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
오상진 지음 / 다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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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뻔 했을텐데 이 책에 나와있는 수많은 사례들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그 기발하고 독창적인 발상의 반대편에 선 나는 고정관념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음을 자인하게 되었고, 유교문화에 젖어 터부시 되어 온 금기를 넘어설 때만 다른 시각에서 새로움을 발견해낼 수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자아검열과 체면, 눈치에 얽매여서 누가 들어도 엉뚱하고 바보같은 아이디어를 밖으로 꺼내길 주저하던 게 바로 우리들의 아이디어 회의의 모습이다. 누가 들어도 그럴 듯해 보이고 정상적인 것만을 논리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짖눌려 새로움이 아닌 모방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었다. 작년부터 온통 창의력, 창조라는 낱말이 실체없는 유행처럼 사회 곳곳에 번져나간다. 아무리 선언하듯 이론적으로 설파해봤자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환경조성과 제약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허언에 불과한 이상향일 뿐이다.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말만 진공의 공간 속에서 수사적인 표현만 했을 뿐 아직도 창의력을 발휘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웃 오브 박스>는 읽을 맛이 나는 책이다. 이들의 기발한 생각은 우선 재밌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상황을 유도해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 나와있는 아이디어를 도입한다면 좋을 아이템이 참 많다. 거리에는 수많은 쓰레기들이 아무렇게 않게 버려져 뒹굴고 있는데 누가봐도 볼썽사납고 지저분하다. 근데 쓰레기통에 버리면 아주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효과음에 한 폭스바겐의 펀 이론은 2010년 칸 광고제 사이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사람에게 재미요소를 주게 되면 자발적으로 실행에 옮기게 된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려면 강제적인 문구보다는 센서를 붙인 피아노 계단을 만들었더니 소리에 재미들린 사람들은 리듬에 맞게 계단을 애용하게 되었고, 심지어 이 곳은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예가 있는데 홈플러스가 지하철 역사에 '버추얼 스토어'를 설치하였는데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결제 및 배송이 되도록 한 시스템이다. 시공간과 시간에 제약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라서 그 당시 주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바로 '테크센싱'이 고도로 발전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준 것이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IDEA이라는 이니셜에 따라 챕터 1인 Insight 시간을 변화시켜라, 챕터 2는 Different Thinking 생각을 변화시켜라, 챕터 3은 Experience 공간을 변화시켜라, 챕터 4는 Action 미래를 변화시켜라인데 고정관념이라는 박스에서 벗어나 생각해볼만한 사례들로 가득한 책이며, 아이디어 고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직장인이나 일반인, 학생 모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내 머릿속의 생각이 유연해지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아웃 오브 박스>는 자신의 생각을 확장시키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강력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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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이 상처를 남긴 이유
김윤영.정환봉 지음 / 북콤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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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무겁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는 후진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했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자립과 자활을 지원하는 제도라는데 현실에서는 이를 뒷받침해주기 위한 정책들이 까다롭다. 그래서 정작 제도권 안에서 혜택을 보는 사람보다는 누가봐도 하루하루 살기 어려운 사람들인데도 여러가지 조건에 걸려 탈락된 사람들이 많다. 법따로 현실따로인 제도때문에 가난한 서민들은 여전히 어려움 안에 처해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신세지길 싫어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했다고 하는데 너무 막막한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게 지원해줄 수 없었는지 되묻고 싶다. 12년전 남편이 방광암에 걸려 오랜 투병생활동안 진 빚이 가장 컸다. 이를 갚기 위해 온 가족이 노력했지만 해결할 수 없었고, 아내는 음식점에 나가 번 돈이 150만원이었는데 36살인 큰 딸은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리느라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고, 33살인 작은 딸은 신용불량자가 된 채 아르바이트만 하는 형편이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빚을 지다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작은 딸은 일정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나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해야 했다. 이들의 비극이 가난한 어느 가정의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누구라도 상황이 안 좋게되면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빈곤사회연대의 김윤영과 한계레신문의 정환봉 기자가 공동으로 썼는데 2014년 2월 26일에 벌어진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을 취재하면서 밝혀낸 사실들로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의 헛점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는 정말 걸음마 수준이다. 낙수효과는 전혀 일어나지 않고, 중산층은 무너지고 있다. 서민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오래전에 여의도 지하철역 입구에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본 광경인데 새파란 공익요원이 강압적인 말투로 할머니에게 당장 여기있는 물건들 치우라고 행세를 하는 걸 가까이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 법이나 제도는 없는 서민들일수록 가혹한 법이다. 현행 법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들이 매우 까다로워서 오히려 지원의 폭을 줄이고 차단하고 있다. 노점상 철거현장을 지켜보면 이들도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나온 서민들인데 어디로 취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기가 막막할텐데 현실은 가혹하며 그 결과는 혹독하게 등 뒤를 때린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제대로 법을 세운 취지에 맞게 실현되려면 현실과 맞지 않은 까다로운 수급조건을 완화시키고 진정으로 이들이 자립해서 빈곤층을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와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1위인 이유는 무엇일까? 절망의 낭떠러지까지 떨어진 이들에게 희망마저 빼앗버리는 현실때문이 아닐까?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이들에게 한가닥의 희망을 잘라버리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기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역이나 종로5가에 가보면 노숙인들이 참 많다. 없는 사람에겐 있는 것마저 빼앗는데 갈 곳 없는 이들이 사회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예전보다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주거와 빈곤의 문제는 여전히 복지라는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이를 취업과 연계시켜서 이들이 제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참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복지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세워나갈 때 가능하리라 본다. 보편적인 복지는 사회 공동체가 고루 누릴 수 있는 평등함 속에서 돌아가야 건전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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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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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살기 힘들어진다는 한숨소리가 깊어진다. 내년부터 세금이 대폭 오른다고 해서 서민들의 주머니는 점점 줄어들어 걱정이 태산이다. 내년부터 담배값, 자동차세, 주민세를 인상한다고 하는데 이는 직접세가 아닌 간접세다. 앞으로 불황 10년이 닥쳐오는데 세대별로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이른바 30대 낀 세대인 나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88만원 세대>로 사회적인 큰 이슈를 몰고 온 저자인 우석훈 박사는 이 책에서 현실적으로 닥친 우리들의 경제적인 문제에 대하여 되짚어보고 있다. 20대 청년들의 경제적인 박탈감과 어려움을 88만원 세대라는 특정 단어로 대변했다면 불황 10년은 우리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들 세금과 물가는 계속 오르기만 하는데 연봉은 당최 오르지 않는다는 자조섞인 헛웃음을 짓는다. 하우스푸어, 웨딩푸어처럼 푸어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예상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에서 과감하게 투자했다가 거널난 경우를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겪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경제적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안내서다. 


경제양극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상위 5%의 부자들은 계속 재산이 불어나는데 일반 국민들의 가계부채 비율은 급증하여 1,000조를 돌파했다. 반면 일자리는 여전히 태부족한데도 취업 경쟁률은 심각하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책은 바로 90년대 학번들이 되새겨 들어야 한다. 경제적인 수혜를 누린 적은 별로 없는 듯 싶다. 고등학교 3학년때 면접서류를 몇 장 받아보지 못하고 졸업해야 했으며,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로 인해 정규직 취업보다는 6개월 단기적으로 인턴으로 일해야만 했다. 물론 정규직이 보장된 것이 아닌 한시적인 노동이었고, 각자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했지만 경제적으로 자리잡기까지 많은 방황과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여전히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10년 뒤에도 우리의 주머니는 안전할까? 안전벨트를 일단 매는 게 좋다고 하는데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불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 


특히 바로 우리가 지금 결정해야 할 문제들의 주요 이슈와 해결책을 알아보기 위한 책이다. 전세로 살지 아니면 월세로 살지에 대한 선택과 이 불황의 시대에 창업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교육비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면서 현명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출하는 짓은 물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다. 불황이라면 불황에 맞게 소비지출을 알뜰하게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새 것만 구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교육비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찢어질 수 있다.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100%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10년 후 이 책에 나온 얘기들이 맞을 수도 있고 틀렸을 수도 있다. 우린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오늘과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이웃 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서로 나누며 산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처럼 서로 재능공유를 하면서 이웃이 돕고 산다면 어려움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듯 싶은데 이럴 때일수록 현명하고 똑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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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개정판, 몰라서 손해 보는 당신의 잘못된 재테크 습관
안훈민 지음 / 참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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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상황에서 재테크가 과연 수익을 불러올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같은 금융상품을 다시 신청했는데도 금리가 확실히 처음 개설했을 때보다 떨어졌다. 은행을 통해 무언가 수익을 얻기란 예전보다 못하다. 우린 재테크를 하려면 종잣돈을 마련해두고 원금에 대한 손해를 보지 않고 투자하는 길이 안전하다는 상식을 갖고 있다. 한동안 금융위기 전까지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돈을 불리기 위한 방법들이 나왔었다. 각종 펀드나 보험,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때는 언제 준비를 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부러웠지만 그때는 내겐 종잣돈이 별로 없어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확실한 안전장치나 검증이 되지 않은 상품에 거금을 투자하기란 위험성이 높다. 재테크를 하려면 금융지식과 상식들을 두루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정보들을 알고 있지도 않다. 자연스레 재테크는 도전해야 할 분야이며, 극복되어야 할 영역이 되버렸다. 


<재테크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2년만에 나온 개정판이다. 개정판이 이렇게도 빨리 나왔다는 건 2년 사이에 재테크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뜻이다. 재테크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쓴 이 책에선 보험부터 카드까지 꼭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한마디로 대략적인 맥락을 짚기엔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정보를 알아두면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맺을 수 있고, 쓸데없이 버려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가입할 때 요건이나 조건을 알아두면 내게 맞는 방법을 통해 가격과 혜택을 비교해 본 뒤에 상품에 가입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금융상품에 대한 용어 자체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우리는 경제활동을 할 수 밖에 없고, 월급생활만 하는 사람이라면 여러가지 방법으로 돈을 불리고 싶어한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루트를 통해서 투자를 해야 하며,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종잣돈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부재에 나온 것처럼 몰라서 손해보는 당신의 잘못된 돈 습관을 바로잡아 주기에 적절한 책이지 않나 싶다. 2014년 최신 트렌드 정보들을 알아보면서 요즘 급변하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경제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돈 습관을 제대로 들인다면 몰랐기 때문에 손해보는 일은 막을 수 있다. 은행나 금융회사에서 나온 예금, 적금, 주식투자, 펀드투자 등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여 상세하게 상품명과 판매처 등 직접 알아보지 않으면 모를 곳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마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상식을 알아둔다는 관점에서 봐야지 무조건 저자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다가는 리스크는 본인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여러모로 충분히 알아보고 난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뭐든 결정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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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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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올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 200여명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이 침몰하는 세월호에 갇혀 바다에 수장되었고, 우리에게 친근한 연예인들이 세상을 떠났다. 죽음은 현재의 삶과 분리된 세계다. 죽음을 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겁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놓게 된다. 얼마전에 참가한 생명사랑 밤길걷기 대회에 참가하여 밤새 걸으며 힘들었지만 37분마다 1명씩 자살한다고 하는데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요즘 이런저런 문제와 연결된 듯한 이 책은 주로 강상중(저자, 대학교수) 교수와 대학생 간의 이메일 서신으로 오가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출판기념 사인회에서 저자는 한 대학생으로부터 봉투에 넣은 편지를 받게 된다. 2부로 나뉘는 이 내용들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죽음을 성찰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우리에게 죽음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듯 해도 마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죽음이 언제든 찾아오리란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가가 그 사회를 평가하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근데 정작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풍조는 없을까? 몇 주전에 한 지하철역에서 80대 노인이 지하철을 타려다가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에 끼여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도 그 노인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건지 어느 승객은 출발이 정채되자 "빨리 출발하라"고 했다던데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정확하게는 우린 타인에게 무관심하다. 죽음도 일상이 되버리는 듯 별 느낌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가는 무던한 사람이 되버렸다. 저자가 겪었다는 동일본대지진에서 2~3만명이 죽었다고 한다. 죽음 앞에 사람은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의 대재앙 앞에서 인간은 초라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 또한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집단 무기력증에 한동안 빠져 있었다. 허탈함과 분노를 넘어 가슴 아프지 않았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죽음에 관한 성찰을 진지하게 되묻는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마음에 짙게 드리운 상처로부터도 벗어났으면 좋겠다. 잔잔하게 써내려간 저자의 이 소설은 우리에게 먼저 떠난 사람을 어떤 마음으로 생각하고 남겨야 하는지를 서신 형식의 글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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