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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10년 전 나는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었는가?
글자만 읽었는가? 재미와 흥미로운 글만 읽었는가? 남이 읽으니까 나도 따라 읽었는가?
칼의 노래를 10년 만에 다시 읽고 반성의 나날이다.
왜 나는 10년 전,이 위대한 책을 읽고 지루함과 작가의 고통의 흔적이 담긴 이 책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는가?
한자 한자 고통과 삶의 애환이 담긴 작가의 애증의 글을 왜 느끼지 못했는가?
"어머니의 몸에서는 오래된 아궁이의 냄새가 났다.
내가 안을 때 어머니는 고개를 돌리어 수줍어했다."
'성난 파도와도 같은 한없는 적의가 어떻게 적의 마음속에서 솟아나고 작동되는 것인지,나는 늘 알지 못했다.
적들은 오직 죽기 위하여 밀어닥치는 듯했다. 임진년에 나는 농사를 짓듯이 고개를 잡듯이,적을 죽였다.
적들은 밀물 때먼 들이닥치는 파도와도 같았다."
나는 그 썩음에 손댈 수 없을 것 같았다.
죽은 자는 나의 편도 아니고 적도 아니었다. 모은 죽은 자는 모든 산 자의 적인 듯도 싶었다.
나는 죽은 여진에게 울음같은 성욕을 느꼈다. 세상을 칼로도 막아 낼 수 없고 칼로써 헤쳐나갈 수 없는 곳이었다.
김훈의 글에는 삶의 고통과 애환,거리에 쓰러져 동사 직전에 밥을 먹는 따듯함이 있다.
밥을 넘기며 속으로 우는 가엾은 글의 아픔과 쓸쓸함이 있다.
그의 눈빛이 녹아 있는 <칼의 노래>를 읽고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지 몸으로 배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