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3D 모델링 by 노마드 스컬프 - 나는 이제 아이패드로 3D 디자인한다!
정대광 외 지음 / 성안당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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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라는 디지털 기기가 지닌 가능성에 놀랐다. 컴퓨터에서 3D 모델링 작업을 하려면 CAD, 3D Max로 대표되는 복잡한 프로그램을 다뤄야 하는데 아이패드는 노마드 스컬프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아이펜슬로 3D 모델링 작업을 뚝딱 해낼 수 있다. 정말 편한 세상이다. 고사양을 요하는 PC도 필요 없고 값비쌀뿐더러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 없어도 된다니 놀랍기만 하다. 노마드 스컬프 UI가 상당히 직관적이어서 바로 따라 하기 쉽게 되어 있다. 몇 번의 터치 만으로도 3D 효과를 낼 수 있어서 따라 하는 재미가 있다. 골치 아프고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예제를 보고 자주 따라 하면서 감을 익히는 일이 우선이다. 'Lighting으로 오브젝트에 음영 부여하기'는 완전 신세계가 아닌가!


아이패드에서 모두 구현이 가능하며 애플 앱스토어는 19,000원의 구매 비용이 소요되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무료 버전을 다운로드한 후 정식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PC 버전은 해당 URL에서 Web 버전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일단 처음 접해보는 노마드 스컬프의 기본 기능을 알아보면서 메뉴와 기능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이 노마드 스컬프를 잘 다루는 첫걸음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기본 기능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책을 보니 PC 버전보다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에서 다루기 좋은 환경이며, 예제와 같이 구현해 내는 즐거움도 상당히 클 것 같다. 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예제를 따라 하면서 배운다면 저절로 실력이 늘 것이다. 아이패드에서 3D 모델링을 편하게 만드는 세상인 것이다.


현재 클래스 101에서 노마드 스컬프로 3D 모델링을 가르치는 댕작가와 예지가 쓴 책이기 때문이라 초보자의 접근성이 좋다. 두 공동저자도 취미로 3D 모델링을 했다가 지금은 3D 모델링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굉장히 매력적인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없다.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더 잘하고 싶어지고 실력이 향상될수록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3D 모델링 디자인이 지닌 장점을 알고 나면 작품을 만드는 동안은 손에서 뗄 수 없을 것 같다. 장소와 상관없이 노마드 스컬프가 설치된 아이패드라면 바로 작품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역시 취미로 재미 삼아 해보는 게 실력을 키우기엔 최고인 듯싶다. 아이패드로 3D 모델링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당장 노마드 스컬프를 설치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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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실패하기
존 크럼볼츠.라이언 바비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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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한 속담이 있다. '쇠 불도 단김에 빼라'인데 무슨 일이든 기회가 왔을 때, 한창 열의가 뜨거울 때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낚아채서 행하라는 뜻으로 열의가 식은 뒤에 다시 하려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하다가는 다른 경쟁자에게 선점을 뺏기기 쉬우니 일단 시작한 뒤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빠르게 실패하기>의 주요 골자다. 너무 큰 목표는 중도에 포기하기 쉬운데 대부분의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서 작은 실패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 것이지 실천하기 어려운 걸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했다간 포기도 빠르다는 얘기다.


무슨 일이든 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고 가벼운 계획의 반복은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읽는 내내 많은 영감을 주었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대부분의 이유는 과도한 욕심과 무리한 계획 때문이었다.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낙인은 재도전을 가로막는 심리적인 장벽이다. 숱한 실패의 경험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실패가 쌓일수록 실력 향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길 망설이기보단 일단 실행에 옮기는 용기가 남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패를 많이 해볼수록 그만큼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오히려 발전하기 위한 바람직한 과정인 것이다.


예전엔 나도 완벽주의 성향으로 무척 일에 예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보니 일단 빠르게 작업한 뒤에 수정하고 피드백 받는 것이 프로젝트를 일정 내 끝내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도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잦은 실수를 한다. 실수하면서 배운 지식은 몸으로 익힌 것이라 머릿속에도 오래 남는다. 일단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어설프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더라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차라리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 그러면서 배우게 되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책은 왜 빠르게 실패를 해야 하는지 여러 사례와 함께 명확한 방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당장 해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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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 유동하는 삶을 헤쳐나간 영혼
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 북스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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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철학자, 대중 지식인으로 알려진 지그문트 바우만의 일대기를 다룬 이 책은 2013년 11월부터 완성되기까지 인터뷰와 자료 수집, 집필을 위해 코시치우슈코 재단의 지원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무려 74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이다. 주석을 빼도 65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지그문트 바우만이 걸어온 삶과 지식인으로서의 철학을 담아냈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넘어 그가 바랬던 세상은 6개월간 하쇼메르 하짜이르 지부에서 활동이었다.


"되돌아보면, 오랫동안 상상한 공정한 세상의 밑바닥에 자리 잡은 것은 우리가 꿈꾸었던 삶이라기보다 우리가 실천했던 삶이었다. 그런데도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는 그럼 삶을 꿈꾸고, 뒤쫓았다. 그런 삶을 찾을 수 있다고 나를 잘못 이끌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확고한 결심과 사회주의자 되겠다는 결심도 이때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포즈난의 유태계 폴란드인으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반유대주의로 인해 차별받는 시절을 경험했고, 나치의 침공을 피해 탈출을 감행하여 간 곳이 소련이었는데 빠른 진급으로 군 정치장교이자 첩보 요원으로 활동한다. 1953년 3월 16일 군에서 해임되고 나서야 생활은 궁핍해졌어도 비로소 자유를 되찾았고 학자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바우만은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었던 역사의 산증인 셈이다.


매우 분량이 많고 본인이 직접 자서전을 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다. 어찌나 술술 읽히던지 마치 그 시대를 간접 경험한 것처럼 생생하게 장면들이 그려진다. 지그문트 바우만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전에 남긴 글과 함께 전 생애를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보통 이렇게 책이 두꺼우면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딱딱한 문체로 금방 지루함을 느끼기 쉬운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책 읽는 맛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고 그가 바라던 세상을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한국은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로 여전히 이념에 매우 민감하다. 자신의 생각, 사상, 이념과 다르면 무조건 매도하고 본다. 같은 폴란드 태생임에도 불구하고 유대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불합리한 차별과 처우를 감내해야만 했던 지그문트 바우만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집필했던 57권의 책과 100여 편의 논문은 시대의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세계화와 근대성, 포스트 모더니티, 소비주의처럼 불안정한 삶을 지적하며 시대의 지성이자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다.


이 시대의 참된 지식인이라면 좌우 구분 없이 현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성이 소멸해가는 시대에 자본주의에 매몰된 채 정작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들은 점점 소리 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기초 학문은 경제 불황이라는 미명 아래 학과 폐지를 하거나 강제 통합을 할 만큼 위기에 봉착해 있다. 언제쯤이면 그가 꿈꾸었던 공정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지식인이 남긴 삶의 숨결을 그대로 느끼듯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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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 인생 항로를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단단한 마음 철학
김선호 지음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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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도 마흔은 결코 적잖은 나이에 속한다. 특히 결혼하여 아이까지 있는 엄마라면 사정이 다를 수 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졌지만 아이들 뒷바라지하랴, 집안일하랴, 시댁까지 챙기다 보면 인생 항로를 잃어버릴 수 있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져서 늘 피곤하고, 우울하며, 화가 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결혼 이후로 여러 가지 일을 겪어야 했고 나이는 드는데 이럴 때일수록 취미생활을 가지거나 덕후에 빠져 마음껏 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질 즈음이다. 엄마에게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푹 쉴 수 있어야 가정에 신경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치고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스트레스가 쌓여간다며 내면을 챙겨서 상실감을 느끼지 않게 해줘야 한다.


이 책은 엄마들이 마음을 단단하게 챙겨주는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씌었다. 마흔 즈음을 지나 생겨나는 변화에 귀 기울여서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야 도움이 된다. 흔히 겪는 산후조리 우울증처럼 갑자기 찾아온 우울감은 위험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요즘은 부부가 같은 취미 활동으로 캠핑을 하며 일주일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혼자 짊어져야 할 몫이 아니라 서로 짐을 나누며 같이 헤쳐나가야 한다. 각자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면 외로움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는 역시 대화를 자주 나눠봐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마흔 공감 토크를 보니 역시 부부 문제보다 자녀 양육에서 오는 갈등을 푸는 게 제일 큰 고민거리인 것 같다.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고 자녀가 사춘기를 겪거나 엇나갈 때 훈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녀 교육은 힘든 일이다. 이럴 때 주변 어르신이나 교육 상담가에 도움 요청을 받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어렸을 때부터 확실하게 교육하면 좋은데 맞벌이 등 시간적 한계로 인해 제대로 챙겨주지 못할 때 아이와의 교감이 부족해 애착관계 형성이 늦어질 수 있다. 아이를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인생 항로를 잃어버려 마음이 흔들린다면 부부가 함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해서 결정했으면 한다. 이 책처럼 행복의 기준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중심을 잘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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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 묻고 생각이 답하다 -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작은 깨달음
박희재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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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인 귀결법은 자기계발서의 전형적인 서술 방식이라 딱 질색이다. 단정지어서 결론을 정해버리면 다른 가능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져 버린다. 누구든지 이미 결과가 드러난 뒤엔 그래서 그랬다고 말하기 쉽다. 별다른 동기부여가 생기지도 않고 허공에 흩어져 버릴 뜬구름 같기에 잘 와닿지 않는다. 책 제목은 잔잔한 에세이 형식에 깊은 울림을 줄 것 같았는데 실상은 지겹도록 봐왔던 속 빈 강정의 자기계발서라니. 요즘처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엔 독자들이 읽고 생각해볼 여지를 주는 게 좋다. 이미 우린 수많은 정답들 속에 지쳐있다. 정답 프레임을 빗겨가면 이루 셀 수 없을만큼 다양한 생각들이 넘쳐나는데 왜 하나의 길, 하나의 정답이 아니면 안 될까?


부제처럼 온전한 나로 살려면 최대한 가진 것들 비워내야 한다. 비워낸 후엔 이제 다른 생각들이 오가며 곰곰히 되돌아볼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다. 수많은 질문과 깨우침 없이는 세상 유혹에 우린 흔들리기 쉬운 존재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인생의 여백이 필요한 이유다. 바쁘게 살아온 자신에게 여백을 줘서 쉬도록 허락한다면 다시 일어설 힘도 생긴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우린 순간 속에 살아간다. 내 경험과 재능이 오늘을 사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다른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 확고하다면 그것이 바로 나로 산다는 증거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이 세상에서 조금은 가볍게 살아도 좋지 아니한가.


시험 문제와 달리 인생에서는 대입시킬 때 반드시 똑같은 아웃풋이 나오란 법이 없다. 여러 조건과 운이 합쳐서 나온 결과를 각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이 있을까? 같은 결과를 바라보고 따라해봤는데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탓할 건 자신 밖에 없다. 가뜩이나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방향이 문제였을 뿐이다. 순간마다 선택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해볼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여백이 크면 클수록 과거보단 미래를 바라볼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느릿느릿 걸으면서 자연도 둘러보고 주변도 챙기면서 가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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