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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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읽은 바로는 역시 삶을 가까이서 다룬 줄거리가 매우 큰 흡입력을 주고 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그려낸 인상적인 소설로 이 책을 쓴 저자인 최지월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인물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어서 마치 드라마의 각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적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해 그 당시로 돌아간 흐름은 자연스러워서 드라마스페셜로 다뤄져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퇴역군인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버지, 언니인 소희는 결혼 후 호주로 이민가서 잘 살고 있고, 동생인 은희는 물신양면으로 밀어준 덕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화자는 둘째딸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홀로 아버지를 챙기면서 자신의 본업에도 충실하고자 한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가족들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전개에선 어떤 과장이나 우연이 없고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모습들이다. 그리고 저자의 고향이기도 한 원주라는 지역을 주무대로 자세히 설명하기도 하는데 군사시설이 밀집한 곳이라 아버지의 퇴역군인이라는 설정이 잘 맞아떨어진다. 역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자신있는 부분을 쓰기 때문에 이야기가 매끄러웠던 것 같다. 가족은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지 가까이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몇 일만 떨어져 있어도 그 부재는 매우 크게 다가온다. 남은 가족 중 하나는 그 빈자리를 메꿔야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어야 한다. 근데 실질적으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주인공이 전부인 것 같다. 언니인 소희는 해외에 살기 때문에 늘 붙어있을 수 없고, 동생인 은희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로 늘 관심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꽤 지났음에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말하고 별 다른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다. 장례식장에서도 의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기본적으로만 갖출려고 한다. 장례절차부터 비용까지 상세하게 씌여져 있어서 현실에서 닥친다면 이들과 같을지도 모를 것 같았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소설이었고 작가의 첫 장편소설임에도 안정적인 흐름과 많은 생각이 교차하면서 만약 나라면 이라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늘 죽음이라는 소재는 누구나 겪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고 믿지만 이 소설은 현실 속에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며 살지만 때로는 이별도 삶의 한 부분이라는 걸 모른 채 지나친다. 죽음 이후의 삶도 우리가 끌어안고 가야 할 일이다. 최근 수많은 사람들의 사망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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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까칠한 연애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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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재 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책이다. 저자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그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충동적으로 누구라도 좋으니 만나고 싶어진다. 사랑은 하고 싶은데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부터 작은 상처라도 받기 두려운 내겐 작은 떨림과 움직임에도 초조해진다. 그 때문인지 마음을 준 사람에게 쏠려버리는지도 모른다. 사랑도 친밀한 관계에서부터 출발하는데 갈구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것 같다. 사랑을 하게되면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난 심장처럼 삶을 새롭게 보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사랑이 찾아왔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를 쓴 양창순 정신분석의는 이번엔 사랑을 주제로 한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는 신간을 출간하였다. 내 마음에 숨어있었던 두려움과 외로움도 로드맵처럼 펼쳐서 반영한 듯 바로 내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역시나 그럴듯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모아둔 에피소드에는 사랑에 상처받고 외로워하는 사람부터 집착하는 사람, 사랑을 모르는 사람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주변에서 흔히 들었거나 볼 수 있는 사랑과 관련된 아픔들이다. 속으로 끙끙 앓다가 마음이 괴로워서 그 마음을 풀기 위해 오죽하면 정신분석의에게 상담을 받으러 갔을까? 사랑이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랑때문에 몇 달 내내 가슴앓이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갈만한 이야기들이었다. 많은 사람을 스치듯 만나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흐르고 점점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외로움을 못 이겨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지는 경험을 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소중한 감정이기에 애타게 사랑을 기다리는 것 같다.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타인에게 받은 상처나 오늘 겪은 어이없는 일도 속풀이하듯 이야기하면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나를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싶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한다. 


사랑은 영원한 주제이자 화두이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은 많은데 아무런 관계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바램에 그치게 된다. 사랑과 이별. 이별이 없으면 만남도 없다는 저자의 말은 큰 위로가 된다. 사랑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이 책만큼 힐링이 되는 책이 있을까? 언제나 사랑에 서툴었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던 적이 많아서 대처하는 방법도 몰랐다. 봄을 지나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더더욱 가슴 시리게 내 품에 두고 꼭꼭 숨겨두었던 일까지 말하고 싶어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근원적인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상처받은 마음을 다 토해내고 나면 가슴이 진 응어리가 풀어지는 사람. 언제쯤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위로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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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문학은 낯선 땅을 이해하는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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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 & 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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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필한 글렌 허버드와 팀 케인은 미국 경제학자로 지구상에 존재했었던 강대국들의 경제를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다. 태생적으로 미국인의 시각이 존재하고 결론은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강대국인 미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경제학자들이 기존 강대국들의 경제를 분석하면서 해결점을 찾는 뉘앙스를 풍기는 책이었다. 지금은 경제위기 이후로 각 나라들이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로 출간된 경제관련 책들은 2008년에 일어난 금융위기의 원인과 미래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해결점을 모색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이 책은 역사를 바탕으로 늘 부강할 것만 같았던 국가들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었는지를 각종 데이터, 자료를 통하여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하였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가? 아무리 국가가 부강하여도 분명히 존재했던 경제 불균형과 불평등한 소득 분배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마, 중국, 스페인, 오스만투르크, 영국, 일본 등 성장과 몰락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정적으로 로마는 재정, 통화, 규제에서 그 원인을 찾았고, 중국과 스페인은 공통적으로 더 발전할 수도 있었던 해상 교역의 급작스런 축소와 재산권 문제를, 일본에서는 부양책의 잘못을 주 원인으로 분석하였다. 아마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견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고 꽤 설득력있게 쓰여져 있다. 과연 책 제목에서 언급한대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도 그떄와는 전혀 다르다. 세계를 지배할 수도 있었던 강대국들이 갑자기 어느 시점에서 몰락을 맞게 된 건 경제적인 속성과 침체된 정치에서 찾고 있는데 무리한 영토 확장을 하느라 경제 지출은 늘어난다. 이 때문에 한쪽으로 쏠린 재화로 인해 경제 불균형을 낳게 되었고 이는 지난 역사적인 교훈으로 그 나라가 어떻게 몰락해갔는지를 보여준다.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경제력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 군사를 유지하려면 식량뿐만 아니라 복장, 무기 등 소요되는 지출이 상당하다. 역설적으로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은 나라의 경제력이 부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치체제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현명하게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들의 판단이 한 국가의 재정과 균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이들이 올바른 정책을 집행해나갈 때 경제와 정치는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경제 위기는 늘 내부에서 찾아오는데 이 책을 통해서 국가의 흥망성쇠를 통한 교훈을 뼈져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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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 - 악착같이 버티고 나서야 보게 된 회사의 본심
손성곤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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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이라는 것이 직급이 낮을수록 지켜야할 규칙들이 많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 당시에는 아무런 조언도 들을수도 없어서 실수도 잦았고, 살갑게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인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할 길이 없었던 경험이 있다. 갓 대학을 나온 뒤 첫 직장이자 회사생활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인 것이고 그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모나지 않게 처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한참 뒤에야 경험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여전히 회사생활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전문가로써 자리잡은 뒤에는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는 회사 내에서의 생존 가이드북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로지 회사생활을 견디며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조언과도 같다. 회사는 조직원들로 구성된 집단이기 때문에 그 조직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봉착할 어려움들이 참 많다. 내 위의 상사가 누가 될 지 아니면 내 부하직원으로 어떤 사람이 일하게 될 지 변수들도 많고 관계를 따지고 들어가면 복잡하기 때문에 회사생활은 늘 어려운 것 같다.


동료들과 잘 어울려 지내야 하고 자신의 능력을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11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은 것 같다. 그래서 이미 직장생활을 오래한 사람이나 갓 신입으로 입사한 사람에게 두루 읽힐만한 책이다. 직장선배의 조언은 회사생활을 잘하기 위해 들어두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인데 개인 성향에 따라 이 책의 내용을 숙지하고 주변 동료들과 화합하며 잘 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 회사를 가든 독특한 사람이 있는 법이고, 회사 내의 독특한 문화나 시스템에 녹아질려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 어이없는 말실수나 행동이 나온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에게 회사란 무엇이고, 회사 내에 소속된 회사원으로써 어떻게 그 정글을 헤쳐나가야 하는지 저자는 법칙을 통해 설명해준다. 그 경험담을 듣고 있으면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이 떠오르고 고민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공감하듯 내 경험과 대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회사형 인간이기 보다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우길 바란다. 우린 어디로든 이직을 할 수 있다. 평생 직장이라는 단어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직장에 있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준비하자. 경쟁력을 키워나갈 때 그때는 비로소 무적의 회사원이 되지 않을까? 조직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기를 바란다. 회사형 인간으로 커가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자신만의 길을 확고하게 걸어나가는 인간이 될 것인지는 본인 선택에 달려있다. <나는 무적의 회사원이다>는 오늘도 야근하면서 버티는 사람에겐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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