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5호 : 흙의 생태학 - 2022.7/8/9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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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호는 유독 '흙의 생태학'을 주제로 삼아서 그런지 몰라도 글 언저리마다 짙은 흙냄새가 배어 나온다. 농사를 지으려면 토양이 좋아야 한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실천으로 옮기려면 수고로움은 감내해야 한다. 우리 몸에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려면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채소와 과일을 재배해야 마땅하다. 조건은 지렁이가 꿈틀대며 살아가는 옥토라면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흙에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는데 해충을 막기 위한 쉬운 선택으로 뿌린 제초제가 이로운 생명체까지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관행농법이 아닌 유기농을 선택한 농부는 소농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수확량은 적지만 자연에 덜 해를 끼치면서 키운 건강한 채소다.


계간지로 발행되는 <생태전환 매거진 : 바람과 물>이 각별한 이유로 환경을 생각하는 잔잔한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곧 닥칠 식량위기와 기후위기를 푸는 열쇠로 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읽을 가치가 있는 일관된 기사들로 다양하게 싣는다. 커버스토리에 실린 글을 읽어봐도 주제의식과 시의성이 다분하며 흙이 지닌 생명력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 가는 내용들이라 농업의 미래와 정밀농업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등 유익한 글이었다. 도시에서 생활하면 사실 실감하기 쉽지 않지만 이미 세계는 식량위기와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도 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세계적인 현상과 넓혀 바라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기에 하루속히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일부 환경단체의 목소리로 치부하기보단 경각심을 가지고 우린 그 사안이 가진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모든 현상들은 대부분 연계되어 있으며 무너진 뒤엔 복구하기 힘들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까지 '기후와 마음', '무해한 버림', '도망치는 숲', '돌봄의 정의'를 주제로 심층적인 내용을 파고들었는데 '흙의 생태학'은 본질적으로 지구를 빌려 살아가는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게 하는 내용들이라서 더욱 마음이 쏠렸다. 생명력이 다한 흙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듯 모든 해답엔 흙이 있었다. 선순환 구조를 갖추려면 인간의 노력이 절실하다. 비옥한 토양이 결국 인간을 살리는 길이니 너무 늦지 않게 지켜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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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말고 N잡 하기 - 돈걱정 없이 사는 N잡러의 세계
장이지 외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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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직업관으로 생각해 보면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남보다 바쁘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기 쉽다. N잡이 본업과 연관되었거나 전혀 다른 직업인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N잡을 하려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신분(?)이어야 할 것 같다. 강사인 경우 비정기적이고 블로거, 유튜버 등 시간 투자가 필요한 일도 포함된다. N잡러지만 그 많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을까? 대부분 본업이 어떤 계기를 통해 점차 확장된 경우들이다. 인터뷰에 응한 분들 이력을 보면 대부분 능력자들이지만 처음부터 N잡러가 된 것이 아니라 경력 단절이나 실패를 딛고 성공을 거둔 평범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다. 본인 능력이 되고 여력이 허락된다면 N잡이 도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나의 본업에서 N잡으로 연결하게 되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하던 업무에서 확장이 되기에 우선 부담이 적습니다."


N잡의 기준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밑바탕 되어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그림을 그려보면 될 것 같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N잡이 내 본업과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예를 들어 본업 관련 유튜브를 시작한다거나 관련 강사 또는 심사위원을 하는 등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는 것이다. 근데 전문 직종이나 1인 기업가처럼 자유롭지 않으면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블로거, 유튜버, 강사, 작가 정도일 듯싶다. 책에 소개된 10인의 N잡러들 이력을 보면 알겠지만 화려하다. 대부분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N잡을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도 만만치 않다. 그 결과를 얻기까지 이들은 묵묵히 꾸준하게 진행했고 부단한 노력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N잡을 목표로 설정하고 달려가기보단 내 본업을 더욱 빛나게 할 일들을 확장시킬 방법을 찾아보는 게 현실적일 것 같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얻는 일은 없다. 재테크 개념으로 보면 N잡러로 활동한다는 건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소득 발생이 다양해서 돈 걱정을 할 일이 줄어든다. 이들의 경험담을 읽으면서 동기부여를 얻고 N잡러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주는 교훈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하다못해 연예인들도 요즘 유튜버를 병행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었다. 이미 N잡러로 활동하는 이들을 통해 내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며, 남들과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며 도전하는 삶은 역시 평범한 일상에 뜻 모를 힘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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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삶의 길목 위에서 찾은 해답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북아지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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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사람들이 늘 관심을 가져온 주제다. 오십이면 이제 인생 절반을 지난 나이대라 이전과는 다른 삶이어야 한다. 치열하게 앞만 보며 달려갔다면 앞으론 주변을 둘러보며 의미 있는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누누이 들어왔던 '인생 별거 없다', '인생 짧으니 재미있게 살아라' 등 긴 방황을 끝내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위해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에세이보다는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의 심층심리학을 다루고 있어 다소 내용에 무게감이 있다. 저자는 융학파 정신분석가로서 17권의 융 심리학 대중서를 집필했다. 융학파 정신분석가로 활동한 저자의 심층심리학으로 알아본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삶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당연한 이치다. 이것들은 모든 자기조절 체계에 내재된 필수적 양극성을 표현하기에 그렇다. 이 문제들은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다만 넘어설 수 있을 뿐이다."


현대 사상가 중 짧은 인생의 의미를 융만큼 깊이 들여다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 저자의 말에 따르면 "내가 할 수 있든 없든 삶이 내게 말하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배울 때만이 성장하고, 도량을 넓히고, 더 큰 삶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더 큰 시야를 가지는 건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어차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삶의 시간은 지나가지만 있는 그대로 깨닫고 배우려는 자세가 현재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오십이라고 나이를 특정 지었지만 결국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며 문제의 핵심과 올바른 목적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살아있는 한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위한 여정은 균형감을 가진 삶일 것이다.


장황하게 썼지만 의미를 잃어버린 삶에 그 어떤 희망과 존재 이유가 있을까? 심층심리학의 세 가지 기본 원칙인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모든 것은 은유다'는 불안한 중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위한 정서적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린 삶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 선택의 옳고 그름보다는 자신을 위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길인데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말고 주어진 현실을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면 그보다 좋은 인생도 없으리라 본다. 많이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고 내려놓고 산다는 게 진정한 삶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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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천재 게으른 뇌를 깨워라 - 40일간 하루 20분, 쉽고 간단한 기억력 훈련법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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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태플릿 등 주변엔 보조기억장치가 많아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저장한 내용을 볼 수 있는 시대다. 두뇌 활 폭이 줄어든 결과 젊은 세대에서도 이른 알츠하이머, 치매, 건망증,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게으른 뇌로 인해 생긴 문제들이다. 이 책이 의도하는 것은 두뇌 트레이닝을 40일간 하루 20분 훈련하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첫 번째 문제를 풀 때부터 쉽지 않다고 느낄 듯싶다. 두뇌 회전이 느리고 뭔가 뇌가 굳어버린 것 같다. 젊었을 적엔 쌩쌩하게 돌아가던 두뇌가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둔감해졌다. 이 훈련은 현재 내 두뇌 상태가 어떤지 매 순간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일 듯싶다. 정말 문제를 풀면 알겠지만 쉽지 않다.


모든 문제의 정답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하루 20분씩 40일 동안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 거다. 즉, 해봐야 아는 문제이고 꾸준히 훈련받아야 기억력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 최고의 두뇌 트레이닝 전문가가 만든 몰입 훈련법으로 수십 년간 굳어버린 내 뇌를 빠르게 회전시킬 기회다. 머리를 써버릇해야 기억력을 완벽하게 회복시킬 것이 아닌가. 하루에도 우린 여러 경로를 통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접한다. 대부분 날려버리거나 아주 희미한 기억을 갖고 있다. 며칠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가끔가다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 깜빡거리는 건망증을 겪는다. 기억 의존증이 심해져서 뇌를 쓰지 않는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심해질 건 뻔하다.


우리가 노년에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치매 증상을 겪게 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자나 깨나 뇌를 자극하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뇌를 자꾸 활용해야 치매를 겪지 않는다. 그래서 영어 공부가 되었든 독서를 하든 뇌가 활동할 수 있게 해줘야 치매나 건망증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훈련하면서 하루하루 늘어나는 기억력에 희열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암기를 잘한다는 것도 기억력이 좋다는 뜻인데 두뇌 회전이 빠르면 일상생활에서도 무척 도움이 된다.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하루하루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풀어나가면 좋겠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게으른 뇌를 깨워 젊고 활발하게 살아야 우리들의 삶이 행복하게 마무리될 수 있으니 두뇌 트레이닝은 해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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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역사 - 생명의 음료, 우유로 읽는 1만 년 인류문명사
마크 쿨란스키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맵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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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하게 마시던 우유 하나에도 굉장히 폭넓은 역사가 담겨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인간이 동물의 젖을 먹게 된 역사와 치즈, 버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거의 모르는 얘기들이 대부분인데 우유는 사실상 1만 년 인류 문명에서 유제품을 제공해 주었다. 어느 음식이든 우유로 만든 유제품이 빠지지 않는다.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이를 음식 레시피와 연관 지어서 우유 관련 모든 기록을 담은 책이다. 우리가 모르던 우유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우유에 관한 진실, 쟁점인 사안, 앞으로 남은 과제까지 저자의 풍부한 해설 덕분에 지식도 한 뼘 늘어나는 것 같다. 지금은 생산량이 높은 젖소에게서 우유를 얻지만 인간이 젖을 얻은 최초의 동물은 낙타였다고 한다.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우유도 생산 기술과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치즈, 버터도 일반인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19세기 이후부터 낙농 산업은 산업용 젖소가 대량으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사육되기 시작되었다. 다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소에게 고단백 사료를 매우 많이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홀스타인-프리지안종이 젖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일명 점박이를 띈 젖소를 말한다. 하지만 점차 다른 품종의 소들이 사라지는 추세이며, 현대 낙농업은 아주 힘든 사업이 되었다고 한다. 우유 생산량을 올리기 위해 젖소에게 많은 양의 고단백 사료를 먹어야 하니 생산자 입장에서는 치즈, 버터 등 다양한 유제품 생산을 병행하는지도 모른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모르던 사실이 많았을 것 같다. 우유에 얽힌 세계사의 흐름과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다. 날씨가 더운 지역에서 우유 생산과 유제품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초기에는 기술 부족으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지만 점점 치즈, 요거트, 버터밀크처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기 시작했다. 빨리 상하기 쉬운 우유를 유제품으로 가공하여 영양면에서는 더욱 좋아졌다. 어릴 적에는 학교에서 무조건 마셔야 했는데 우유에 대한 상식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고 본다. 역시 역사라는 건 폭넓고 깊게 알아둘수록 연관된 지식과 정보가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독해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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