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30개월의 범죄 기록 - 범죄학자와 현직 경찰의 대담(對談)한 범죄 이야기
이윤호.박경배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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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라고 범죄가 줄어들었을까? 112 신고 건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으며 성폭력, 가정 폭력, 아동학대, 노인 학대, 교재 폭력 등 '관계의 범죄'는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30개월을 되돌아봐도 여전히 강력 범죄는 끊이질 않았다. 범죄학자와 현직 경찰이 대담 형식으로 부모 실격, 소년범죄, 주(酒)주전도, 마이너리티 리포트, 경찰의 마음건강, 로맨스가? SCAM!, 풍토병?, 잘못된 만남과 헤어짐의 범죄 스토킹, 이웃이 사(死)촌을 주제로 나눠 실제 사건에 대해 다뤘다. 항상 범죄는 진실에 다가설수록 잔혹하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저런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분노와 안타까움이 교차되곤 한다.


두 전문가가 대화 형식으로 주고받으며 풀어나간 덕분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안전망과 시스템, 사람의 심리 등 생각해 볼 만한 얘기들이 많았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두려움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절대적 빈곤은 1차적인 문제일 뿐, 사회 공동체가 행복하게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조건은 두려움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이번에 성범죄 전과자들의 출소를 앞두고 그 지역 주민들의 삶이 초토화된 것처럼 잠재적인 두려움은 개인뿐만 아니라 한 지역을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든다. 지난 30개월간 끔찍한 사건, 사고들이 많았는데 아동범죄와 소년범죄, 데이트 범죄가 젤 기억에 남는다.


형량이 강화되면 없어질까? 그보다는 죄질을 따지지 않고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양형을 받거나 범죄가 예상되지만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해 희생당한 사람이 많다는 거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거나 가족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수많은 아동범죄를 막지 못했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사건은 참혹해지고 있다. 사회 약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미리 막지는 못했을까? 대부분 징조가 여러 차례 있었고, 사전에 예견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사회 안전망이 그들을 범죄로부터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언제쯤이면 경찰과 시민이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날이 올까? 그것은 미리 예단하지 않고 작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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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케팅하라! -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최적의 마케팅 공부
박노성 지음 / 성안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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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서점이 가진 기능을 확장시킨 사례로 잘 알려진 '츠타야 서점'에서 보듯 결국 소비자에 맞춘 차별화된 발상의 전환이 입소문을 타서 매출로 연결된다는 좋은 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도 달라지는데 기존 서점 운영방식에서 탈피해 소비자에게 맞춘 콘셉트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독립 서점들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강연, 공연, 독서모임 등을 활발하게 개최하거나 경주 '어서어서책방'처럼 약 처방을 내듯 고유의 콘셉트를 가진 곳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가기 마련이다. 사실 마케팅 차별화도 고유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모든 마케팅 활동에 부여하고, 하나 잡은 콘셉트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체성이 생기기 때문에 아이디어 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리마케팅 한다는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면 기존에 답습했던 마케팅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도록 적절하게 메시지를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전엔 상품과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을 했다면 지금은 감성을 어필하거나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광고, 마케팅에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객이 없으면 기업의 존재 이유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고객 경험에 따른 신선한 리뷰로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증한 온라인 사용자로 인한 변화는 아마존의 '자연 노출 방식'처럼 적합성, 인기도, 신뢰도를 기반으로 첫 페이지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구매자 위주로 검색 엔진을 활용하는 데서 드러난다.


메타버스, 라이브 커머스, D2C 마케팅 등 앞으로 온라인 판매시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2021년 8월, 명동의 눈스퀘어에 오픈한 '나이키 라이즈 서울'은 눈여겨볼 만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여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매장에서 픽업한다거나 나이키 리사이클링 & 도네이션 공간, 셀프 결제 시스템인 '그랩앤고' 서비스, '시티 리플레이' 공간 등 현장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제품에 인쇄하는 등 철저하게 경험이 중심이 되는 체험형 매장인 것이다. 이런 시도들은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의 친숙도를 높여주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의 발길도 저절로 찾아오게 만든다. 이렇듯 리마케팅은 브랜드, 콘셉트, 디지털 혁신 등이 결합하여 새로운 체험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목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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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채소, 정크푸드 - 지속가능성에서 자멸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마크 비트먼 지음, 김재용 옮김 / 그러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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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혁명 이후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빈곤의 위험은 감소되었지만 음식 시스템은 이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공장식 가축 생산 시스템, 제초제와 GMO로 오염된 농산물, 온갖 식품첨가물과 화합물로 범벅이 된 가공식품 등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가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정크푸드는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지만 건강한 식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를 죽이는 음식 시스템에서 벗어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우리를 위협하는 음식 시스템을 고발하며 상당히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거의 르포 수준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살펴본다. 거대 식품 회사의 노동 착취와 농업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5장부터는 이전까지 다뤘던 어두운 측면 대신 농업 혁신을 이끌고 더 나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긍정적인 변화에 서술하고 있다.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화화 물질과 살충제 같은 물질을 대안적인 방법으로 바꾸는 노력만으로도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퇴비, 피복 작물, 윤작, 혼작 등을 하며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농작물을 직거래 방식에 따라 소비자와의 거리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동물 복지를 시행하여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음식 시스템의 선순환을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먹는 행위는 농사짓는 행위다"라는 웬델 베리의 말처럼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건강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쉬운데 빈곤할수록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질 떨어지는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선택지가 없으니 한 끼를 대충 라면이나 더 낮은 가격의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것은 모든 사람이 지불 능력과 상관없이 저렴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채소를 텃밭에서 마음껏 먹는 자급자족의 생활을 모두가 누릴 수 없으니 세계 음식 시스템을 움직이는 거대 푸드 회사가 기존 음식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저장 기간을 오래 늘리기 위해 온갖 화학첨가물로 만든 제품을 아무 의심 없이 구매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심각성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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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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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시대 불문하고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작품으로 손꼽힌다. 여전히 <삼국지>에 얽힌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조는 한 왕조가 멸망한 후 두각을 나타낸 수많은 영웅 중 난세의 간웅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저자는 삼국지 인물을 현대 심리학으로 새롭게 해석을 내리며 교훈을 얻고자 한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시리즈는 한 인물의 일대기를 주요 사건 위주로 풀어냈으며, 글 중간마다 심리학의 연구 사례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역시 익히 알고 내용이라서 그런지 전개되는 내용은 흥미로웠다. '지금 죽여야 하나? 아니면 살려둘까?'로 여러 차례 반복되는 이유는 전장에서 항상 고민해야 하는 저울질이기 때문일 것이다.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등장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 긴장의 연속을 겪는 가운데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목숨이 좌지우지되거나 대의와 명분에 따라 평판이 달라지고 전세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어떤 사람을 가까이 두고 멀리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시험하듯 빠른 판단이 요구된다. 처세술의 대가인 조조조차 목숨이 위태로운 여러 순간들이 있었고, 배신의 쓴맛과 큰 실패의 경험도 맛봐야 했다. 분명 죄 없는 사람들을 도륙 한 죄는 무겁지만 결국엔 유리한 판세를 가져오며 위 나라를 강성하게 만든 인물이다. 그의 곁엔 뛰어난 모사와 장수들이 즐비했으며 위기 때마다 빛을 발하는 탁월한 리더십과 처세술은 볼수록 대단하다고 느낀다. 후대에도 평가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삼국지>의 이야기에 빠져들 준비가 되어있다. 워낙 인물들끼리 복잡하게 얽히고 기가 막힌 전략과 드라마틱한 영웅들의 에피소드는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필독서로 사랑받는지 알 수 있다. 현대 심리학으로 살펴본 <삼국지>는 분명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를 이해하려면 주변 상황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알아야 한다. '심리학으로 들여다보기'는 흥미진진하게만 읽었던 <삼국지>에서 오늘날 우리가 생각해 볼 만한 점들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오랫동안 내전을 겪으며 전쟁에 익숙한 시대가 아니지만 그때보다 복잡한 사회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와 교훈에 귀 기울여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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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 CHRISTIAN FOUNDATION 3
피터 워커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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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현장에 와 있는 듯 성경 속에 기록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지리적인 조건이 어떠한지 논리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쓴 책이다. 일반 성도들은 때를 맞춰 성지순례를 떠난 뒤 현지 가이드 설명을 들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두 둘러보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대부분은 성경 책을 읽고 기독교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을 뿐 실제 모습은 어떠한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현지의 지리성 특성을 이해하게 되고 개연성을 추정해 보면서 여정을 되밟을 수 있다. 저자가 30여 년간 성경의 땅을 밟으며 탐구한 내용이기에 상세하게 쓰였고 풍부한 지리적 정보 덕분에 성경 구절에 묘사한 장면들과 오늘날엔 어떻게 변했는지 알게 되니 훨씬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설교 시간 또는 모임에서 설명해 주기도 하지만 오늘날엔 어떤 모습인지 상세히 묘사한 걸 들어본 기억은 없다. 성경 속에 언급된 도시와 지역의 연대뿐만 아니라 얽혀있는 에피소드까지 들려줘서 내용이 풍성해졌다. 지도를 보며 장소가 가진 의미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역사와 지리, 고고학을 탁월하게 융합한 최고의 성경 지리 안내서라는 말은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되밟아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인데 역사와 지리, 고고학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입체적으로 성경을 읽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린 성경의 주요 장소를 이전보다 훨씬 잘 알게 되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역사하고 계신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실제 그곳에서 역사하셨음을.


아직 밝혀내지 못한 성경 유적도 많다. 발굴되어야 할 유적지엔 무엇이 있을지 우린 모른다. 다만 성경을 수없이 읽고 묵상했어도 이보다 자세하게 지역을 알려주는 책이 나오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도 있다. 실제 가보지 못한 성도들이 많기에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흥미진진하게 설명해 주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읽은 후엔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성경 말씀을 읽을 때도 지도 위에 장면들이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예수가 탄생하셨던 베들레헴부터 나사렛, 광야, 갈릴리, 예루살렘까지 예수님이 전 생애 머무셨던 모든 여정에 참여하며 우린 시공간을 뛰어넘는 특별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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