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유럽 도시 읽기 - 건축가 동생과 책벌레 누나 33일간 1800km 자전거 여행을 떠나다
이용수 지음, 이정은 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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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동생과 책벌레 누나가 의기투합해서 자전거로만 33일간 총 1,800km를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에서 걸쳐서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 책이다. 자전거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비싼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타며 자신이 원하는 곳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인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비상시 자전거를 수리할 수 있는 장비와 수리기술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체력적인 소모가 상당한 자전거이지만 건축가인 동생은 유럽의 유명한 건축물을 자세히 탐방할 수 있어서 좋고, 책벌레인 누나는 유럽의 문호들을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둘에게는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워낙 자전거로 장기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여행담을 다룬 책들이 작년에 많이 출간되어서 저마다의 사연과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여행이 가져다주는 설레임과 새로움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누구나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특히나 유럽은 아직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과 아름다운 대자연이 공존하는 곳이기에 꼭 가보고 싶은 지역이기도 하다. 다만 비씬 물가와 교통비는 비용 상승을 부추킨다. 자전거가 그 대안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어쨌든 고생 좀 하겠지만 여행하는 기분은 제대로 느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이끌어주니 한 달간의 여행은 둘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더욱 깊고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싶다. 


사진을 보고 있으며 언제나 가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과 사진만으로 보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진정한 여행은 무엇인지 둘 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진정한 여행이란 내 자신의 본 모습을 만나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여행을 하다보면 매우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거나 만나게 된다.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해가며 멋진 인생을 꿈꾸게 되지 않을까? 누구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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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한방처방 - 이해하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 간단한방 시리즈
니미 마사노리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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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한의학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가 수많은 약제와 처방전들이 한자로 적시되어 있고 어떤 약재와 효능을 보이는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종종 어머니를 따라 경동시장에 들르기도 하고 직접 부황을 뜨거나 한약을 지어서 먹기도 했다. 서양의학에 들어오기 전에는 동양권에서 한의학은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치료법이었다. 저자는 이식면역학 DPhil을 취득하였고, 현재 테이쿄대학 의학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한 2010년 4월부터 애성병원 한방센터장이자 AFCS, 테이쿄대학 의학부 준교수 등등 그에게 달린 직함도 꽤 많다. 납득, 이해, 실전, 학습, 연구로 구성된 점이 독특했는데 아마 한방처방에 대해 초심자로도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하도록 쓰여진 듯 싶었다.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서로 양분하고 대립되는 개념보다는 치료효과를 분명하게 보일 수 있는 처방전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은 좁은 식견일 것이다.


이 책에 흥미를 가진 것은 한방처방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지금도 한의원에 가보면 수많은 약재들이 들어있는 서랍과 그 약재들을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각종 처방전들이 매우 많다.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니 도통 의사의 말만 믿을 수밖에 없는데 내 증상에 따른 처방전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소득이다. 약을 다린다는 표현을 쓰는 보통 ~탕으로 처방전은 끝난다.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바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책이다. 단지 아쉬운 것은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일본 위주로 설정되어 있어서 우리나라 독자들이 직접 약재상에서 구입을 할 때 맞는 부분과 맞지 않은 부분은 없는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한약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가 직접 한약 재료를 구입해 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한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쉬운 부분이 아니다. 과정이나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인해 일반인이 스스로 한약을 다려먹는다는 게 어렵다. 


<간단 한방처방>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외울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고, 한약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는 실용서다. 한약이 어렵게만 느껴진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언젠가 경동시장에 갈 일이 있으면 이 책에 나온 방법을 참고해서 도움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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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1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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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르게 태어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간혹 자신과 다르게 태어난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과 그 과정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슴이 애끓고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기도 하는데 부모의 마음은 정말 다르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내 아이가 비록 정상인들과는 다르지만 올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도 정말 힘들겠구나, 그 모든 삶의 고단함도 기꺼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배울만한 점이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의 저자인 앤드루 솔로몬은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현재 케임브리자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다. 이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력있는 인물이고, 정신의학에 대해서도 수차례 강의를 한 바 있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총 2권이며, 열 두가지 사랑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각 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장애, 신동, 강간, 범죄, 트렌스젠더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이렇게 두꺼운 분량의 책으로 나오기까지 저자는 총 300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나올만큼 매우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어떻게 '비정상'적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지 각 사례들을 통해 알려준다.


주를 빼고나면 720페이지 정도 될만큼 매우 두꺼운 책인데 요즘처럼 핵가족화되는 시대에서는 아이가 매우 소중하다. 이 책에 든 사례들은 아직 부모가 아닌 내게도 진지하게 생각할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부모는 자신때문에 아이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산다고 한다. 그때 즉시 실행에 옮기지 못해서 또는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후천적으로 장애를 겪기도 하고, 부모로부터 물러받은 유전자로 인해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만약 부모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에 대한 물음을 되뇌게 된다. 누구라도 원치 않았던 상황이었을 것이다. 내 자녀만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것이 모든 부모들의 바램이다. 결국은 가족 안에서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가족 안에서만이 가능하다. 현재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서 책에 소개된 병의 증상과 원인도 알 수 있었다. 필사적으로 사회적인 편견에 맞서서 그들에게 닥친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애쓴 부모의 위대함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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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 배영옥 여행 산문집
배영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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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하게 봐온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은 더 진솔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유일하게 미국 제국주의에 잠식당하지 않고 그들만의 국가를 이룩한 나라가 바로 쿠바다. 여전히 현지 쿠바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와 호세 마르티 동상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미항인데다 <노인과 바다>의 작가인 헤밍웨이가 머무르며 작품을 써내려간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Kenny. G의 연주곡인 <havana>의 색소폰 연주 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쿠바는 야구를 잘하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으며 여전히 풍부한 자원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쿠바 출신의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내게 그려진 쿠바는 낭만과 자유로움이 있으며, 아무리 생활이 불편하고 문명의 혜택이 더디게 들어오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으며, 즐거운 일에는 가볍게 춤을 추면서 기쁨을 나눌 줄 아는 그런 긍정적이고 느긋한 마음이 있는 나라다. 


하지만 여전히 쿠바의 정치체제는 공산주의라서 은근히 제한사항들이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산주의 국가와는 달리 연애관에 관해서는 개방적이고 자유롭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거운데 정말 의외다. 중국에서는 여성들이 가정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쿠바는 사랑고백을 여자들이 먼저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에게 주위에 누가 있던 아무렇지 않게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다고 한다. 체 게바라의 생일과 저자의 생일은 같다는 공통점 외에도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동경으로 무작정 떠난 쿠바에서의 생활은 우리가 간혹 겉모습에 치중하거나 편입견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가정들을 무너뜨리게 한다. 직접 쿠바인들이 생활하는 집에 머물면서 가까이 생활했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를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의 놀라운 경제성장에 감탄하게 된다. 어디서든 쉽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며 통화할 수 있고, 왠만한 기반시설들은 도시 내에 갖춰져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없는 것은 그들의 여유로움과 오늘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삶의 태도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근심과 염려보다는 오늘의 기쁨을 누리자는 생각 때문인지 비가 천둥치며 내리는데도 그저 비가 그칠 떄까지 머무른다. 결코 서두르지도 않고 애써 고생을 해가며 빗속을 뚫고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저자는 8개월간 쿠바에 머물면서 담담하게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쿠바의 역사나 문화, 현지인들의 삶과 생활습관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래서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다른 것이다. 저자의 생각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처음 마주하는 환경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밀쳐내지 않는다. 만약 내가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환경 속으로 동떨어진 나라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분명 사색은 깊어질 것 같다. <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에 나온 쿠바의 매력이 푹 빠졌던 시간이었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저자의 필체가 잔잔하게 밀려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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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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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장 장만호는 고단한 서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소설이다. 장만호의 실제 모델이 작가의 남편인데 그 경험담이 작품 속에서 더욱 리얼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하루하루의 삶이 전쟁통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간다. 장만호의 삶이 바로 나였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생이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이다. 어떻게든 거친 삶이지만 이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이다. 제법 고단한 하루가 매일매일 반복되지만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식당일을 한다. 주인공인 장만호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식당일을 하게 된 사연은 그래서 극적이다. 염색에 관해서는 자부심을 가질만큼 뛰어난 기술을 보였던 노동자였지만 노조 위원장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재취업이 녹록치 않았다. 그러다 불시의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목숨은 구했지만 다시 예전처럼 염색일을 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깊은 절망 속에서 광안대교에 올라 죽을 결심을 하지만 그때 자신을 붙잡은 경찰과 식당에서 육개장을 게 눈 감춘 듯 먹어치운다. 그때 먹은 따뜻한 육개장 한 그릇으로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은 그는 자신의 다릿값과 맞바꾼 신포커 형이 운영하는 식당을 인수하여 제2의 인생에 도전하게 된다.


비록 허름하고 지저분한 식당이었지만 2천원짜리 숯불돼지갈비 집을 맡으면서 강한 주인의식을 갖게 된 주인공은 처음부터 하나하나 주방을 도맡아 맡고 있는 윤씨아줌마로부터 재료를 선별하는 법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간다. 한 때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인생의 깊은 나락에 빠졌었지만 식당 일을 맡은 후 의욕적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밥 한 공기와 맛있는 반찬이 가진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식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있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인생이기도 하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리는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라 배우며 정작 중요한 가치를 애써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들의 사연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 또한 사연 많은 손님을 받으면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손님들에게 소중한 밥 한 끼를 대접한다는 마음자세를 갖고 식당을 운영하게 된 것은 아닐까? 주인공도 식당 사장이긴 하지만 그의 삶이 그동안 하루하루 고단하고 힘들었을테고 이익을 더 많이 봐야한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식재료를 허투루 사오지 않았고 더욱 진심을 다해 숯불돼지갈비 집을 운영한다. 


식당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고된 직업이다. 주말이면 더욱 바쁘고 12시간 이상 식당에 머물면서 손님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아침 일찍 좋은 식재료들을 사오는 일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그만큼 식당 일이라는 게 힘든 일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희망의 끈을 놓치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힘과 식당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난 후였다. 오늘도 힘든 하루지만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서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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