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맛 - 고요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깨우는 음식 이야기
정보화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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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륵 감은 두 눈에서 어렴풋이 남은 기억 속에 맛있게 맛본 음식들을 떠올려봅니다. 특별한 날에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차려주신 음식부터 허름한 포장마차에 들러 허기진 배를 잡고 허겁지겁 먹은 떡볶이까지 사연도 다양합니다. 음식 이야기만 꺼내도 우리는 할 얘기들이 차고 넘칩니다. 계절에 따라서 먹는 음식도 다양하지만 여행지에서는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있어서 이 또한 각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음식 하나만을 소비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여행에 대한 기억들을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에 <계절의 맛 >을 통해 음식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직도 첫 부산 방문했을 때 개금밀면에서 먹은 밀면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풀어내며 다시 집에서 재현하는 과정을 담고 만드는 레시피를 싣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소소하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지만 공감이 되도록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며 기억을 더듬어보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음식들을 먹습니다. 그릇까지 싹싹 비울 만큼 맛있게 먹으며 행복감을 맛보는 음식이 있는 반면, 다시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한 음식도 있기 마련입니다. 저자가 책 제목을 <계절의 맛>이라 이름 지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사시사철마다 계절별로 음식을 먹을 때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은 아닐까요? 저마다의 각별한 사연들이 들려오는 듯 읽을수록 정겹기만 하네요.


음식은 정체성을 확인해주고,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 때 온몸 가득 퍼지는 행복감에 절로 웃음 짓게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특별한 날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계절마다 제철에 먹는 음식이 맛있고, 고단하고 힘들 때마다 기운을 북돋아주는 건 따뜻한 국물이지 않을까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다양한 사연들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다 부르튼 떡볶이가 생각납니다. 세상을 잘 모르고 순수했던 시절, 별미라며 하굣길에 자주 들르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은 그립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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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4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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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사의 여왕>을 끝으로 길고 긴 칼린다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칼린다는 전편에서 악마를 물리치고 타라칸드 제국에 평화를 선물하지만 사랑하는 데븐은 저승에 갇혀 밤에만 찾아올 수 있는 신세가 됩니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지 모를 저승으로 데븐을 구하기 위해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죠. 그 와중에 불의 신 엔릴과 동행하다 우둑, 에디무, 릴루, 아삭, 마둑, 이르칼라 등 악마 보이더들과 마주쳐 크나큰 전투를 치릅니다. 그 과정에서 칼라를 품고 있던 칼린다는 버너로서 혼불의 힘을 완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저승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어서 처절하고 비장미가 넘쳐흐릅니다.


부모를 잃은 고아 소녀에서 죽음의 토너먼트를 거치며 제국을 구하기 위해 반란군의 편에서 싸웠던 칼린다는 시리즈를 이어갈 때마다 계속 성장해나갑니다. 항상 곁에 있어준 데븐과의 사랑은 그 어떤 어려움이 막아선다 해도 이겨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자야는 이미 죽었지만 그 우정은 <전사의 여왕>에서도 이어져 간절함마저 줍니다.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왔지만 다소 헷갈리는 부분은 한 사람에 대해 이름과 지위(직책)를 섞여 부른다는 점입니다. 별도로 설명하는 부분도 없어서 이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도와 인물 관계도가 빠져서 항상 아쉬웠는데 맨 끝에 인물 사전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나마 도움이 되었습니다.


판타지 소설답게 어딘가에 존재할 타라칸드 제국과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보며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미국 아마존 로맨스 판타지 분야 1위를 차지하고 2천여 개가 넘는 독자 리뷰와 만점에 가까운 별점을 받은 이 소설은 에밀리 킹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가상의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한 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자 타렉이 죽고 아스윈 왕자는 무너진 제국을 재건하기 위해 라자의 지위에 오르기로 하는데 가미 공주와의 결혼도 쉽지 않습니다. 지휘관 로케쉬는 갑자기 경기장으로 들어와 반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기도 하죠. 후반으로 가면 아스윈은 지상에서 로케쉬와의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저승에서는 칼린다는 악마들과 맞서 싸우며 데븐을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마무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타라칸드 제국에 평화를 지키는 것으로 길고 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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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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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붕 집의 앤>이 출간된 지 어느덧 110여 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빨강머리 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여전합니다.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덕분에 예전 KBS에서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을 유튜브에서 찾아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봐도 여전히 재밌고 교훈적인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생후 3개월, 열병으로 부모님을 차례대로 잃고 고아가 된 앤은 잠시 와서 일을 거들어주던 아주머니 집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무척 많은 집이었는데 사고로 아저씨가 죽자 다시 세쌍둥이가 있는 집으로 가게 되죠. 그곳에서도 아저씨가 사고를 당해 갈 곳이 없어진 앤은 제 발로 고아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독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초록지붕 집의 매튜와 마릴라에게로 앤이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항상 명랑하고 밝았던 앤은 상상력의 힘을 빌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죠. 앤의 수다스러움도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빨강머리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성장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 실수도 잦지만 머리가 똑똑하고 배운 것은 빠르게 습득해냅니다.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이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17살이 되어 숙녀가 된 앤은 교사로서 에이번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다이애나와 함께 마을 개선 사업회를 이끌어가죠. 해리슨 씨처럼 새로운 이웃이 생기고 키스 집안의 쌍둥이인 데이비와 도라를 맡아 키우는데 말썽쟁이 데이비 덕분에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사건이 터집니다.


근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책을 읽으니까 성우의 목소리로 환원되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는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어서 훨씬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성우분 혼자서 천의 목소리로 등장인물을 연기해내더군요. 오디오북의 장점은 책을 펴서 읽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들을 수 있고, 성우가 들려주는 음성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각 화 별로 파일이 나누어져 있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듭니다. 이제 말괄량이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앤과 에이번리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다소 두꺼운 책이지만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고 전작의 등장인물과 새로운 인물들 사이에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생동감이 넘쳐 흐릅니다. 특히 그 말투 속에 성격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데 이 글이 쓰인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훈계로 아이들을 이끌어가려는 앤의 교육상은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다시 읽어도 좋은 명작 <빨강머리 앤>은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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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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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샘터>에서 연재했던 글을 모아 <내 생애 단 한 번>을 출간하였고, 다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으로 제목을 바꿔 100쇄 기념 에디션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글 중간에 유방암 투병 얘기가 나와서 잘 극복해가고 있다며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써서 혹시나 했는데 다시 책날개에서 이력을 훑어보다 2009년 5월 9일 57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오늘'이라는 가능성은 자신이 암을 알게 되고 병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자신에 대해서 굉장히 솔직하셨던 분 같았습니다.


'잘난 척하며 살던 장영희가 어느 날 갑자기 암에 걸려 죽을 수 있다. 하지만 병을 통해 조금 더 겸손해지고, 조금 더 사랑을 배우고, 조금 더 착해진 장영희가 바로 오늘 성공적으로 항암 치료를 끝내고 병을 훌훌 털고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면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늘 반반의 가능성으로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열심히 살아간다.' -p.62


그 어느 누구도 앞 일을 함부로 예단할 수 없습니다. 암 투병이라면 오늘 내일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헛되지 않게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부분에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에 대해 쓴 책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전 유쾌하게 생각하며 살아온 일들을 보며 별것 아닌 일들로 채워진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함께 한 시간만큼이나 애틋하고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모든 일들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암 투병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아끼던 제자와 상담을 해오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남깁니다. 그래서 저자의 글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다들 암 투병을 극복하는 줄 알았지만 자신의 생명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갑니다. 어릴 적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목발에 의지해 살아가야 했음에도 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이자 저자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 나갑니다. 평생을 후회 없이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음 속의 도깨비'에서처럼 명언마다 토를 달 듯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참 통쾌하게 느껴집니다. 현실 속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태어나 한 번뿐인 우리들의 생명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걸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오늘 하루하루를 기쁘게 맞이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다. ...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을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 - p.122~123


이 땅을 다녀갈 때 저자 말이 맞았다며 실천하며 산다면 그것으로 보람이지 않겠습니까? 모두 어차피 자연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이왕 살아가는 인생인데 헛된 것을 쫓기보다는 마음의 중심을 보며 더 많이 베풀고 보람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 하나 허투루 흘려들을 말이 없습니다. 그 자체로 삶이 녹아들어 있고 이렇게 자신의 흔적을 분명히 남기고 갔으니까요. 이 책을 읽고 작은 희망을 품게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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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풀 Joyful - 바깥 세계로부터 충만해지는 내면의 즐거움
잉그리드 페텔 리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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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살면서 즐거운 감정을 느낄 때는 과연 언제일까요?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하면 몸 안에서 행복한 기운이 충만해져서 활력이 넘쳐납니다. <조이풀>은 즐거움에 관한 탁월한 책으로 '보이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비결을 사례를 들어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지 목차를 쭉 훑어보면 수긍이 가는 내용이더군요.


에너지 - 색과 빛은 언제나 우리 마음을 흔든다

풍요 - 좋은 건 너무 많아도 좋다

자유 - 자연 속에서는 누구나 온전히 즐겁다

조화 - 마음에는 늘 어느 정도의 질서가 필요하다

놀이 - 우리 안엔 늘 놀고 싶은 아이가 있다

놀라움 - 즐거움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초월 - 일상의 흐름과 소용돌이 위로 가볍게 들어올려지다

마법 - 경이로운 일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찾으려는 마음이 있는 한

축하 - 즐거움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

재생 - 꽃 핌, 영원히 굽이치는 파도 같은 것


첫 장부터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밝은 톤의 색상을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게 되거든요. 색상에 따라 분위기와 기운이 달라지기 때문에 채도가 높은 색을 위주로 채색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밝고 선명한 색은 현 상태에서 안주하려는 태도를 벗어나게 해준다고 합니다.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 있는 건물마다 퍼블릭 컬러를 칠하기 시작하자 5년간 사업체 수는 세 배로 늘고, 세수는 여섯 배 증가했으며, 5천 개의 불법 건물을 철거하고 4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공공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단지 건물에 밝은 톤의 색을 칠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도시 전체에 활기가 생기고 치안이 좋아졌으며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기 시작했다니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숲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어서 자유에 대한 부분은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숲에서 분비되는 피톤치드라는 물질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자연에 머물면서 시선으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누구로부터 통제받지 않고 사는 삶은 그 자체로 행복이니까요. 이렇게 이 책은 10가지 주제를 다루며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즐거워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매우 실천적인 사례들이었고 설득력 있게 쉽게 쓰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즐거워야 할 맛 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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