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보고 싶거든 -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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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시절에는 곧이 곧대로 세상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신기했고,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들이 새로웠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순수함으로 가득차 있었던 그 시절에 꿈꿔본 고래에 대한 동화책이다. 소년은 강아지와 함께 고래를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를 가보지만 순전히 고래를 볼려면 다른 곳에 한 눈을 팔면 안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바다 주위에 배가 떠가도 무엇이 그들을 가로 막고 있어도 고래를 보려면 긴 기다림으로 참아내야 한다는 걸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체가 아름답다. 특히 바다에 대한 묘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상상력을 확장시키도록 이끌어준다. 아동들을 대상으로 쓴 동화책이지만 잔잔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평화로운 시간들이 떠오른다. 마치 물결치는 바다의 빛들이 일렁이는 것처럼 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이 책은 매우 짧다. 글도 몇 분이 다 읽어버릴만큼 분량도 많지가 않다. 그러면 남는 건 그림인데 찬찬히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림 속의 소년이 바로 나인 것 같고 그 옆에 항상 소년을 따라다니는 강아지는 든든한 내 단짝친구인 듯한 느낌을 받는다. 따뜻한 감성, 많은 얘기를 굳이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그림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그런 책이다. 


고래는 상상 속의 거대한 동물이다. 고래를 보기 위해서는 깊은 바다로 가야한다. 소년이 배를 저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소년은 '고래가 보고 싶니?'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보이는 것일까? 다른 곳에 눈 돌리지 말고 고래를 보고 싶거든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그림체가 워낙 따뜻하다보니 마음까지도 훈훈해지는 그런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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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사람 보고서
크리스티안 자이델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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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이다. 98년쯤인가 남자와 여자가 터놓고 서로의 성별이 지닌 역할과 느낌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는 걸 엿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서로가 친구로서 친하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얘기라 부러웠을 뿐이었는데 이 책은 그걸 넘어서 한 남자가 1년 동안 여자로서 살아보는 실험을 한 책이다. <슈퍼겔> 선정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시사하듯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진 고정관념과 남자나 여자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 중에 잘못 알고 있었던 모든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인이 직접 여성으로서 살아본 체험을 다루었기 때문에 더욱 직설적이고 남자가 보는 관점에서 여성들의 생활을 가까이서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 온 것은 역설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다 아는 듯 생각했지만 모르고 있던 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시대가 변해서 남자와 여자가 성이나 연애에 대해 직설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인 <마녀사냥>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내게도 이 책은 센세이션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크리스티안 자이델은 어느 날 밴드 스타킹을 입어보곤 그 감촉과 탄력, 지속적인 보온성에 실험적으로 입어봤는데 아내에게 여성으로서 삶을 살아보는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꺼낸다. 당연히 아내는 남자로서의 삶이 싫으냐고 질문했는데 평화로운 부부생활을 깨고 싶지 않았던 저자는 1년만 살아보고 다시 남자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간 큰 실험을 한다. 그가 처음으로 찾은 가게는 속옷가게인데 사실 남자가 여성 속옷가게에 혼자 간다는 건 매우 부끄럽게 생각했다. 왠지 남자가 여자의 속옷을 만지고 고르는 행위는 죄를 짓는 것처럼 느끼고 얼굴이 빨개진다. 남자로서의 삶은 매우 단조로운 부분이 많다. 가령 속옷만 해도 사이즈나 브랜드, 색상, 라운드 넥의 차이만 있을 뿐 그렇게 다양하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여자들의 속옷은 종류도 많은 뿐더러 화사하고 크기도 제각각이다. 저자가 처음 들를 때 신세계라는 인상을 받는 이유는 남자 속옷매장에 비해 화려하고 더 밝은 조명과 형형색색의 속옷들이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헤어스타일부터 화장품, 속옷, 악세서리, 옷차림, 신발, 핸드백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는가보다. 관심사가 많다보니 쉴새없이 할 얘기들이 넘쳐나고 자신들이 겪은 경험을 친한 친구나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활력있게 얘기를 나누는데도 스스럼이 없다.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나라와 환경에 상관없다는 점이다. 어딜가나 남자나 여자나 생각하는 것은 비슷하다고 한다. 매우 가까운 사이면 얘기하기 힘든 성, 오르가슴에 대한 얘기들도 편하게 터놓고 말한다. 이런 경험은 본인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호기심에 관한 것도 아니고 성도착증이 있다거나 성전환 전 체험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남자로서 여자를 알아보고 싶었을 뿐이다. 결국엔 남자든 여자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신체적인 차이는 있지만 전통적으로 규정지은 성 역할도 따지고 보면 교육과 관습, 문화에 따라 주어졌을 뿐이지 사람이 사는 건 어딜가나 똑같다는 점이다. 남자로서 여성의 삶을 살아본 체험을 담은 이 책을 읽으면 근시안적으로 바라봤던 성 역할과 고정관념을 해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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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비용
유종일 외 지음,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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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MB가 재임기간 중 저지른 과오와 비리에 대해 고발한 다큐멘터리들이 있었다. <MB의 추억>, <맥코리아>가 대표적이다.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손실과 피해를 짊어지게 했음에도 정작 책임지는 사람들은 어디있는걸까? 우리가 힘들게 세금으로 낸 돈들이 어디에 쓰여지고 있는가? <MB의 비용>은 MB가 재임기간 동안 자원외교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해서 국고를 바닥나게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여파로 유지비와 손실액을 메꾸기 위해 세금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탐욕과 무지는 특히 서민들의 생활 경제를 어렵게 만들어 놓는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하지만 권력자와 재벌만 그 덕을 톡톡히 보는 것 같다. 가급적 중도적 입장에서 정치색을 배제한 채 쓰려고 하지만 누구나 이 책을 펴드는 순간 혈압이 오르고 욕이 튀어나올 것이다. 자원외교는 완전히 실패한 사업이고, 제대로 된 검증절차없이 진행한데다 바보인건지 인심이 좋은건지 캐낼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으며, 건실한 회사인지조차 철저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묻지마 투자식으로 오히려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인수하였다. 최근에야 자원외교의 허황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급식은 끔찍히도 아까워하면서 이렇게 쓰잘데기 없는 사업에는 수천억, 수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것이다. 4대강 사업을 한답시고 온 강을 들쑤셔 보와 댐을 억지로 건설한 결과 자연환경은 파괴되어 녹조라떼라고 할만큼 녹조현상이 심각해져 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고 급하게 지은 결과 매년 유지비로 수천억이 빠져나간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허무하게 날아간 것이다. 근데 이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는 없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줄 복지비는 전액삭감하면서 수천억원은 쉽게 버려진다. 한없이 무능하고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정치권이다. 당쟁이 우선이고 이데올로기로 본질을 흐려서 자신들의 추악한 맨 얼굴을 감추려고만 한다. 대선공약은 한낱 표를 얻기 위한 남발성 공갈이었나. 그 공약만 제대로 지켰어도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지는 않을텐데 서민들만 힘든 나라가 되버렸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국가적 사업비를 집행할 떄는 더 철저하고 꼼꼼하게 낭비하는 일 없이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읽다보면 허탈감에 빠져들고 그 돈이라면 어려운 형편에 사는 사람들에게 쌀을 나눠주거나 무상급식을 하게 할텐데,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대출을 받아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도 없고 학업에만 집중하게 만들텐데라는 생각만 앞선다. 


공교롭게도 <MB의 비용>이 출간된 시점과 엇비슷하게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 형태의 책이 나왔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다. 누가 진실을 과장하였는지 아니면 호도하여 거짓을 부풀리고 있는지 판단은 어디까지나 독자들의 몫이다. 이 부분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밝혀내야 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간사한 말빨로 덮을 사안이 아니다. 이렇게 막대한 국가적 피해를 입혔음에도 스스로 자화자찬하고 있다면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이래서 대선때면 국가의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우리가 계속 실패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역출신이나 색깔론에 부회뇌동하면서 휩쓸려가기 때문에 뽑고나서 항상 후회를 반복하는 것이다. 표를 행사하는 것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신보다는 철저하게 검증하고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도자감이 아닌 사람을 시류에 쏠리듯 뽑은 결과 엄청난 재앙의 불세례를 우리들이 맞고 있는 것이다. 언제 우리나라에 자신을 희생하여 올바른 지향점으로 인도해 줄 지도자가 나올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더더욱 회의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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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세계일주 크레이지 홀리데이 1
정두용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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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평생을 살면서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꿈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세계일주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진짜 삶을 사는 기분일 듯 싶다. 무료한 일상, 쳇바퀴처럼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하루에서 오는 권태감, 낯선 세계에 대한 동경.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꿈은 이렇게 낭만적이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처럼 붕 떠있다. 실제로 세계일주를 떠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하숙집을 비우는 2개월 동안 철저하게 떠날 준비를 한다. 여권과 비자서류를 준비하는 일부터 모터사이크를 구매하고 각종 필수장비들을 갖춰가는 과정을 보면서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준비할 서류는 왜 이렇게 많고 장비만 해도 많은데 이걸 다 짊어지고 떠날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만 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했던가? 집나가면 X고생이라던데 살림살이를 다 등에 짊어지고 여행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게다가 틈틈히 사진을 많이 찍어야하고 의식주를 현지에서 해결해야 했을텐데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편도 아닐텐데 무려 509일 동안 45개 나라 오대륙을 모두 여행하였고, 모터사이클에 찍힌 주행거리가 100,008km나 된다. 정말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다.


<모터사이클 세계일주>라는 책이 모터사이클 세계여행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가이북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정말 그랬다. 가이드북이라는 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 책 한 권이면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저자의 솔직한 일상의 글들이 좋았고 각 나라마다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깨알처럼 곳곳에 적혀있어서 이걸 모두 정리한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떻게 거쳐간 나라별로 상세하게 기록했는지가 궁금했는데 지뢰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러시아 고속도로와 치안이 불안하다는 아프리카와 남미,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간직한 유럽, 일본, 북미 등 여행에 쏟아부은 경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세계일주에 성공하였고, 이렇게 책까지 내었으니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 단지 눈으로만 보는 여행이 아니라 사진을 찍고 글로 기록하였기에 빛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여행은 준비가 철저하지 않으면 굉장히 곤란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내내 저자가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관광지, 역사유물의 현장, 입이 쩍 벌어지는 자연에 대한 얘기를 꺼낼때면 진심으로 부러웠다. 인생을 살면서 어디 한 번이라도 가보기나 하겠는가. 


509일이라면 19개월이라는 기간인데 홀로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을까? 가늠할 수조차 없다. 시중에는 여행관련 책들이 넘쳐난다. 자신이 일궈낸 결과물을 자랑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이 책은 뭔가 선구자로써 많은 것을 알려주기 위한 팁과 정보들이 많다. 네이버 카페 이륜차 타고 세계여행 추천도서로 뽑힐만 하다. 누구라도 처음에 여행을 가려고 하면 무엇부터 준비를 해야할 지 그리고 현지에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런 정보들이 한 권에 가득 채워졌으니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할만하다. 누구에게는 2년이란 시간을 세계여행하면서 보낸 시간들이 아까울 수도 있을테고 막막했겠지만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세계여행을 성공한 자부심이 크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동안 같이 여행을 가는 기분이었고,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여행관련 도서 중 단연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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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 비정상의 시각으로 본 정상의 다른 얼굴
조던 스몰러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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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 신경과학, 유전학, 심리학으로 읽는 기질, 양육, 애착과 신뢰,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는 비정상적인 영역에서 본 정상이라 지칭하던 과학의 다른 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한 목적을 가진 책이기에 제목을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이라고 지었다. 비정상이라 분류되는 증상들이 정말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상의 기준조차 애매모호한데 그 반대편을 비정상으로 규정해놓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만한 책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뚜렷한 규정지을 수 없는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명확하게 나눌 수 있는 상황들이 존재하기 떄문에 이 책의 부제는 비정상의 시각으로 본 정상의 다른 얼굴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전문용어를 제외하고는 풍부한 사례와 간결한 문체 덕에 막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 의학과 심리학, 생물학과 관련된 내용들이다보니 간혹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사회면이나 방송에서 보면 간혹 신종 질병이라는 타이틀로 대대적으로 알린 질병들이 있다. 번아웃 증후군, 결정장애 증후군, 게임중독증이 대표적인데 이건 고도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이 받는 압박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풀어버리느냐에 따라 다른데 과연 이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고 비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며 이 질병을 앓고 있는 걸 당연하게 여겨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비정상적이라기 보단 사회가 만든 산출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제는 한 두가지 일만 잘해서는 안된다. 대가족에서 핵가족화로 급속하게 이동하면서 한 사람이 역할 수행해야 할 일들이 점점 많아져버렸다. 그래서 늘 바쁘지만 쉴 틈이 없기 때문에 멍해지는 증상이 생겨나는 것이다. 결정장애 증후군도 마찬가지로 요즘은 매우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딱 내가 원하는 상품을 고르기 애매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누군가 편하게 내 취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할 때가 있다. 근데 결정장애 증후군을 겪고 있는 일이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고 정신없이 바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중독은 심하면 안 좋겠지만 스트레스를 풀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시간들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예민하던 신경을 내려놓을 수 있고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목적은 그렇다면 '정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바로 세우자이다. 비정상으로 규정짓지만 무엇이 정상이라는 기준에 부합한 지 역으로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인간은 환경에 따라 큰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인간의 뇌는 생물학과 심리학, 과학의 도움으로 변화될 수 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조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조금 더 시간을 내서 읽어본다면 인간을 뇌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지만 시간을 내어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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