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왕자 - 조던 메크너의 게임 개발일지 1985~1993
조던 메크너 지음, 장희재 옮김, 조기현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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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왕자>는 지금 기준으로 봐도 부드러운 움직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던전과 트릭,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수많은 요소, 1시간 제한이라는 시간타임의 압박, 그리고 그 당시 큰 이슈가 되었다. 공포의 칼날이 여닫는 소리. 이 게임을 1990년에 처음 XT 흑백 화면으로 본 뒤 AT(80286)때 컬러 화면으로 꽤 오랜기간 흥미진진하게 즐겼던 기억이 난다. 페르시아의 왕자가 명작일 수밖에 없는 건 1층부터 12층까지 모델링이 완벽했으며 플래시백이 등장하기 전까지 캐릭터의 움직임이 가장 부드러웠다. 횡스크롤 게임 중에서 이만한 작품은 다시 없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데 숨겨진 요소와 트랩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짜여진 시나리오가 계속 플레이해도 지겹지 않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만든 천재 프로그래머 조던 메크너가 썼다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굉장히 궁금했었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의 개발일지를 모은 책인데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헐리우드의 영화 각본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게임도 제작한 재능있는 프로그래머다. 20살에 만들었다는데 굉장하다. 카라테카를 1984년에 출시되었는데 판매량도 엄청났고 게임순위 1위에 오르고 일본판까지 나올 정도로 꽤 인기있는 액션게임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페르시아의 왕자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그 과정들이 재미있고 조던 매크너가 실제로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어 흥미진진했다. 슈퍼 8mm 카메라, 디지타이저 등 데이비드가 달리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그 영상들을 디지틀화 시키는 과정, 페르시아의 왕자의 점프 장면이나 작업물들을 스케치한 사진도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시절에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만들었다는 게 놀라웠다. 생각해보라. 지금으로부터 무려 28년전 일이다. 최초로 페르시아의 왕자를 구상한 시간만 따져도 시대를 앞선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브로드번드를 통해서 발매된 이 게임의 인트로를 아직도 잊지 못할 만큼 유려했고 충격적이었다. 당시 브로드번드는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업체였는데 책을 읽다보면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기분이다. 지문으로 설명하는 내용도 하나하나 흥미롭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오랜시간 즐겼던 게임으로써 직접 만든 프로그래머의 책을 읽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조던 메크너의 속마음까지 엿볼 수 있어서 꽤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출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아버지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가 어린 나이에도 사업가적인 기질을 갖출 수 있는 것도 바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애플 II, 코도모어 64, 아미가, SuperDos, 5.25인치 플로피디스크 등 반가운 용어들을 보면 컴퓨터 산업의 발전은 바로 게임의 급격한 발전과 같은 동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픽카드나 CPU, 메인보드가 날로 발전하게 된 원인도 바로 게임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하드웨어도 크게 성장 발전할 수 있었다. 그 밑바탕에는 조던 메크너와 같은 천재 프로그래머가 명작들을 제작하고 브로드번드같은 대형 유통사가 발매하며 유저들이 열심히 즐기는 그런 일련의 순환과정들이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역동적으로 드러난 과정 속에 녹아들어 있다. 오랜만에 즐겁고 아련한 추억여행을 위해 과거로 떠나온 것처럼 반가운 책이었다. 그 당시 게임을 즐겼던 유저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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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Calm : 365일 평화를 주는 한마디 - 영혼을 위로해 주는 아름다운 사진과 지혜의 말들 데일리 Daily
내셔널 지오그래픽 엮음, 서영조 옮김 / 터치아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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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책을 만나게 될 줄이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면 먼저 내서녈 지오그래픽이라는 훌륭한 잡지가 생각난다. 잡지에 수록된 모든 사진들은 숙련된 전문 포토그래퍼들이 찍은 사진으로 모두 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고퀄리티의 품질을 자랑한다. 사진마다 신비롭고 웅장하며 감동까지 줄만큼 그 컷들의 수준이 꽤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연말쯤 되면 내년을 준비하면서 365일 동안 하루하루 아침에 읽을만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Daily Calm - 365일 평화를 주는 한마디>는 특별한 의미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사진을 올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생략해두지만 다른 리뷰어들이 올린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이 어떤 느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수록된 사진들이 하나하나 작품인데 365일 동안 지혜의 말과 함께 본다면 그 하루가 얼마나 특별할까? 그냥 글만 읽는 것보단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서 읽으니 그 감동의 깊이가 크게 다가왔다. 이 책은 달마다 주제가 있는데 1월은 변화, 2월은 기쁨, 3월은 경험, 4월은 단순함, 5월은 마음챙김, 6월은 연민, 7월은 균형감각, 8월은 인내, 9월은 만족, 10월은 지혜, 11월은 감사, 12월은 평화를 주제로 사진과 글을 담아냈다. 그래서 소장가치가 있고 특별한 책이다. 책을 읽다가 인상깊은 구절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를 뽑자면. 1월 5일에 나오는 내용이다. "삶은 논리적이지 않다. 뜻밖의 일들과 아름다운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 아름다운 것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갈 때 놓지지 않으려 한다. 그 순간이 언제 다시 찾아올 지 알 수 없으므로. - 마고 폰테인" 우리들의 삶은 로직으로 짜여진 프로그래밍이 아니다. 모든 일들은 우연과 운명이 겹쳐서 뜻밖의 일들이 생겨나고 또 인생을 살면서 마주칠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나쳐간다. 언제 올 지 우리는 예측조차 할 수 없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일 년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인생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날마다 새롭게 하려면 <Daily Calm - 365일 평화를 주는 한마디>를 책상 한 켠에 두고 날마다 읽어보면 그 느낌이 또 하루하루 다를 것 같다. 지금도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하면서 본다. 사진과 내용의 조화가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아직 삶을 살아볼만한 가치가 가득하며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내년을 <Daily Calm - 365일 평화를 주는 한마디>와 시작한다고 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요즘 책값하는 책이 별로 없다는 푸념도 들려오는데 이 책은 그 말이 쏙 들어가게 할만큼 충분히 값진 책이며, 요동치는 내 마음을 진정시킬만큼 멋드러진 지혜가 담겨있는 책이다. 반드시 책상에 비치해서 읽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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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0대는 어떻게 한국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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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를 펼쳐든 순간부터 예전부터 생각했고 느꼈던 내용들이 하나하나 현실로 드러나는 것 같아 심각하게 읽은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8년전이었을거다. 어떤 모임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은 종족번식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그 이유에 덧붙여서 앞으로 한국 사회는 저출산과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초고령화사회가 되면 인구감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결혼은 그냥 해야 하는 과정으로만 이해했었다. 그후로 세월이 흘러 지금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 하나 낳아 대학교까지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약 3억 1천만원이라는 통계자료를 보면 결국 아이를 키우기 위해 애국한다며 낳았지만 소득이 충분하지 않으면 노후대비는 전혀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검소하게 살고 아끼고 아껴 사교육 드는 지출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들이 있고 물가상승폭까지 고려하면 우린 더 많이 벌어야 하고 경제적인 압박을 감당해내야 한다. 정부가 뒤늦게 저출산을 막기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펴내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시스템과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굉장히 더딜 수 밖에 없다. 회사 내 어린이집 운영은 대기업이나 일부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이고, 유아용품은 지나치게 비싸다. 그리고 교육에 드는 비용은 한해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공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니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고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또 지출이 커진다. 대학교 등록금은 왜 그리 비싸기만 한지 모르겠고 아이가 커갈수록 공교육 외에 사교육 비용을 감당할려면 복리처럼 월급은 계속 물가대비 상승폭과 비례하여 올라야 한다. 이것은 우리사회를 관통하는 현실적인 문제이며 바로 35세 전후의 모든 세대들이 충분히 공감백배할만한 내용들이다. 그래서 30대는 학습된 내용들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늦추다 급기야 포기까지 한다고 한다. 삼포세대라는 신조어처럼 지금은 뭔가를 누리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세대인 것이다. 이케아 세대라는 말도 이케아라는 제품이 내구성은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북유럽스타일의 멋진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다고 한다. 2년마다 전셋집을 옮기는 것을 빗대어서 한 말이다. 실제로 따져보면 굉장히 웃고픈 얘기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곤궁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앞으로 암울한 미래가 곧 현실로 닥쳐올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정책이 절실한 데 현실은 각개격파로 하나하나씩 나에게 닥쳐오는 문제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정신이 번쩍들만큼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본 <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는 문제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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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1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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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세지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래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기대감으로 읽었다. "누구도 나를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두지 마라." 우리는 남들에게 받은 상처를 끌어안으며 혼자서 괴로워하고 자책하며 세상을 원망하다가 그렇게 쟁여둔 상처가 쌓여서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거나 방어기제 중 하나인 자기방어를 통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관계를 차단시킨다. 가령 친구에게 속마음까지 다 털어놓지 못한다거나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초부터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감을 둔다. 그렇게 피해다니면 나를 상처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누구도 상처를 타인으로부터 받기 싫어한다. 내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자들로부터 당당해지고 싶다. 모건 프리먼이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눈 대화는 꽤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당신에게 니그로라고 부르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프리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프리먼이 기자에게 "당신에게 독일암소라고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라고 하니 기자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한다. 프리먼의 해답은 관심을 아예 끊어서 그의 문제로만 남겨둔다고 한다. 만약 행동을 보인다면 그때는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내용을 읽으면서 문제해결에 현명한 답을 제시한 것 같아 인상깊게 읽었다. 상당히 건드리는 자극적인 말에 일일이 반응하다보면 그 말이 그만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내 문제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아예 관심 자체를 두지 않고 센스있게 대처하는 것이 내게 올 상처를 재치있게 대처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상처투성이 세상에서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25가지 방법은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 유독 책에 실린 그림이 무척 쓸쓸하고 외로웠는데 예전에 겨울때마다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때는 마치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고독하고 쓸쓸했었다. 상처를 속으로 계속 양산해내며 눈물을 짜내서 혼자서 괴로워하는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 상처를 견디기 위해 시로 지으면서 승화시켰는데 다시 시간이 흘러서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더욱 기술을 익히는 데 매진했고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만약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와 같은 책을 만났다면 내 삶에 위로와 위안을 얻으면서 견뎌내지 않았을까 싶다. 유독 요즘은 상처받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상처는 상처로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나와 상관없는 문제는 모건 프리먼처럼 관심을 꺼버리자.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지혜를 키우자. 세상으로부터 당당해지기 위해서 이 책에 나온 방법으로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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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의 걷기
이상국 지음 / 산수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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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걷기를 좋아했는데 3년전 서울순성놀이에 참여하면서부터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옛 선조들은 하룻동안 4대문을 따라 한바퀴를 걸으면서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그래서 옛 선조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호기심과 그 길을 따라서 걸어본다는 상징성 때문에 어느새인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걷는다는 것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 외에도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처음에는 희미한 점선처럼 윤곽이 겨우 드러나보이던 길도 여러 사람들이 계속 오가면서 점점 길로써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다. 먼저 길을 개척한 사람을 본받아서 따라 걷는 것처럼 길을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의 걷기>라는 책도 선조들의 다양한 걷기에 관한 역사와 유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좀 다른 의미의 걷기였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조선의 두 지식인, 예술과 철학을 걷다를 통해 겸재 정선과 여헌 장현광의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다. 정선은 당대 빼어난 그림솜씨가 알려진 벼슬 길에 오른 인물로 영조의 스승이기도 하다. 한자어가 많이 나오고 시조까지 곁들여져서 읽기에는 다소 어렵고 딱딱했다. 2부는 착한 여자와 나쁜 여자, 갈림길에 서다에서 홍낭, 이옥봉, 어우동, 나합 등 조선을 대표하는 기생들의 이야기다. 기생들은 문예와 그림 등 예술적인 부분이 능통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조예깊은 학식은 결코 문인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기생이 바로 황진이인데 이 책에서도 기생들을 이야기하면서 잠시 언급되기도 했다. 3부에선 젊은 조선, 고려를 거닐다를 통해 15세기 한양 지식인들이 왜 개성으로 가려고 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뤘다. 옛 사람들은 낭만을 좋아하는지 곳곳에 이들이 남긴 싯구가 가득하다. 4부는 '고려 컴플렉스' 탈출여행이다. 한 해를 거듭해갈수록 우리들이 사는 시대는 모든 것이 쉽게 잊혀지고 사라지고 자극으로부터 무덤덤해진 무감각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흔히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처럼 먹고난 후에 버려지는 시대다. 옛 사람들이 걸어간 발자취나 그들이 쌓아놓은 지식들은 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걸어간 길이다. 모든 지혜는 바로 옛 것을 제대로 아는 것이 시작한다. 과거를 통해서 배우지 못한다면 지금 걸어가는 이 길도 곧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요즘 주변을 봐도 짜투리 시간에 보는 것은 스마트폰 밖에 없다. 즉, 깊게 사색하거나 책을 통해 얻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다. 빠르게 정보를 얻고 잠시 즐길 것을 찾기 위해 여념이 없다. <옛 사람들의 걷기>는 분명 어렵게 다가오는 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을 살았던 선조들이 남긴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풍미와 낭만이 느껴졌다. 멋스럽고 과연 올곧은 선비다운 모습에서 존경심마저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어떻게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책에 나온 인물들을 통해서 내가 걷는 길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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