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남미 - 그 남자 그 여자의 진짜 여행기
한가옥.신종협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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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가하게 관광지를 찾아 다녀온 여행담을 목적으로 쓴 여행기가 아니다. 이 책은 현지에서 저자들이 겪은 일들에 관하여 썼다. 신종협 씨는 남미 각국을 돌아댕겼고, 한가옥 씨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호스텔을 3년간 운영하면서 남미 사람들과 부딪힌 일상을 담았다. 19금 남미라는 제목이 자극적이어서 야한 얘기들이 실려있을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진짜 여행은 타자의 입장이 아닌 본인이 그 낯선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간 날 것 그대로의 여행담이다. 다소간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 여행이라면 마냥 좋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참 고생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에서 사귄 친구로부터 아이폰을 분실당해서 고생 끝에 다시 찾고, 주변에는 자신의 돈을 뜯을려는 사람들이 기웃거린다. 또한 밤이 되면 치안이 위험해서 함부로 혼자 마음껏 밤거리를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뻔한 여행기가 아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고생해가며 얻은 진짜 남미의 모습은 무엇인지 이 책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쿠바에서 만난 한 친구와 다투면서도 택시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고 하며, 앞으로도 비행기를 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말은 쿠바라는 나라의 실상은 어떤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관광객들에게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선 굉장히 엄격한데 자국민들이 쿠바 밖으로 마음껏 여행을 떠날 수도 없을 뿐더러 2013년에 해외 여행 자유화가 되었다지만 상위 몇 %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쿠바인들은 비행기를 탈 돈조차도 없다. 호시탐탐 관광객들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어슬렁거리는 소매치기 틈 사이로 이국적인 나라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실상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 스치듯 지나칠 도시이지만 몇 일이라도 일상을 경험했을텐데 현지인들의 깊은 얘기도 들으면서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과격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서 몇 일을 보낸다면 두려움과 떨림으로 인해 제대로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마추피추를 가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다.


호스텔이라면 관광객들을 받으면서 현지인들을 고용해야 했을텐데 현지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물론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에 한정해서 꺼낸 얘기들이라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묶은 듯한 기획이 보이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는 콜롬비안인을 보면 불신의 골이 깊은 것 같다.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소개로 채워진 책은 아니었지만 진짜 여행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읽으면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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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이윤희.다카하시 유키 옮김 / 콤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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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는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라면 부러워할만한 꿈을 이룬 분이다. 섬을 소유했다는 건 억만장자 갑부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필리핀의 카오하간 섬을 얻은 그는 인생의 후반부를 이곳에서 보낼 작정으로 53세에 완전히 회사에서 은퇴한 뒤 90년대 말에 집을 완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섬 생활을 시작한다. 하긴 일본도 섬나라이긴 하지만 체감상 카오하간 같은 섬이 소박하고 작은 섬같은 느낌을 주나보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에메럴드 빛 바다와 아름다운 노을빛으로 물든 석양을 바라보는 휴양지를 매일매일 일상처럼 생활하는 것이 아닌가. 지리상으로는 완벽하게 떨어진 섬이 아니라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막탄 섬이 옆에 있으며 그 섬에는 막탄 공항도 있다. 어느 정도 도시에서의 생활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보고 반한 건 바로 표지였다. 저 표지 속 그림에서 저자가 살고 있는 집이 아마 오른쪽 아래쪽에 일본식 전통기와로 만든 공간일 것이다. 


어떻게보면 호사스러운 생활이다. 급할 필요도 없고 생활이 느긋하며 어슬렁 돌아댕기기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도 하고 피곤할 때는 해먹에 몸을 뉘여 잠을 청해도 된다. 하루가 꽉 짜여진 일정에 따라 긴장감 속에 일하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고 분주한 일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출퇴근하지 않아도 된다. 돈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도 되며 시기나 질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진정한 행복과 풍요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늘상 남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의 기준을 찾곤 했다. 제목에서 보듯 도시와는 달리 아무 것도 없지만 마음만은 그 어떤 물질보다 풍족한 생활일 듯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카오하간 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야기를 덤덤하게 담아낸 책이다. 


섬 주민들은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개의 병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적으로 치료해버린다고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살기 떄문에 마음에 묻어둘 고독과 무력감을 느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암에 걸려 귀촌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이 식이요법과 자연 속에 살며 암을 치유한 것과 같은 이치다. 도시에서 생활은 문명의 이기로 편리하게 모든 걸 누릴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마음의 병이 깊다.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 외로움은 바로 도시에서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서 매일매일 행복을 누리는 이들처럼 언젠가 나이가 들면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바램이 모두 담겨있어서 잠시나마 카오하간 섬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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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도 사랑받고 싶다 - 아이를 기르며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위대한 유산
이호선 지음 / 프롬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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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데 기준을 세우고 있는가? 대부분 다른 집에서 들려오는 또래 아이가 어떻다더라는 얘기만을 듣고 그 아이처럼 되기 위해 따라하지는 않는걸까? 요즘은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결혼하게 되면 내 아이는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건강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 아이마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하게 해주고 되도록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 무조건 어릴 적부터 많은 학원에 보내고 우리말을 제대로 습득하기 전에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과욕이나 해보지 못한 것들을 대신 아이에게 투영시켜서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욕심은 아닌지. 아이와 부모가 충돌하는 이유 중 대부분은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 않고 부모 본인이 원하는대로만 아이가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하기 싫은 것도 억지로 시켜야 하고, 남들이 무엇을 한다고 하면 우리 아이도 그대로 따라해야 마음이 놓인다. 아이가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고 스스로 알아서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길이 장기적으로 볼 때 아이에게 좋은 것이지 억지로 시키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이 책은 상담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 써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어봄직한 예화들이 많다. 대부분 주변에 아이를 둔 사람이라면 다 그렇게 산다면서 공감할만한 내용들이다. 사랑은 일방향이 되어선 곤란하다.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며 부모가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니라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교육은 내 뜻대로 되지도 않을 뿐더러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야 할 때가 있다. 우리가 교육에 훈련된 사람이 아니라 감정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그 감정이 아이에게 그대로 실리면 그것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아이가 생기면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한다. 무조건 아이가 원하면 주는 것이 편할 수는 있지만 좋은 부모는 아니다. 잘못이 있으며 그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훈육을 시켜야 하며, 여유가 있을 때 더 많은 것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부모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깨닫는다면 일찍 철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이에게 높은 기준을 제시하지 말고 우리 아이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부모들의 눈높이 맞춘 훈육 양성 교육법이라고 보면 맞다. 


엄친아, 엄친딸로만 아이를 키울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심성과 건강한 신체로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남을 배려하고 예의범절을 잘 지키며, 스스로 알아서 행동할 줄 아는 기특한 아이이기를 바란다. 시험점수와 등수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영어 조기교육이나 영재에 휩쑬려 쓸데없이 사교육에 돈을 쏟아붓지 말고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 인생을 살 듯 아이들도 아직 어리지만 그들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역할이면 충분하다. 무조건 오냐오냐 하며 자신밖에 모르는 아이로 키우지 말고 더불어 사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것이 진정한 글로벌 교육이나 영재 교육이 아닐까? 머리만 똑똑한 아이가 아닌 가슴이 따뜻한 이이였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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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의 두근두근 캠핑요리 - 브런치부터 안주까지, 그룹 캠핑부터 데이트 캠핑까지
윤은숙 지음, 구자권 사진 / 보랏빛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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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캠핑의 계절이 다가온다. 꼭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근교나 하천에다 텐트를 치고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로 가득찬다. 캠핑장에 가면 기본적인 시설이 되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캠핑에서 요리를 빼놓을 수가 없다. 집에서 먹는 밥과 나와서 먹는 밥이 틀리다고 하지 않은가? 근데 요리를 하자고 한 살림을 모두 가지고 나올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요리가 번거롭지 않고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어야 한다.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도 맛있어야 한다.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한 책이 바로 <보노보노의 두근두근 캠핑요리>인 것 같다. 브런치부터 안주까지 다양한 종류의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보고 있으면 누구나 쉽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조리법도 간단한데다 시중에 파는 재료를 준비하고 레시피에 따른 양념을 버무려주면 끝난다.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운데 캠핑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되어서 유용하게 활용할만하다.


24페이지부터 나머지는 모두 요리법들로 채워져 있는데 핵심은 깨알같은 캠핑요리 팁과 노하우들이다. 식재료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고 양념 레시피에 대한 팁들도 유용하다. 더더구나 바비큐 팁은 제대로 캠핑을 즐기기 위해 알아야 할 점들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큰 판형에 맞춰서 사진들이 큼직큼직하니 보기 시원해서 좋다. 캠핑장에 가면 남자들이 도맡아 텐트 설치부터 요리까지 할 때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초보라도 큰 실수없이 재미있게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하루라도 일상의 찌든 떄를 벗고 편안하게 즐기다가 돌아가는 것이 목적인데 요리를 하느라 분주해질 필요도 없고 레시피대로 식재료를 미리 준비해놓고 양념장을 만들기만 하면 될 듯 싶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절로 캠핑이라도 떠나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을만큼 마음을 들뜨게 한다. 가족끼리 가도 좋고 친구나 연인이 가도 좋은 캠핑. 요리에 대해 조금은 망설였던 분이거나 어떤 요리를 준비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나 캠핑이라는 환경에서 초간단 레시피로 모두에게 기쁨과 사랑받는 시간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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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읽어주는 남자 - 마음을 토닥이는 따듯한 이야기
조민규 지음 / 도란도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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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말하면 타로 카드를 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쓴 책이 아니다. 저자는 연극, 뮤지컬, 드라마를 넘나들며 10년간 배우로써 활동해왔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타로를 취미삼아 해오다가 타로 상담을 하게 되면서 쌓인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만든 책인 것이다. 그동안 타로 상담을 하면서 만난 상담자들마다 각자의 사연들이 있을 것이고, 그걸 타로로 풀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들이 짚은 타로마다 여러가지 뜻이 있으며 어떤 타로와 연계를 짓느냐에 따라 해석도 무궁무진하다. 개인적으로 대학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사주, 타로를 믿지 않는 편이다.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믿고 세상의 모든 진리인냥 맹신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좋은 덕담 하나 돈 내고 듣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한 얘기를 오죽했으면 애써 찾아와 상담하려고 할까?


카운슬러는 타로를 펼쳐보이며 이 중에 맘에 드는 카드 세 장을 뽑아달라고 한다. 상담자는 본인의 선택으로 카드 세 장을 뽑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는다. 이제 상담자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 카드에 담긴 뜻으로 상담자의 상황을 풀이해낸다. 때론 쓴소리가 필요할 때가 있고 격려가 되는 말이 적절하게 들어갈 때도 있는데 대부분 무난한 선에서 상담을 마무리 짓는다. 상담은 8할이 들어주는 편이긴한데 타로가 낯선 경계심을 풀어주고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힘든 부분들을 터넣고 말할 수 있도록 해주나보다. 꼭 타로라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보더라도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오기까지 얼마나 마음의 커다란 짐과 내홍이 있었을까? 아무런 편견없이 내 얘기를 들어줄 상대방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타로 카드의 풀이를 들으며 희망과 활기를 되찾는다. 


사람은 자신에게 닥친 고난에 힘겨워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고민을 혼자 짊어진 듯 자신 외에는 주변을 잘 보지 못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면 삶의 의욕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상담이라는 것은 이 책의 부제처럼 마음을 토닥여주고 위로해주는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돕고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고 주변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준다. 그래서 저자는 이 일을 제2의 인생이라 여기며 수많은 상담자들을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타로를 매개체로 삼아서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위로를 건네는 말 한마디는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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