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한국인 - 글씨에서 찾은 한국인의 DNA
구본진 지음 / 김영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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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역사책을 즐겨있는데 유독 이 책은 어렵게 읽혔다. 탁본과 필적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 글씨를 쓰여진 연대를 추론해나간다. 광개토태왕비를 볼 때면 참 궁금했었다. 저 거대한 돌판에 글을 쓴 사람은 누구이며 대략 언제쯤 쓰여졌는지를 말이다. 한국인의 DNA는 언제가 최초였을까? 저자는 고조선 시대에 남긴 글씨를 찾는 일이 곧 고대 한민족의 원형을 알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무래도 기존에 이와 비슷한 책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인 것 같다. 사본, 탁본에 남긴 필적을 조사하여서 역사적인 의미를 찾는 책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좋아함에도 고대로부터 시작되니 색다르고 조금 읽기에는 어렵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풍부한 사진과 각기 다른 문자들은 놀라웠다. 글자체들이 각각 다르고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저자가 검찰청에서 21년간 검사로 일한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피의자가 쓴 자필 진술서에는 내면에 담긴 사람의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말로는 사람을 속일 수 있어도 글씨에 담긴 마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필적연구에 매달린 그는 현재 필적학자이자 글씨 전문 컬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감정을 드러낸다. 삼국에서 나온 유물에 쓴 글씨를 비교해보면 각국마다 다른 문화와 환경을 통해 드러나는 모습들이 각각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글자의 중요함은 또 한글을 통해 드러나는데 중국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자적인 형태의 글씨로 민족의 정서를 담겼다는 점과 한민족의 정체성이 정확하게 일치하다는 점을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말과 글이 같고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구조이기 떄문이다. 한국인의 최초 원형을 추적하는 글씨의 고고학!이라는 이 책은 필적학이라는 분야를 통해 글씨에 담긴 소중함과 역사적인 진실을 쫓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책에는 많은 사료들이 등장하는데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자료와 시간만해도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갖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말이다. 글을 쓸 일이 많이 없는 이 시대에 글씨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 책이었다. 고고학적인 관점이나 역사와 필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갖고 읽을만한 책이지만 약간의 지식을 갖고 있으면 더욱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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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메이드
아이린 크로닌 지음, 김성희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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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메이드라는 책제목을 보고 갸웃거렸다. 머메이드는 무얼 뜻하는 말일까? 잠시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영국의 강이나 바다에 살고 있는 여자 인어의 일종. 상반신은 젊고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는 금발이고 눈은 녹색이라고 한다. 때때로 해안에 나타나 머리카락을 빗거나 물에 빠진 시늉을 해서 사람들의 주위를 끌어서 다가온 남자들을 물 속으로 끌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녀들의 출현은 폭풍의 징조여서 선원들은 특히 그녀들을 무서워했다고 한다. 같은 종류의 인어로 스칸디나비아의 하브르, 아일랜드의 메로우 등이 있다. - 환상동물사전, 도서출판 들녘


아이린은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 없이 태어났기 때문에 인어로 비유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근데 이 책이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라니 믿겨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설처럼 읽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장본에 굉장히 두꺼운 책이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지원이 있었을까?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의 가정은 아이를 방치에 가깝게 내버려두고 있어서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여덟 명의 아이가 있다고 하는데 부모는 아이린만 빼놓고 여행을 가버린 것이다. 만약 거트 이모가 돌보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신체가 불편한 채로 태어난 주인공은 담배냄새가 베어있는 거실에서도 싫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모와의 사이는 친구처럼 돈독하다. 아이린의 어머니는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가족애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옮긴이의 말처럼 우리가 익히 아는 장애를 극복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리거나 어떤 어려운 순간에도 역경을 이겨낸 끝에 성공을 성취해낸 강인한 여인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책이다. 자신의 성장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냈으며 보통 우리들처럼 슬퍼하고 아파하며 극복해내는 과정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전혀 지루할 새 없이 읽게되는 책이다. 그래서 놀라웠다. 글의 표현방식이나 문체도 섬세해서 무척이나 문장들이 아름답다. 무릎 밑으로는 의족보호대를 착용한 채 살아야 함에도 꿋꿋하게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그들의 정신력과 삶에 대한 애착이 놀랍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함에도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다. 여러모로 푸근하게 읽을 수 있는 감성적인 에세이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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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장의 전당표 - 전당포 주인이 들려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29
친쓰린 지음, 한수희 옮김 / 작은씨앗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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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괜찮다. 혹시 제목만 보고 오해할 수도 있을텐데 저자인 친쓰린은 실제로 어려워진 가정형편에 떠밀려 전당포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30여년간 전당포를 오간 사람들의 감동적인 사연 중 29가지를 간추려서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전당포에 맡긴 물건들을 보면 저마다 남모를 사연을 안고 있다. 전당표는 물건을 맡기기 위해 작성하는 양식인데 전당표에서도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할머니가 남긴 유품인 과자통 안에 든 20만 위안은 천 선생에게 수미전으로 준 것이다. 수년간의 도박으로 인해 경제적인 사정이 어렵게 되어 대출을 받을려고 하지만 받을 수 없는 형편이고, 그렇다고 할머니의 수미전을 쓸 수도 없어서 전당포로 찾아가 20만 위안을 맡기면서 사업에 쓸 돈을 구하려 온 것이다. 도박을 끊기는 굉장히 어렵다. 천 선생은 할머니가 남긴 수미전을 보면서 도박을 끊기로 결심하고 길거리 장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사연을 들은 전당포 주인은 궁리 끝에 유품을 받고 창업 자금을 대주기로 한다. 이후 성실하게 운영한 덖에 해산물 볶음 가게는 금세 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다. '뉘우치면 살 길이 있다'. 끝까지 도박을 끊지 못하고 살아온 천 선생을 보살핀 할머니가 떠난 뒤 정으로 보답할 기회를 잃었지만 수미전 덕분에 과거를 뉘우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전당포는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인데 어릴 적만해도 거리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쉽게 찾기 어려울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요즘 세대들은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신뢰하지 않으면 형성될 수 없는 거래인데 전당포 주인이 얼마나 유심히 고객을 관찰할 지는 생각해보면 이 책은 진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읽으면서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당포에 맡기는 물건들이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닐 수는 있어도 본인에게도 매우 소중한 가치를 지닌 물건들이다.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사회로부터 내쫒긴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절박한 순간 찾아와서 삶의 변화를 찾아온 이들을 보면 깨닫는 것들이 많다. 전당표의 교훈만 읽어도 살아가는 필요한 지혜들을 터득할 수 있다. 돈주고도 못사는 이야기란 바로 인생의 교훈이 담긴 책을 통해서다. 그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29명의 사연은 우리들에게 주는 감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간혹 읽다보면 먹먹해질 때가 있다. 제목만 보고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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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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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제목에 낚였다는 기분이 든다.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책에 나온 수많은 에피소드 제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자기계발서라는 느낌도 들었는데 조금 늦은 나이에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분야에 도전하는구나라며 호기심이 발동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니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보통의 에세이일 뿐이었다. 근데 읽을수록 세뇌당하며 살아온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우리는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인데 무얼 해볼까 하다가도 주저하고 망설이다가 놓치는 경우들이 많다. 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건 설레이는 일이다. 잠시 일을 쉬고 있을 때였다. 우연히 알게 된 살사댄스 기초반이었는데 홍대 바에서 6주간 강습을 받게 되었다. 기초 스텝을 배우고 저녁이면 숙련자들과 함께 춤을 출 수도 있었다. 얌전하게 모범생처럼 살아온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생이 더 자유로워지고 춤을 춘다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경험일지는 몰랐다. 잠시동안의 수줍음과 어색함을 뒤로 하고 땀을 흘르면서 스텝을 밟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내 모습은 전과 다르게 생기가 넘쳐 흘렀다. 


글쓰는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도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서 레슨을 받는 장면은 의미있는 일인 듯 싶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무리 늦다고 생각해도 한 번 시도해봐도 좋겠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사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릴 때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배워볼 기회가 없었고 이제 어른이 된 후에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미룬다면 답답하지 않은가? 소소한 이야기, 삶을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그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으로 인해 읽으면서 편안하게 다가온다.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적당히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글쓰기, 사진촬영, 맛집탐방, 독서, 여행같은 취미를 갖는 이유는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함이다. 사람은 같은 일을 반복하고 연습하다보면 처음에는 미숙해서 실수가 잦아도 점차 익숙해지면서 실력이 는다. 쏟아붓는 시간에 비례하여 잘하게 되는 이치는 언제나 같다. 단지 처음이 어려울 뿐이다. 하고나서 후회하는 것이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도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일을, 하고 싶은 일들을 버킷리스트로 만들어서 하나하나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의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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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내가 준비하는 노후 대책 7
김동선 지음 / 나무생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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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노후 대책을 세워야 할 나이인건가? 100세 시대, 한국 남녀의 평균 수명을 감안하면 인생의 절반에 이르른 나이가 마흔이다.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은 건강, 노후 자금, 자녀와의 관계, 배우자와의 관계, 사회 참여, 취미생활, 죽음준비이다. 길게 내다본다면 은퇴할 나이가 될 때에도 꾸준히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사회 참여를 하는 생활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병원이나 약국에 들어갈 비용을 줄일려면 꾸준히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자녀나 배우자와의 관계 또한 원만하게 잘 유지해야겠다. 노후 자금은 요즘 같은 시대에 마련하기 쉬울까라는 생각도 든다. 다른 곳에 들어가야 할 비용들이 워낙에 높아서 아이를 하나만 키우더라도 저축하기 녹록치 않다. 그만큼 수입이 생긴다면 모를까? 예전과 달리 물가도 높아서 적자가 아닌 걸 다행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노후 자금을 준비할 여력이나 여유가 생기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국민연금도 과연 받을 수 있을 지 불안하다.


책에는 당연히 알아둬야 할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가장 걸리는 부분이 노후 자금이다. 지속적으로 수입이 발생하려면 고용 불안을 겪지 않아야 하며, 사업을 하거나 귀농을 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업 준비가 더 현실적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건강을 챙기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는 등 생활의 활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건강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으면 기술을 배운다거나 노후 생활을 준비할 때도 유리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누구든 나이 들어서까지 고생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럽처럼 정부가 아르바이트나 직장생활을 할 때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들어주는 체제가 아니니까 열심히 일을 해도 은퇴 후의 삶이 불안한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준비해야 하고 챙겨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더 크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이 모두 정답일 수는 없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심리도 분명 작용할 것이고, 작금의 삶을 살아가는데도 빠듯하고 어려운데 노후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정년 보장이 되었던 세대라면 느긋하게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면서 보낼 수야 있겠지만 지금은 작년 다르고 올해가 다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할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크게 욕심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느낌이다. 생활지출에 비례하여 수입이 늘어나야 하는데 머릿속으로 이렇게 살아야하지 하면서도 노후 대책보다는 근미래의 삶을 걱정해야 할 것만 같다. 여유롭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려면 지금부터라도 소비습관을 줄이고 알뜰하고 저축하고 재테크해서 수입을 늘려가는 수밖에 없을 듯 싶다. 이래저래 바쁘고 피곤한 삶인 것 같다. 제시하는 내용들이 표면적인 부분만 긁고 있기 때문에 과연 대책이나 세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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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5-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흔 되신 ..분들의 취미..딱 두가지..운동과 책....^^.돈 많이 안들이고도 잘 죽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