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프로젝트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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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프랑스 소설답지 않게 스릴 넘치는 재밌는 책이다. 우선 책이 가진 흡입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지만 유머와 재치가 살아있어서 전혀 지루할 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총 3부작 중 2부인 <시로 프로젝트>는 전편인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의 스토리를 이어서 전개된다. 슈퍼 히어로같은 민머리 거인 에이탄 모르그는 역시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의문의 생화학 테러 사건이 발생한 체코의 한 마을에서 위기에 빠진 기자를 구해내면서 멋지게 나온다. 어떤 적이라도 모두 혼자 처치할 것 같은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그가 체코로 온 이유는 절친한 친구인 엘리를 구하기 위해서인데 멘토인 엘리가 납치되는 일이 발생하는데 제약 회사를 이름 아래 비밀조직을 운영하는 컨소시엄과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실제로 생화학 테러를 자행한 집단을 쫓기 위해 자신처럼 유전자 조작의 실험대상이었던 엘레나와 자신의 일이라면 즉각적으로 도와주는 사이퍼와 함께 본격적으로 사건에 뛰어든다. 그러던 중 체코의 생화학 테러가 발생한 지역에서 표의문자가 그려진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해석해보니 세계 2차 세계대전 중 대규모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잔인한 생체 실험을 한 일본 731 부대의 통솔자인 이시이 시로와 연관성이 있다는 걸 밝혀낸다. 이 사건과 컨소시엄 연구소에서 배양 세균주 간의 연관성이 있음을 직감한 에이탄 모르그는 일본으로 가서 단서를 쫒아 추적하던 중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러던 중 체코의 생화학 테러 사건을 일으킨 테러리스트의 존재가 누구인지 하나씩 밝혀내게 된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현재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연결지음으로써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다시 꼽씹을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해준다는 데 있다. 이번 편은 731부대의 생체 실험에 대한 부분이라서 더욱 흥미로웠다. 과연 우리가 잘 모르던 역사적인 진실이 무엇인지 소설을 통해 알 수 있었다는 사실도 꽤 좋았지만 6.25 전쟁때 우리나라를 구해준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는 맥아더 장군이 이시이 시로를 장본인이라는 아이러니가 씁쓸하게 다가온다. 모종의 거래를 통해 이시이 시로는 전범자로 분류되지 않고 풀러난 것이다. 바로 731 부대가 생체 실험을 통해 얻은 방대한 연구 자료를 미국이 입수하면서 그런 어처구니 없이 판결을 내린 것이다. 과연 생화학 무기를 만들기 위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잔인무도한 실험을 펼친 731 부대에 역겨움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실험을 진행시킨 이시이 시로가 전쟁 후 처형받지 않고 미국의 도움을 받아 엄청난 부를 누리며 수명을 다하며 살아갔다는 건 강대국의 논리가 가져온 역사적인 비극이다. 이번 편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마치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딱 몰입하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 내 눈 앞에서 빠르게 전개되는 에이탄 모르그의 액션이 즐거운 책이다. 벌써부터 다음 편에선 어떤 사건과 이야기로 전개될 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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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 경쟁의 판을 바꾼 16가지 중대한 결정들
이동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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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기업들은 위기에 봉착하여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올바른 결정을 이끌어내면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린 경영 사례에 관한 책이다. 업계 선두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업의 이윤창출을 끌어올렸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경제불황이라고 해도 잘 나가는 기업들은 그 기업만의 확고한 철학과 브랜드의 가치를 활용할 줄 아는 경영기법을 갖춘 곳이다. 기업의 경영사례를 살펴보는 책이라서 생각보다 술술 읽힐만큼 흥미로웠던 책이다. 비록 여기에 소개된 글로벌 기업에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작은 벤처기업이라고 해도 리더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할 시점에서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내린 채 잘될 것이라는 무모한 믿음으로 추진해나가면 훗날에 가서는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지도 못하다 끝내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견수렴이 건전한 방향으로 활발하게 오갔느냐다. 리더가 독단적으로 자신의 생각만을 의지한 채 결정을 내리다보면 냉철한 분석과 필요조건에 대한 대비를 못내릴 수 있다. 시간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다.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시기라는 것이 있다.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결정을 내리기 더욱 어려워진다.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편견없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책에 소개된 업체들은 항상 잘 나갔던 회사가 아니다. 처음에는 경쟁업체가 없어서 잘 나갔더라도 시대 흐름이 바뀌면서 입지가 좁아져 위기에 몰리다 결정적인 결정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켜 독보적인 기업으로 우뚝서게 된다. 레드불이 에너지드링크 회사라는 것을 사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국내에는 이미 잘 알려진 에너지 드링크가 자리잡고 있어서 레드불의 존재를 몰랐다가 이 책을 통해 이름을 익히고 편의점에 가보니 레드불 특유의 황소 그림이 그려져 있는 캔을 발견하고 확고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이들의 마케팅이나 CF를 보면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매출도 급성장하게 된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매출이 떨어지게 되지만 이들은 팬을 확보하기 위해 SNS 팬페이지를 적극 활용하고 2007년 '레드불 스트라토스'라 명명지은 프로젝트를 300여명의 전문가와 함께 준비한다. 9분여의 낙하를 위해 5년의 시간과 6천5백만불의 금액을 투자하면서까지 확고하게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유투브에서 전세계에 생중계하여 실시간 동시청자수 800만명을 기록한다. 이 계획은 대성공하여 페이스북에서도 21만 뷰를 기록하고 언론에도 대서특필되는 등 크게 주목받아 레드불의 팬으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하였다. 그후로 매출을 다시 성장하고 각국으로 수출할 때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문화를 유지하여 꾸준히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마블은 다른 책에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이들의 캐릭터 사업은 판로개척에 성공하면서 급반등하게 되었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소니앤픽쳐스를 판권을 넘겨준 뒤 대박을 친 스파이더맨이라는 영화였다. 이후에는 마블 캐릭터들을 영화화시켰고 대부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마블의 가치는 크게 치솟는다. 나중에 디즈니랜드에 거액으로 넘어갔지만 마블은 여전히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이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업이 되었다. 이 책의 나온 사례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각 챕터마다 중간에 실린 경영노트로 배워둘 점도 체크해두고 있다. 이 책은 각 기업의 리더들이 읽고 기업 내 시스템에 맞게 차차 적용시켰으면 좋겠다. 리더의 열린 자세로 의견수렴을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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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의 기술 - 내 안에 숨겨진 스위치를 찾는 방법
앤디 코프 & 앤디 휘태커 지음, 이민주 옮김 / 맛있는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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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발광의 기술의 표지는 긍정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빛나고 있다. Brilliant!라고 적인 티셔츠를 입고 서로 어꺠동무를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그러면 내 스스로 빛을 내기 위한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내 안에 숨겨진 스위치를 발견하면 나도 이들처럼 긍정주의자로 변모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읽었다. 행복한다는 것은 약점이 아닌 강점에 중점을 둘 때 내 자신이 주체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서양의 가치관은 약점보다는 강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동양의 가치관은 강점 보다는 약점을 보완하고 보충하는 개념이 강하다고 한다. 무언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무딘 사람이 되버린 것은 내가 가진 강점 보다는 약점이 내게 크리티컬해서 너무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내가 가진 크기를 작게만 바라보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행복을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내 것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도 내 것이다. 15분 명상, 복식호흡, 4분의 법칙 등 차분히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감정을 다스리라고 한다. 오늘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해보자. 지나보면 별 것 아닌 일인데도 자꾸 마음이 쓰이다보니 뭔가 억울하고 내 자존감이 깍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필요한 책이 바로 <자체발광의 기술>이라는 책이다. 내 자신을 사랑하도록 도와주고 오늘도 기분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들로 가득차 있는 책이다. 역시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인가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구호로 절대긍정을 외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해석을 내릴 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들로 가득차 있어야 한다. 사람의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말이 있는데 마음 깊숙히 행복한 기운이 얼굴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원하던 사랑을 쟁취했을 때라든가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될 때 사람은 세상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스스로 빛을 낼 수 있게 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번역서임에도 전혀 읽는데 어색함이 없었다. 외국 저자가 쓴 책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만큼 술술 읽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안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이와 국적에 얽매이지 않고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도 참 멋진 일인 것 같다.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도전을 가로막을 때 과감히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실천에 옮긴 사람들은 무언가 목표를 이뤄냈다. 그리고 그 도전역사는 세간의 기억 속에 남아있게 된다. 오늘도 <자체발광의 기술>을 읽으면서 내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충해나간다. 힘들고 퍽퍽한 이 시대에 밝은 표정으로 한 번 웃어보자. 웃으면 행복이 굴러온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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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기에 인생이라 부른다 - 치열하게 세상을 이겨내는 43가지 생각
한창욱 지음 / 다연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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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는 다 흔하고 흔한 이야기라고 흔히들 말한다. 어디서든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말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다며 일각에서는 기피하기도 한다. 그 사람의 경험이 곧 내 것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리적 박탈감과 현실적 괴리감으로 인해 성공해서 이제 좀 여유를 얻는 사람들의 말이 곧이 곧대로 들어오지 않는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한다. <완벽하지 않기에 인생이라 부른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면서 우리는 치열하게 자신의 스펙과 능력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든 아끼지 않으며 좀 더 열정적이지 못하고 부족한 자신을 탓한다.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떠한가? 지하철이든 도서관이든 뭔가를 계속 붙들어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할 것만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해오다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만만치 않은 인생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질주한다. 바로 이럴 때 필요한 책이다. 괜찮다고 등 뒤에서 토닥여주면서 다르게 볼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 책에서 인상적인 문구가 있는데 기본기에 관한 부분이다. 무대 중앙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는 기본기를 얼마나 탄탄하게 다졌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한다. 사업에 실패했다거나 시험을 망쳤다거나 시합에서 패배했다고 좌절하지 말라고 한다. 아직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명언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저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평론가들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압니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하며 모든 과정은 기본기를 갖춰나가기 위한 연습이라는 말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가? 어릴 때는 치기어린 질투심과 자존심때문에 시험에서 몇 개 틀렸다거나 경쟁에서 밀렸다고 쉽게 좌절하고 절망한다. 우리는 참 사람들에게서 상처받기 쉬운 존재다. 또한 사람에게서 위로가 필요한 존재다. 세상을 이겨내기 위한 저자의 43가지 생각은 간혹 내가 그릇된 생각을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괜찮다며 다른 쪽을 한 번 쳐다보게 해준다. 내 자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도 내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모든 결정은 내 자신이 스스로 내리는 것이며, 우선 내가 하는 일들에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수할 수도 있고 남들에 비해 부족할 수도 있다. 텔레비전에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자신에게서 부족한 점을 쉽게 발견해낸다. 만약 우리가 완벽한 존재라면 인생을 여행하는 시간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계속해서 발전하고 개선되어갈 여지가 남아있으니 그 부분을 메꿔가기 위한 노력들이 쌓여 보람된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치열한 세상 한복판에 서 있다.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면서 잠시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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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배심원
아시베 다쿠 지음, 김수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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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 소설은 가독성이 좋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마치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몰입도가 뛰어나다. 처음 이 스토리의 배경을 읽었을 때 소설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기가막힌 발상이고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었다. 완벽히 누명 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유전자 조작부터 치밀한 알리바이 조작 등 단지 경찰과 법정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무고한 청년이 위험한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어 누명 사건을 뒤집어쓰고 실제 법정에 설 수 있을까? 나라면 간 떨려서 침착하게 행동할 수 없을 것 같다.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죄자가 되어 감옥에서 몇 년을 썩어야 하는데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작가가 꿈이었던 다카미 료스케는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퇴직을 당한 후 근근히 퇴직금만으로 버텨온 청년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 수차례 도전하지만 퇴직금만 까먹고 아무런 결과를 이뤄내지 못해 어떻게든 등단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이다. 상황이 절박하고 곤궁하다보니 선배인 후나이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가짜 살인 사건의 범인이 되어서 이 사건이 날조되었다는 걸 밝힌 뒤 그 속에서 경찰의 비리와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쳐넣는 법정의 판결을 꼬집어내기 위해 계획된 '인공 누명 계획'은 작가 혹은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욕망의 힘을 억누르지 못한 다카미 료스케의 결정이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다카미의 아버지인 미쓰오키는 정신과 의사이자 임상 심리학자인데 억울하게 치료받은 여자의 거짓말로 인해 파렴치한 성폭행범으로 몰려 사실 확인도 안 된 자극적인 기사를 찍어내는 언론의 집중포화와 사회적인 냉대에 몰려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이 부분도 주인공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경찰과 언론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원인이기도 하다. 계획이 받아들인 다음날부터 후나이는 철저하게 계획에 따라 다카미 료스케를 완벽한 누명 사건의 범인으로 만들어낸다. 법정으로 잡혀 들어갔을 때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신의 결백을 스스로 입증해내야 한다. 이 책의 핵심은 법정에서부터 시작되는데 '배심원제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배심원제도는 '국민참여재판'으로 만 20세 이상이 되는 국민 가운데 이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뽑아 선정하는 제도로 형사재판이 죄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에 반해 배심원제도를 통한 판결은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법정에 서 있을 때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검사와 변호사 간의 공방을 통해 진실을 알리는 과정과 판결을 내리는 판사에 달려있다. 억울한 일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완적인 장치가 바로 배심원제도다. 그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고 변호해준 사람이 바로 모리에 슌사쿠라는 변호사로 그의 변호가 없었다고 그는 짓지도 않는 범죄를 인정하고 감옥에서 생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유전자감식은 과연 유효한 방법일까? 유전자마저 변형해버리는 과학기술을 따라가지 못한 채 DNA만 일치하면 범인으로 몰리는 과정은 한 번 짚어봐야 할 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미스터리의 형태를 띄면서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법은 명확한 기준 아래 행해져야 하지만 그또한 억울한 일로 감옥에 들어가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은 배심원제도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는 강한 느낌표를 던지게 한 책이었다. 열세번째 배심원 세상이 진실로부터 등 돌릴 때 마지막까지 믿는 그 정의라는 강렬한 문구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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