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인문학 - 철학이 사랑한 사진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
이광수 지음 / 알렙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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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행위만큼이나 사진을 감상하는 순간도 소중한 기록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등가분의 관계로 점철되었다. 삶을 사유하는 방식 중 하나의 매개체인 사진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타자의 입장에서 풀뿌리처럼 여러 갈래의 생각들이 촘촘히 박혀있기 마련이다. 같은 생각 그리고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는 저마다 살아온 삶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사진은 오래도록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다. 19세기 발명된 사진은 기존의 회화가 자리잡고 있던 기록방식을 몰아내고 점차 대중화되었는데 지금은 보편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다 마주하게 된 세상은 기억의 잔상들이 물처럼 흘러가 버려도 오래 전에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면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소중함과 아련함이 얼핏 스치우는 눈물에 흩날려 조용히 내 마음을 건드리는 감동이 되버린다.


때로는 작가들의 눈에 비친 사진들은 사회를 고발하는 통로가 되고, 적나라하게 자본주의 실상을 파헤치는 옴부즈맨같은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역사의 대변인으로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오는 사진들도 있다. <사진 인문학>은 사진과 인문학이 만나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그런 책이라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감은 있으나 책에서 느껴지는 깊이감은 두고두고 읽고 사색해봄직 하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흘려 보낸 그 어떤 장면들도 사진가들에겐 사진으로 남겨야 할 까닭이 되버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 삶과 직결되는 기억들이다. 국내 여러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읽으면서 그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 평범한 일상이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글로써 전부 설명해줄 수 없지만 사진으로 남기면 말하지 않아도 어림짐작으로나마 스스로 깨우치는 그런 매력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사진을 찍는 일은 매력적이다.


생각은 더디게, 인문학을 접목시켜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자. 사진은 글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극적일 지 모르겠다. 찰나의 순간 그 긴 기다림도 누구도 얘기해주지 못했던 약자의 목소리와 소수의 외침을 전달하기 위해 남들이 외면했던 치열한 현장으로 들어가 사람냄새를 맡는다. 우리 시대에 만나는 사진 작가들은 그렇게 삶 가까이에 맞닿아 있고 얼핏 들으면 생소할 지도 모르나 낯선 풍경들도 새롭게 재해석되며, 감각이 무뎌져 자각하지 못했던 그 근원으로 이끌어가 또 다른 내 자화상을 그려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누구나 손 안에서 편하게 찍을 수 있게 된 사진이지만 인문학과 만나게 되면 그 자체로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나보다. 그래서 사진촬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순간이 지나가버리면 잊혀지지만 그 순간을 잡은 사진은 영원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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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는 용기 - 아들러의 내 인생 애프터서비스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엑스오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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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왜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걸까? 그 이유는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과 현실 사이에 괴리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져버린 시대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을 다룬 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선과 악으로 나뉘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사고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선이라고 판단하는 주체적인 삶이다. 기시미 이치로가 지은 책만 벌써 3번째 만나본다.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부분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스스로 결정짓고 용기있게 살아본 경험이 적은 사람에게는 그 조차 쉽지가 않다. 책을 읽음으로 인해 지혜를 얻는 방법은 우리가 간접체험이라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고민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다.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정제되지 않은 낚시성 글이나 현혹하여 분간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짓말이 횡행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버텨내는 용기>와 같은 책을 읽으면 내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디서 자라났고 어떤 사람들과 교재했으며, 일을 해왔는지 그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다. 개인적으로 이분법적으로 딱 잘라 얘기하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애초에 가능성이나 과정을 싹둑 잘라내버리고 결론만을 놓고 얘기해버리면 더 이상의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주로 개인심리학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고 한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타인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의 말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이 부족하다보니 순간적인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힘들어도 버텨낼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오늘 아침에 구직단념자가 50만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힘든 상황이 올수록 이겨낼 수 있는 용기. 좋은 상황으로 만들기 위한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상에 맞서 흔들리지 않을 용기를 심어주기 위한 글들로 구성되었다. 


1.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2. 나를 흔드는 것은 세상에 없다

3. 모든 문제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생긴다

4.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을 살겠다

5. 라이프스타일을 찾는 것이 시작이다

6. 버텨내겠다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어떤 심오하고 원대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들러 심리학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행복의 본질은 자신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만의 인생을 살겠다는 사람은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고 스스로 선택한 삶을 멋지게 살아내면 된다. 앞으로 살아갈 때 아들러 심리학은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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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
김기택 옮김, 임홍빈 해설, 이부록 그림, 유성룡 원작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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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역사드라마 <징비록> 방영을 전후로 시중에는 많은 이름의 징비록이 출간되었다. 알마에서 출간된 <징비록>은 원문의 느낌을 충실하게 잘 살려낸 덕분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것처럼 가독성이 좋았고 그 당시의 여러 정황들을 입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 임진왜란은 왜구에 의해 치욕적인 침략을 당한 전쟁이었는데 수많은 전쟁 징후와 경고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결과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다. 수많은 백성들은 목숨을 잃었고 종묘사직은 불타올랐다. 성리학을 기반으로 세운 조선은 명으로부터 나라의 전통성을 인정받지 못하다가가 선조때 와서 명으로부터 받은 대명회전은 태조 이성계를 이인임의 후예라는 잘못된 기록을 바로 잡아 계통을 바르게 한 결과물이었다. 성리학을 기반으로 세운 조선은 대명정책으로 명에 의존하였고, 200년간 외침없이 태평성대를 누려왔었다. 하지만 시대는 늘 급변하기 마련인데 일본에 통신사를 보내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통일을 하고 힘을 규합한 뒤 명을 침략할 야욕에 불타있었다. 그 길목에는 조선이 있었는데 여러차례 사신을 보내 국교를 청했으나 거절 당하자 임진왜란을 일으켜 대대적으로 엄청난 군사를 보내 침략을 감행한다.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는 왜군을 막지 못한 채 번번히 전투에서 패전하고 만다. 아무런 전투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전략분석도 없이 싸운 결과 여러 곳에서 패전을 거듭하고 만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유성룡같은 대제상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선조가 명으로 거처를 옮기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막을 수 있었고 전부터 호형호제하던 이순신을 추천하여 삼도해상을 지키게 하였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파견하거나 전략을 세워서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왜군을 격퇴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누구나 읽기 쉬운 글로 쓰여졌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온다. 일독을 권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픈 패배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 당시 조선이 어떠했는지 비겁하게 도망가거나 어처구니 없게도 죽임을 당해야했던 백성들의 피와 눈물이 있다. 몇 달만 왜군이 머물렀다면 모든 백성이 굶어죽었을거라는 말이 그 당시에 처참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상황을 표현해주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었을거라니 얼마나 비침하였는가. 녹후잡기로 이런저런 뒷이야기들과 '역사'라는 거울 앞에 서서라는 해설을 읽으면서 임진왜란을 다각도로 볼 수 있었고 반드시 일독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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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 : 문화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12가지 사회 쟁점 꿈결 토론 시리즈 2
윤용아 지음, 유영근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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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에서 배울 때만 해도 주입식 교육이 길들여져서 토론식 수업을 한다거나 같은 반 친구들끼리 토론을 펼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오죽하면 손을 들어 질문하라고 해도 질문하는 사람이 없을만큼 자신만의 주체적인 주장을 갖지 못하고 넙죽 주는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스스로의 생각을 갖고 의견을 펼칠 기회들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듯 싶다. 또한 이 책에 지향하는 바처럼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주제를 놓고 사회자가 중간에 중재하면서 찬반양론을 편다면 다각도로 깊게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에서는 열심히 자료를 준비해서 자신이 그 주게에 갖고 있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할 기회를 주게 되면 학업이나 공부에도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토론 콘서트는 각 시리즈별로 나오는데 이번에 본 책은 문화편이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12가지 문화 쟁점을 다루고 있는데 그 수준이 보통 이상이다. 사회 전반적인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청소년들도 사회의 당당한 일원임을 생각한다면 이런 주제들은 사회 속에서 곰곰히 생각할만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꺠닫게 되는 학습효과도 좋을 것 같다. 책으로 읽어봐도 충분히 동기부여가 되고 찬반 입장에서 펴는 주장들이 일견 설득력을 가지는 얘기들이다. 이 책을 읽은 뒤에도 쟁점 사안을 놓고 친구들끼리 토론을 펼쳐도 좋고 학교에서 이 주제를 놓고 각자의 의견을 내놓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쟁점 1 만 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줘야 할까요? 

쟁점 2 군인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될까요? 

쟁점 3 베이비 박스를 늘려야 할까요? 

쟁점 4 동성 결혼을 허용해야 할까요?

쟁점 5 잊힐 권리를 인정해야 할까요? 

쟁점 6 정년 연장은 고령화 사회의 해법일까요? 

쟁점 7 안락사를 받아들여야 할까요? 

쟁점 8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해야 할까요?

쟁점 9 주민등록번호를 없애야 할까요? 

쟁점 10 화학적 거세는 정당한 형벌일까요? 

쟁점 11 유전자 변형 식품은 안전할까요? 

쟁점 12 담뱃값을 인상해야 할까요?


읽을수록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가정에서 충분히 토론해볼 수 있는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뉘어서 의견을 얘기해보록 하는 방식으로 토론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토론은 내가 가진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더 넓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편견보다는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토론을 한다면 더욱 건강한 토론문화가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TV 토론 프로그램이 편향되게 흐르는 것과 별개로 이 책처럼 각자가 발언권을 충분히 가진 채 토론을 주고 받는다면 사고능력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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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보내는 편지 -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나 자신과의 대면
휴 프레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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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면할 때면 진정한 내 자신을 숨긴 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릴 적에도 역할극에 빠져서 그들을 흉내내거나 그런 사람처럼 보일려고 따라했지만 동작이나 행동은 부자연스러울 뿐이었다. 진정한 나를 만나 주체적으로 살게 된 것은 그 후로 한참이 지나서였다. 정체성의 혼란과 무엇이 되어야만 했던 그 당시의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지도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대로 살아갔었다. 방황하며 떠도는 영혼을 붙잡아 둔 것은 역시 책이었다.책을 읽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만나게 되었고, 내 자신의 주체성을 가질 수 있었다. 희노애락의 온갖 감정이 들어있는 소설은 한 편의 드라마였고, 영화였다. 


이 사회는 자꾸 내게 무언가가 되기를 계속 강요한다. 한시라도 허송세월 보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내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성공이라는 기준과 행복이라는 기준이 물질적이고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로 평가받는 삶에서는 만족을 온전히 누릴 수가 없다. 높게 매달아놓은 기준을 쫓아 쉼없이 뜀박질을 하지만 행복은 더 멀리 달아나버리는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항상 남들에 비해 부족한 것 뿐이고 충족되지 못한 것들은 더없이 커보이는 결점이다. 전속력으로 달라온 내게 휴식을 주고 싶다. 단 하루라면 긴장감을 풀어놓고 굳이 무엇이 아니더라도 생각을 비운 채로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며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100세 시대를 바라볼만큼 기대수명은 길어졌다. 계속 자기계발을 함으로 인해 생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요즘 시대에도 통하는 조언을 전해준다. 하지만 워낙 많은 자기계발서들과 명언집들이 쏟아져나온 상황에서는 바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충분히 명상하면서 읽어야 함에도 그 뜻을 다 헤아리기에는 조급한 마음에 지나쳐버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진정한 나와 대면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옳다고 여기는 일을 향하여 용기있게 한 발씩 옮기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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