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지구 위를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 개정증보판
김남희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김남희는 지팡이 같다.
등산을 하는데 스틱은 꼭 필요하다.
없어도 등산은 할 수 있겠지만 있으면 그 만큼 힘과 의지가 된다.
김남희는 내가 좋아하게 될 사람이다. 아니 좋아한다.
나는 이 사람이 좋다. 그냥 좋다.
여자라서 좋은 게 아니다.
영혼이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좋다.
그녀처럼 세계 곳곳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많은 여행을 했다고 자부한다.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 사람을 향한 인정, 사람을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따듯함,
여행지에서 여자와 남자라는 생물학적인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오직 여행자라는 동질감으로 눈빛이 오가고 대화가 된다. 김남희의 글에는 오랜 여행을 통해 걸러진 그녀만의 인생철학이 있다.
그 인생철학은 여행과 그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나온 비빔밥 같다.
<소심하고 까칠하고 ... 국토종주>를 읽고 나도 2012년 1월에 국토종주를 시작했다.
순전히 호기심으로,여기 그녀도 걸었는데 나라고 못 걸을까?
나는 남들이 한 것은 모조리 하고 싶은 순진한 호기심이 있다.
과연 끝난 후 어떤 기분일까?
마지막 날에 내가 느꼈던 것은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이 책에는 여행지에서 겪은 여러 이야기들이 몇 년되 매실진국처럼 그윽하게 담아져있다.
전작들을 읽고 이 책을 읽으니 그녀가 여행으로 단련된 노하우가 사색으로 걸러져 놀라운 필력으로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직 세상을 맑게 긍정적으로만 볼 수 있는 안목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글로 한단계 글이 격상되었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
여러 스토리들이 샘물에서 맑은 물이 나오듯이 끊임없이 나왔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안타깝고 아쉬운 이야기,공감하고 도움을 주고 이야기 등등
그 어떤 인문 철학서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깨닫게 해 주었다.
어떤 여행지에서 어떻게 그녀를 만나게 되더라도 오랜 만에 만난 친구처럼 그녀를 보고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구별에 이런 여행자가 있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