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5경과 6경이에요. 서호귀범(西湖歸帆)과 남포어화(南浦漁火)입니다.
서호귀범(西湖歸帆)은 서녘서(西), 호수호(湖), 돌아올(갈)귀(歸), 돛범(帆), '서호의 귀선 풍경'이란 뜻이예요. 그런데 어떤 자료에는 천수귀범(淺水歸帆: 천수만의 귀선 풍경)으로 되어 있기도 하더군요.
남포어화(南浦漁火)는 남녘남(南), 물가포(浦), 고기잡을어(漁), 불화(火), ' 남포의 어선 불빛'이란 의미예요. 어떤 자료에는 적돌어화(積乭漁火: 적돌만의 어선 불빛)라고 되어 있더군요.
서호(천수만)와 남포(적돌만) 대신 안흥항을 찾아 서호귀범과 남포어화의 정취를 느껴보려 했어요. 항구의 밤바다 풍경을 하나 찍었네요.

바람도 차고 물결도 차고 한겨울의 밤부두는 기대했던 운치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차가운 바다 바람에 흔들리는 배들을 보노라니 오히려 생존의 처절함이 느껴지더군요. 옛날에는 더하지 않았을까요? 서호귀범이나 남포어화는 아무래도 겨울 풍경의 정취는 아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나, 모르죠, 겨울 바다 풍경일런지도. 풍경은 내면의 반영이기도 하니까요. 제 마음이 어지러워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어요 ^ ^
자,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西는 새가 둥지에 앉아 있는 모양을 그린 거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해가 서쪽으로 지자 둥지를 찾아가 깃든 새의 모습을 그린 것이지요. 지금은 본 의미인 '깃들이다'란 의미로는 사용하지 않고, '서쪽'이란 의미로만 사용하고 있죠. '깃들이다'란 의미는 栖(깃들일서)로 표현해요. 西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東西南北(동서남북), 西向(서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湖는 氵(물수)와 胡(턱밑살호)의 합자에요. 소의 펑퍼짐하게 늘어진 턱밑살처럼 수면이 잔잔하게 고여있는 물이란 뜻이에요. 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湖水(호수), 湖畔(호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歸는 止(그칠지)와 帚(婦의 줄임 글자, 아내부)와 음을 담당하는 나머지 글자의 합자예요. 종신토록 머무를 수 있는 집에 남의 아내가 되어 간다란 의미지요. 즉, '시집가다'란 뜻이예요. 옛날에 '시집간다'란 의미는 자신이 살 집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돌아간다'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게 된 것이죠. 옛날 여인에게 친정이란 잠시 머무는 집일 뿐 자신의 본집이 아니었던 거죠. 歸를 '돌아오다'라고도 쓰는데 시댁의 입장에서 며느리를 바라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歸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歸家(귀가), 歸巢(귀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帆은 巾(수건건)과 凡(汎의 줄임자, 뜰범)의 합자예요. 배를 띄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수건같은 모양의 천, 즉 돛을 말하는 것이에요. 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帆船(범선), 出帆(출범) 등을 들수 있겠네요.
南은 본래 목이 있는 용기를 그린 거에요. 暖(따뜻할난)과 음이 유사하여 따뜻하다란 의미로도 사용하게 되었는데 후일 태양이 남방을 지날 때 가장 따뜻하기에 '남쪽'이란 뜻으로도 사용하게 되었죠. 南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南方(남방), 南向(남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浦는 氵(물수)와 甫(씨보, 남자의 미칭(美稱))의 합자예요. 강과 바다 호수 등 물가에 인접한 경관이 수려한 땅이란 의미예요. 浦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浦口(포구), 永登浦(영등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漁는 氵(물수)와 魚(물고기어)의 합자예요. 물에서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지요. 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漁夫(어부), 漁網(어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火는 불타는 모양을 그린 것이에요. 양쪽의 점은 불빛을 그린 것이구요. 火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火災(화재), 火魔(화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서녘서, 호수호, 돌아올(갈)귀, 돛범, 남녘남, 물가포, 고기잡을어, 불화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 )災, ( )水, 出( ), ( )方, ( )夫, ( )向, ( )家, ( )口
3. 다음 시의 느낌을 말해 보시오.
해 저물자 천수만에 고깃배 들고/ 하늘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네/ 얼마나 배워야 자득하여/ 거침없이 내달을 수 있으려나(淺水歸帆日落時/ 天光雲影共遲遲/ 幾年學得捺縱力/ 不畏風波任所之)
깎아지른 절벽위에 층층쌓인 바윗돌/ 뭇 배들 불 밝히고 즐비하게 늘어섰네/ 도원의 옛자취 그대는 아는지/ 그곳 사람 모두가 난세피해 왔다오(危壁層岩依海漬/ 群船億火好相隣/ 桃源古跡君知否/ 着欲動流亂世人)
오늘은 요기까지. 내일 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