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 세 번에 한 번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시 폴록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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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감소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오십부터 인생의 마지막을 이야기한다면 슬플 것 같다. 어느 누구든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꾸준히 사회활동을 하며 성공적인 노년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왜 7~80대 할아버지, 할머니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들이 겪은 경험담을 통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노인의학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풀어냈던 거였다. 노년과 죽음이 밝고 희망찬 주제와는 거리가 멀어서 선뜻 노년에 겪게 될 이야기를 해줘도 머리와 마음에 와닿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인생이라는 게 어디 계획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이 있을까? 우연과 우연이 겹쳐 알 수 없는 일이 인생인데 참 무거운 주제다.


30여 년간 노인의학과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왔기에 수많은 삶과 죽음 속에서 나이 듦이 우리에게 어떤 성찰을 주는지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쉬웠던 건 환자를 바라보는 의사나 간병인의 관점으로 쓰다 보니 거리감이 느껴졌다. 대부분 노년이 되면 하나둘 질병에 노출된다. 코로나19처럼 치명적인 경우 죽음을 한달음에 찾아온다. 끝이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르지만 건강하게 살다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싶을 것이다. 한정된 삶을 살아가면서 남은 인생은 계획대로 살기 보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는 일에 도전해 보면서 후회 없이 하고 싶은 일을 다하며 지혜롭게 건강도 챙기면서 의미 있는 삶이기를 바란다.


오십이면 이제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셈이다. 이제 몇 2~30년 후면 노년이 될 나이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줘야 한다. 때를 놓쳐서 후회하지 말고 이 책에 나온 수많은 환자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건강만큼은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래엔 실버산업이 크게 발달될 텐데 비슷한 나이대의 누군가와 진지하게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소중할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건강할 땐 천년만년 살 것처럼 살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건 우리의 착각이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데 차근차근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하나씩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부를 실천으로 옮긴다면 노년엔 적어도 무리 없이 활동하다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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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볼 수 없는 책 - 귀중본이란 무엇인가
장유승 지음 / 파이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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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조선시대 목판인쇄의 진실을 몰랐을 뻔했다. 목판인쇄 비용이 얼마나 들고 간행 부수가 적었던 이유까지.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팔만대장경도 인쇄물보다 판목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몰랐던 점은 목판인쇄라 찍어낼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습기, 화재에 취약해서 많이 찍을수록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재간행 간격이 대부분 3~40년을 둔 이유도 목판의 수명이 그만큼 짧기 때문이다. 왕이 국가 차원에서 대량으로 찍은 몇몇 책을 제외하곤 간행 부수가 적고 지식인을 중심으로 읽은 이유도 알 것 같다. 목판집 문집의 간행 부수가 4~50부 정도에 불과했고 문집 간행에 현재 가치로 10억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많이 찍지도 못했다.


앞으로 박물관에 전시된 문집이나 사료, 중요 문화재를 만날 때면 남다른 의미로 자세히 들여다볼 것 같다.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후세에 원본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다. 책에 얽힌 이야기, 그 당시의 시대상을 엿본다는 건 늘 즐겁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귀중한 책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했고 전혀 몰랐던 사실도 알게 해주었다. 선조들이 기록을 남겨둔 덕분에 후세 사람들은 유추해 볼 수 있는 근거자료로 역사를 기억해 낸다. 책 제목처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한 아무나 보기 힘든 책일지도 모른다. 책이 지닌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놀라움을 선사한다. 옛 것의 소중함은 실체가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역사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귀중한 문집과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그 책에 얽힌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박물관에서조차 쉽게 만나보기 어려웠던 자료들이 수록되었고 자세히 알려준 덕분에 역사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것만 생각했지 그 이면에 얽힌 이야기를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다. 역시 시대상과 당시 환경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봐야 역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간행 부수가 적고 백성들에게 왜 보급되지 못했는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꺼내지도 못할 것 말이다. 책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고 읽을수록 빠져들면서 읽게 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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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스위트 -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힘
수전 케인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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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스위트'를 풀이하자면 씁쓸하면서도 달콤함이거나 괴로우면서도 즐겁다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콰이어트>를 쓴 수전 케인의 신작으로 슬픔과 갈망, 승자와 패자, 죽음과 애도 등을 주제로 여러 상황 가운데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질문에 대한 방법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쓴 책이다. 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의 꽤 긴 추천사로 시작하는데 "인간의 감정을 이토록 잘 풀어낸 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진득하게 읽다 보면 챕터마다 우리가 품었던 의문들이 조각을 맞추듯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읽기에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깨닫는 것도 많은 책이기에 진득하게 읽어볼 일이다.


달콤 씁쓸함에서 보듯 모든 현상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항상 이면이 존재하는데 교차하는 두 감정 덕분에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원천이라고 한다. 나 역시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시 짓기에 전념하면서 털어냈던 기억이 있다. 저자 역시 하루 동안 겪은 감정을 글로 쓰면서 이겨냈다. 글을 잘 쓰려고 할 필요도 없고 단지 솔직하게 글쓰기를 하면서 글로 감정을 표현할 뿐이다. 자신이 지닌 감정에 솔직해야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도 슬픔과 절망에서 얼른 빠져나오려면 달콤 씁쓸하게 감정을 다뤄야 한다. 그 아픈 기억을 다른 기억으로 전환시켜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인간의 감정은 예전부터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게 사람의 감정인데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슬프지만 내일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거나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존재한다는 걸 알면 마음이 편해진다. 애써 내가 이루지 못할 무언가를 위해 지나친 감정 소비는 몸에 해롭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에는 우울할 때 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며 그 감정의 끝으로 깊게 파고든 적이 있었다. 슬플수록 슬픔에 빠져 기어코 눈물을 흘리고 말았는데 나중엔 얼른 벗어나야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빛과 어둠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지혜롭게 감정을 다루는 법을 연습하면서 오늘이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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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원으로 시작하는 돈 굴리기 기술 -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월급쟁이 자동완성 포트폴리오
쿼터백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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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안전성, 환금성은 자산 3분법의 기초가 되는 원리다. 대부분 원금 보장이 되는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려고 한다. 금융과 친하지 않은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구성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금융자산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자산 배분을 해 투자한다. 저자의 영구 포트폴리오는 현금, 금, 채권, 주식에 각각 25% 비율로 균등하게 투자하기를 권한다. 그 외에도 올웨더 포트폴리오, 데이비드 스웬슨 포트폴리오, SWAN ETF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며 자산 배분 비율에 따른 전략을 알아본다. 또한 핵심 전략과 위성 전략이 있는데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핵심이 되는 자산을 먼저 선택하고, 그 주변의 자산을 구성하여 운용하는 자산 배분으로 투자 요령을 알려준다.


이처럼 포트폴리오 구성 현금 자산을 은행에 저축하는 것 외에 금, 채권, 주식 등 분산 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결론은 돈을 굴린다는 건 분산 투자로 자금 운용을 해야 적은 돈을 투자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산 배분'은 시장이 하락장일 때도 버텨줄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초보자라 하더라도 이 책에서 소개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따라 해본 경험으로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생각해 보면 이젠 투자는 필수가 되었고 수익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월급 하나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힘든 시대다. 손실을 서로 보충해가며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선 인내심도 갖춰야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알아야 할 것이 많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자산 배분의 3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자산의 분산 :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여 투자하라.
2. 통화의 분산 : 원화 외 다른 통화도 보유한다.
3. 시점의 분산 : 꾸준한 증액과 리밸런싱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자산 배분에 따른 수익률 전략에 대해선 무지했다. 아마 경제에 관심 있더라도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분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 저축이나 펀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전부일 텐데 원금 손실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려면 이 책에서 소개한 방법을 활용해야 할 것 같다. 기준금리와 물가가 오르는 시대에서 현명하게 투자해 돈을 굴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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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짜맞춤 설계 교과서 - 이음부터 장부맞춤·연귀맞춤·주먹장까지 목공 명장도 탐내는 70가지 우드 조인트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테리 놀 지음, 이은경 옮김, 이동석 외 감수 / 보누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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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아주 잠깐 목공을 배울 때 얼핏 듣기로 짜맞춤은 매우 정교하고 어려운 작업에 속한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 한치에 오차 없이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나무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하고 나뭇결 방향에 따라 목재 내부 응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목재 하나를 다루는데도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이 되는데 역시 직접 해봐야 알 것 같다. 아니 서툴러서 시행착오와 실수를 반복하다 겨우 하나를 완성할지도 모른다. 그림을 보고 있으니 다시 그 목공소의 모습이 눈앞에 들어오는 것 같다. 짜맞춤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고 이런 하나하나의 과정을 반복해야 가구가 완성되니 목수는 나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예술가라 불러야 마땅하다.


작은 책상다리 받침대가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관통 주먹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 거라는 기억이 난다. 만드는 과정을 보니 측정된 선을 띠톱 등을 이용해 가공하고 끌로 제거해야 할 면을 다듬은 뒤 접착제로 연결 부위를 붙여 클램프로 고정하는 패턴의 반복이다. 정확하게 짜맞춤이 들어맞았을 때 성취감은 얼마나 클까? 이 책의 난이도를 보니 목공 설계를 몇 개월 동안 경험한 분에게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봇구멍과 장부, 주먹장, 연귀접합 등 목가구를 만드는 데 기본이 되는 기법을 소개하고 있으니 진도를 따라가려면 초보자에겐 다소 버거운 내용이다. 3D 일러스트를 활용한 상세한 설명과 변형 방법, 장인의 한마디는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그림이 그려지도록 잘 만들었다.


70가지 우드 조인트가 수록되어서 거의 모든 상황에 맞는 짜맞춤 목공 설계가 가능하다. 목공에 취미가 있거나 본인 손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라면 이 책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 해봐도 좋을 듯싶은데 물론 장비를 갖춘 공방이어야 한다. 목공은 결코 만만하게 볼 작업이 아니다. 만드는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장비들도 조심해서 잘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짜맞춤이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까다로워도 경제적이며 실용적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반드시 쓸모 있는 작업이라 배워둘만하다. 못질 대신 접착제를 쓰는데 접착제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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