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공하는 사람 곁엔 반드시 귀인이 있다. - 시테크 창안자 윤은기 박사 ] *************
**시테크의 창안자로 널리 알려진 경영컨설턴트 윤은기 박사가 새로운 저서 <귀인(貴人)>을 가지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토정비결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귀인이라는 단어는 디지털 시대의 휴먼 네트워크를 말하고 있다. 윤은기 박사를 만나,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서의 귀인 만나는 법, 귀인이 되는 법을 알아본다.**
윤은기 박사를 만나기 위해 여의도 KBS 본관을 향해 가면서 윤은기 박사의 새 저서 <귀인>을 떠올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소 알고 있던 윤은기 박사가 쓸 수 있는 책 제목이 아니라고 생각되면서, 토정비결의 한 대목이 연상되었다. ‘남방에서 온 귀인이 도우리라.’
윤박사를 만난 시간은 저녁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KBS 1라디오 <생방송 오늘>의 방송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 책 제목이 아주 특이합니다. ‘귀인’을 책 제목으로 정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귀인’이 토정비결에 나오는 바로 그 귀인입니까?
‘디지털 시대의 휴먼 릴레이션’, ‘정보화 사회의 인간관계론’이라고 하면 너무 딱딱하고 지적인 냄새가 날 것 같아서 일부러 귀인이라는 말을 쓰게 됐습니다. 귀인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도 좋구요. 그래서 책 제목으로 썼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귀인이란, 말 그대로 귀한 사람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기회를 열어주는 사람, 위험과 위기를 막아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쓴 것입니다.
1983년부터 지식산업에 뛰어들어서 방송만 10년 정도 하고 있는데, 성공한 사람을 인터뷰해 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본인의 노력과 창의력이 있어야 되지만, 거기엔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이큐가 높고, 일류대학을 나왔다 하더라도, 본인 혼자의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귀인을 만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 우리가 너무 앞만 보고 살아오다 보니까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지나치게 물질 위주의 삶에 빠져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보화 사회로 갈수록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정신적 지주가 없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책에서, 귀인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귀인 사회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 보탬이 되고, 서로 기회를 만들어주는 사회입니다. 반대로 천인 사회는, 서로 약점을 잡고 발목을 붙잡는 사회입니다. 친구 중에 하나가 권력을 잡았으니까 이번 정권 끝나기 전에 들러붙어서 해 먹어야 되겠다고 한다면 천인 사회입니다.
TV 9시 뉴스를 보면, 우리 사회는 귀인 사회라기보다는 천인 사회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귀인 사회인가 천인 사회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나, 안 쳤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수치만 가지고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말할 것이 아닙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모여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신뢰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상대방 벗겨 먹는 것에만 신경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무슨 무슨 게이트가 터지면 특정 고등학교 동창회가 박살이 난다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지나치게 학연이나 지연, 혈연에 얽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귀인 사회는 귀인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회이며, 사람을 볼 때 돈으로만 보지 않고 좋은 인간관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입니다.
- 조선시대에는 선비 정신, 양반 정신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한 서양의 귀족들에게도, 권리가 있으면 책임도 지게 되어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의 올바른 인간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요즘은 사회의 위계질서가 깨졌습니다. 대통령에게도 할 말 다하는 실정이고, 자식이 부모의 위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사회를 수평적인 사회라고 하고, 여기에 네트워킹 관계가 연결되면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라고 합니다. 네트워크에는 컴퓨터 네트워크와 휴먼 네트워크가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휴먼 네트워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 재미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그래야 하는데, 우리는 만나는 것이 두렵고, 사기당하지 않을까 미리 걱정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는 디지털 강국이라고 해서 노인정에도 인터넷을 깔아놓을 정도가 됐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나 존경심이 살아 있는 휴먼 네트워크는 제대로 정착시키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컴퓨터 네트워크와 휴먼 네트워크가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귀인>은 그 중에서 휴먼 네트워크에 대해서 쓴 것입니다.
-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귀인을 만나려면 어떤 인연을 소중히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인연, 악연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연(緣)’이라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지연·혈연·학연을 중시합니다. 충청도 출신이다, 파평 윤씨다, 고대 나왔다, 이렇게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직연(職緣)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은 비교적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사람인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나보다 핵심역량이 있는가 하는 것을 보고 사귀다 보면 서로 괜찮은 면을 발견하게 되고, 상승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으며,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연·혈연·학연을 뛰어넘어서 사람을 만나야 귀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지연·혈연·학연이 너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 주장은, 지연·학연 등을 베이스로 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들이 중심적인 축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직연을 소중히 하자, 더 나아가 국적이 달라도, 믿을 만하고 매력적이면 좋은 인간관계를 가질 수가 있다, 벽을 깨보자 하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 얘기를 듣고 보니까, 어느 특정한 사람이 귀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늘 마주 대하는 사람이 곧 귀인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귀인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결국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귀인처럼 여기고, 귀인처럼 대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귀인 정신입니다. 토정비결에 ‘동쪽에서 귀인을 만난다’ 하면 동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귀인은 내 주변에 있습니다. 오늘 만난 사람 중에서도 나와 마음이 통하고, 내게 정보를 줄 수 있고, 고민을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귀인입니다. 그러므로 친구가 귀인이 될 수 있고, 부하나 상사, 고객, 그리고 선생님이 귀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평상시에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귀인을 만나려면 어떤 자세로 사람들을 대해야 하겠습니까?
귀인을 만나려면 귀인으로서의 품성·인간성을 중심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그것보다는 지위나 돈을 가지고 봅니다. 옷을 잘 빼입고 오는 사람, 좋은 차 타고 오는 사람만 대접하는 것은 천인 사회입니다. 귀인이 꼭 지위가 높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공군을 가라고 권유한 친구를 나는 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는 대학도 안 간 친구였습니다. 장교를 지원하라면서 원서도 구해줬습니다. 난 공군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귀인은 아주 남루한 옷을 입고 찾아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귀인이 왔더라도 자기가 못 알아보면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장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영등포에서 길을 잃어버렸는데, 가판대에서 장사하는 사람이 데려다 줬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는 말할 수 없는 귀인입니다. 재력이나 지위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인간미·휴머니티를 품성으로 갖추지 않고는 귀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내도 귀인이고, 부모 자식 또한 귀인입니다. 상대방을 귀인처럼 대하면 그는 나에게 귀인이 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A라는 사람이 B에게는 귀인이지만 C라는 사람에게는 악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B가 A에게 인격적으로 대해주고 도와주려고 노력하면 A는 B에게 귀인이 되지만, C가 A에게는 왠지 마음에 안 들어서 해꼬지를 한다면 A는 C에게 악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귀인으로 인정하고, 귀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자기가 해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가 만나는 사람들을 귀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미국 심리학회에서, 임원으로 승진되거나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의 특징이 뭔가 하는 것을 조사했는데, 실력 + 알파라는 것입니다. 알파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능력, 즉 인간관계를 좋게 하는 능력이었습니다. 아무리 명문대학을 나오고 핵심역량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관계가 서투르면 리더가 될 수 없고, 임원이 못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출세하려면 학벌이 좋아야 하고, 시험을 잘 쳐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간관계는 시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를 보면, 생판 모르는 사람 때문에 사고가 터지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아는 사람 때문에 터집니다. 사람을 사귈 때 귀인 정신으로 사귀는 것이 아니라 이해타산으로 만나다 보니까, 불리하면 터트립니다. ‘나를 건드리면 다 죽는다’, ‘내가 입만 벌리면…’하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이러한 말이 난무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귀인 사회는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 휴머니티가 살아 있는 사회입니다.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총점이 몇 점인가에 따라 줄 세우기 하는 식은 곤란합니다. 청소년들의 존경심을 조사했는데 존경할 대상이 없다는 보고가 나왔어요. 이것은 엄청난 불행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어른들 하는 것을 가만히 보니 기가 막힌 거죠. 앞으로 귀인 사회를 만드는 시민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여, 내가 만난 귀인을 공개하고, 인간 사는 맛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 그러면 박사님은 그 동안 어떤 귀인을 만나셨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어 내 인생을 바꾼 귀인들이, 생각해보니까 아주 많았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역량 중에서 학력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격과 인품, 리더십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공군 시절 김동호 장군님, 나를키워주신 어머니, 그리고 교실 분위기를 잡아 나를 대학에 가게 만들어준 고3 담임선생님, 그 동안 모든 일이 잘 풀려가게 도와준 아내 등등, 따져보니까 내 주위에 귀인이 정말 많았습니다.
젊었을 때는 자기 혼자의 능력만 가지고 발버둥을 친 것이었다면, 살아갈수록,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의 도움으로 내가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자기 자신부터 귀인이 되어야 귀인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귀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감사하는 마음, 존경하는 마음, 베푸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베풀어야 상대방도 내게 귀인 노릇을 해줍니다. 이 세상에는 거미·개미·꿀벌과 같은 인간이 있습니다. 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곤충을 뜯어먹고 삽니다. 거미에게 뭐라고 그러면, ‘나는 걸린 놈만 먹지, 그렇지 않은 놈은 안 먹는다. 그러니까 걸린 놈이 잘못이다’ 하고 말할 겁니다. 거미 같은 인간은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 사는 유형입니다. 개미는 자기가 땀흘린 만큼 먹습니다. 개미 같은 인간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남을 돕지도 않는 유형입니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도 먹고, 남에게도 꿀을 나누어줍니다. 꿀벌 같은 인간은 남을 도우면서 사는 유형이며, 이런 꿀벌 같은 유형의 사람이 많으면 이 사회는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21세기에는 ‘소프트’라는 말에 주목해야 합니다. 소프트라는 말의 뜻은 부드럽다, 관대하다, 무형의 가치 등입니다. 백화점에서 살 수 없는 자산이 소프트 자산입니다. 부부간의 애정, 신뢰, 우정, 가정의 화목, 기분 좋게 부를 수 있는 친구, 이런 소프트 자산은 백화점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먹고 살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와 같은 소프트한 자산을 많이 잃어갔습니다. 식민지 시대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가난에 쪼들리다 보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한 가난의 고통 때문에 좋은 집에서 먹고 풍족하게 사는 것이 지상과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강남에서 30~40억 가진 사람이 내게 재테크 상담을 하러 옵니다. 어떻게 하면 50억을 만들 수 있는가를 물어보는데, 난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만한 돈이 있으면 다 쓰고 죽지도 못할 텐데 50억을 왜 만들어야 되는지 나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난 그 사람에게 말합니다. 백화점에서 살 수 없는 재산을 만드십시오. 그러려면 돈을 써야 합니다. 하드한 재산과 소프트한 재산의 균형을 맞추려면 돈을 써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당신의 행복도를 높이려면 반물질적 행동을 해라, 기부금도 내고 어려운 사람들도 도우면서 살아라 하고 말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그를 귀인으로 대접해 줍니다. 소프트한 것이야말로 21세기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9·11 미국 테러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비행기와 같이 죽겠다고 하는 것은 이미 합리성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미국이 테러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소프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이슬람도 살고, 서구도 살고, 지구 전체가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귀인 정신은 아주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됩니다. 귀인 정신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주십시오.
귀인 정신에는 소프트 파워나 신인본주의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이큐(EQ) 이론도 소프트 파워와 관련이 있습니다. 누구를 화나게 하거나 열받게 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차 부딪치면 서로 목소리 높이고 삿대질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보험 들었는데 뭘 걱정합니까. 작년 눈 올 때 누가 뒤를 받아서 보니까 별로 들어간 데가 없어서 괜찮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KBS 직원이었습니다. 내가 한 번 베풀면 그것이 다 내게 돌아옵니다.
결국 내가 그 사람에게 귀인이 돼야 합니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내가 먼저 귀인이 되면 그 사람도 내게 귀인이 됩니다. 내가 먼저 도움을 주고 기회를 주고 베풀면 내가 귀인이 되는 것이고, 그런 사람이 귀인을 만나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실제로 전화위복이 됩니다. 우리가 그 동안 압축성장하다 보니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이런 것이 법에는 없지만, 일상생활의 큰 행동원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론적 원리에는 강한데 실천적 지식이나 창의력이 떨어집니다. 습관을 잘 들여야 귀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삐 소리가 나면 먼저 내리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일일선(一日一善) 일일일창(一日一創)이 나의 행동 신조입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면 귀인이 될 수 있는데, 우리는 한탕주의에 물들어 있습니다. ‘짧고 굵게 살자’ 그러는데, 사람 잡는 소리입니다. ‘배째라’라는 말에는 반성도 없고, 무시무시하기만 합니다. 압축성장을 하면서 생긴 잘못된 문화를 고쳐야 합니다.
-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동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올 한해를 충실히 살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하겠습니까?
귀인이 2002년의 화두가 될 것입니다. 올해가 선거가 있는 해인데, 선거를 통해서 사회적 귀인을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사회적 귀인입니다. 정치적 지도자나 회사의 CEO 같은 사람은 사회의 귀인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올해의 선거에서 ‘귀인을 뽑자’라고 주장합니다. 사회적 기여도를 생각해서 사람을 뽑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뽑았으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밀어주자, 밑에서 흔들지 말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주자 하는 것입니다. 지도자를 제대로 된 사람을 뽑고, 뽑았으면 임기 중에는 믿고 일할 수 있게 밀어줘야지, 천하 없는 사람이 되더라도 흔들어대는 데는 도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클린턴이 연임도 하면서 미국 대통령을 잘했다고 하는데, 한국 대통령이 됐다면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학연·지연, 이런 걸로 뽑지 말고, 귀인다운 품성을 가진 사람을 뽑은 다음, 그 사람이 귀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밀어주자는 것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부하관리도 중요하지만 상사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상사는 부하를 인격적으로 잘 대해줘야 하고, 부하는 상사가 잘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서부터 만나는 모든 사람을 귀인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올해 최고의 덕담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보니 귀인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 직장 동료들이 모두 귀인인 것이다. 귀인을 만나 도움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귀인이 되는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려고 하는데 어느 중소기업의 사장이 1월 달에 직원들을 위해 ‘귀인이 되는 법, 귀인을 만나는 법’을 강의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사장이 책을 보고 연락해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귀인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나뿐만 아니고 누구나의 바람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 윤은기 박사 약력
윤은기 박사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방송인이다.
현재 공군대학 명예교수, 인하대학 겸임교수, 생산성학회 부회장, AIO컴퍼니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MBN TV <쉽게 풀어본 우리 경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時테크 성공학> <골드칼라가 뛴다> <하트경영> <예술가처럼 벌어서 천사처럼 써라> 등 20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