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도 살아서 숨쉬는 글과 죽어서 쓰러져 있는 글이 있다.

살아있는 글이란 내가 옆사람과 대화하듯이 말하는 글이다.말과 같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글이다.

남을 의식하지않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말을 상식과 기본적인 생각에서 말하되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글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남이 만족하고 즐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고 즐거워야 하는 것이다.

간혹 악플이 달리는 것도 감내하여야 한다.

악플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저 나에게 관심이 많거니 하고 잊어버려야 한다.

다들 개성과 생각하는 바가 다르니 그저 그러려니 하다 보면 인내의 마음도 생길 것이다.

왜려 악플을 다는 사람이 내 최고의 관심자임으로 애독자라고 생각하자.

 

 

좋은 글은 쓰고 또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와 같이 가는 그림자가 되는 것이다.

일단 오늘 써보고 내일도 쓰는 것이다...

 

 

2008년 1월 8일 밤11시30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삶을 더 풍요롭고 진지하게 쓸 수 있는 방법중에 27시간 사용법에 대하여 약속하기로 한다.

 

 

아침 6시 03분에 일어난다.

 

1. 아침 산행및 운동, 명상 한시간 하기

 

체육공원까지 달리고 산행을 한다.

몸이 재산이지만 사람은 자신을 단련하는 길만이 살아갈 길이다.

게으르고 안일한 마음을 찬바람과 함께 땀으로 승화시킨다.

몸이 운동을 안하면 금새 알 수가 있다.

공원에서 운동과 명상을 한다.

 

2. 독서,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 한시간하기.

 

독서는 또 다른 나와의 또다른 시간이다.

마음을 비우고 잔잔한 마음으로 하는 독서는 나를 키워주는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평생 책을 가까이 하리라.

나에게는 책이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기에 어떤 두려움과 외로움도 이겨낼 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벽부터 분주한 소리에 눈을 떠본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게으른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해보지만  이 좋은 자연의 배움속을 모포 속에서 몸을 조금 더 운신한다고  좋아질 게 더 있을까?

아침인 이 시간에도 여전히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있다. 어제보다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고 대피소 측에선 호우주의보가 풀릴때 까지는 장터목으로 가는 산행을 금지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오늘 중으로는 호의주의보가 풀릴 것 같지 않으니 판단하시어 내려가시는 분들은 어서 하산하시라는 부탁의 제의도 잇따른다.

 

60여명이던  산객들이  한분,두분 내려가시더니 남은분은 11분.

산장 창문으로  소나기를 방불케 하는 비를 바라보면서  도시하고는 다른 묘한 여운이 나를 감싸고 상념에젖어 나를  더욱 더 채칙질해본다.

기다리자...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는 시간이 있지 않은가?

내일이 아니면 또 내일이  있지 않는가?  시작했으면 끝을 보아야 하지않는가...

 

책을 꺼내어본다.

월간잡지 산을 꺼내어 지식과  산에 대한 정보를 공부해본다.

항상 어느순간이라도 책을 손에서 떼어선 안된다. 배낭을 꾸릴때에도 최소한의 무게를 줄이기위하여 고민을 했지만,  역시 책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언제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은 시간이라지만, 이 시간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지혜와 스승은 언제나 독서이다.

 

기다리면 오지않는가?

12시가 넘어서자 기상일보가 호우주의보를 해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자...  다시 배낭을 걸머지고 걸어보자.

하늘은 스스로 하려는 자를 돕는다는 말씀이 거짓이 아니구나!

어제에 이은 산행에 무릎은  약간의 통증이 유발한다. 하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나는 웃으면서 가련다. 어차피 가야하고  이 고통도 내게는 즐거운 행복이아닌가...

 

 

" 산에서 가장 멋있다고 느끼는 마음은 여성이 홀로이 산행하면서 종주하는 모습이다 ! "

 

1시간여를 가는데 저 멀리에서 여성분이 홀로이 걸어오고있다.

배낭도 내 배낭보다 훨씬 무거워보이는 장비와 무게에 대단함을 느껴본다.

이 높고 깊은 산중에서 저렇 듯 홀로이 걷는 모습에, 당당함에 내 자신이 부끄러움을 느낀다.

" 안녕하세요!   고생많으십니다... 힘들지 않으세요?"

내가 먼저 건낸인사에

"고생은요.. 이 멋진 자연을 혼자 전세낸 것같아 얼마나 행복한대요!

저는 이렇듯 홀로 지리산종주산행을 1년에 3번이상은 하는 걸요 ."

서로 안부를 걱정해주며 멀어지는 여성분을 보며 이런생각이 들었다.

성차별이 팽배한 사회속에서  저렇듯 자신감과 싸우며 힘든걸음을 걷는 저 여성분에게 무한한  세상의 복들과  열정이 저 여성분들과 같이하는 사람들에게 꼭  씨앗이 꼭 되어주시라고 간절히 기도해본다...

 

" 산에서 존경스럽다고 느끼는 마음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종주하는 모습이다 ! "

 

 

젊은 사람들도 힘들다는 이 지리산종주를 나보다도 저만큼 가시는 칠순이 가까운 저 어르신의 모습이다.  호의주의보는 그쳤다지만  그래도 추적추적내리는 빗속에서 콧노래를 부르시는 저 어르신의 모습에서 겉은 나이가 드셨지만 마음만은 20대젊음의 청춘의 모습을 나는 볼수가있었다.

세상은 20~30대가 젊음을 불사르고 건강하면서 뜨거운 청춘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자기관리를 하지않고 술, 담배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언제나 청춘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과연 건강의 나이를 세어 본다면 저 앞에가는 어르신보다 더 건강한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나 자신 부터도 반성해본다.

70세를 넘긴 어르신이 60대부터 시작한 마라톤 풀코스를 1000회를 완주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나는 얼마나 내 자신을 반성했는가?

내 몸이기에, 내 것이라고 생각한 내 정신과 육체였기에, 나는 얼마나 함부로 내 자신을 혹독하게 다루었던가?  깊은 반성을 해 보아야한다...

 

" 산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마음은 내 뒤를 따르는 한 가족의 모습이다 ! "

 

초등학교5학년쯤 되어보이는 아들과  중학교를 다닐듯한  딸을 동반한  중년의 부부!

다리가 아프다는 자녀들에게  이제 다 왔노라고, 이제 한시간도 안 남았노라고 하시며 격려하시고 따듯한 눈빛으로 자녀를 쳐다보는 그 한없는 사랑의눈길...

아직 몇시간을 더 가야하지만  거의 다왔노라 !!   는 그 거짓말이 진실로 거짓말일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자녀들은  또 지나서 그 말씀들을 거짓이라 이야기 할 수가 있을까?

가장 아름다운 그 환희의 순간과 그 눈빛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사랑과 희생... 그 이상이었다!

 

싸우면서 정이 든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그것은 그들만이 세상에 하고픈 변명일 뿐이다.

아픔을 주는 언행과 행동이, 그 차가운 눈빛이 어떻게 또 다른 정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

변명을 그럴듯이, 자신이 책임지지 못하는 행동에 대한 핑계와 자기 합리화 일 것이다...!

나는 결코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되고 싶지도 않고 가족이 무조건 적으로 이해를 해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나도 저 가족처럼  인생이라는 장에서 실천과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고대 철학자 한분이 행복을 위한 조건 5가지를 말씀하셨다  한다...

 

 

하나. 먹고 입고 살기에 조금은 부족한 재산.

 

둘.모든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외모.

 

셋.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반 밖에 인정하지 못하는 명예.

 

넷. 남과 겨루어 한사람은 이겨도 두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 연설했을때 듣는 사람의 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

 

 

나는 이글을 처음 보는 그순간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신이 우리들에게 주신 많은 능력중에서 참으로 소중한 두가지 능력...

살아가고 살아오면서 그 수많은 모든순간들 ..

 

"기억할수 있는 능력과 잊을수 있게하는 능력..."

 

항상 기억하고 싶은 파란의 시간들은 언제든지 기억저너머 에서 끄집어서 행복의 미소로 보고싶고 그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잊고 싶은 순간들은 생각도 하기 싫고 저기억의 너머의 창고에 자물쇠를 꼭 채워놓고 싶어한다...

 

미움,  사람간의 갈등,배신, 사람을 자극하는 언행, 칼보다  잔인한  말한마디의 예리한 상처,

화병을 자극하여 사람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서로간의 신경전...

어쩌면 서로간의 보이지 않는 삶의 전쟁이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른다.

이런 힘든 신경전은 내삶에서 판도라의 상자에 언제든 가두고 싶다..

 

기억할수 있는 능력은 나에게 언제나 초심의 마음을 잊지않게 해준다.

어려웠던 때를 잊지않는 것...

눈물 젖은 빵을 먹은 그순간을 지금도 기억하게 하여준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언제나 꿈과 희망이 있기에 나는 포기할수없는 목표가 생긴다.

포기할수 없는 목표가 있으니 나는 오늘도 그 목표를 주신 형님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나는 두주먹을 불끈 쥐며 세상에 당당히 뛰어나간다.

기억하고 세겨야할 것은 가슴깊이 키우고, 잊어야할 것은 언제나 정리하면서...

 

 

 

다음날 형님(글에 전개상, 분에서 형님으로 칭한다. 두달후 의형제 결의식을 했으므로...)은

9시를 넘어서 오셨다.

나보고 9시를 넘어서 오라 하셨지만, 뭐든지 하매 늑장은 부리고 싶지 않았다.

게으름은 모든 목표를 위한 가장 경계해야할 첫번째 적이라 믿고있었다.

형님은 열쇠를 주시면서 내일부터 알아서 문을 열라고 하셨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는 곳들을 방문하셨다.

여러 거래처를 돌면서 특별한 이야기는 없으셨고 일하는 방식만, 거래처의 간략한 특성만

말씀하셨다.  그렇게  같이 하루반나절만 돌아다녔다....

 

삼일째 되는 날부터 아침 8시가 안되는 시간부터 나는 일찍이 문을 열었다.

빗자루로 구석구석 빗질을 했고, 물을 뿌려 구석구석 물청소를 했고 주변의 쓰레기들을 치웠다. 사무실의 책상부터 바닥까지 곳곳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 부터 했다.

제품들을 가지런히 깨끗이 정리하였고 먼지 하나없이 쓸었다.

청소가 끝날 즈음  자전거를 타고 (건강에도 좋고 편하다고 지금도 그흔한 자동차가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신다.) 나오시면서 버릇되게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냐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웃음을 지으시는 모습이었다.

 

그날부터 형님은 나혼자 모든일을 시켰다.

어디어디를 다녀오너라,  수금은 어떻고, 제품은 어느곳에 쌓고, 위치는 어떻고...

설명만 해주시고는 알아서 하라고 하신다...

그리고는 앞집에 있는 오토바이가게로 가신다.

오토바이가게...

그곳은 동네 사랑방이라 할만큼 여러사람이 모여서 술도 한잔하시고, 고스톱도 치는

이야기나눔터 이다. 항상 사람들이 많이도 모여있다.

 

하루에 나오시면 거의 그곳에 있지,

같이 일나가는 법이 없으시다, 그러니 나홀로 신풍물산을 지키고 판매하고 납품할수밖에...

그러시면서 책상에 있는 서류나 장부는 어떤것이든 마음데로 보라 하셨다.

장부에 처음으로 펼쳐본날 나는 놀랬다.

나도 나름데로 모기업에서 서류상이건, 기록관리를 많이 했다고 느꼈는데

형님이 해놓은장부는 모든 5년간의 기록을 한눈에 볼수있는 것이요..

한달한달의 매출,하루하루의 판매와 금액,하루의 마진률, 연매출 ,그리고 수익률, 거래처의특성및 수금관계 등등이..

한눈에 다보이는 하다.

 

그러한 장부와 서류들을 기록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보여주기도 쉽지는 않을 터인데...

수금을 해와도 돈을 세어보시지도 않으시고, 다른말씀도 항상 없으신채 지시만 내리고는

항상 오토바이 가게 또는 출타를 하셨다.

그리고 모든 일은 나홀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 형님에 대하여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몇일을 지내면서 알아온 사실들..

연세는 48세 (흰머리가 있으셔서 나이에 비해 더들어보이신다.)

속해있는 5층빌딩  건물 주인이시다. 3층짜리 집이 또 있고...

 

주인이 아니고, 형님 아버님 건물이라고 하시고, 누누이 말씀하시는데 일흔이 넘으신 아버님이 등기좀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도 살아계시는 아버님이 계시는데 어떻게 내건물이냐..하시면서  내가 이건물의 주인은 아니다...관리인일 뿐이다..라고 말씀하시면... 내가  가게세나 월세는 다 형님이 받으시는거 아니냐고 (월200백이 넘는다.)

하시면 나는 대리인일 뿐이다.  건물주인은 아직 살아계신 부모님 건물이시다..

비록 내가 일조는 했지만 아직은 아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재산싸움에 형제간에 의리 상하는 세상에 귀감이 가는 말씀이시다..

외아들 이시지만...

 

술을 항상 즐기신다.

남보다 몇배 센 주량에 365일 있으면 368일을 드신다니 얼마나 애주가 이신지 알만하다.

그렇게 술을 드시면서도 술에취한 모습을 2년동안 난 단 한번 뵈었다.

내가 개업식하는 그날만..

하루내 많이 드시면 소주 5병이상이시니...

 

단한번도 실수하시는것도 보지 못했고, 싫은 소리나 경우에 없는 모습을 뵌적이 없다.

항상 술도 값이 싸고, 저렴한 곳에서만 드신다.

소문난 순대국집이라고 항상 그곳에서 드시는데 그렇게 많이 드셔도 만원이 넘지 않는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뵈면 "있는 사람이 더한다 .."   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 검소하신 절약정신을 배울수 있어 진솔한 모습에 좋아진다..  (순대국 3000천원  소주 2000원이니...)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고, 소탈하신 옷차림, 누구에게든지 겸손하게 인사하시고

예의를 갖추시는분, 작은키지만 거인의 모습을 느끼는 그 형님에 대한 나의 마음은 점점 끌려만간다.

 

그렇게 이렇다할 큰말씀이나 표현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나는 아침일찍 일어나,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고 정중히 배우는 마음으로

내할일과 형님에 대한 예우를 지키며 신풍물산을 정확히 알아가면서 시간이 흐른다.

무언의 가르침이었고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보아라 .. 하시는 것 같았다.

모든 판단은 네가 하는 것이다.. 라는 예리한 눈빛으로 가끔 나를 지켜보시는듯 했다.

 

나는 그랬다.

잘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지 않았겠냐  마는

솔직한 내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가식적인 모습도 아닌, 내가 생각하는,지극히 솔직한 나의 모습과 신념을 보여드렸다...

 

 

내가 본 신풍물산은 탄탄했다.

많고 큰 매출과 거래처는 아니었지만 속이 알찼다.

수익률도 적지도 않았고 내가 열심히 바닥부터 새로운마음으로 다지면 번창시킬것 같은

자신감이 분명히 들었다.

그리고 약속한 10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재평가를 해보았다.

 

가게 보증금 1000만원.

말일인데도 불구하고 쌓인 제품 1300만원정도.

납품용차량  프레지오  500만원.

거래처 받아야할 미수금 300여만원.

__________ 이금액만    3100만원.

 

냉장고, 자판기 10여대.

가게 시설비, 책상및 집기류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래처에 대한 권리금...

 

 

말씀하신 5000천만원도 어쩌면 저렴한 금액이었다.

유형의 가치와 무형의 가치를 따져보아도 싼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새로이 바닥부터 시작할려면 이보다 더들면 들었지, 큰금액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잔머리를 굴리며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웬지 이 형님이 좋아졌다.

15일을 옆에서 뵙고, 하시는 말씀이나 여러 살아오신 흔적들과 형님삶의 방식들...

이러한 정신으로 청렴하게 사시는 분도 있구나...  많이 배웠다...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나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않아도  만족할수있게 떠나도 될것같았다.

 

그날2002년 10월31일의 저녁이 되었다.

 

" 형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저녁에  저 근처에 있는 장어구이 집에서

밥이나 사주십시오"     말씀을 드렸다.

어차피 서로가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면 15일에 대한 대가로 장어구이도

쾐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먼저 혼자 저번에 먹어보니 참 맜있더만 ...

인연이 된다면 이보다 좋은 안주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과 장어구이집에 마주 않았다.

가게안이 아닌 야외 탁자에서 별을 벗삼아 자리를 만들었다.

쾌 쌀쌀한 바람도 불었고 장어구이는 살며시 익어가고 있다.

전주가 고향인 아주머니는 연신 작은  뚝배기에 된장찌개며 콩나물국을 가져오시며

고추,마늘 , 상추에 한상이 차려진다.

마지막에 뚝배기로 가득한 밥이 나온다.

직접 해오신거라며 시골쌀이라는 아주머니의 자랑이 구수하게 느껴진다.

지글지글... 장어가 익어가고 형님과 나는 몇순배의 술잔이 오간다...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데 형님이 뜬금없이 한마디 하신다.

" **아!  너는 원래 그렇게 밥을 많이먹고 맛있게 먹냐?"

웃으시면서 나를 바라보신다...

 

"ㅎㅎㅎ   저는 밥한끼 굶으면 큰일 나는줄 아는 사람입니다.

너의 모든힘은 이밥힘 에서 나오는 겁니다 ...  ㅎㅎㅎ

저는 밥이 세상에서 가장 좋고 먹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맛잇는 안주에 술한잔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형님같은 스승님 같은 분하고 마시니 더욱 좋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일끝나고 마시는 이술집 분위기 얼마나 좋습니까?     ㅎㅎㅎ"

 

소주2병이 비고 3병째 시킬때즘 ...

"형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술이 취하기전에 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 그래.  말해보거라..  짐작은 간다 마는..."

"말 돌리지 아니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건방지다고 하실수도 있으시겠지만 제 마음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저는 아직 형님이 말씀하신 금액을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준비되어 있지도 아니하고, 설사 준비할수 있다고 해도 제여력에 맞게

분수껏 시작하고 싶습니다.

형님이 일구시고,5년여 동안 가꾸어오신 신풍물산 훌륭합니다.

저에게 물려주어 주십시요"

 

"   3300만원에  저에게 주십시요 ...   "

 

 

 

몇초가 흘렀다.

형님이 나를 쳐다보신다.

가늠할 수 없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한말씀 하신다.

 

" 그래!   너 해라!      너...   해~~~~~!"

"내일부터 신풍물산의 주인은 너다"

 

단칼에 말씀하시곤

" 이제 이야기 끝!   술이나 마시자 " 하시며 다른 말들을 못하게 하신다.

고맙다는 이야기할 시간도 주시지 않으시고 일체 무슨 협상의 말이나 다른 말씀 일체 안하시고는 이제 결정난 이야기니까 술이나 마시자 하며 잔을 드신다..

 

감동의 물결이 마음속으로  밀려온다.

나를 대체 무얼보고 저리 해주실까?

몇 순배의 술잔이 오가고 소주 4병을 비운후 형님은 또 순대국집으로 뒷풀이 해야한다하시며 친구분들에게 가신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콧노래를 부르시면서....

 

다음날이 밝았다.

아침에 형님이 나오셨다.

언제 무슨일이 있었느냐 하시는 표정과 그렇게 밤새 술드셨을 터인데 숙취가 전혀없는 표정이시다...  

"형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마주 않았다.

" 참으로 건방지고 염치없습니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저를 도와주시는 길에 300만원 도와 주시어 3000천만원에 저에게 주십시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염치없고 이기주의 적인 건방진 발언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전재산이 딱 3000만원 있었다.

나를 세상에 배팅할수있는 재산이었다.

나머지는 나의 의지와 도전정신, 세상에게 절대 지지않을 그 무언가 하고...

 

형님은 잠시 말이 없으셨다.

그리고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신다...

그리고     "   그래  그렇게 하자"

 

"   그래 .. 너라면  분명한 그 가치가 있을 것이야....."

 

그렇게 나는 3000만원이라는 금액으로 인수를 한 것이다.

 

감사의 말로는 표현못할 울걱하는 뜨거운 그 무언가가 저깊은 곳에서 소용돌이 친다....

 

 

그렇다..    내소원대로 해주셨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나의 마음을 파고들면서 각인되는 것은 나를 ... 정말 부족한 나를 ...간절하게 나를 인정해주시고 믿어주었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옛장수들은  자기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주는 주군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고 한다.

목숨은 못내어놓더라도  의  에 진정한 마음은 꼭 갚으리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다.

운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뒤짚어 쓸 정도로 좋았고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참다운 스승도 만난 것이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인연인가.......

 

지금까지 형님과 나의 몇가지 이야기들...

 

형님은 항상 신풍물산 일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말씀이 항상 없으시다...

항상 고개만 끄덕이시고 멀리서 지켜보신다..

한달에 한 두번 정도 형님에게 식사를 사드리고 같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여러 이야기들을 하는 순간이 나는 참으로 행복한 시간들이다.

시간이 흘러 자금압박을 받았을때  형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이틀후에 내가 이야기한 자금을 아무 말없이 융통해 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이렇다할 말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리고 후에 내가 2500만원을  더 투자했다.

 

사업시작후  마음과는 달리 너무힘들고 지쳐있을때 아마 1년이 다되어 가던무렵소주잔을 기울였을때 형님이 나에게 해주신 말 한마디는...

"  의지와 근성이 많이 약해졌구나...!  힘내거라..."

그랬다... 당시는 나름데로 해본다고 열심히 했는데 의욕과는 다르게 안되어가는내자신에게많이도  지쳐있었다.

정확히 나의 심정을 끄집어 내어 새롭게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셨다.

 

형님은 수년전에 하나뿐인 남동생을 불의의 사고로 잃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나를 만난 얼마후 부터는 죽은 남동생이 나로 환생해서 살아 돌아왔다고 어느곳을 가시건 나를 친동생이라고 말씀하신다.

항상 너는 친동생보다  더 나은 나의 동생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그순간이 정말 기쁘고 좋다.

부족한 동생이지만 나도 친형님이 한분 더 생겼다는 심정으로 성심을 다해 모신다.

 

내가 형님을 모시는 것을 본 주위사람들은 한마디 한다.

친동생이라도 저렇게는 못하겠다고 한다.

형님은 지금도 승용차가 없이 자전거로 항상 활동하신다.

그러니 여러 차쓸일 있거나 집안행사나  힘드신일이 있으면 내일보다 먼저 뛰어서 모든일을 해드리려고 노력한다.

나는 형님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물질적으로 잘하는 것보다는 진심으로 하는 말 한마디와 진정어린 행동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형님을 모시고 싶다.

 

뒤에서 보이지 않는 보디가드처럼 항상 내가 지켜드리고 싶다.

나는 형님께 항상 초심을 잊지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것이 형님에 대한 나의 최고의 예우라고 생각한다... 

 

"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잘난것이 아니다... 기회는 분명 사람이 준다...

 

 

이렇게 신풍물산 이라는 작은 조각배가 

세상과 사업이라는 거대한 바다속으로 자그마하게 나왔다.

폭풍우도 칠것이고  풍랑도 맞을 것이다.

언제 어느때 닥칠지 모르는 천둥번개도 있을것이다...

세파에 못이겨서 조각배가 땟목으로 초라하게 작아질수도 있고

나의 노력과 열정으로 거대한  타이타닉과 같은 초호화 여객선으로 찬란하게 뱃길을 차고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것은 오로지 나에게 달려있다.

 

열심히 하고 있다..

 

그것은 나름데로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말이다..

이말이 나는 예전에 좋은 말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그리 좋아하는 말이 아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다른 사람들과의 똑같은 마음으로는, 똑같은 마음의 자세로는 정원이 정해져있는 성공의 기차를 탈 수 없다.

열심 ... 의 몇 배가 되는 내안의 거대한 나의 진짜 거인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나는 오늘도 신풍물산의 노를 힘차게 저어서 정확한 나의 꿈들을 위하여 눈물로 씨앗을 뿌리고

언젠가 기쁨으로 수확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인생을 항상 따라다니는 5가지 질문
 
피터 드러커는 모든 기업은 항상 5가지 질문을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유명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5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what is our business?)
2. 고객은 누구인가? (who is the customer?)
3. 고객에게 가치란 무엇인가? (what is value to the customer?)
4.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what will our business be?)
5.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what should our business be?)
 
출판사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거시적인 질문이지만 이 질문들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통찰을 요구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첫 번째 질문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what is our business?)에 대한 것, 즉 ‘출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나는 직원을 채용할 때마다 이 질문을 꼭 해본다. 출판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사람마다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나 또한 많은 고민 후에 내린 대답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간단하다. 출판이란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 명제를 더 쪼개어 생각해 본다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기획편집의 영역이고, <판매하는 행위>는 마케팅의 영역일 것이다.
마케팅 영역의 중요성이 갈수록 확대되어가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는 기획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영역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오히려 상품기획이나 상품개발에 관한 것은 마케팅 영역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오직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잘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또 소비자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만들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필요 충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는가?>하는 물음들은 내가 기획자로서 내 자신에게 언제나 묻는 질문이다. 
 

먼저 인쇄 기술을 배우다

대학 4학년을 마치면서 학창시절에 품었던 내 삶의 원칙을 놓지 않고 더욱 열심히 살고 싶었다. 당시 당면한 군대문제도 해결해야 했지만, 노동현장에서 일하면서 생생하게 삶과 마주하고 싶었다. 우선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기로 마음먹고 상계직업 훈련원 사진제판과에 입학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학생이었으나, 갓 스무 살이 된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과 1년 동안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론적인 것과 실질적인 기술과의 결합을 보면서 막연히 가졌던 관념적인 생각을 많이 깰 수 있었다. 여기에서 국가자격증 두 개를 획득했는데, 사진제판사 기능사 2급 자격증과 사진촬영기능사 2급 자격증이 그것이다. 우선 이 기간을 통해 인쇄와 제판의 원리와 과정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병역 특례업체로 들어가게 된 곳은 ‘(주)대흥’이라는 회사였는데 150여 명 정도가 근무하는 중견 중소업체였다. 주로 박스나 쇼핑백을 인쇄해서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거나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회사였다. 제판, 인쇄뿐만 아니라 코팅, 합지, 도무송, 완제품의 가공 조립까지 모든 과정이 회사 내에서 처리되었다.
나는 제판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제판실에서 주로 고바리(소첩)와 하리꼬미(대첩), 그리고 소부를 담당했다. 그러나 인쇄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필름의 상태(아미의 상태)와 그 상태를 적절한 소부를 통해 판에 옮기는 과정이다.
이곳에서 3년 동안 매일 같이 잔업과 야근 속에서 살았다. 또한 소부가 잘못되어 인쇄가 잘못되면 인쇄 기장들이 머리 끝까지 화를 내면서 다짜고짜 인쇄판을 나에게 던지는 수모를 여러 번 당했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제판기술과 인쇄과정 하나하나를 배워 나갔다. 또한 필름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그것을 감안해서 색깔을 맞추는 법, 인쇄가 짙게 나올 때 인쇄를 더욱 밝게 하는 법 등 다양한 제판기술을 터득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배운 것은 기술적인 차원의 것만은 아니었다. 3년 동안 이곳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인쇄기장들의 색깔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능력과 그것을 제품으로 표현하는 능력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다만 그만두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자기 자신이 가진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체계화시키지 않는다는 것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출판계에 들어와서

나의 출판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정식으로 출판계에 들어온 것은 1998년 12월이니, 어느덧 10년째에 들어선다. 처음 들어간 출판사는 대학 때 함께 서울지역대학생문학연합회에서 활동하던 선배가 창업하는 회사였다. 그 회사에서 처음 나에게 떨어진 보직은 영업과장이었다. 그때, 나는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을 가지고 매일 거래처를 확보하러 다니느라고, 구두창이 닳아 없어지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녔다. 그때는 신생 출판사라 거래를 해주지 않는 서점들도 꽤 많았는데, 그 서점에서 퇴짜를 맞고 돌아 나오면서 눈물 바람도 많이 맞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언젠가 꼭 좋은 책을 출간해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면 크게 떵떵거리리라는 발찍한 마음을 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출판사는 속수무책이었다. 처음 책 3권을 펴냈는데 그 3권이 모두 다 물을 먹었고, 이내 사장의 창업자금도 바닥이 보이는 듯 하였다. 힘들다 보면 남의 것이 크게 보이는 법이라 당시 내가 가장 부러워한 출판사는 5~6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면서 매달 수금 3천 만원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출판사였다. 우리는 언제 그런 안정적인 출판사를 만들까? 그때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나의 그 바람은 1년 남짓 지나 이루어졌지만, 신생 출판사의 창업 과정에서 느낀 아픔이 참 컸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게는 우리 출판사 책들이 서점 매대에서 빠질 때마다 느끼는 고통이 다른 무엇과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컸는데, 그 때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데 왜 안 될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는 질문이 하루에도 수 백 번, 수 천 번씩 나를 괴롭히곤 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니 내가 창업멤버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참 행운이었다. 선배의 창업초기 어려움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이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출판을 배워오며, 마음속으로 스승으로 여기는 분들이 세 분 있는데, 내가 출판계에서 만난 3명의 스승 중 첫 번째 스승을 여기에서 만났다. 그 첫 번째 사람은 바로 첫 회사였던 미다스북스의 류종렬 사장이다. 사장은 나에게 편집이란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준 사람이다. 그가 보여준 콘텐츠 완성에 대한 집요함, 끈질긴 열정, 편집광적인 꼼꼼함은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3가지는 죽어도 하지마라

나의 두 번째 직장은 거름출판사였다. 초반에 내가 맡은 업무는 영업부장과 제작업무였다. 그리고 그 후에는 주로 기획 업무을 담당하게 되었다. 나에게 기획을 가르쳐주고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해 준 분이 바로 거름출판사의 하연수 사장이다. 나의 출판계 두 번째 스승이다.
하연수 사장이 나에게 가르쳐준 기획의 원칙은 딱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 잡지를 보았을 때,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그 즉시 전화기를 들어라. 전화기를 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기획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것을 내 기획의 실천행동 강령 제 1호로 삼고 있다.
내가 거름에서 배운 또 하나의 소중한 자산은 기업문화이다. 문화상품은 창의성을 먹고 살아간다. 구성원 개인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출판사는 도태된다. 이런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출판사의 문화이다. 거름출판사의 문화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외국의 콘텐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콘텐츠 생산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부족하더라도 국내 콘텐츠를 생산, 개발하고 좋은 국내 필자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거름에는 3불가론(不可論)이 있다. 많은 출판사들이 사재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거름출판사가 사재기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철저히 3불가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거름의 3불가론은 다음과 같다.
 
1. 사재기 하지 말 것 - 인위적으로 베스트를 만들지 않는다.
2. 사기치지 말 것 - 좋지 않은 콘텐츠로 독자를 속이지 않는다.
3. 따라하지 말 것 - 따라 하기는 죽음이다. 따라 하려면 포기하라.
 
거름에서 배운 이 3불가론은 다산북스의 중요한 출판 철학이기도 하다. 이 3불가론과 함께 거름이 경계했던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거대출판사의 기획자들이 범하는 3가지의 오류이다. 거대출판사 기획자들의 3가지 기획유형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계보의 기획 - 국내외 유명 필자 계보의 책 출간을 독점한다.
2. 연착륙의 기획 - 아마존의 흥행 성공을 한국에 연착륙 시킨다.
3. 가로채기 기획 - 작은 출판사가 필자를 발굴해 놓으면 빼앗아 자기 필자로 만든다.
 
기획을 하며 나도 이런 유혹에 많이 빠지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런 부분이 거름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세상에는 책 낼 사람도 많고, 아이템도 많다, 다른 출판사 것에 욕심내지 말라는 일침이 내려졌다.
 

기획, 하면서 배운다

나는 기획에 ‘기’자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획을 시작했다. 오직 사장이 준 원칙 하나 가지고 겁도 없이 뛰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기획을 배우게 되었고 또 내가 기획하는 책들이 소비자들의 욕구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조금씩 갖게 되었다.
처음 영업을 하며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생각들이 출간 과정에서 하나하나 책의 제목이 되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영업달인에게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나의 몸값을 10배 높여주는 6가지 방법』, 『최강 영업팀 만들기』, 『영혼을 사로잡는 50가지 서비스 기법』등의 책이 그것인데, 이것은 책의 제목임과 동시에 당시 정말 영업의 달인이 되고 싶고, 몸값을 올리고 싶고, 최강 영업팀을 만들고 싶었던 나의 바람이기도 하였다.
본격적으로 기획을 하면서 기획과 마케팅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나의 고민을 독자들의 니즈 측면해서 다시 생각해보았고, 그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책들이 있다.  『브레인 스토밍』, 『마케팅 플래닝』, 『맥킨지식 사고와 기술』, 『맥킨지식 전략시나리오』, 『브랜드 네이밍』, 『1page 마케팅』, 『광고 불변의 법칙』, 『손익분기점을 배우자』, 『좋은 컨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나리오 씽킹』등이 그것이다. 기획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책들이었고, 예상외로 반응도 괜찮았다.
이후 회사전체의 기획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진행하면서 기획했던 책들에도 나의 문제의식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사장이 직원을 먹여 살릴까, 직원이 사장을 먹여 살릴까』, 『사람의 기를 살리는 칭찬의 기술』, 『총각네 야채가게』,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종자돈 1억 만들기』, 『부자들의 저녁식사』등인데 나에게 있어 이즈음은 회사 내의 사람관계와 인맥, 진로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 된 시기이기도 하다.
처음 출판계에 들어오면서는 서른 다섯 살이 되면 꼭 창업을 하겠다고 다짐하곤 했는데 그 계기가 된 책이 바로 그즈음 기획한 책이다.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책인데 이 책을 만들고 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 같다.
나에게 거름은 기획을 배우고 가르쳐 준 고마운 회사이다. 나는 가끔 우스갯 소리로 우리 출판사 직원들에게 거름이 친정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지금은 떠났지만 어깨너머로 거름을 들여다보고 거름의 무한한 발전을 마음으로 빌고 있다.
나는 창업을 결심하면서 내가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수없이 묻고 물었다.  창업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거름 출판사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다. 내가 가진 문제의식은 하나의 출판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우리 출판계의 3가지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1. 보상의 체계가 명확하지 않다.
2. 교육의 체계가 없다.
3. 비전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당시 나는 보상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누구의 도움이나 공동의 협력 없이 나 혼자의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교육해야 했고, 스스로의 비전을 마련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다른 출판 조직의 모델을 꿈꾸게 되었다. 
 
 
3가지 시스템을 만든다

창업의 과정에서 만난 분이 위즈덤하우스 김태영 사장이다. 이 분을 나의 3번째 출판계 스승이라 여기고 있다. 이 분은 내가 고민해온 문제 즉, 위에서 말한 3가지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개선하고자 실천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제도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출판사 내에서 <보상>, <교육>, <비전>에 대한 명확한 개선이 있다면, 지금처럼 이 많은 편집인들과 영업인들이 우후죽순처럼 성공확률이 적은 창업의 과정에 나설까?’하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이 세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각자 외롭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함께 좋은 출판사를 이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김태영 사장을 만나서 배운 여러 가지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은 결국 기획, 마케팅, 편집도 성공하려면 결국 하나의 조직을 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뛰어난 기획자나 마케터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이제 출판계도 뛰어난 몇몇 개인의 능력에서 벗어나 출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지는 노하우을 통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기획과 마케팅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려고 자신을 채찍질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뛰어난 기획자나 마케터가 되기보다는 가장 뛰어난 기획편집본부, 마케팅본부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김태영 사장과의 만남은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출판의 기획이나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소중한 출발점이 되었다.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그런 과정이었다.
 

기획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 원고를 쓰기 위해 고민하다가 『책으로 세상을 편집하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 중에 내가 평소 기획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 그대로 잘 정리한 글이 있었다. 에코의 서재 조영희 사장이 쓴 <책을 창조하여 사는 기쁨>이라는 글이다.
다시 돌아와 생각해 본다. 기획자는 무엇으로 살까? <창조적 열정과 기쁨으로 산다>고 생각해 본다. 책을 기획하고, 컨셉을 잡고, 제목, 목차, 광고를 만들며, 그 모든 과정에 기획자의 숨결이 살아있을 때 그 책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가슴도 함께 뛴다는 진리를 믿는다.
모든 책은 먼저 기획자의 가슴에 창조적인 변이현상이 일어나야 독자가 그것을 읽을 때, 독자의 가슴 속에도 변이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모든 책은 독자의 가슴 한 켠이라도 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기획하는 사람의 가슴을 한 켠이라도 울릴 수 있어야 독자에게 비로소 감동과 즐거움으로 전이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출판의 길에 작은 첫발을 내딛고,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한 기획자의 짧은 생각이다.
 

다산의 꿈을 생각하며

<다산북스>는 다산 선생님의 호 다산을 따다 지은 이름이다. 그만큼 우리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다산선생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또한 우리 출판사의 인문역사 브랜드는 <다산초당>이다. 처음 출판사를 시작하기 전에 강진에 있는 다산 초당에 가서 다산 선생에게 약속한 것이 있다.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500 여권의 책을 저술하신 것처럼 저도 출판사를 하게 되면 세상에 좋은 책 500권을 내놓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제 첫걸음을 한 지 4년째 되어가고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너무 신변잡기적인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필립 코틀러의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마케팅을 기획이라는 단어로 교체해서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마케팅(기획)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신념은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활동 없이도 잘 팔리는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마케팅(기획) 관리자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아직 충족되지 않는 욕구, 혹은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 등)를 알아내고, 그것으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 필립 코틀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