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깃털 도둑>은 영국 자연사 박물관 표본실에 잠입하여 희귀종 박제새 299점을 훔쳐 유유히 빠져나간 에드윈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다시 시대를 거슬러 1823년, 영국 웨일스 중부 지역의 란바독 마을에서 아홉 남매 중 여덟째로 태어난 엘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아마존과 말레이 제도를 탐험하며 수십만 종의 표본을 얻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금세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엘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생물지리학의 아버지를 불리는 이유는 표본마다 수집 날짜와 장소 등의 정보가 담긴 이름표를 달아 정보를 꼼꼼하게 기록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깃털 패션이 유행하여 수많은 야생동물 학살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이를 반대하기 위한 캠페인이 일어났고, 아직까지도 종 보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지 M. 켈슨은 플라잉 타잉 기법을 개발해냈는데 이는 취미 활동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또한 초반에 표본 절도를 한 에드윈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에드윈 리스트 사건은 플라잉 타잉의 세계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니 아이러니합니다.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추적해나가는 기법을 써서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과정과 함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표본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발현되면 얼마나 큰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19세기 박물학자들이 온갖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수집한 표본들은 희귀하기 때문에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깃털 도둑, 깃털 수집, 플라잉 타이 등 깃털을 이용하여 많은 지식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단지 박물관에 박제된 표본이 아니라 인류가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료들입니다.


무엇보다 에드윈 리스트는 돈과 명성을 위해 자연사 박물관 표본실에서 훔친 표본을 이베이에 올려 판매하였고, 엘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공들여 작성한 태그를 모두 제거함으로써 해당 새들에 대한 연구에 활동할 수 없도록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인류 유산을 훔치는 범죄자들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사 도난 사건의 경각심을 울리고 더 이상 개인의 탐욕으로 유물들이 더 이상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깃털 도둑>은 그들이 양심을 버리고 선택한 욕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표본을 수집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분들이 어떤 노력을 다해 쌓은 업적인지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자연을 보존하고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소유하고 돈벌이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사람들 간의 싸움을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쓰시타 고노스케 - 오사카의 장사꾼에서 경영의 신으로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나소닉의 창업주이자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1989년 4월에 사망하였지만 지금까지도 그의 경영철학을 본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토론 모임을 갖는가 하면 생가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한 그가 집필한 경영 서적은 도쿄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고 후배 경영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사회에서 한 기업인이 존경받는 위치에 있기란 우리나라를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 면보다는 오히려 사건·사고를 다룬 사회 면에서 쉽게 소식을 들을 정도다. 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로 대표되는 재벌 이미지는 이제 지워내기 어렵게 되었다. 기업 소유주 또는 기업의 분식회계, 횡령, 배임 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재벌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의 이익이란 회사가 사회에 공헌하고서 사회로부터 받는 사례금"이라며 사회 번영을 위해 좋은 제품과 깔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보상으로 받는 대가가 기업 이윤이라는 논리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 이익을 올리는 일에 집중하는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철학이다. 마쓰시타 외동딸이 낳은 손자 마사유키가 전하는 교훈도 귀담아 둘만 하다. "제가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교훈은 3가지입니다. 첫째, 경영의 비결은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는 것. 둘째,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라는 것. 셋째, 마음을 비우고 순수한 마음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재벌 2세, 3세가 마쓰시타의 경영을 본받아 실천에 옮겼어도 이렇게까지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마음을 비우지 않기 때문에 갑질로 인한 횡포가 만연해있는 것이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수평 문화도 마쓰시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엘리트 사원에 연연하기보다는 인재를 키울 때 믿고 격려해주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가 그의 입버릇 중 하나인데 직위와 상관없이 신입 사원이나 노조 간부에게 의견을 묻고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니 조직의 단결력이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지시사항을 하달하기 보다 사원 전원이 경영 참여를 하는 길을 열어두었고 사소하거나 궂은일도 허투루 여기는 법이 없다. 항상 스스로 솔선수범하며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가 집필한 많은 책들처럼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일생을 다룬 평전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 경영을 위해 어떤 교훈을 얻고 배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 이익을 올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직원의 마음을 얻고 경영 철학을 지켜내기란 누구나 할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민파파와 바다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7
토베 얀손 지음, 허서윤.최정근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민은 핀란드의 작가 토베 얀손이 만든 캐릭터로 흡사 하마를 닮은 모양에 하얗고 포동 포동 하며 주둥이가 크다. 무더운 8월이 끝날 즈음 무민파파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민 골짜기에 큰 산불이 나기 쉬운 시기라 무척 조심해야 했다. 무민파파는 불 때문에 밤을 지새우기도 하는 등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다 슬슬 무민 골짜기에서의 생활에 지루함과 짜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외딴섬의 등대로 이사를 떠나 새 출발을 하기로 하는데 바다 한가운데 있어서 육지에서만 생활하던 무민 가족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런 정보나 대책도 없이 정착하게 된 섬에는 유일하게 어부 한 명만 있었고, 등대지기는 사라져버린 뒤였다. 설상가상으로 등댓불은 켜지지 않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무민 가족을 적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무민, 무민파파, 무민마마, 미이 등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소설책 시리즈와 그림책 시리즈,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 제작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무민은 매우 엉뚱하게 행동하며 순진무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모험과 가족애를 담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이다. <무민파파와 바다>에서 무민 가족들은 무민파파가 하는 대로 따라다니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생활을 해나간다. 섬보다 나름 풍족했었던 무민 골짜기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무민마마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섬에서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무민은 섬 어딘가에서 혼자 좀 살아보고 싶다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미이는 혼자서도 무언가를 자꾸 일을 벌인다. 등대에 승강기를 만들려고 하는 등 나름 씩씩하게 현실에 적응하려고 애쓴다.


등대만 있는 섬에서 살려고 생각한다는 건 매우 무모한 일이었다. 무민 골짜기에 대한 향수병이 생겨서 이상 증세를 보이는 듯싶다. 생존수단이라고 해봐야 고작 낚시를 하는 것밖에 없는 작은 등대 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일을 만들어간다. 주변 환경 때문에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생활해나가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 만일 무민 가족들처럼 무인도와 다를 바 없는 섬으로 들어가 산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낚시를 하거나 등대에서 생활하는 것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졌고 저마다의 꿈을 쫓아간다. 새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큰 모험이 뒤따른다. 그래도 무민 가족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잘 이겨내고 희망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 - 진심, 긍정, 노력이 내 삶을 배신한다
김영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생존하기 위한 중요한 동기로 첫 번째,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너무나도 귀찮아하고 싫어한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두 가지 동기가 반드시 우리의 삶을 유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얼마나 병들게 만들고 있는지 열두 개의 주제를 통해 알아보며 기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도록 해줍니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가정, 직장, 학교 등 생활공간에서 우리를 어떻게 배신해왔는지 깨닫고 나니 세상에 호구 잡히며 살아온 것만 같습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배려하며 공중도덕을 잘 지키기 위해 살아왔는데 말이죠. 누군가 부탁을 해오면 잘 거절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얼렁뚱땅 넘어간 일도 많았습니다.


사랑, 결혼, 믿음, 예의, 노력, 좋은 관계, 긍정, 칭찬, 보상, 자유의지, 진심, 공유된 문화 등 열두 개의 주제를 알아보고 있는데요.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믿었던 상식을 뒤집어엎는 12가지 배신의 심리학을 다룬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는 작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상 일에 당연한 건 없음에도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던 것입니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없다며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보다 때로는 빠른 포기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풍성해주는 것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노력한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실패를 하더라도 패배감에 사로잡힐 이유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고 즐겁게 일했다면 된 것 아닐까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처세술에 나오는 대처법을 맹신해왔는지 모릅니다.


<개인주의자 선언>이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이유처럼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걸 그랬습니다>는 행복한 개인주의자로 사는 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행복하고 즐겁지 않으면 무슨 낙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이유는 분명합니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무시하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줏대 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유독 성공과 실패, 타인의 시선과 평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를 보면 비참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자유 결정권을 갖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만 쓰고 살기에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상식들이 현실에서 얼마나 어긋난 것이었는지를 사례와 함께 살펴보면서 진정 자신을 위한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우리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서로 경쟁하듯 자랑질 해온 것은 아닐까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올라오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 다들 행복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의 가치를 저울질하듯 비교 우위 하며 따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모두 불행하고 외로운 존재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를 보면 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경쟁에서 낙오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초고속 성장을 이뤄 경제적인 풍요를 이뤘지만 역설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드문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불친절, 불신, 폭언, 화, 무한 경쟁, 스트레스 등 우리의 삶을 올가 매는 부정적인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소비 지출을 늘리지만 일시적인 쾌락을 가져다줄 뿐입니다.


'리케'는 덴마크어로 '행복'이라는 말인데 한동안 휘게 열풍을 일으켰던 <휘게 라이프>의 저자 마이크 비킹이 '리케'라는 책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을 알아보았습니다. 저자가 알아낸 행복의 열쇠는 공동체, 돈, 건강, 자유, 신뢰, 친절입니다. 이를 꼭지별로 자세히 쓰고 있는데 글마다 굉장한 설득력으로 공감을 자아내었습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생활을 같이 해나갈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 우리는 안정감을 느낍니다. 많은 돈을 가져서 행복하기보다는 어떻게 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행복감은 다릅니다. 추억에 투자하라는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이 중에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잘 먹고 몸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며, 서로를 신뢰하고 친절을 베푸는 사회에 산다면 이보다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Happiness Tip을 수록하였고 Case Study에서는 실천 사례를 소개해줘서 누구나 쉽게 행복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타인을 향한 이타적인 자세를 보인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제3자도 행복해지는데 서로를 배려하면서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을 주제로 쓴 책이지만 배울 점도 많고 수치로 계산되지 않는 행복의 퍼즐 조각을 다시 짜 맞춰야 할 시기입니다. 이제 빠르게 달려간 삶의 속도를 늦추고 여러 방향을 알아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면서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내가 행복해지는 삶을 찾아야 합니다. <리케>에서 행복을 주고받는 비결을 알게 되었고, 당장 작은 일부터 시도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