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도하는 리더 ] ****************************
취업하기 위해 혹은 전직하기 위해 이력서를 작성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잡코리아(www.jobkorea.co.kr)라는 사이트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98년 취업메타 검색엔진으로 시작하여 4년만에 기업회원 18만, 개인회원 60만, 하루 채용공고 등록 1,500건, 이력서 등록 2,300건에 이르는 한국최대의 취업사이트로 성장한 잡코리아, 구인구직의 연결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화와 실업해소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잡코리아의 김화수 사장을 만나 성공스토리를 들어보고 석세스피아 고유의 분석틀로 성공요인을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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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스토리 ]
김화수사장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28세때인 1997년.
1995년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약 1년간 넥서스 컨설팅이라는 회사에서 정보분석팀장으로 직장생활을 한후 다시 대학원생과 프리랜서를 겸한 생활을 1년 정도 겪은 후에 (주)칼스텍 이라는 웹에이전시 회사를 차리면서부터이다.
칼스텍은 주로 인트라넷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일을 해나가면서 김화수 사장은 인터넷 이용자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면서 사업타당성이 있는 아이템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숙고 끝에 내려진 결론은 온라인 리크루팅사업. 선택이유는 정보나 데이터를 직접 생산 가공하는 것은 원가가 높아 수지가 맞지 않는 만큼 정보생산은 유저가 담당하도록 하고 그 관리만을 행하는 사업이어야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1998년의 취업메타검색엔진. 오늘날의 잡코리아의 기반을 닦아준 최초의 작품이자 조선일보 추천사이트로 선정되는 계기가 된 히트상품이다.
그 결과 사이트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99년 4월부터는 자체 취업정보 컨텐츠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12월에는 MBC가 주최하는 10만일자리 찾기 캠페인의 주관기업이 될 정도로 급성장을 보였다.
2000년에 들어서는 잡코리아는 더욱 눈부신 성장을 보이게 된다.
5월에 회사명을 칼스텍에서 현재의 잡코리아로 바꾼 이후 IT 취업채용서비스 IT잡코리아(it.jobkorea.co.kr), 아르바이트 취업정보서비스 알바잡코리아(alba.jobkorea.co.kr)등이 잇따라 오픈되었으며, 그러한 성과들이 높게 평가되어 디지털 컨텐츠 대상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주요 언론 매체로부터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 9월에는 국내주요취업사이트에 등록된 채용정보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는 채용정보 통합정보검색엔진인 잡스파이더(jobspider.co.kr)를 오픈하였고, 11월에는 Web기반 온라인 채용관리 시스템인 ORAS(Online Recruiting Application System)서비스, 11월에는 구직자의 인성·적성검사 서비스등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도 크게 증가하여 2001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한 7억원의 실적을 보였으며 3/4분기 이후에는 흑자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주요 수익원은 채용공고나 이력서의 노출위치에 따라 차별화된 과금을 적용하는 유료옵션으로 이러한 유료서비스와 일반적인 무료서비스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구인구직이라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조화시킨 점이 높게 평가되어 2001년 인터넷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잡코리아는 지난 2000년 12월부터 주요랭킹포털에서 선정한 '구인구직서비스'부문에서 도달율과 접속율면에서 모두 1위에 랭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직자와 기업인사담당자가 이용하는 구인구직 사이트로 성장하였다.
잡코리아는 향후에는 '리크루팅 e-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을 중요한 사업 비전으로 정하고 있다. 최종 사용자라 할 수 있는 채용기업과 구직자 뿐만 아니라 헤드헌팅 또는 채용대행업체와 아웃소싱기업과 같은 에이전시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대형시장을 형성하고 현재의 주요 수익모델인 '채용광고' 수익 모델을 '중개수수료' 모델로 전환하여 비약적인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성공요인분석 ]
잡코리아의 사무실 문을 들어서 안내를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놀란 것은 사장실이 보이지 않는 점이었다.
사장님께서 전화를 받고 계시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는데 사장이 앉아 있는 자리는 사장실이 아니고 다른 직원들과 크기면에서나 주변환경면에서나 하나도 다를 바 없는 구석의 조그만 자리였다.
구석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팀장 자리정도로 보일 뿐, 입구에서 들어가면 곧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이라면 썩 내켜 하지 않을 자리에서 김화수 사장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나중에 김화수 사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현재의 강남 사무실로 옮겨오기 전에는 사무실의 한 중간에 사장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사장이라면 조용히 자기만의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중요한 전화를 하거나 받을 일도 있을 터이니 따로 사장실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더니 별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김화수 사장의 대답이었다.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가 바라는 일이지만 회사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사장부터 그렇게 행동해야만 직원들도 따라준다는 것이었다.
나이 34세의 젊은 벤처기업 경영자 김화수 사장은 IMF이후 지난 몇년동안 우리가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던 개방경영, 투명경영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었다.
김화수 사장을 처음 만난 사람은 그가 너무나도 젊고 부드럽게 보이기 때문에 기업의 사장이라기보다는 진지하게 공부하는 대학원생 같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한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면서 아! 한 분야의 선두를 달려가는 사람은 역시 남다른 데가 있구나, 또 지식의 시대 혹은 디지털시대가 요구하는 경영자란 바로 이런 모습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다른 면이란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열정이라는 특성이다.
열정이라고 하면 언뜻 가정도 잊어버릴 정도로 밤새워 일하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터프함을 연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김화수 사장의 열정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아침8시 반에 일어나 9시반 쯤 회사에 도착한다. 낮에는 물론 업무로 바쁘다.
그래서 귀가시간은 밤 11시를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면 가족과 두시간 정도는 시간을 같이 한다.
그리고 새벽1시부터 2시 정도까지 오늘의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의 업무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화수 사장이 강조하는 열정은 하루 하루의 열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중장기에 걸쳐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 내는 장기적 집중력이 소중하다고 그는 말한다.
조그마한 성과에 만족하여 무사안일에 빠지는 사람이나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난관 앞에 주저앉아 쉽게 목표를 포기하는 사람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언뜻 순탄한 길만 걸어왔을 것처럼 보이는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99년에 유동성위기로 직원들에게 석 달여 동안 급여를 줄 수 없었던 상황으로까지 몰린 적도 있었지만 온라인 리크루팅 사업의 비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업활동을 전개하여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은 채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저력을 발휘하였다.
* 인간관계는 어떠한가?
그는 인간관계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구시대적 전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사업에서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인간관계 그 자체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개선에 노력하는 쪽이 사업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사이트인지도 강화를 인한 매스컴 홍보에 있어서도 그 효과와 지속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매스컴종사자들과의 친분보다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식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인 술자리를 가능한한 피하고 그 시간을 서비스향상이나 업무 개발에 쏟아 붓는다는 자세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전문지식에 대해서는 김화수 사장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21세기를 흔히 지식의 시대라고 하는데 경영자에게도 기업경영과 관련하여 다방면에 걸쳐 깊은 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점에 있어서는 김화수사장은 상당히 양호한 출발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미 1996년에 『인터넷검색』이라는 책을 냈고 1998년과 1999년에도 각각 『비즈니스와 실무를 위한 인터넷 파워가이드』,『알기쉬운 인터넷 무역』등의 책을 낼 정도로 인터넷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또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경제, 경영관련 분야에 대해서도 상당히 깊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지식들이 온라인 리크루팅사업의 구상과 발전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 창의성은 어떠한가?
김화수사장에게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이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순순하게 그렇게 생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창의성을 기존의 것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고, 일상생활에서 그러한 조합의 습관을 들임으로써 창의성이 배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리를 다니면서 혹은 인터넷을 탐색하면서 일견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조합해보는 노력을 하다보면 그 자체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노출위치에 따른 차별과금 부과라는 잡코리아의 유료옵션도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를 조사하다가 눈에 잘 띠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수수료상의 차이가 있는 점에 주목하여 이것을 경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취업분야에 적용하여 생겨난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잡코리아의 면접시험에서도 피아노와 마우스처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단어를 주고 문장을 만들어보라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 리더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의 리더십은 위에서 장기적 집중력으로 정의한 열정, 투명하고 개방적인 경영, 관심사업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기존의 것을 조합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등이 어우러져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이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망설임 없이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열정이 있어야 원대한 비전을 향하여 뛸 힘이 생길 것이고 열정있는 경영자 하에서만 직원들도 느슨해지지 않고 전력투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사업에 필요한 지식도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쌓을 수 있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습관의 결과인 창의성도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떠한가? 디지털시대 혹은 지식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접근하기 어려운 카리스마나 마당발의 인간관계, 불도저같은 추진력으로 포장되기 일쑤인 산업화시대의 리더의 모습과는 달리, 김화수 사장에게서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지성으로 걸러진 뜨거운 열정, 생활습관의 하나로 되어버린 창의성, 투명하고 개방적인 마인드라는 디지털시대의 리더의 덕목이 부각된다.
요즘 벤처게이트로 세상이 뒤숭숭하지만 그것은 산업화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의식에 젖어 있던 일부의 사람들이 아직도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깨닫지 못하고 그에 역행하여 저지른 시대착오적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이러한 관행과 의식을 완전히 탈각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김화수 사장처럼 새로운 마인드와 지식으로 무장한 리더들이 조용히 그러나 열정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