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텔러 1 - 스프링 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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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장르 소설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타라 덩컨> 시리즈를 쓴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인데 늑대인간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신비스럽고 긴장감까지 느껴지는 표지처럼 책을 읽는 가독성이 상당히 좋았다. 한 번 빠져들면 술술 넘길 수 있을만큼 이야기 전개에 속도감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인디아나는 루가루라는 순수혈통의 늑대인간으로 몸 속은 순수하게 늑대이지만 평상시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언제든지 늑대로 변신할 수 있다. 늑대인간을 소재로한 소설이나 영화, 게임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소재에서 오는 신선함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루가루라고 하는 순수혈통을 가진 늑대인간을 탄생시켰다. 인디아나는 주인공으로서의 자격을 갖출만한 요소를 갖췄는데 루가루를 지배하는 집단인 최고 알파의 손자이지만 인간인 어머니에게 태어난 이유로 늑대로 변신을 할 수 없다. 그 때문에 같은 또래인 루가루에 섞이지도 못하고 외따로 떨어져서 보내야만 했다.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처럼 주인공에겐 남들에게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시간을 거스르는 능력인데 어머니의 능력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한다.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한데 어머니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인간이 시간을 거스를 수가 있다는 말인가?하면서도 이 능력 외에 늑대의 지배층만이 갖고 있는 알파의 능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그의 감정이 곧 다른 루가루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영화로 제작된다면 참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늑대인간은 본래 서양에서는 즐겨 사용하는 소재인데 인간이면서도 늑대라는 특질을 갖춘 신비한 힘 때문에 현실과 판타지를 오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 같다. 늑대인간은 인간과의 사랑이 금지되어 버리지만 인디아나는 조부모를 설득시켜 들어간 대학에서 카테리나라는 여학생에 빠져드는데 여기서 또 삼각관계로 이어진다. 다른 가문의 루가루인 테일러로, 둘 다 카테리나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전형적인 여성 취향저격의 이야기인데 워낙 책이 재밌어서 그런지 후속작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 지 기대가 된다. 인디아나의 할아버지는 과연 권좌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인디아나를 공격하는 세력들은 과연 어떤 존재들이며 배후에는 어떤 존재가 있을지.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읽어가는 동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던 책이다.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임에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루가루라는 존재를 상상하게 되었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까지 궁금하게 만든 책이었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으로써 무난한 출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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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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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도중에 시사회로 <웰컴, 삼바>를 관람했다. 불법 체류자의 문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부분이다. 말리에서 프랑스에 체류한 지도 벌써 10년 5개월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삼바 시세는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번 돈은 꼬박꼬박 말리에 있는 가족들에게 부치는 등 가족의 짐을 혼자 짊어진 채 낯선 프랑스에서 생활하지만 아직 정식 체류증을 받지 않아서 신분이 불안정하다. 말리에서는 수도 바마코에 살며 고등학교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많은 시도 끝에 프랑스로 탈출한 이유가 경제적인 풍요로 위함이 아닐까? 삼바 시세의 꿈이 말리에서 집을 짓는 일인데 현실은 비정규직에 사회적으로 최하층의 삶을 낯선 땅에서 10년이나 버텨온 것이다. 그럼에도 순수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정직하게 살지 않았으면 꼬박꼬박 세금이나 냈을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위해 체류증 신청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경찰청에 들어갔다가 그 길로 불법 이민자로 체포되어 유치소로 보내지게 된다. 이 책은 삼바 시세, 앨리스의 시점에서 바라본 모습을 각각 써내려가고 있는데 앨리스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민자와 난민을 돕는 시마드라는 시민단체의 자원봉사자로 그 곳에서 삼바 시세를 만나게 된다. 삼바 시세를 돕기 위해 증명할만한 서류를 확보하고 법정 준비과정까지 도와주는데 강제출국이 아닌 자비로 돈을 벌어서 귀국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유치소에서 풀려났어도 체류증이 없기 때문에 직업소개소에서 일일 노동작업으로 근근히 버텨나가고 있다. 삼촌이 체류증을 빌려주면서 일을 구하지만 여전히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인 프랑스로 탈출해왔지만 현실에서는 체류증 심사에 대한 문제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아무리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어도 불법 체류자는 그 낙인을 벗어나기 힘든가보다. 영화에서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을 했지만 억울한 일을 당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고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건은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일들을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맡아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웰컴, 삼바>의 주인공인 삼바 시세나 우리나라의 동남아 근로자들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이들은 고국을 떠날 때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왔을텐데 갖은 모욕과 험한 일을 감내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갔을지 모르겠다. 소설로나마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문제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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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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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뭔가를 배울려고 할 때 독학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저자가 주장하는 독학은 홀로 외롭게 익힌다는 뜻이 아니라 최고의 스승인 책을 읽으며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독학으로 공부할만한 책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예전보다 자료와 출간된 책들의 도서수가 풍부해진다가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들도 많다. 그래서 책읽기만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배울 여지들이 많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단지 공부를 잘하라는 뜻만이 아니다. 각자의 주장이 다른 책들을 읽다보면 편견없이 어느 한 부류의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는 진실에 가 닿기 위한 과정들이다.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사실은 명쾌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엄청난 독서를 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사실로 믿었거나 그렇게 알아왔다고 생각하던 역사적 사실들은 실상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르게 별 볼이 없거나 다르다는 걸 엿볼 수 있었는데 깨달음이라는 것 또한 독학을 통해서만이 가능했을 것 같다.


불과 20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이지만 이 안에 담긴 메세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전이라거나 세상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라고 해도 겁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따지고보면 매우 단순하게 풀리는 일도 작가의 이름값이나 명성때문에 평가를 내리기를 유보했었는데 저자는 아무렇지 않게 해부해낸다. 누군가가 이것은 이렇다고 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나가기 때문에 기억에도 오래남고 인과관계가 뚜렷해진다. 단순 암기식으로 외웠던 건 단지 문제를 맞추기 위함이지 결코 진실일 수 없다. 편견덩어리만 더 늘어난 결과로 이어졌고 그것이 유일무이한 답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히게 한 원인이 되었다. 베니스의 상인들은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줭에 한 작품이지만 저자가 진단한 이 책은 단지 고리대금업으로 커다란 부를 이룬 유대인들을 경멸하고 조소하기 위한 책이라는 것이다. 근데 이 책이 나온 시기보다 3세기 전에 이미 유대인들은 유럽에서 추방되었고, 극심할 정도로 궁핍했던 경제 쇠락기에 이런 희곡이라도 보면서 시민들이 위안을 얻을 요량으로 만든 점이라는 사실이다. 


책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책은 아주 많이 읽되 모든 책을 상세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빠르게 읽는 것도 좋지만 많은 책을 읽어보고 필요한 부분만 보고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고 한다. 어려운 책을 읽음으로해서 이해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지적 성장이 있는 것이고, 항상 주변에 책을 가까이 둘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독학의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 의문점을 가지고 읽다보면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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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심리학 입문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살림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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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책을 알린 <미움받을 용기>에 이어 두번째로 만나게 된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아들러 심리학의 기본적인 원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입문서다. 심리학이라면 프로이트나 융에 대해서만 배워왔지만 3대 심리학자 중 한 명인 아들러는 국내에서 제대로 조명을 받지 않은 것 같다. 작년에 이어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아들러 심리학을 다룬 같은 작가가 쓴 책을 연이어 읽고나면 내 마음에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혼자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가 실상은 다른 사람에겐 별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자각하지 못한 것 같다. 동양권에 사는 사람들은 체면의식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남의 시선이나 평판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러다보니 자신만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리 중에서 튀는 부류의 사람일 수밖에 없고 눈 밖에 나기 십상이다. 타인을 항상 의식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참 피곤한 일이다. 내 삶이 아닌 남에 의해 만들어진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우린 미움을 받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무언가를 시도하기 위해선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편다.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젊었을 때 뭐라도 한 번 해보고 가야하지 않나.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하지만 타인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라는 의식만 하다가 무엇도 시도해보지 않고 주저앉아 버리는 삶엔 꿈이 살아있는걸까?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읽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보다 나를 더 챙기면서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다. 참 단순하면서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해줘서 읽고나면 핵심적인 부분이 남는다. 기시미 이치로를 만날 수 있어서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가 무엇이 되기를 강요받는 이 시대에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은 마치 내 고민을 알고 있기나 한 듯 누구라도 알아듣기 쉽게 쓰여져 있어서 실질적으로 삶 속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들이 많은 책이다. 책도 가볍고 두껍지 않아서 금새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매우 인상적인 조언들이 많은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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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 개정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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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도 수많은 에세이를 출간하면서 잠시 그가 소설가 임을 잊었다. 해학적인 문체와 본질을 다르게 표현하는 능력은 발군이다. SNS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도 촌철살인과도 같은 문장들은 과연 소설가임을 다시 자각시키게 된다. 이미 5년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황금비늘>이 표지와 지면을 늘려서 재출간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김동명이라는 고아가 세상으로부터 나아가면서 겪는 과정을 그린 전형적인 성장 소설이다. 머리는 상당히 좋아서 암기력이 뛰어나지만 계산법은 남다르다. 처녀총각 - 처녀 = 총각처럼 세상이 규정한대로 셈을 하는 것이 아닌 본 것 그대로 더하기 뺸다는 독특한 관점을 가진 아이다. 영아원에서 입양되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생활하게 되지만 체격이 약한지라 유독 괴롭히는 형을 피해 탈출하고 싶어한다. 보육원을 탈출해 서울로 올라오지만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나이도 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배고픔을 못 견디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비탈길에서 휠체어를 탄 중년 남자를 도와주게 되는데 그 일을 계기로 그 중년 남자에게 양자로 받아들여져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듯이 아버지라 부르게 된 남자의 전직이 원래는 소매치기였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 길로 소매치기를 전수받게 되는데 우연히 어느 날 도인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상황이 또 급반전이 된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되는 순간인데 결국 황금비늘을 만나게 된다는 소설로 글마다 작가가 가진 상상력이나 유머감각이 뛰어나지만 소설로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바로 해학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외수의 책이 사랑을 받는 이유가 현실을 한 번 더 곱씹어서 생각해볼 여지를 열어두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도 김동명이라는 아이가 양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티격태격 말다툼하는 것도 현실적이면서 참 소설 잘 쓰는구나 절로 감탄하게 된다. 배배 꼬여서 쓰지도 않고 누구나 읽어도 알아듣기 쉽게 쉬운 문체로 쓰여졌다. 그래서 술술 읽히니 소설이 재밌어질 수밖에 없고 이외수라는 작가의 이름값이 아니더라도 소설이 가진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은 이런 독특한 소재를 가진 소설을 만나볼 수 없었는데 어서 암투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장편소설 한 권을 만들어주길 바래본다. 남다른 상상력과 독특함을 작가적인 역량으로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소설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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