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전쟁 - 전 세계에 드리운 대기오염의 절박한 현실
베스 가디너 지음, 성원 옮김 / 해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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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질이 좋지 못하다는 건 어느새인가 중국발 불어오는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오염한 하늘을 보며 절실히 느낀다. 그게 불과 십몇 년에 생긴 일이다. 자동차와 화석 연료 사용 등으로 대기 질은 급격하게 나빠졌고 이젠 도시에서 별을 보기조차 어렵게 됐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며 해마다 700만 명이 대기오염과 관련하여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대기오염이 흡연보다 훨씬 강력한 사인일 수 있다는 의미인데, 세계은행에서는 더러운 공기로 인해 매년 5조 달러 이상을 축낸다고 이야기한다. 지구 온난화, 기상 이변에 대해선 많은 얘기를 하지만 지구상의 산불, 자동차 매연가스, 화석 연료 등으로 인한 대기 질 악화가 미래 세대에겐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굳이 통계 자료와 여러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나쁜 공기가 우리들의 호흡 기관을 위협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전기 자동차, 대체 에너지(대표적으로 풍력, 태양에너지)가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을까?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인해 잠시나마 일부 지역에선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이미 우린 답을 알고 있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고,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화석연료 대신 대체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해야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다. 더러운 공기가 유발하는 질병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이젠 숨쉬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 없이는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계속해서 위협할 것이다.


<언더 더 돔>이라는 SF 소설은 드라마로 시즌 3까지 방영되었는데 이 소설의 배경은 먼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온실효과로 온도가 상승했고 돔 표면에 오염 물질이 계속 쌓이게 되자 대낮인데도 하늘은 싯누렇게 되고 계절상 10월이지만 반팔을 입고 다니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와 외부의 환경이 급격히 달라진다.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인 중국은 런던보다 평균 6배나 더 높은 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고 한다. 마음껏 숨조차 쉬지 못하는 미래는 누구나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 지구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저탄소 배출을 위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려면 지금부터 당장 대기오염을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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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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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귀촌 또는 산골 생활을 꿈꿨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자연이 좋고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가 매우 사실적으로 경험담을 늘어놓은 것처럼 겉으로 보는 것과 직접 사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거다. 도시에서 살 때와 다른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저자는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모험으로 여기면서 오랫동안 꿈꿔온 전원생활을 12년 넘게 지속한 것이리라. 분명 도시와 시골의 일상은 다르다. 불편한 점들도 많고 특히 모기나 날벌레, 쥐, 거미, 말벌 등등 이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고 냉골처럼 추운 겨울철을 버텨야 했다. 그런데도 아파트에 살 때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아간다.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소소한 것에도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아마 자연을 동경하고 잠시라도 머물고 싶은 이유가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어도 그 자체로 좋기 때문이다. 마음껏 뛰놀아야 할 아이들은 층간 소음 걱정 없이 집 전체를 놀이터로 삼고 피아노도 마음껏 친다. 8~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곤충도 잡고 어둑해진 밤이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은하수 무리와 조명보다 환하게 비추는 달빛 아래서 행복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릴 때는 학원보다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매일 놀았던 그 기억은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은 물론 힘든 난관을 함께 이겨낸 가족애는 전원생활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책을 술술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불편함을 불편함으로 여기지 않고 모험이라 생각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을 즐기는 그들의 긍정적인 마음 덕분이 아닐까라는 점이다. 오랫동안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 있을 텐데도 12년간 귀촌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자연과 함께하며 쌓은 일들이 부모와 아이들의 관계를 친밀하고 끈끈하게 유지시켜줬다는 점이다. 만약 더위나 추위 걱정 없이 편안한 아파트에서 살았다면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집에서 어떤 모험도 없이 자연에서만 겪을 수 있었던 일들을 모른 채 보냈을 일이다. 글에서도 행복하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고 이 책이 전원생활 혹은 귀촌을 꿈꾸는 누군가엔 반가운 후일담으로 읽힐 것이다. 무엇이든 일단 닥쳐보면 다 겪을만하고 인간은 다 적응하게 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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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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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예전 같지 않은 몸의 회복력과 체력 감소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건강을 챙기려면 우선 식단 관리와 꾸준히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경직 완화, 신체 기능 개선, 통증 완화, 운동 능력 향상, 관절가동범위 향상, 균형 감각 증진, 불안감 및 우울증 완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유연성을 길러 근육통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요즘은 자신의 몸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 보니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스트레칭 동작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으며 신체 부위별, 일상 활동별, 운동별, 만성질환별, 주제별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준다. 준비할 건 폼롤러, 요가 매트, 스트랩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스트레칭 동작들에 익숙해지면 평생 써먹을 수 있다. 많은 비용이 들지도 않고 시간 소요도 짧다. 하루 30분 간단하게 몸을 풀어준다고 생각하면 TV를 보면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이 뻣뻣해지는 건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몸 관리에 소홀하다 보면 어느새 골병이 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건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 동작들은 다룬 가이드북으로써 건강한 삶을 위해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 보자. 그리 어렵지 않고 동작들도 간단해서 점점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몸은 쓰면 쓸수록 활력이 생기기 때문에 우울증이 올 틈도 없다. 예전에는 주로 헬스장에 가서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부터는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풀어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병원에 갈 일을 예방하려면 우리 몸이 건강하게 유지시켜야 한다. 회사원들은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로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가벼운 운동이 바로 스트레칭이다. 일하다가도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의자에 앉아서도 하고 잠시 서서 해도 된다. 점심시간에 산책도 하면서 내 몸을 챙기자. 스트레칭 동작을 하나하나 따라 해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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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베트남 - 느리게 소박하게 소도시 탐독 여행을 생각하다 6
소율 지음 / 씽크스마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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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인 베트남은 우리에게 쌀국수의 원산지이자 월남전이 벌어졌던 아픈 역사의 상흔이 서려있는 나라다. 대부분 베트남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비교적 잘 알려진 대도시나 관광지 위주로 잡게 되는데 저자는 하이퐁, 깟바 섬, 난빈, 빈, 동허이, 다낭, 달랏, 호찌민, 빈룽, 껀터 등 소도시 위주로 여행하면서 현지 곳곳을 다녔다. 소책자 정도의 작은 판형에 짧은 문장과 글들로 채워져서 읽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한 책이다. 각 소도시에서 겪은 에피소드 위주로 채워져 있으며, SNS 감성이라 깊이 있는 사색이나 감정을 느끼긴 어려웠다. '베트남 소도시에서 이런 일이 있었구나'라며 현지에서 찍은 사진 훑어보며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보통 개인 SNS 여행 후기에서나 읽어봄직한 글이라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여태 읽어왔던 여행 에세이와 그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소책자 판형으로 출판된 이유도 원고 분량이 많지 않아서 선택한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다른 소도시를 다룬 여행 에세이처럼 우리가 모르는 도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지 않은 점이다. 에피소드 위주로 풀어가다 보니 굳이 탐독을 붙여야 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다. 혼자 베트남을 재미있게 여행 다녀왔다로 정리될 정도의 책이다. 독자들은 여행 에세이를 읽으면 대리 체험을 하거나 알짜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혹은 깊이 있는 사색에서 나오는 감성과 힐링이 주 목적일 때가 있다. 더더구나 베트남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관광지가 아닌가?


아무래도 베트남 소도시 위주로 다녀서인지 사진만 봐도 현지 느낌이 난다. 요즘처럼 추운 날엔 따뜻한 동남아 날씨를 느껴보고 싶어진다. 글을 읽다보며 느꼈지만 여성으로서 겪은 일에 과몰입하기보단 담담하게 풀어냈으면 깔끔했을 것 같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와서 짐 칸에 넣지 못해 베트남 남성의 도움을 바라는 모습은 여행가 답지 못했다. 무거운 가방도 맬 수 없다면서 짐을 가벼운 소재로 챙겨갔으면 겪지 않을 일이다. 여행이라고 별게 있겠는가. 구경하고 현지 음식 먹고 우연히 사람 만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여행 에세이는 일반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편견 없이 현지 문화를 받아들여 다른 사람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그래야 여행을 다녀왔다는 소기의 목적을 이룬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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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의 후예 2 :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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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판타지물의 탄생을 알렸다.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를 바탕으로 오리샤 왕국에서 펼쳐지는 대모험을 숨 막히게 그려냈다. 주인공들은 뻔한 전개보다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맞닥뜨려야 했다. 끝났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위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마자이의 두루마리, 뼈 단검, 일장석을 얻어 마법의 의식을 되찾으면 다시 원래대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오히려 귀족들까지 마법을 얻게 되면서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다. 왕실과 마자이 사이의 전투는 끝나지 않은 채 계속된 전쟁과 살육이 남아있을 뿐이다. 오리샤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현대 사회로 옮겨놔도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대신 편견과 차별로 끊임없는 갈등을 유발하는 것과 똑같이 닮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2010년 미국 내에 불었던 흑인 민권 운동으로 여전히 흑인 탄압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자국민 외엔 특정 인종 혹은 나라를 향한 차별과 조롱은 심화되고 있다. 지금도 인종 차별과 정치적 분열은 종교, 인종, 이념, 성별과 맞물려 분열되는 양상이다. 마자이와 왕실은 서로 맞서고 있지만 제일리와 제인 그리고 왕실 공주인 아마리가 같은 편에 서서 싸우듯 이 책에선 분명하게 선과 악으로 가르기 어렵다. 좁은 섬에서조차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지 못하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법이 자신들의 권력을 파멸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초래한 비극이다. 이를 돌이키려면 아마리가 여왕이 되어 대화합으로 이끄는 길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제 겨우 2편이다. 현재 3권이 출간 예정에 있으며 몇 권에서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아직 모른다. 제목으로 봐서는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로 전개될 것 같다. 오랜만에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서 읽은 것 같다. 제일리, 제인, 아마리, 이난 등 주인공 격 캐릭터들 외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져서 책을 든 순간부터 빠져들듯 읽게 될 것이다. 그만큼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인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오리샤에 평화를 되찾는 것이다. 마자이와 왕실, 코시단이 먼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인정하고 진정한 화합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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