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Deal - 상대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승자의 심리학
잭 내셔 지음, 유영미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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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협상을 해야할 때가 있다. 직장인들이라면 상사와의 연봉협상을 해야 하고 영업사원이라면 상대 기업측과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 이럴 때 가장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제1장에서 제시한 파워를 내가 얼만큼이나 가져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이 파워를 내 것으로 만들고 윈윈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만드는 과정들이 심리학적 관점에서 흥미진진하게 쓰여졌다. 파워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협상에서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고 한다. 제2장은 감정과 의사소통인데 상대의 심리를 이해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릴 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즉, 감정에 이끌리지 말고 그 감정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침착하게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시켜야 한다. 이 책은 현실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대안적인 의사소통 방법은 관계를 회복시킬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얻는 노하우, 앵커링, 상호성의 법칙, 공정성의 법칙, 프레이밍 등 각종 협상 기법과 과잉개입, 위협의 기술, 황금의 다리, 기록과 문서의 중요성까지 협상에 있어서 알아두어야 할 원칙들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오래전부터 심리학이란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상대방과 협상을 벌일 때 직접 활용해볼만한 예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은 책이다. 종종 협상해야 할 때가 오거나 승자의 심리학을 이해하고 싶을 때 읽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물론 강력추천하는 책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상대방과 협상을 할 경우가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필독해야 할 책이다. 상대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7가지 협상 비법은 꼭 숙지하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심리를 이용해야 하는지 간결하게 제시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상대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드는 7가지 협상 비법


①  적극적 경청을 통해 상대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을 간파하라

②  전설적인 협상가 허브 코헨이 어리숙한 외모에 낡은 양복을 입고 협상에 나서는 이유

③  첫 제안이 황당한 것일수록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④  상대의 제안에 조금 과장되게 ‘움찔’하는 반응을 보여라

⑤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양보하기 시작하라, 그러나 서서히 하라

⑥  협상 파트너가 ‘승자의 말’을 갖고 돌아갈 수 있게 하라

⑦  위계질서의 가장 아래에 있지만 결정권이 있는 사람과 협상을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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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 조선의 책과 지식은 조선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을까?
강명관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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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1445년경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활판 인쇄술에 성공한 것보다 80년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가 <직지심체요철>이라며 국사 시간에 배우면서 무척 자랑스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술로 유럽 전체를 계몽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80년 앞선 <직지심체요철>의 금속활자본은 국가에 독점되면서 백성은 온전하게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종이값이 꽤 비쌌던 이유보다도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나라를 통치하는 수단으로 쓰인 것이 주요 발단이었다. 백성들이 우매하다면서 다스려야 할 존재로 밖에 인식하지 못했던 지배계층의 지식 독점욕으로 인해 백성들은 새로움을 깨칠 기회마저 쉽게 가질 수 없었다. 한자 역시 문자를 깨칠려면 서당에서 글을 배워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백성들은 그저 구전으로 전해오는 전래동화처럼 말로써 제한적인 지식 공유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조선시대 500년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위대한 발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작품인 <훈민정음>이다. 세종대왕이 애민사상이 반영된 결과물로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글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가 있다. 훈민정음이 서적발행을 위해 탄생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서적발행으로 이어왔는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한글로 쓰인 책조차 다시 한문으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인데 이는 일반 백성들이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비극을 낳게 된 것이다. 그들은 한글이 일반 백성들에게 널리 퍼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백성들이 지식을 깨치면 지배 기반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적극 반대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책과 지식이 500년 이상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천되었는지를 모두 포괄하고 있는 책으로 무려 54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한 호흡으로 읽기에는 길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었거나 알았던 사실을 깨치는 데 중요한 역할로 각인될 것이다. 고루하게까지 느껴졌던 고서를 하나로 엮어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사진과 설명이 적절하게 들어가서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꽤 흥미진진하게 우리들의 지나온 역사을 이해하는 데 이만한 책도 없을 것이다.


서두에도 우리가 우리들의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알고 있는 지식이라곤 중고등학교때 배운 것이 전부였다. 국어와 국사 시간에 간간히 알았던 것이 진리라고 믿으면서 그 외에 것은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 않았음을 반성하게 된다. 우리나라 백성들은 우매하지 않았다. 단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었을 뿐이다. 백성들이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한글이 창제된 뒤로도 한참 뒤에야 한글로 된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성종때 2,940질을 인쇄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보급시키려고 한 <삼강행실도>조차 백성들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쓰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유교사상에 깊이 침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집집마다 지역마다 보급된 <삼강행실도>의 역할이 가장 크다. 그후 <삼강행실도>에 나온 사상들은 일반 백성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홍길동, 임꺽정같은 의적이 출몰하면서 윤리나 지배에 위기의식을 느낀 사림파들이 <삼감행실도>의 보급을 통해 교화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삼강행실도>에는 충신, 효녀, 효자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손가락을 자르고 넓적다리를 베어서 그걸 죽으로 끊여 아버지의 병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가 효라고 말하는 대목은 그 미개한 수준을 넘어서 야만성의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백성들은 <삼강행실도>에 나오는 모든 내용들이 참 진리라고 믿고 따랐을 것을 생각하니 고려장같은 폐단도 잘못된 사상이 전파되면 그 잘못된 믿음을 통해 얼마나 인간의 야만성이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지 알 수 잇었다.


조선시대만 해도 종이는 정말 비싼 물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백성들은 책을 출판할 수도 없었다. 모든 책 출판은 국가의 서점원같은 기관에서 담당해야 했다. 종이가 왜 그렇게 비쌌을까? 책에 나온 예를 들어보면 옥색지 1장을 만드는데 벼 1말 2되 5홉(전라, 경상)이 들었고, 설화지 1장은 쌀 2되 5홉(전라), 쌀 1말 3되 4홉(경상), 도화지 1장은 쌀 2되 5홉(전라), 쌀 1말 2되(경상)이 들었다고 한다. 이런 비용을 감당하려면 왠만한 부를 축적한 양반계층이 아니고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선시대의 서적 대부분은 상품이 아닌 지배계층만이 공유하기 위한 책으로 발간되었던 것이다. 그 책조차 지배 수단 중 하나인 한문으로 번역되었고, 한글조차 한문을 번역할 때 한문 기준에서 어색하게 번역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간송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고서적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이들 고서적들은 대부분 한문으로만 쓰여져 있다. 세종대왕때 반포된 한글로 쓰여진 책은 드물다. 이것은 마치 영어가 아닌 라틴어로된 책을 보는 기분일 것 같다. 한문을 배우거나 익히지 못한 사람들은 글이 아닌 문자, 그림으로 보일 뿐 그닥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 싶다. 조선시대 500년간 있었던 우리들의 역사인데도 불구하고 과연 그때 이런 책이 나왔는지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우리에게도 자랑스런 출판 역사와 지식이었는데도 일반 백성들에게 공유되지 않은 책들이 많아서 거리감이 큰 것 같다.



이번에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를 읽으면서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지식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는 어디서든 책을 쉽게 구해서 읽을 수 있는 시대다. 전에는 비싸서 읽지 못했다면 지금은 어디서든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되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책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전달받았던 시절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풍요로워졌지만 미디어 발달로 인해 사람들이 책과 멀어졌다는 건 좀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


책을 읽어갈수록 이런 방대한 문헌들을 취합하고 한 권의 책으로 역어낸 저자의 열정이 새삼 느껴진다. 이런 자료를 모으느라 엄청난 발품을 팔았을 것이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책을 발간한 저자의 노력에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된 책이었다. 한창 배우는 학생들은 이 책을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은 함축된 사실이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풀어난 책을 읽다보면 더 깊은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조선통신시내조도에 나오는 그림인데 우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꽤 많은 서적들을 화재로 소실되었다. 그러면서도 일본과 문화를 교류하고자 했던 부분도 상세하게 기술되었다. 또한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외국 책을 받아들였고, 일본어 교육서적을 보면서 좀 놀라웠다. 과연 과거에는 어떻게 외국어를 배웠을지 궁금했는데 이 부분은 지적 충만감을 주기에 충분했었다.


과거의 역사를 알면 현재의 우리를 이해하게 되고 미래를 바라보는 척도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책에는 책에 대한 모든 것이 자세히 담겨져 있다. 우리들이 궁금해할만한 부분들도 꼼꼼하게 담아내서 한 흐름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우리들이 몰랐던 새로운 점을 알 수 있다. 책을 누가 만들었는지 책 말미에 각수들의 이름이 삽입된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러한 유산들이 후대에도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역사를 재해석하는데 있어서 과거를 어떻게 잘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료나 사료들도 잘 보존시켜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워낙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는 이렇게 훌륭한 책을 읽게 되어서 행복한 시간여행을 떠나온 기분이었다.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강력추천하는 책으로 우리들의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짚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가치가 느껴지는 책이다. 만약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처럼 그 헤택과 보급이 모든 백성들에게 돌아갔으면 지금의 우리 역사는 얼마나 많이 바뀌었까라는 가정을 해보게 된다. 책을 통해서만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던 사유로 비춰보면 지배강화와 교화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은 과거 어느때보다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 높이 올라간 상태이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사와 관련된 책도 광범위하게 읽을 필요성을 느겼다. 이렇게 훌륭한 책을 집필한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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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인도를 만나다
김도영 지음 / 북치는마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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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나열해보면 힌두교, 카레, 커리, 탄두리, 요가, 카스트 제도,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 정도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내가 인도에 대해서 아는 건 그다지 많지 않다. 몇 년전에 개봉되어 화제가 된 <슬럼독 밀리어네어>이나 <세 얼간이>와 같은 영화로 기억에 남아있다. 가본 적 없는 나라인 인도는 여전히 내겐 미지의 나라다. 그러다 만난 <12억 인도를 만나다>는 저자인 김도영씨가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내용들이 아주 잘 설명되어 있다. 인도는 중국 못지 않게 급속한 경제성장이 한창이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똑똑한 지능을 가진 나라인데 이 책에는 인도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뿌리깊게 남아있는 카스트 제도는 사람마다의 신분을 구별할 때 지역, 직업 등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아무리 상대방보다 나이가 많아도 정확히 카스트 제도 아래에서는 그 선을 분명히 지키는 모습이 신기해보였다. 삶 속에 깊이 개입하여 인도인의 종교의식, 문화, 제도가 충돌하는 과정들이 매우 생생하게 그려내서 현재의 인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사실 인도는 인도 음식인 탄두리, 난, 커리요리를 좋아하는 친구를 통해서 난생 처음으로 먹어본 뒤로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된 나라였다. 인도 요리에는 수많은 향신료가 들어가고 카레나 난의 종류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인도인의 종교 때문인지 이질적인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인도 요리를 취급하는 음식점이 상당히 많아졌고, 이젠 커리와 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가여행을 위해 인도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경제발전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넓은 땅 전반에 걸쳐 낙후된 곳도 여전하다.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겐 고생스럽긴 해도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인도로 여행을 가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아뭏튼 <12억 인도를 만나다>는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인도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인도와 인도인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단순히 인도여행을 떠나서 쓴 책이 아니라 오랫동안 인도에 거주하면서 관찰하며 직접 겪은 이야기라서 바로 이해가 되었다. 인도에 대해서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인문서로서 인도를 잘 알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권하는 책이다. 12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인구를 가진 인도가 앞으로 세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지 민주주의 사회 속에 카스트 제도는 앞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가 상당히 궁금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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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송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율리 체 지음, 장수미 옮김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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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어떤 소송>은 개개인의 건강을 국가가 법적으로 강력하게 개입하는 사회이다. 물론 정부가 개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 지역마다 보건소나 의료원을 설치하여 병을 예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요즘 사회에선 상상도 못할 얘기다. 21세기 중엽의 지구는 더 이상 환경오염도 없으며, 사람들은 자연보존과 함께 개인의 건강관리와 복리후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생활한다. 개인은 건강상태를 체크하여 정기적으로 정부에 보고해야 하며,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정부가 경고를 내려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만약 정부에서 경고조치를 취하여 건강을 회복하라고 요구했는데도 불응할 경우 검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경우에 나타나는 부작용은 무엇일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자연분석학자인 미아 홀의 동생 모리츠는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한 여인을 살해했다는 협의로 구속받다 감옥에서 자살하고 만다.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모리츠는 생전에 병에 걸릴 수 있는 권리라는 모임에 참여하였으며, 국가가 개인의 건강에 개입하는 방법에 반대했던 자유주의자였다. 동생이 죽은 후 삶의 의욕없이 보내던 미아 홀이 건강관리에 소홀하자 판사는 법정 출두명령을 내린다. 만약 근미래에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사회가 도래한다면 숨이 막힐 것 같다. 내 자신의 의지를 발산할 수 없고 사소한 것조차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경우 인간으로서의 삶이 아닌 체재 아래 존재하는 구성원 중 일부에 불과한 존재일 뿐이다. 근미래를 다루는 소설 가운데 아직까지 최고로 치는 소설은 바로 조지 오웰의 '1984'와 '동물농장'이다. 20세기초에 쓴 이 책은 마치 미래를 갔다 온 것처럼 지금 현실화되고 있는데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무너뜨려 체재 아래 가둘 경우에 생기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 후반부에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챕터가 있는데 저자가 상당한 고찰과 통찰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만한 부분이다. 소설은 챕터가 호흡이 길지 않아서 쉽게 넘길 수 있는데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상당히 묵직하다. 대부분 근미래에 대한 묘사는 어둡고 무겁기만 한데 그것은 아마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하면서 현실사회 속에 드러나는 사회적인 문제점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회도 없고 완벽한 시스템도 없다.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면서 사회가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적절하게 개입할 때 건전한 사회가 된다고 보는데 <어떤 소송>도 현실사회에서 도출되는 부분 중 하나를 반영한 것 같아 우리에겐 자유라는 말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새겨 보게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읽을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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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
에이출판사 편집부 엮음, 도현정 옮김 / 디자인이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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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명기만을 따로 뽑아 한 권에 담아낸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은 카다로그이자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 중형·대형 카메라,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 컴펙트 카메라로 분류하여서 오래전 필카부터 DSLR까지 모두 들어있는 책이다. 책에 실린 카메라는 대부분 그 시대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카메라로 보면 된다. 그 중에는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카메라도 있고 예전 필카는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카메라들이 대부분이었다. 쉽게 접해볼 기회는 없고 황학시장에나 가봐야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일본 책을 에이출판사에서 편역한 책이기 때문에 전부 일본에서 나온 카메라들이다. 워낙 일본은 캐논, 니콘, 후지필름, 소니, 올림푸스, 콘탁스, 미놀타, 라이카, 앱손, 코니카 등 쟁쟁한 회사들이 많다보니 이들 회사에서 출시된 제품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카메라를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스펙을 죄다 꿰고 있을테고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마다의 장단점을 살짝 들여볼 수 있는 책이다.



한 때 미러리스, 하이엔드 카메라를 알아보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볼 때 눈에 띄었던 카메라 기종 중에 하나인 X-Pro1이다. 휴대하기 좋은 바디에 풀프레임까지 갖춰서 질좋은 사진을 뽑아내는 X-Pro1을 갖고 싶었다. 라이카 M렌즈를 장착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고급기종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보면 무슨무슨 카메라인지 어떤 외관을 갖췄는지 남들에게 지식자랑하기 딱 좋은 책이다. 책이 워낙 얇고 휴대하기도 좋아서 어디든 꺼내놓고 카메라에 대해 수다 떨기도 좋을만한 책이다. 그동안 출시되었던 모든 카메라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대표적인 카메라만을 모았기 때문에 어떤 카메라가 명기인지, 어떤 추억을 저마다 갖고 있는지 얘기를 나눌 수 있을만한 책이다.



그래도 이 책에게 바라는 점은 3가지 정도 되겠다. 하나는 가격이 엔화 기준으로 써있어서 우리나라에서 평균적으로 구입할려면 얼마쯤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두번째는 카메라마다 찍은 사진을 한 두면 실었으면 좋았을텐데 오직 카메라에 대한 스펙만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카메라와 궁합이 잘 맞는 렌즈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면 활용폭이 넓어질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다.



평생 접해보지 못할 카메라들이 담겨있는데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카메라에 대한 상식을 넓혀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가격부담없이 카메라를 책으로나마 소장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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