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루크의 인생 이야기 - 왕관 없는 월가의 왕 월가의 영웅들 5
버나드 바루크 지음, 우진하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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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성격의 회고록인 이 책은 바루크 가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의 연보를 보면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둬 30대에 이미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다. 또한 40대에 우드로 윌슨에게 발탁하여 민주당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뒤로 30여 년 동안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인물이기도 하다. 94세의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미국 역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 그의 인생역정을 통해 미국의 본질과 변화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버나드 바루크는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처럼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가이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우리는 성공의 결과만을 기억하지만 그 역시 주식투자를 시작하며 투자자의 길을 걷던 초기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버지를 설득해 투자한 8천 달러를 모두 날려버린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모든 초보자는 두 가지 중요한 실수를 저지른다고 한다. 첫 번째로 자신이 거래하는 유가 증권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이 관련 회사의 경영이나 수익, 그리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나 전망에 대해 너무 조금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회사 정보를 잘 모르고 묻지 마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본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자신이 거래하는 규모가 자신의 실제 재정적 능력을 넘어설 뿐 아니라 아주 적은 자본으로 큰돈을 벌려고 애쓰는 데 있다고 한다. 지금도 유효한 충고인데 분수하게 맞게 투자하고 요행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왕관 없는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그도 초창기에 다른 투자자들처럼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큰 손해를 입으면서 배워나갔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투자 철학을 배울 수 있으며, 그가 겪은 실수담을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겠다. 100년도 더 된 시기에 벌어진 이야기지만 우리가 얻을 교훈도 있기 때문이다. 버나드 바루크의 전 생애를 다루는 만큼 책 분량도 상당하다. 이 책을 읽을 때 위인전이나 자기 계발서로 접근하기 보다 미국 역사의 한 축을 들여다본다는 관점으로 읽는다면 꽤 유익할 것이다. 가독성도 워낙 좋아서 쉽게 읽히거니와 버나드 바루크를 통해 당시 미국의 상황을 알 수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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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수학의 힘 - 수학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류쉐펑 지음, 이서연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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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해선 친해지기 쉽지 않은 학문이 있다면 수학이 아닐까 싶다. 복잡한 수학 공식과 함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진다. 수학적 사고를 가지려면 수학의 원리를 알고 풀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성공 확률을 높이는 수학적 사고로 일과 삶의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한다"는 명제가 수포자에겐 또 하나의 도전인 셈이다. 이 책에서 확률적 세계관, 연립방정식, 합성곱, ABC 이론, 제어 시스템 등의 수학 원리로 문제의 해법을 찾는다. 다행인 것은 어떤 공식이나 도식이 아닌 수학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수학 원리를 일상에 대입했을 때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지적 탐구의 영역이 활짝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처음엔 수학과 표지 때문에 읽기 까다로운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고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 일상에서 이미 수학적 사고를 하는지 모른다. 확률적 가능성을 따지거나 다이어그램 도형에 익숙한 것처럼 말이다. '세상을 깨우치는 수학' 코너는 핵심사항을 다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책에서 언급한 수학적 사고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훨씬 더 간결하면서 명료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게 될 듯싶다. 확률적 세계관, 연립방정식, 합성곱, ABC 이론, 제어 시스템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결괏값을 보다 수월하게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


"노력으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쉽게 좌절하지 않으면서 마침내 성공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노력으로 안 되는 건 없다. 다만 똑똑하게 풀어나가는 사고를 갖출 필요는 있다. 수학적 사고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건 확률 싸움에서 이기는 전략을 깨우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린 불가항력적인 미래의 불확실함을 안고 살아간다. 세상은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으로 각자도생해 나가는 전쟁터가 되었다. 이런 시기일수록 수학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확률을 줄여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자칫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지만 터득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분명 어려운 순간이 다가올 때 든든한 피드백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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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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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 못 할 고민으로 혼자서 모든 괴로움을 끌어안고 있을 때는 일어설 힘조차 없다. 갑자기 우울과 불안으로 잠 못 새우는 날이 길어지면 나조차 모르는 내 마음을 알고 싶어진다.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을 때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안 좋은 일은 왜 느닷없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제3자의 형식적인 위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세상에 나 홀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외롭고 스산한 기운이 찾아오면 나를 지키기 위해 충동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 소리 없는 살인자인 우울증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남의 이야기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살면서 비슷한 일을 겪고 죽음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서 우리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경쟁하며 부딪히는 일상을 산다. 대부분 사람과의 부대낌에서 문제가 일어나며 비교, 시기, 질투로 난도질당한다.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지 못하면 가벼운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내게 어떤 심리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우울증의 발병 원인을 알아야 해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알아낸 방법이 '인지-행동' 전술인데 이를 통해 고장 난 '중앙처리장치'를 고치거나 '습관성 무력증'을 깨뜨릴 방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중앙처리장치'를 고치는 방법은 3단계로 나뉘는데 다음과 같다.


1단계 : 현재 상태를 기록하라
2단계 :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라

3단계 : 중앙처리장치를 수리하라


행동 전술의 핵심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환자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행동을 바꾸는 데 있다. 나를 잠식시켰던 부정적인 반응을 이겨내기 위해선 마음을 강화시켜 행동을 통제하는 데 있다. 마음을 단련시켜서 나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귀중한 존재이며,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마음이 약하고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취약했을 때는 한 번에 무너지기 쉬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에 대한 자존감을 높인 뒤로는 담담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내게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 책에서 솔루션을 발견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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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추구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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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등장한다. 조조, 유비, 관우, 장비, 손권, 주유, 사마의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인물들이 많은데 그중 제갈공명을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그는 몇 수는 내다보는 인물이었고, 조조의 대군에 맞선 유비·손권 연합군이 적벽대전에서 승리를 가져오게 한 전략은 백미로 꼽힌다. 유비의 책사로 활약하면서 국가 운영 및 전투 전략까지 그를 따라갈 인재가 당대에 없었을 정도다. 위·촉·오 중 전력이 약한 촉이었지만 천하삼분지계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후일 유선에게 출사표를 올리며 위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나섰지만 번번이 사마의에게 가로막혀 좌절되고 만다. 만약 삼고초려 없이 삼국지에 등장하지 않았다면 이미 위나라가 전국을 통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칠종칠금, 읍참마속, 삼고초려, 수어지교, 와룡봉추, 출사표처럼 지금도 종종 사용되는 고사 성어들이 제갈량으로부터 나왔다. 지금도 제갈량의 지혜, 전략, 처세술 등을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신비주의 전략으로 이득을 취했고 뛰어난 전략·전술을 통해 불리한 형세를 역전시켰으며 효율적으로 군을 운용할 줄 아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영웅이었다. 삼국지를 즐겨 읽었던 사람이라면 제갈량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매우 익숙한 내용이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에선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갈량에 얽힌 스토리 위에 심리학으로 분석한 내용을 덧입혀서 읽는 재미를 살렸다. 제갈량의 어린 시절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 역시 서서가 조조의 꾐에 넘어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내용부터 시작한다.


이 책의 구성은 '제갈량, 세상이 원하다', '제갈량, 때를 알고 나서다', '제갈량, 진가를 선보이다', '제갈량, 승부수를 던지다'로 나뉘며 그의 활약상마다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처세술과 관련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어떤 행동을 취해야 내가 이득이 되는지 삼국지에 얽힌 에피소드로 들으니까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제갈량의 대담함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며 상황을 뒤바꿔놓는 힘이 있다. 그래서 2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 읽히는 삼국지에서 흥미로운 인물이자 제갈량만 곁에 두면 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다만 그가 따르는 군주가 유비여서 분명 한계가 존재했지만 삼국지의 극적인 부분에서 제갈량의 존재가 크게 다가왔던 것처럼 그를 통해 얻는 지혜와 처세는 변함없이 사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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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망상 - 욕망과 광기의 역사에 숨겨진 인간 본능의 실체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노윤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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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은 인간은 과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동물인가입니다. 820쪽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이지만 가독성이 좋게 활자도 크고 인문 교양서로써 읽기에 부담은 없었습니다.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 인류사엔 광기로 물든 공통된 키워드가 있는데 종교 분쟁, 종말론, 인종 차별, 마녀사냥, 돈, 부에 대한 욕망 등 역사에서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맹목적인 믿음은 터무니없는 사실도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요아킴과 그의 후예들, 속는 자와 속이는 자, 밀러의 폭주, 성지 템플마운트, 종말론 사업, 휴거 소설, 꺼지지 않는 불꽃 등을 보면 소름 돋게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반복되어 온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16세기 유럽은 뮌스터를 중심으로 종말론을 믿는 재세례파가 위력을 떨쳤고 17세기 영국에서도 종말론 서사는 고개를 듭니다. 종말론 사업을 보면 현대에 이르러서도 끊임없는 사회 갈등의 씨앗으로 남는데 여기에 어떤 과학적 근거나 진실보다는 교리를 맹신하는 맹목적인 믿음만 있을 뿐입니다. 이는 곧 비극의 역사로 혼란에 빠지게 만듭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볼 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폐쇄된 공간이나 어느 집단에 속해 있으면 세뇌당해 이성적 판단이 마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 시스템을 부정하고 절박한 그들의 심리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영원한 천국에 오르고자 하는 마음을 이용한 그 서사는 지금도 반복되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 아니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때로는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불어온 주식투자와 암호화폐 투자 열풍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마치 그 시기를 놓치면 부자가 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이 망상은 부자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영웅담도 한몫을 합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대중의 광기가 확산되면 또 다른 고대인의 심리적 충동, 이를테면 자신의 상식과 배치되는 현실을 회피하는 기제가 강화된다."라며 객관적인 지표와는 상관없이 종종 상식에서 벗어난 선택을 한다는 겁니다. 선택의 갈등 속에서 이런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겁니다.


1841년에 맥케이가 쓴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기반으로 <군중의 망상>이 나오게 되었는데 재미있게도 그 당시 사람들과 우린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한정된 자원과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한몫을 하여 탐욕의 광기가 휘몰아칩니다.


"인간 삶의 놀라운 변화를 약속한 이 신기술 사업은 건전한 토대에서 생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평범한 이들의 마음속에도 탐욕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광기, 망상, 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 버블 경제, 닷컴 버블보다 훨씬 전인 18세기에 남해회사와 미시시피 회사 버블로 인해 버블 방지법이 제정되었고 결과적으로 주식을 통한 투기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남해회사가 파산하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중의 광기와 그로 인한 파국에 대한 기억은 이내 사라질 것이다. 그럴듯한 신기술과 손쉬워진 신용 완화에 힘입은 시장의 동물적 욕망은 언제든 다시 끓어오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군중의 망상>은 역사를 통해 깨닫는다는 관점에서 읽으면 놀랍도록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매한 군중의 집단 심리와 증오심, 욕망은 그릇된 신념과 맹신하는 추종자들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후대 사람들은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망각하지 말고 사회에 모습을 드러날 때마다 상기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대단히 유의미하고 훌륭한 저작으로 광기에 휩싸인 군중들이 뒤엉킨 표지처럼 지금도 우리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서로 헛발질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아는 많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인류가 돈과 종교를 두고 벌이는 헛발질을 영원히 반복하리라는 점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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