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 2022 개정증보판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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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려면 70여 년 동안 재임한 12명의 대통령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들의 공과 사를 객관적으로 가려내어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후세에 전달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부터 19대 대통령 문재인까지 이들의 출생부터 성장 과정, 당선과 재임, 퇴임 이후 등 역사적인 사실들을 서술해 내고 있다. 굉장히 방대해 보이지만 대부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치와 주변 정세 위주로 쓰였고, 가독성 또한 좋아 약 660페이지 분량임에도 읽기 어렵지 않았다. 또한 10년 만에 나온 전면 개정판에서는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실록'을 추가 수록하여 분량이 커졌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근현대사가 지나온 과정들이 그려질 것이다.


약 35년간 일제강점기를 거쳐 마침내 광복을 맞이했지만 민주주의를 국민들이 누리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고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사사오입 개헌, 국회 프락치 사건, 정치 깡패 동원, 군사 쿠데타, 유신 헌법 등 독재와 폭압의 시대를 거쳐야 했다. 보수와 진보로 상징되는 어느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서 정치, 외교, 경제, 사회, 국방 등 전반에 걸쳐 정책과 기조가 달라졌고 박근혜 탄핵 이후엔 양 진영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일반 국민들은 대한민국 권력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얼마나 생활이 달라지는지 체감하고 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다. 예전보다 국제 정세와 정치,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지난 70여 년을 거쳐 오면서 우린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항거로 민주주의를 쟁취하였다. 깨어있는 국민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역사에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는다면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다. 국민들이 투표로 뽑은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최고 권력자이지만 임기가 5년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위와 미래를 책임지는 자세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 몇몇 대통령은 끝이 좋지 못했다는 걸 상기하면 권력의 무상함도 느낀다.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근현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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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악마의 무늬가 자유의 상징이 되기까지
미셸 파스투로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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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마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있지만 이것이 종교적 관습과 미신이 결합될 때 얼마나 무서운 사회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295년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내린 특별 교서에는 모든 수도사가 소속과 상관없이 줄무늬 옷을 착용할 수 없다는 명령을 공포한다거나 1310년 종교적 직책을 맡고 있던 구두 수선공 콜랭 도리쉬에가 결혼 후 '줄무늬 옷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을 당한 건 충격적이었다. 그 당시 줄무늬가 가진 상징성이 꽤나 부정적이고 비기독교적으로 보였다는 방증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입고 다니는 시대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물론 현재 이슬람권에서는 여성들이 밖으로 외출할 때 히잡 입을 것을 강요받고 있다. 종교적 관습이 사회를 지배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중세 시대에는 '줄이 있는 것'과 '다양한 것'은 종종 동의어로 쓰였는데 줄무늬가 경멸적 어휘로 바뀐 것은 중세 문화에선 다양한 것이 불순하고 위협적이며 부도덕하고 속임수를 쓴 것을 의미해서 실제 그림에도 같은 의미로 표현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부정적인 의미를 뜻하는 대상은 예외 없이 줄무늬나 점박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인식이 팽배한 사회에서의 세계관 안에 있으면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16세기 이전만 해도 줄무늬는 악마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근대 사회에 접어드는 시기부터는 줄무늬 패턴이 의복, 문장 이외에도 실내 장식, 가구 장식, 항해, 위생, 일상생활 분야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한다.


사회가 근대화되고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종교적 관심이나 미신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그래서 경멸을 받아왔던 줄무늬는 건축 현장이나 패션에 활용되며 여러 계층에서 누구나 즐겨 입는 옷이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20세기에 들어 생각되는 건 유대인을 수용소에 가둘 때 입던 죄수복, 뉴욕 양키즈 선수들의 스트라이프 운동복, 유니클로 티셔츠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유행을 타지 않는 패턴의 옷이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줄무늬 하나만으로도 역사적, 인문학적 사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시대에 따라 혐오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매혹적으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했고 우리에게 또 다른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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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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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하들판의 습지에서 서식하는 수많은 새들을 관찰하며 남긴 사진집이다. 책을 들출 때마다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원형 그대로가 잘 보존된 것 같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어디선가 가을 들녘에 철새 무리들이 소리치며 날아가는 광경이 그려진다. 교하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여 서해로 흘러가기 때문에 생겨난 지명이라고 한다. 오도동 상공에서 바라본 교하들판은 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자연환경을 갖춘 주민들과 서로 공생하며 사는 곳이다. 농부가 논밭에서 써래질을 할 때며 백로와 황로가 찾아와 먹이를 쪼아대는 모습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사진도 그러한데 실물로 보았다면 아마 흠뻑 빠져들었을 것 같다. 길조로 알려진 백로가 모내기 논밭에서 함께 있다니 말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15년 가까이 공릉천 하구를 오가면서 남긴 기록은 그래서 소중하게 느껴진다. 언젠가는 우리 앞에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새들에 대한 기록 관찰물로써 값어치를 매길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 살면서 또는 동물원에 갈 때도 쉽사리 보기 힘든 야생 속 새들의 다양한 종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이런 새들이 있나 싶을 만큼 교하들판은 새들의 보고라 할 만하다. 이 책에선 사계절 교하들판에 살아가는 새들뿐만 아니라 말똥게와 펄콩게, 너구리처럼 여러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고 교하에 사는 주민들의 배려 덕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자연을 자연 있는 그대로 우리가 아끼고 사랑할 때 진정 아름다운 장관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고 생각한다.


교하들판에서 새들의 왕인 독수리도 볼 수 있고 참매, 황조롱이, 개리처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도 관찰된다. 이 책에서 언급했지만 안타까운 것은 개발을 하면 할수록 이들이 살아갈 서식지가 점점 없어진다는 점이다.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가 건설된 후로 더 이상 재두루미를 볼 수 없게 된 것은 누구를 탓해야 할까? 오래전부터 살아오던 구역이 한순간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빼앗은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은 급속도로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가 오래도록 새들을 관찰하려며 함께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 사진집을 보며 잃어가는 자연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허하고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교하들판과 습지가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보존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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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 방황하지 않고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기
자회독서회 엮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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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힐링 에세이다. 이 책은 자회독서회라는 중국 내 독서 분야 1인 미디어 공유 플랫폼으로 현재 600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일 올라오는 글의 주제는 동기부여, 감정관리, 자아 성찰, 인간관계, 성공과 실패,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수백만 여성의 삶과 인생 진로에 영향을 주는 곳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상처받거나 흔들릴 때도 있으며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 속에 답을 찾고 싶어 한다. 그보다는 세상으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할 때 이와 같은 글은 다시 딛고 일어설 큰 힘이 되어준다. 글이 가진 힘은 작아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줄기 빛처럼 혼자서만 괴로워하던 시간들을 잊고 한 발짝 나아가도록 이끄는 마음속 메시지다.


이 책을 주제별로 5장으로 나눠 글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는 학력, 직업, 나이가 다 다른 일반인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읽어나갔는데 어쩌면 이들이 올린 글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얘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모처럼 단잠을 잤다. 다시 살아갈 힘을 낸다."는 독자의 말처럼 불완전한 자신이 인생의 갈대밭에서 어디로 갈지 온통 불안하고 힘들 때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건 나를 응원해 주는 이런 글귀 덕분이다. 이전에는 하나라도 잘못되면 부정적인 생각에 지배를 당했는데 이젠 나를 긍정하며 회복탄력성이 생겼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으로 한결 느긋하고 여유로워질 수 있었다. 지나보면 별것 아닌 일이 얼마나 많은가?


어느 나이대든 상관없이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다면 잠시나마 삶의 위안을 얻길 바란다. 우리들이 겪는 실수와 실패들은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한 과정에 불과할 뿐 정답은 없다. 언제든지 문제를 깨닫고 자신의 길을 되찾아갈 수 있다. 이 작은 책 한 권에 인생의 비밀과 지혜가 모든 담긴 듯하다. 살다 보면 인생이 꼬여버릴 때도 있고 별의별 일들을 다 겪으면서 살아간다. 어리석은 결정으로 예기치 못한 일을 겪기도 하고 뜻밖의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알 수 없는 미래의 걱정들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것보다 지금 주어진 현재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것만큼 멋진 인생도 없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본인 몫이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자에게 제 갈 길을 찾아가는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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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만드는 아이주도 영어공부 - 한국에서만 공부하고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는 아이들만의 비결!
곽창환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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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점은 직접식 교수법이 아닌 '문법 번역식 교수법'을 일본 식민 지배의 영향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며 저자가 꼬집은 문제점에도 동의한다.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문법 공부와 쓸모없는 영어 시험을 치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으며, 토익 및 토플, 대학 입시에 필요한 점수를 얻기 위해 학원에서도 '문법 번역식 교수법'으로 수업을 받는다. 실생활에선 쓰이지 않는 어려운 단어와 문법은 달달 외우면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는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영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즐겁게 영어를 배우고 원어민처럼 완벽하는 구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문제없는 수준이면 된다.


쉬운 단어만으로도 의사소통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으면 설령 발음이 어색하더라도 원어민도 아닌데 뭐가 문제인가? 언어라는 것이 본래 의사소통하려고 배우는 건데 우린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구사해야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배워서 더욱 어렵게 느끼는 건 아닐까? 부모 세대가 배워왔던 것과 달리 다음 세대 아이들은 올바른 영어 교육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배웠으면 좋겠다. 이 책은 핀란드와 유대인들의 교육 사례로 한국 교육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호기심이 있는 학생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답을 외우는 것보다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데 기본 원리를 깨우치면 다른 부분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뭐든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해야 는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배우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하고 외국인을 만나도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다들 상상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토익과 토플에서 고득점을 받아봐야 대화조차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이 책 제목처럼 '아이주도 영어공부'는 아이가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배워나가야 한다. 자기 수준에 맞게 시작하여 영어 구조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먼저다. 문법이나 원어민 같은 발음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이 책에서 인사이트를 얻게 될 것이다. 일단 영어에 재미 붙이면 그다음은 알아서 공부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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