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오디세이
이길용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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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나의 애니메이션을 이렇게 평론집 형태로 나온다는 것만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담긴 철학적 메세지와 담론들이 얼마나 크기에 그런지 궁금했었다. 저자가 그랬듯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TV 방영분과 극장판을 모두 봤었지만 재미로만 봤을 뿐 저자만큼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와 비견될만한 작품으로 떠오르는 건 <은하영웅전설>인데 본편(110편), 외전(68편), 극장판까지 모두 다 봤을 정도로 매우 인상깊은 애니메이션이었다. 근데 이 책을 읽고나면 애니메이션에 철학적인 메세지가 들어가게 되면 세월이 흘러도 독자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제작이 붐을 일고 있는데 소재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간 메세지가 많은 공감을 불어 일으키기 때문이다. 처음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특이했던 것은 신지가 에바에 탑승한 뒤 폭주하면서 사도들을 물리치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으로 로봇만화영화인데 수많은 블로거들의 분석을 보면 다른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복잡한 세계관을 가졌다는 점이다. 


가족, 성, 종교, 관계 맺기, 사이보그의 정체성, 생명, 윤회라는 담론들이 모두 녹여들어 있다. 게다가 20년전에 나온 TV 시리즈인데 지금까지 극장판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야 신세기 에반게리온 14권으로 만화는 완결을 지었다. 대단한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26부작 TV 시리즈에 모든 주요 줄거리들이 담겨있는데 아무래도 이런 내용을 이해하기엔 적합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애니메이션을 분석한 사람들을 보며 연신 감탄하게 되는데 AT필드의 정체와 사도의 정체, 주인공인 신지 뿐만 아니라 TV와 극장판에 나온 주요 등장인물인 레이, 미사토, 아스카 등에 대한 작가의 해설로 인해 더욱 이야기거리가 풍성해졌다. 그냥 단순히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작가가 철저하게 준비한 자료를 책으로 엮었을 뿐인데 460페이지에 이르는 두께를 보며 놀랐고 또 복잡한 세계관을 가진 에반게리온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가는 필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이 만화로 인해 단숨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떠오른 안노 히데아키는 이 애니메이션에 창세기와 성서 외경을 포함한 기독교적 상징들을 나열하였다는데 그의 상상력과 작가적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보여준다. 이를 애니메이션에 녹여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텐데 이 에반게리온은 '포스트모던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체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지의 역할이 컸을 듯 싶다. 정신적인 갈등과 인간적인 고뇌, 아버지와의 풀리지 않은 관계 등 복잡한 내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도 인문학과 만나면 훌륭한 결과물로써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기 애반게리온>이 생각날 때면 애니메이션을 보며 두고두고 해설지처럼 읽을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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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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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되내는 명제인 듯 싶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세대를 지나오는 동안 조금씩 변해져 간다. 왜냐하면 한 번 밖에 없는 삶이라는 공간 속에서 어떤 모습을 기준으로 삼고 사는지 그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지나왔지만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엔 늘 아쉬움을 한가득 안게 되는 이유는 행복해하던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인 듯 싶다. 나 또한 지금도 끊임없이 묻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내가 원하던 삶인지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없기에 지혜를 깨우는 책을 읽는다. 공자가 살던 시대와 지금은 시간상 수천년이라는 간격이 놓여있음에도 아직까지 그가 남긴 글을 읽고 배우는 건 사람이 사는 모습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공자가 남긴 말들이 전제 군주시대에 통치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상가의 사상을 바탕으로 쓴 다른 책과는 다르게 더 친근한 느낌을 받았고 그의 제자였던 자공의 생각을 빌어 공자의 본래 뜻을 납득하면서 읽었다. 그렇게 거창하고 심오한 말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공자의 가르침 안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공자는 제자들끼리 토론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어떤 명제 앞에서 제자들이 서로 격렬하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열띤 토론하는 것이 수업의 하나였던 것이다. 또한 항상 제자들을 둘러보며 생각을 묻는다. 마치 유대인들의 하브루타처럼 제자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모습에서 우리 교육에도 이런 토론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토론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까닭에 상대방의 헛점만으로 꼬집어 비판이 아닌 비난을 일삼거나 함부로 말을 짜르는 토론이 우리가 늘상 보아오던 모습이다. 내 이론이 전부 정답일수도 없고 이치에 맞는 말보다는 우격다짐으로 일방향 토론하는 우리와는 다르게 공자가 가르치는 수업은 서로의 생각을 다 들어보고나서 결론을 내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책 마디마디마다 진짜 공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느낌을 받았다. 우매하고 성급한 나를 일꺠우는 삶의 지혜는 균형잡힌 생각을 갖고 부딪히는 문제들을 바라보느냐에 달려있는 듯 싶다. 오늘도 우리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예전에는 돈과 명예를 쫓아서 살았다면 지금은 그 가치가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내가 행복한 삶, 내 가슴이 뛰는 삶을 살아봤으면 싶다. 내 의지에 따라서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후회없을 것 같다. 누구가 정해진 기준을 버리고 행복하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만 바라보며 살고 싶다.


 

공자의 가르침을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소인은 자신의 이익만 따지기에, 없을 때에는 얻을 것을 걱정하고, 얻고 난 뒤에는 잃을 것을 걱정한다." 우리가 눈 앞의 놓인 이익에 순간 조급해지는 이유는 그것을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생각과 또 얻고 난 뒤에 잃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때문이다. 이 문구를 읽으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게 오지 않는 것은 인연이 아니라며 흘려버리고 공자가 그러했듯이 외적인 것에 마음을 쓰기 보다는 지금의 행복과 평온한 시간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우리는 흔히들 이런 류의 책에서 나오는 얘기가 워낙 자주 듣고 뻔한 말이라는 생각에 외면할 때가 많다. 아무리 들어도 내 생각과 삶은 변하지 않는다며 제쳐둔다. 하지만 책에 등장하는 공자 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인 자로, 자공, 증점, 증삼, 자하을 통해 삶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해준다. 연말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면서 많은 계획들을 세우곤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기에 이 맘에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원하는 삶을 위한 12가지 인생지침]


1. 현실을 벗어난 공부는 죽은 공부다.

2. 동기뿐 아니라 결과까지 좋아야 한다.

3. 주관이 없는 지혜는 독이다.

4. 옳은 일에는 고통과 모욕이 따른다.

5. 좌절은 순간이지만 꿈은 평생을 간다.

6. 기준은 높이고 자세는 낮춘다.

7. 지혜도 모여야 빛이 난다.

8. 눈으로 보지 말고 머리로 본다.

9. 가장 특별한 것은 평범함 속에 있다.

10. 물러남이 부끄럽지 않아야 나아갈 수 있다.

11. 분수에 맞지 않은 선행은 악덕이 된다.

12. 삶을 모르면 죽음도 알 수 없다.



지금도 수많은 책들을 만날 것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는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읽힐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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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 -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존재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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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옛 속담에도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인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역시 사람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우린 흔히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일반화시키고 그런 유형의 사람인 것처럼 단정짓곤 했다. 재미삼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그 해석이 답일수는 없다는 생각도 하곤 했다. 이 책은 팟캐스트 딴지라디오에서 <황상민의 집단상담소> 워크숍의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구성하였다. 황상민 교수는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을 다섯가지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일명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인데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리얼리스트, 에이전트로 나뉘는데 성격유형을 알아본 결과 로맨티스트에 가까웠다. 성격상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 책에 나온대로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그럴까?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사람마다 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이런 부분도 저런 부분도 섞여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공감가는 부분은 "누가 칭찬하면 기분이 좋아서 더 열심히 하는데,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금방 기분이 가라앉아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했어요."라는 참가자의 말인데 누군들 싫은 소리를 들으면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하게 될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속 빈 사람처럼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는 기계처럼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일할 의욕이 생기도록 할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황상민의 집단상담소>에서 참가자와 함께 한 내용을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현장감이 살아있었고 나에게 맞는 성격유형을 찾는 과정 속에서 감정을 조절한다거나 고쳐야할 부분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원체 황상민 교수의 강연은 청중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내 얘기일수도 있고 우리들의 얘기일수도 있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이기 떄문에 주의깊게 경청해서 듣게 되는 듯 싶다.


참 재미있는 심리학 이야기였고, 각각 다른 성격유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남과의 비교는 자제해야겠지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균형잡힌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에 관한 심리학 도서가 길라잡이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아무래도 방송으로 단련된 경험과 노하우, 내공이 실린 황상민 교수의 글은 귀에 쏙쏙 박혀 복잡한 이야기도 간단하게 풀어서 말한다. 나라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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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스타트업 바이블 -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24단계 MIT 창업 프로그램
빌 올렛 지음, 백승빈 옮김, 방건동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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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청장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히 스타트업 붐이 일만큼 많은 교육과 강좌, 강연이 열렸다. 경제 불황기인데다 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창업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은 듯 싶다. 쉽게 창업전선에 뛰어들 생각도 없지만 어떻게 창업을 하면 손실을 줄이면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있다. <MIT 스타트업 바이블>은 책 제목 그대로 MIT의 24단계 창업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정석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다. MIT의 창업 멘토와 글로벌 리더들이 6년간 공들여 만든 스타트업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이 책의 핵심은 24단계 프로그램 과정이다. 스타트업의 교과서라 할만하다는 조 래시터 교수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책 자체가 교과서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만 그림이 익살스럽게 그려져 친숙한 스타트업에 관한한 교과서같은 뼈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양장본에 큰 판형이라 읽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생각 외로 잘 읽히는 책이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막상 사업을 하려고 할 때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손실만 보다가 빚에 허덕여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창업한 수만큼 부지기수로 사업을 정리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만은 불운이 없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시작되지만 얼마 못가 큰 벽의 부딪히고 사업존폐의 위기에 처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마전 흥미롭게 본 창년창업분투기를 보면서 참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만 같았다.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며 철저하게 준비한 뒤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창업을 하기 위해서 총 24단계 창업준비 단계를 밟아나가라고 조언한다. 각 단계별로 마치 준비된 강연자료를 읽어나가는 것처럼 자세하게 순서와 방법, 실제 예를 통해 내가 구상중인 사업의 방향성을 되짚어나가는 데 중요한 바로미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으로도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실제 창업을 준비할 때는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STEP 0. 첫발을 내딛기에 앞서

STEP 1. 시장을 세분화하라

STEP 2. 거점시장을 선택하라

STEP 3. 최종사용자의 특징을 구체화하라

STEP 4. 거점시장의 규모를 이해하라

STEP 5. 잠재고객의 프로파일을 설정하라

STEP 6. 고객의 제품 구매 과정을 스캔하라

STEP 7. 제품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라

STEP 8. 제품의 가치를 숫자로 제시하라

STEP 9. 열 명의 예비고객을 조사하라

STEP 10. 핵심 역량을 설정하라

STEP 11. 경쟁력 포지셔닝 차트를 그려라

STEP 12.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분석하라

STEP 13. 고객의 구매결정 과정을 이해하라

STEP 14. 후속시장의 규모를 전망하라

STEP 15.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라

STEP 16. 가격 체계를 수립하라

STEP 17. 고객을 통해 얻게 될 이익을 계산하라

STEP 18. 영업 프로세스를 설계하라

STEP 19.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을 분석하라

STEP 20. 성공을 위한 핵심 가설을 확인하라

STEP 21. 가설 검증을 통해 위험 요소를 줄여라

STEP 22. 최소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라

STEP 23. 목표고객에게 제품을 테스트하라

STEP 24. 제품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할 때 창업은 꿈만 갖고 시작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하면서 철저하게 성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변에는 자신의 본업을 그만두면 창업을 해서 성공한 친구도 있고 아직도 여전히 준비중인 친구가 있다. 결론은 직장을 다닐 때 조금씩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과 창업아이템을 곰곰히 따져보며 정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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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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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학교가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입신양명의 길이었던 대학에서도 소위 명문대로 칭하는 대학이거나 취업이 잘되는 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유치원때부터 끊임없이 옆집 아이, 친구 아이와 비교당하면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쟁에 돌입한다. 지금이야 그나마 학교 건물의 구조가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학교는 교육이라는 틀과는 부자연스럽고 권위적이다. 콘크리트나 시멘트로 바른 교실에서 남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 내신성적을 올려야 하고 객관식 위주의 시험문제 하나에 희비가 엇갈린다. 꼼짝없이 자신의 꿈과 잘하는 소질을 등진 채 부모님의 바램을 따라 성적 올리는 기계로 최적화된 아이가 있는가하면 그 경쟁에서 내몰린 다른 편의 아이들이 있다. 11월 중순만 되면 전국이 수능에 초점을 맞춘다. 수능 시험점수에 맞춰 등급별로 자신이 갈 곳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정해서 가게 된다. 만약 12년의 준비기간 동안 매달렸으나 단 한 번의 시험에서 점수가 안 나오면 패자부활전을 치르듯 다시 일 년을 재수해야 한다. 명문대라는 간판.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이 되기 위한 루트로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12년간 친구들과 경쟁한다. 무한경쟁시대에는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다. 잠을 아껴가며 밤을 밝혀 외우고 또 외운다. 


학교에서의 공부도 모잘라 학원에 과외까지 왠만큼 잘나가는 연애인들보다 바쁜 스케쥴을 매일매일 소화해내야 한다. 주말이라도 편히 쉴 수 없다. 틈틈히 봉사활동을 해서 봉사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스펙은 대학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수능 이후에 면접이 있기 때문에 리더쉽도 갖춰야 하며 언변도 뛰어나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격증도 딸 필요가 있고 뭐든 잘하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내몰린다. 토익처럼 점수 잘 맞는 비법을 배우는건지 아니면 진정한 앎을 깨우치는 공부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험점수는 잘 받아두어야 한다. 머리가 좋든 나쁘든 시험점수로 등급과 인격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각자의 개성과는 별개로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 했으며, 늘 시험시간만 되면 갱지에 나열된 문제의 지문을 재빠르게 읽어 4~5개의 항목 중 정답을 골라야 한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시간배분도 잘해야 하며 정확하게 OMR 카드에 자신이 적은 문제의 정답을 옮겨 적어야 한다. 그렇게 뺑뺑이 돌듯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견디며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입시지옥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지만 대학은 또다른 차원의 압박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교육이 바로 잡히지 않고 사교육 비용의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보내는 이유는 불안감과 불신 때문이다. 교사라도 해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원평가제로 인해 숫자로 평가한다. 이것이 얼마나 부당한지 알고 있다. 이런 수치화에 의한 평가로 인해 학교에서의 온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정량평가로 상대방을 평가한다. 어떤 관료주의 사회보다 더 완고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학교 내 혁신은 요원한 일이 될 듯 싶다. 지금처럼 수능에 목매단 교육이 정상적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감옥없는 창살처럼 이런 시스템에 갇힌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 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지, 꿈과 비전을 갖출 수 있는지, 요즘 유행병처럼 도진 창조나 창의력 따위가 길러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여러 번 학교가 보여준 모습에 실망한 터라 아무리 비판을 해도 한 귀로 흘려들으면 결국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의 토론이란 게 없다.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얘기할 시간도 없다. 온갖 병폐들이 흘러나오는 학교가 과연 학생들에게 희망일 수 있을까? 


<학교라는 괴물>을 읽어도 솔직히 답답할 뿐이다. 수능이라는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지금처럼 매년 바뀌는 교육정책에 휘둘려야 하며, 왕따같은 따돌림, 성적비관에 의한 자살이 반복될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행복한가? 학교에서 무얼 배우고 있으며, 공교육이 바로 서있는가?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배움의 장소로써 기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학생은 어른들의 거울과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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