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셰프다 - 사진가에서 셰프가 된 목혜숙의 이탈리아 요리 정복기
목혜숙 지음 / 호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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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이 되어 이탈리아로 셰프가 되기 위해 홀홀단신으로 떠났다는 목혜숙씨는 18년간 프로 사진작가로 활동한 경력을 버리고 앞으로 인생의 제2막을 행복하게 해줄 것을 찾다보니 요리가 떠올랐고 유학시절 이탈리아에서 살았던 인연을 찾아 요리를 제대로 배워볼 생각으로 이탈리아로 떠난다. <나는 셰프다>에 주목하게 된 것은 그녀가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특이해서도 아니고 셰프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까지 간 것도 아니었다. 이제 자신의 직업에서 정점에 서 있을 시기에 과감히 다른 길로 가는 선택을 한 이유때문이다. 내게는 큰 자극이 되는 결정이다. 마흔살이 되어서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간다면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게 된다.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을까? 평소에도 자주 하는 질문이다. 내가 과연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다. 물론 그녀에게 몰입되다보니 책이 술술 읽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프로 사진작가였던 그녀가 찍은 사진들까지 알차게 들어가 있다. 어디서 그런 손맛을 가질 수 있었는지 단순히 돈을 본 것이라면 선택하지 못했을테지만 요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셰프가 되기 위해 걷는 고단한 과정도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유일하게 자신을 받아준 시모네, 유학시절의 인연으로 18년만에 재회한 루이자 선생님 등 그녀가 셰프로서의 길을 걸어갈 때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이다. 이 책에는 깨알처럼 조리법이 실려있고 이탈리아 음식과 음식문화, 재배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는 동안 보고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자세히 알려주려는 저자의 성실함이 느껴진다. 제대로 조리된 파스타 요리를 몇 번 먹은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주식으로 늘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처음에 크림치즈 파스타를 먹고 너무 느끼했던 기억이 나는데 음식은 곧 그나라의 문화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하다. 이탈리아에서 셰프가 되는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레시피와 지역마다 특색있는 다양한 음식들, 차근차근 소개해주는 레스토랑의 역사들은 에세이라는 생각보다 잠시 이탈리아로 떠나 가이드를 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내게는 다 생소할 뿐인 나라이기에 모든 것이 새로웠다. 음식은 식당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진짜 그 나라의 음식은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는 건 진리인 듯 싶다. 그녀도 이탈리아 가정식을 친구 엄마에게서 배웠다는데 부엌에선 무엇이든 배울 것이 많다.


내게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곧 다가올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될 때 그녀처럼 셰프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요리와 함께 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해보였다. 일 년간 이탈리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배운 그녀는 서울로 돌아왔을 때 한 선배로부터 서울 근교 레스토라에서 부셰프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두번째로 일하게 된 곳이 아트홀인데 예약손님만을 받는 곳이라고 한다. 그녀의 블로그에 가면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지금은 자신만의 레스토랑인 'Da pasta'라는 이름으로 부암동에 열었는데 그 곳에서 이탈리아의 음식과 문화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음식과 문화을 알고 싶거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준비하려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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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Present -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행복 다이어리 북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행복 다이어리 북 시리즈
최인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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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새해를 맞이할 때는 다이어리 한 권을 마련한다. 올해는 작년과 다를거라며 벌써부터 다이어리에 새해 계획을 세워둔다. 다이어리에는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적혀있고, 캘린더마다 빼곡하게 약속들이 적혀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지만 여전히 손맛이 주는 느낌을 따라갈 수가 없다. 다이어리라면 들고 다니기 편한 사이즈이길 원할 것이다. 그러다 눈에 띈 다이어리가 바로 Present인데 다이어리 형식에 충실하지만 중간마다 좋은 글귀들이 실려있다. 바로 행복이라는 주제인데 각박하고 황량할 뿐인 삶을 행복으로 채워보자는 의도인 듯 싶다. 아무래도 이 책을 들고 다니고 있으면 짜투리 시간에 들춰보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행복을 더 생각해보게 될 듯 싶다. 마치 행복은 먼 어딘가에 있어서 결코 닿기 쉬운 듯 멀리 보이지만 단순하고 가까운데 그걸 깨닫지 못한 채 하루하루 바쁘게 일정에 따라 사는 우리들이다. 쉬고 있어도 편히 쉬는 법을 모르며,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불시에 찾아온다.


아무래도 올 한 해는 <Present)를 자주 들고 다니며 하루를 기록하고 오늘도 난 행복하게 살았는지 되물을 것 같다. 즉, 소박한 곳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언제나 앞으로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즐겁다. 그리고 하나씩 계획했던 것을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과 뿌듯함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꿈과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것이다. 의미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간다면 소중한 삶의 기회도 허무하게 날아가는 것이 아닐까? 다이어리로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는 하루하루의 삶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살아있는 동안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은 흘러간다. 그 시간들을 각자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다. 사진으로 남겨도 되고 글로써 영원히 기록해도 된다. 혼자일 때 보다는 함께일 떄 행복하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본다면 풍요로움으로 삶이 채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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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수다 떨기 1 명화와 수다 떨기 1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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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신있게 이 책에 대해서 말하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 곁에 앉아 편안하게 읽는 기분이 드는 책이다. 하루종일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들에 대해서 주절주절 말하는 수다들이 귀에 쏙쏙 박힌다. 중국에선 유명한 파워 블로거이자 뛰어난 입담을 자랑하는 이야기꾼으로 잘 알려진 꾸예라는 작가가 쓴 책인데 글이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다. 뭘 그렇게 알려주고 싶은지 처음 들어보는 화가라도 책을 덮은 뒤에는 화가의 이름과 에피소드 하나쯤은 기억날 정도다. 미술관하고는 아예 담을 쌓고 지낸 사람이라도 그의 입담을 듣고 난 뒤에는 실제로 작품을 보지 않고는 못 베길 듯 싶다. 고퀄리티의 작품까지 올컬러로 선명하게 실려있으니 이보다 더 금상첨화는 없을 것이다.


처음 다루는 인물이 불세출의 천재이자 건달, 도박꾼, 살인범, 도망자 등의 타이틀이 붙은 카라바조이다. 광기의 시대라고는 하나 거의 매일 밤마다 건달짓을 하고 다녔고, 1606년 5월 29일에는 당시 뛰어난 검객이었던 토마소니를 테니스장에서 찔러 죽였다. 그 뒤로 도망자로 먼 지방에 내려오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렸고 기사단에 입단하기 위해 몰타에서 기사단 단장이였던 알로프 드 비냐쿠르의 초상화를 만들어주었는데 이 일로 그는 사면이 받고 기사가 되었다. 워낙 그림실력이 뛰어나 당시 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고 하는데 책에 실린 사진을 보고 있어도 바로 눈 앞에 나타날 것처럼 섬세하고 정교하게 잘 그린 작품들이다. 그림을 뛰어나게 잘 그려서 살인죄에 대한 사면을 받는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지는데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기사단의 일원에게 중상을 입혀 감옥에 갇힌 그는 몰타섬에서 탈출하였는데 사면을 받는 방식도 독특했다.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라는 작품에 골리앗 얼굴을 자신의 모습으로 대체함으로 인해 기적처럼 다시 사면을 받는다. 그 후로 로마로 오는 도중 열병에 걸려 죽게 되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바로 루벤스, 페르메이르, 벨라스케스, 렘브란트인데 카라바조의 화풍은 그들의 작품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빛의 화가로 잘 알려진 렘브란트는 후대에 와서 높은 평가를 받는 화가이지만 당시 생활고를 심하게 겪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화풍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하니 재밌는 에피소드다. 워낙 빛의 요소를 잘 활용해 인물을 묘사해서 최고의 걸작인 <야간순찰>을 그리게 되었는데 작품의 모델이 된 사람들의은 그림값을 지불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얼굴이 뚜렷하지 않고 어둡게 나오자 그림값을 되돌려달라며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그 이후 렘브란트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니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후에도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빈센트 반 고흐, 에드가르 드가,폴 세잔에 이르기까지 거장들의 별칭까지 지어주면서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참고로 폴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미술 경매사상 최고가액에 팔린 작품이다. 인상파, 후기 인상파에 초점을 맞춘 듯 싶은데 뭔가 이들의 작품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떻게 그 당시에 저런 그림을 그릴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매우 뛰어난 감각을 지녔던 인물들이다. 이들 인상파들의 특징은 빛과 색감에 민감하였다는 것이다. 빛이 비추는 요소를 그림에 잘 묘사하였고 정교하게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배경과 색감, 구도에 더 초점을 맞춰서 그렸다. 저자와 신나게 수다를 떨다보니 금새 훅훅 읽어버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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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한의학 -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
이상곤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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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본 왕에 대한 이야기다. 기존 알고 있었던 내용에서 더 깊게 들어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현재 남아있는 사료 중 <승정원 일기> 등을 통하여 그 당시 왕들이 재임기간 내내 달고 다녀야 했던 병들과 치료를 위한 처방전, 생활패턴과 음식들을 한의학의 관점에서 다뤄서 그런지 꽤 몰입하면서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를 단편적으로 알면 그것이 마치 사실인냥 이미지로 굳어 버릴 수 있었는데 우리가 가진 환상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부분도 재미있었다. 재임기간이 짧은 건 부종이나 종기 등 질병과 과로로 인한 건강악화를 들 수 있는데 질병치료기록과 구체적인 질병, 처방기록을 살펴보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내용들이다. <동의보감>의 저서를 남긴 허 준과 같은 명의가 항상 관내에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건 이들의 지혜로움이다. 왕의 보좌가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만큼 중대한 자리이기에 왕의 건강을 전담하는 부서가 존재하였고 왕의 몸 상태를 항상 관리하고 건강을 돌보기 위한 음식과 약재들로 몸의 기운을 북돋으려고 했다.


왕에게만 특별히 허락되어 높이 부르는 말도 흥미롭다. 용안, 수라상, 용포, 전어, 용상, 안수, 어수, 구순 등 왕에게 붙인 명칭들은 일반 백성들과 구분되어 불렀으며, 주치의처럼 늘 왕의 건강상태가 어떤 지를 체크하는 내의원을 별도로 둘 정도로 특별히 건강을 잘 돌봐야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제일 장수하면서 오랫동안 통치했던 왕은 영조 뿐이고, 젊은 나이에 요절하거나 종기같은 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병사한 왕들이 태반이었다. 지금의 의학기술로는 쉽게 치료할 수 있었던 질병도 그때는 목숨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치료하기 힘든 질병이었다고 한다. 한의학이나 식이요법은 발달했어도 의학기술이 발달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명의를 초빙하여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렸던 것이다. 또한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조는 과로사일 경우가 높다고 한다.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제도를 재정비하고 노력했지만 결실을 맺기도 전에 병에 발목을 잡히고 만 것이다. 앞부분에 나오는 세종은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당을 들이고 굿판을 벌이거나 이에 심취하여 어머니를 살리고자 무당굿을 벌였다는 건 정말 의외였다. 또한 잔병치레를 죽을 떄까지 했는데 비만을 이유로 든 것도 흥미로운데 연년으로 상을 치뤄야 했던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조선시대의 왕들이 걸린 질병은 모두 겪은 왕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치료에 힘썼다는 부분은 잘 매치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왕들의 새로운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소장가치가 높은 것 같다.


온천 매니아인 세종에서부터 뇌일혈로 세상을 떠난 고종에 이르기까지 왕들의 질병과 치료를 위한 처방전, 각종 보양식들은 지금까지 알던 왕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부분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천하를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백해무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러모로 역사에 관심이 높은 분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만큼 빠져들면서 읽을 정도로 잘 쓰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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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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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만해도 집을 나서면 화분에는 서로 다른 색을 가진 꽃들이 심어져 있었고 앞마당에는 코스모스꽃이나 개나리, 진달래꽃도 아주 흔했다. 제인 구달처럼 꽃 이름을 정확하게 다 알지는 못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늘 자연과 함께 자랐다는 것이다. 시멘트 바닥보다는 흙과 모래 위에서 노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내 키보다 아주 큰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에 동네 친구, 형과 함께 비석치기(망까기)를 하거나 땅따먹기, 사방치기, 숨바꼭질, 다방구 등 전래놀이를 하면서 하루종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곤 했다. 땅거미가 꺼진 후에는 아련하게 반딧불이가 날아와 밤하늘 가득 채운 별만큼이나 내 마음을 동요케하는 아름다움을 주곤 했다. 이 책을 쓴 제인 구달은 환경운동가이자 침팬지 연구가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분인데 <희망의 씨앗>이라는 제목의 책을 쓴 것은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가 자라온 환경에서는 수많은 이름을 가진 꽃과 나무가 늘 있었고 대자연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자연을 점점 몰아내고 있기 떄문이다.


부제에서 이미 이 책의 목적이 나타나고 있다.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로 574페이지 속에 우리들이 자연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심신이 아플 떄는 자연으로 돌아가 마음을 평화롭게 다스리고 자연에서 나온 것들로 치유한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작은 씨앗이 열매를 갖고 각종 작황작물을 재배할 수 있고, 우리의 주식인 쌀과 밀을 생산케 한다. 나무를 심으면 열매를 맺고 허브를 심으면 몸과 마음에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 자연에 돌려줄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인위적인 시설물들이 자연을 복구하기 힘들만큼 파괴시키고 있다. 농약을 머금은 땅에서 신선한 채소가 자라지 못하듯 병들어버린 척박한 땅에서는 생명을 키우기 힘들다. 사막으로 황량한 아프리카에서 옥수수 대량재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오래전에 들은 적이 있는데 그로 인해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사막에서도 땅을 개간해나가면 기적처럼 식물이 자라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은 여전히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인간은 줄기차게 이어져온 전쟁과 테러로 충격적을 벌일 때 자연은 스스로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삶의 의지라는 챕터는 그래서 감동적이다. 원자폭격이 떨어진 가운데서 기적처럼 살아남는 나무나 9.11 테러라는 엄청난 상황에서도 버텨준 나무는 자연이 쉽게 무너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이나 시베리아의 나무들이 개발을 이유로 벌목된다면 어떤 재앙이 인류에게 찾아올 지 상상이 안간다.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생산해내기 때문에 우리가 그래도 풍요로운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개발이나 안보라는 명문으로 파괴되어버린 자연의 고유성은 회복할 수 없거나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렇게 많은 꽃과 나무들이 있는지 몰랐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 제인 구달의 <희망의 씨앗>은 그래서 소중하게 기억될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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