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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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의 일상은 시계처럼 매우 규칙적이라 누군가 유심히 그녀를 지켜봤다면 알 수 있을 정도다. 끊임없이 왕복하는 기차는 같은 노선 사이로 매일 보는 똑같은 벽과 그 벽에 그려진 똑같은 낙서,  빠르게 지나가는 똑같은 건물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루하게 흘러간다. 잔느 또한 언제나 같은 열차, 같은 자리에 앉는데 미국 추리 소설을 꺼내 읽던 어느 날 그녀 옆 자리에 흰 봉투가 놓은 것을 발견하다. 한참 망설이다 봉투를 열고 읽기 시작한다. 그 편지에는 놀랍게도 엘리키우스라는 사람이 자신을 어디선가 계속 지켜봤다는 듯 기차에 오르면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는 습관까지 적혀 있었던 것이다. 편지에는 '당신은 내 얼굴을 알고 있고 심지어 내 목소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나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잔느를 흠모하는 듯한 내용의 편지였던 것이다. 나라면 섬뜩했을만한 내용이다. 스토킹을 당한 것인지 그가 설치한 카메라에 의해 감시 당하고 있는 것인지 몹시 불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잔느는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5월 12일 화요일에 발견한 편지는 두 장 분량으로 내용이 길어졌다. 엘리키우스는 재회할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다면서 샤를로트 이발디라는 여성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털어놓은 대상으로 잔느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여자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명을 앗아간 여성들은 살 자격이 없다면서 잔느는 다른 사람이라는 말로 소소한 습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한다. 기상 시간이 오전 6시라는 것과 어머니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는 것까지. 잔느의 소재지를 알고 지속적으로 관찰하지 않으면 모를 내용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없이 자신에 대해 잘 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리고 편지를 보낸 사람이 살인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라면? 

잔느는 그 이후 묘한 감정을 느낀다.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잔느는 엘리키우스의 편지 속에 적힌 사랑의 고백과 관심을 받으며 급기야 고마운 감정을 갖게 된다.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앉았는데 살인자인 엘리키우스만이 그녀를 알아봐 준 것이다. 늘 불안한 듯 핸드백을 꼭 쥐는 습관을 지닌 잔느와 엘리키우스는 과연 사랑을 맺게 되었을까? 21장에 이르러서 충격적인 전개로 결말을 맺게 되는데.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을 때 찾아온 사랑의 편지. 같은 열차, 같은 좌석에 놓은 그 편지는 잔느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기차에 오를 때면 엘리키우스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잔느는 점점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에 황홀한 감정마저 느낀다. 과연 그 결말은 행복하게 끝날 수 있을 것인가? 그 위험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소설를 읽는 내내 잔느로 몰입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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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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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소식들이다. 단지 흑인, 유색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실체적 증거없이 범죄자 취급을 경찰들로부터 당하기 일쑤다.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책의 소재로 자주 다뤄지는 이유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긴 증오'는 이미 21세기 폭스사에서 영화화가 확정되었고 타임지 선정 꼭 읽어봐야 할 책은 물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와 William C Morris Award를 수상한 작품이다. 앤지 토머스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가슴 아픈 주제를 진정성 있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사회 문제의 중요한 메세지를 던져주며 미국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16살 소녀 스타 카터는 이복 자매 케냐와 함께 파티장에 참석한 날 어디선가 총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칼릴 해리스와 함께 재빨리 그곳을 빠져 나오던 중 경찰 한 명이 그들을 막아선다. 부모님으로부터 경찰 1-15 명령을 잘 따라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스타, 하지만 그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칼릴은 총 세 발을 맞고 쓰려지고 만다. 왜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그가 무슨 이유로 죽어야만 했나.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기까지 읽고나면 해외 뉴스에서 보던 비슷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경찰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폭행 당하고 숨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백인 경찰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 인종차별과 이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은 증오를 남긴다. 뿌리깊이 남아있는 인종차별의 역사는 백인 우월주의를 갖게 했고 아직까지도 이런 생각들이 사라지지 않은 채 선진국이자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문제다. 사회적 약자가 오히려 경찰들에 의해 무자비한 차별을 받는다. 이 책은 그 문제를 뼈저린 말로 터뜨린다. 사회가 이들은 인종차별 주의자 혹은 백인 우월주의자로 만든 것은 아닐까? 살아숨쉬는 문체로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감정이입을 시키는 빠른 이야기 전개는 우리들로 하여금 현대 사회의 문제와 혐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회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약자에 머물러 있지만 스타는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부당한 처벌을 받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일 것이다. 그 목소리를 듣고 사회에 지각있는 사람들은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설 것이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 소설은 두꺼운 분량의 책임에도 뛰어난 몰입도와 함께 감정 묘사를 치밀하게 그려서 등장인물이 생동감 넘쳤다. 차별과 혐오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민 난민을 향해 일부 사람들이 원색적인 혐오의 언어를 쏟아낸 것처럼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회적 화합을 위해 문제제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영화로 나온다면 꼭 보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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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내뱉는 252 상황영어
남궁의용 지음, 조정현 / PUB.365(삼육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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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내뱉는 252 상황영어'는 거의 단답식으로 짧게 툭툭 내던지면서 대화를 나누는 252가지 상황별 회화 영어책이다. 영어를 배울 때 원어민 수준에 접근하려고 공부하다보면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하지만 쉬운 영단어 둘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대화를 나누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우리도 서로 대화를 주고 받을 때 몇 단어만으로도 대화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굳이 어려운 단어를 외워가며 공부할 필요가 없다. 실생활에 필요한 영어는 짧지만 임팩트 있는 말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제 귀와 입에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가 되면 점점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해지려고 할 필요도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서 원어민 음성을 녹음한 mp3 파일을 다운받아 공부할 수 있고 단어의 난이도에 따라 10단계 중독성 어휘 학습 프로그램(SPEED VOCA)을 제공해준다. 

유료이긴 하지만 메가잉글리시 대표 강사인 조정현의 동영상 강의를 공부하며 영어가 갖고 있는 뉘앙스까지 확실하게 정복할 수 있다. 책 구성은 동일하다. 우선 사진과 함께 대화문이 실리고 그 옆에 TIP으로 어떤 의미로 쓰이는 지를 학습하는 방식이다. 총 3개의 상황이 준비되어 있어서 배우기엔 쉽고 간단하다. 영어에 대한 감도 눈으로보면 보면 잘 들어오지 않지만 소리를 내어 말하는 습관을 들여 학습하면 눈과 귀, 입이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책에 나온 대화문을 직접 따라해보면 머릿속에 잘 들어올 것이다. 이 책이 지닌 목적으로 일상 생활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머릿속이 하얘져 아무말도 못하고 버벅댄 채 얼버무릴 것이 아니라 배운만큼 간단한 단어로 공부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확실히 쉽게 시작하니 전보다 훨씬 영어가 재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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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 재무제표와 돈의 흐름이 보이는
김수헌.이재홍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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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근거리고 아픈 경험이 있는가?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회계는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로 여겨왔다. 일단 돈을 계산해야 하고 돈의 흐름을 수치로 산출하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쉽게 회계를 전공한 경리를 구해서 맡겨놓으면 되겠거니 생각했다면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했다!>라는 책부터 읽고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초보자를 위해 작심하고 쓴 진짜 쉬운 회계책을 표방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실 회계가 어려운 건 낯선 전문 용어와 재무제표로 이해하기 까다로웠기 떄문이다. 자신이 기업을 운영할 때 전반적으로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경영할 때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했다!>는 Lesson 형식으로 초보자들이 각각의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어떤 예시를 들어서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식이라 회계를 어려워했던 분이라면 개념 파악하기 좋도록 구성하였다. '초보와 고수를 가르는 결정적 회계 지식'이라는 코너를 붙여 심층적인 지식을 쌓도록 하였다. Lesson 27까지 거치면서 자산과 부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무형자산과 유형자산, 선급금과 선수금, 회계 원리, 충당부채, 지분법, 영엽권, 현금흐름표, 재무비율 분석까지로 방대한 회계 범위 한정해서 공부 형식으로 회계를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회계를 알고 있고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전문 분야에 국한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만 보더라도 기업의 자산 상태와 가치를 분석할 때 회계 지식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가뜩이나 복잡한 회계를 초보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지 못한 책을 읽으면서 내 적성과 맞지 않다며 포기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했다!>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회계에 문외한이었던 초보자에게 필요한 책은 개념을 알기 쉬운 문장들로 풀어낸 책이다. 그렇게 개념들이 머릿속에 쌓이고 정리가 되면 회계는 알고 일하게 되는 실보다 훨씬 큰 득을 보게 될 것이다. 알고보면 회계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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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 인류 최초가 된 사람 : 닐 암스트롱의 위대한 여정
제임스 R. 핸슨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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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공위성이 우주 밖으로 쏘아올려진 때는 1957년 10월 소련의 '스푸트닉'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다. 다시 1961년 4월에 유리 가가린이 보스톡 1호를 타고 1시간 30분 동안 지구 상공을 일주해낸 최초의 우주인이 된다. 그리고 8년이 흐른 뒤 1969년 7월 16일, 전 세계인이 텔레비전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아폴로 11호는 달을 향해 쏘아올려졌다. 4일 후인 20일 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내딛었다. 역사적 주인공은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 선장 닐 암스트롱이다. 그들이 의도적으로 남긴 작은 물건이 있는데 그것은 전 세계 73개국 지도자들로부터 받은 '친선 메시지를 조그맣게 새겨넣은 50센트 크기의 실리콘 디스크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49년 전의 일이다. 


중간 중간 삽입된 그 당시를 찍은 흑백 사진은 생생함을 더해주고 있다. 무려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이 책은 인류가 달 표면에 발을 내딛게 된 여정까지 모든 과정을 담았다. 책 분량만큼 워낙 많은 에피소드들이 섬세하게 씌여져 있어서 텔레비전 영상에 담을 수 없었던 뒷 배경이나 몰랐던 사실들까지 알게 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디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위대한 점은 인류가 지구 밖 세계인 우주로 날아가 지구 주위로 공전하는 달 표면 위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였다는 사실이다. 지금 다시봐도 그 놀라움과 감동은 여전히 남아있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다보니 현재도 온라인 상에서는 조작설이다 아니라도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는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반짝이는 별 가운데서도 환한 빛을 비춰주는 달을 보며 그 행성에 발을 내딛으려고 했다. 문명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지구 밖 우주의 존재가 궁금했을 것이다. 기껏해야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과학 기술력이 발달해서 위성을 쏘야올려 태양계 밖으로까지 탐사를 하는 시대다. 여전히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우주로 가는 여정은 우리들에게 호기심을 안겨준다. 이 책은 영화로도 개봉되어 관심을 끌고 있는데 닐 암스트롱의 일대기를 책으로 담은 유일한 전기인 '퍼스트맨'은 천문학이나 우주에 빠진 사람들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최초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닐 암스토롱과 우주로 가능 복잡한 준비 과정을 책으로 생생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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