건 <마음에 사심은 없다>만 읽으면 이나모리 가즈오와 교세라 기업의 굵직한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를 경영하는 자라면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 경영에 대해서 질문하더라도 바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책날개 뒤표지에 실린 경영의 원점 12계명과 인생의 정신 6개조를 읽으면 평소 그가 어떤 경영 철학을 갖고 회사를 운영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소 호흡이 길어서 각 장별로 나눠서 읽어도 좋다. 응석받이에서 경영의 신이 된 이나모리 가즈오의 생애가 궁금한 분이라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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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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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병실 안. 프롤로그에 정체를 드러내던 조몽구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앞으로 몸속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중화시키는 해독 과정과 더불어 장기들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머리카락은 새하얗게 새어있고 얼굴을 비롯한 살갗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것처럼 온통 갈라져 있다. <독의 꽃>의 주인공인 조몽구가 태어날 때부터 학창시절, 대학생활, 군 생활, 복학 후 졸업 이후의 삶을 다루면서 독으로 시작해 독으로 끝나는 연결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독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작가는 집요하게 파고든 한 남자의 기묘하면서 기구한 인생을 다뤘다. 두려움과 매혹, 도취와 환멸, 해독과 정화로 이어지는 각 장마다 조몽구의 시기에 따라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자랐는지를 보여준다.


옻에 민감했던 어머니는 독에 취약했던 데 비해 옻닭을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아버지는 체질적으로 독과 친화력이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며 병약했던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조몽구는 어릴 적부터 병치레 많을 만큼 아픈 데다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면서 자랐다. 아버지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독을 품고 태어났지만 배출하는 법은 알지 못했다. 갖은 방법으로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보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자신도 원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잠시 두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던 술은 결국 독이 되어 끌어 다니게 된다. 자신이 고백한 것처럼 술은 삶의 많은 것을 훼손시키는 다른 차원의 마비이고 마취였다. 결코 결혼 따위는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속으로 경멸하면서도 여자를 만나고 섹스에 중독되어간다.


"세상에 독이 넘쳐났고, 모든 것이 독에 오염되었고, 또한 모든 것이 독 그 자체였어."

"독이 곧 삶이고 삶이 곧 독이었어."


522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독을 지닌 한 남자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우리 또한 다른 차원의 독에 중독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세상에 독이 넘쳐난다는 말을 곱씹어 보면 삶을 위협하는 독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조몽구의 삶을 보며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독에 관한 주제가 이렇게 흥미로울 줄 몰랐다. 말 그대로 읽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될수록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고 독을 해독하고 두통으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조몽구의 결말이 씁쓸했다. 두꺼운 책을 이렇게 흡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버무려놓는 건 작가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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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구원 강석기의 과학카페 8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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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카페 시리즈 8번째 책인 <과학의 구원>은 저자가 2018년과 2019년 초에 발표한 에세이 120여 편을 수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1파트 '지구의 위기와 희망'과 5파트 '생태·환경'은 2018년 한 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이 유독 두드러져서 지구의 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과학의 구원>이라고 제목을 정하는데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저자는 과학을 지구가 당면한 위기를 진단할 뿐만 아니라 극복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들은 과학 연구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결국에는 극복하거나 예측 가능한 자료들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인간이 모르는 불가역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보통 일반인들은 전문 영역에 속하는 과학을 매우 어려워합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 이해 가능한 영역에서 한참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1파트 '지구의 위기와 희망', 2파트 '핫이슈'는 읽어보면 대중적인 시선으로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쓰였습니다. 일상에 속하는 부분을 과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설득력을 지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그래프와 데이터들은 신뢰를 갖게 만듭니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이 불과 열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메리 셸리가 집필하여 2년 후 익명으로 출판했다니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심오한 인문학적 통찰이 담긴 괴기 소설로 SF의 효시라 불리고 있습니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하여 죽은 자의 뼈로 신장 8피트(244cm)의 인형을 물리학자인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추악한 몰골의 자신을 만든 것에 증오심을 품은 괴물은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동생, 신부 등을 죽이는데 생명과학 분야에서 종종 논란이 되는 생명 윤리를 다루고 있으니 놀랍기만 합니다. 줄기세포와 복제 양 '돌리', 허젠쿠이의 유전자 편집 기술 등 사회적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연구를 진행하는 책임감 없는 과학자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이 한 권의 책만으로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어려운 과학 용어가 등장하면 이해 가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다만 과학을 대중 교양서로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시도한 것에서 현대 과학의 발전 속도가 어느 지점까지 와 있는지 연구 성과를 한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건강·의학, 신경과학·심리학, 생태·환경, 천문학·물리학, 화학, 생명과학까지 과학 분야를 총망라하여 최근 화제가 된 과학 이슈를 에세이 형식으로 읽기 쉽게 쓰였습니다. 부록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에서 과학 발전의 진보를 위해 헌신해 온 과학자들의 삶을 헌정하듯 실렸습니다. 이들은 작년에 타계한 분들로 총 23명입니다. 이들 덕분에 과학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앞당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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