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들이여, 내가 왔다!"

 

중국 쓰촨성에서 대지진이 났을 때, 원바자오 총리가 달려와 했다는 말이죠. 이 한 마디에 절망의 나락에 빠졌던 사람들이 용기를 냈다고 하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이 경우에 해당하겠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씨가 어제 입국하고 오늘 입건됐죠. 검찰청에 들어서면서 한 말에 분노의 말들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죽여달라!"고 해도 부족할판에 용서해 달라니... 아바타 대통령은 2분 짜리 녹화 동영상 사과로 염장을 지르고 실체는 용서로 부아를 끓게 하니... 이 경우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졌다고들 해야겠죠?

 

"국민 여러분, 저는 물러나겠습니다."

 

지금 비상 시국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말은 이것 아닐까요? 이 한마디에 그나마 국민들은 허탈감을 추스리고 약간의 기운을 차리지 않을까요? 아직 대통령에게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이 하야한다고 국정이 마비될까요? 글쎼요? 그간도 별 의미없는 대통령이었는데 하야한다고 국정이 마비될 일 있겠어요? 여야도 정치 셈법 버리고 하야로 의견을 모아야 해요.

 

사진의 한자는, 한글로 나와있는 것처럼, '오래(吾來)'라고 있어요. '내가 왔다!'란 의미지요. 한글로만 읽으면 '오래 되어서 신뢰성 있다'란 의미이고, 한자로 읽으면 '(부동산 거래 하면) 내가 최고인데, 그 내가 왔다'란 의미로 거래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의미가 되요. 원바자오 총리가 쓰촨성 시민들에게 신뢰감을 준 것 처럼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할 말은 이와 반대되는 오왕(吾往, 나는 간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자를 자세히 알아 볼까요?

 

는 口(입 구)와 五(다섯 오)의 합자예요. 1인칭의 호칭이에요. 口로 뜻을 표현했어요. 五는 음을 담당해요. 吾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吾等(오등), 吾黨(오당, 우리 당)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보리를 그린 거예요. 춘궁기에 굶주림을 면해 주는 곡식이기에 신이 보내온 선물이란 의미에서 '오다'란 뜻으로도 사용하게 되다 그 의미로 굳어졌죠. 그럼 보리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그렇죠. 麥(보리 맥)으로 표현해요. 올 래. 來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近來(근래), 往來(왕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彳(걸을 척)과 主(주인 주)의 합자예요. 가다라는 의미예요. 彳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主는 음을 담당해요(주→왕). 往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已往(이왕), 往年(왕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플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吾 나 오   來 올 래   往 갈 왕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等   (   )年   近(   )

 

3. '나는 간다'를 한문으로 써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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壟斷   彈劾   下

 

 

낯설었던 단어를 연일 접하게 되네요. 농단(壟斷), 탄핵(彈劾), 하야(下野). 강남의 한 아줌마가 허수아비 대통령 뒤에서 국정을 농단했으니, 그 아줌마는 합당한 처벌을 받고 허수아비 대통령은 탄핵 당하거나 하야해야 겠지요.

 

농단은 <맹자>에 나오는 말이죠. 제나라를 떠나려는 맹자에게 제선왕이 인편을 통해 한 가지 제안을 하죠. "큰 학관과 후한 녹봉을 제공할테니 우리나라에 머물라 주시라." 맹자가 대답하죠. "지금보다 후한 녹봉도 사양했었다. 그런 제안 때문에 머물 내가 아니다." 그러면서 계손이란 사람의 말을 빌어 오로지 잇속에만 골몰했던 한 벼슬아치를 예로 들죠. 그 벼슬아치는 퇴임하면서 자신의 자리에 자신의 자제를 앉혀 사람들로부터 잇속을 독점한다는 비난을 받았던 사람이에요. 맹자는 왜 계손이란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일까요? 그건 바로 이런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죠. "전에 후한 녹봉을 받던 처지였는데 또다시 후한 녹봉에 현혹되어 제선왕의 제안을 수락하는 것은 계손이 예로 든 벼슬아치와 다를바 없는 행위이다. 내 어찌 왕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 농단이란 말은 맹자가 인용한 계손씨의 말 중에 나와요.

 

맹자는 계손씨의 말 인용 뒤에 자상하게 농단이란 말의 유래를 설명해요(맹자의 교육자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장면이에요). "옛날 시장에서는 유무(有無)를 상통했을 뿐 이익을 챙기려는 행위가 없었다. 관리도 부당거래를 규제할 뿐 세금을 걷지 않았다. 그런데 한 비열한 사내가 높은 곳에 올라가 서로 다른 시장의 물가를 살핀 후 물건을 판매해 이익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를 저급한 자라 비난했다. 관에서도 이후로 물건을 거래하는 자들에게 세금을 걷기 시작했다."

 

<맹자>에 나타난  농단의 1차 의미는 '가파르게 높은 곳'이란 의미예요. 그런데 한 상인이 이곳에서 양쪽 시장의 물가를 살펴 이익을 독점했기에 2차 의미로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이나 권세를 독점하다'란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지요.

 

탄핵의 탄은 쏘다란 의미이고, 핵은 캐묻다란 의미예요. 관리의 죄과를 들추고[탄] 조사하여[핵] 임금에게 아뢴다는 의미예요. 지금은 "소추가 곤란한 대통령, 국무 위원, 법관 등의 고위 공무원이 저지른 위법 행위에 대하여 국회에서 소추하여 처벌하거나 파면함"이란 의미로 사용하죠(소추는 (검사가) 형사 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한다는 뜻이에요).

 

하야의 하는 내려가다란 의미이고, 야는 도성[중심지]에서 가장 먼 곳이란 의미예요. 1차 의미는 가장 외진 곳으로 내려 간다는 의미이고, 2차 의미는 관직이나 정계에서 물런난다는 의미이지요. 2차 의미에는 정상적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물러난다는 의미가 함유돼 있어요. 4.19혁명으로 하야한 이승만 대통령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요.

 

오늘 뉴스를 보니 대통령이 "흔들림없이 국정을 수행할 것이다"라고 했다는군요.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대통령이 무슨 국정을 흔들림없이 수행한다는 것인지, 아니 강남 아줌마가 없는 상황에서 국정을 수행할 수나 있는 것인지 궁금해 지네요. 되도록 빨리 하야하여 추억의 저도에서 지내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게 모욕감을 덜 안겨주는 것 아닐까요?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土(흙 토)와 龍(용 룡)의 합자예요. 본래 묘지 둘레를 에워 싼 담이란 뜻이에요. 土로 뜻을 표현했어요. 龍은 음을 담당하면서(룡→롱)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용은 신묘한 변화를 일으키는 짐승인데, 그같이 묘지를 에워 싼 담은 묘지의 위치에 따라 형태가 변화한다란 의미로요. 무덤 담롱. 언덕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언덕 롱. 壟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壟塋(농영, 흙을 높이 쌓아올린 무덤), 丘壟(구롱, 산 언덕. 조상의 산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絶(끊을 절)의 변형과 斤(도끼 근)의 합자예요. 말 그대로 도끼를 사용하여 끊어낸다는 의미예요. 농단에서 '단'은 끊어낸 듯이 가파르다란 의미로 사용됐어요. 끊을 단. 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絶(단절), 斷交(단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弓(활 궁)과 單(홑 단)의 합자예요. 한 번에 하나씩[單] 화살을 활 시위에 재어 쏜다[弓]란 의미예요. 쏠 탄. 彈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彈射(탄사, 총탄을 발사함), 糾彈(규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力(힘 력)과 亥(돼지 해)의 합자예요. 죄수를 법으로 다스린다는 의미예요. 죄수를 법으로 다스리려면 죄수를 누를만한 물리적 법적 힘이 있어야 하기에 力을 가지고 뜻을 표현했어요. 亥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불결하고 제멋대로인 돼지는 가둬놔야 하듯이 죄수는 가둬놓고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로요. 캐물을 핵. 劾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情(핵정, 정상을 참작하여 따짐), 案(핵안, 고발하여 죄상을 조사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지표면[一] 아래에 있다는 의미예요. 아래라는 표시는 丨 혹은 丶로 나타냈는데 후일 이 두 개가 합쳐진 형태로 표기하게 됐어요. 아래 하. 下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地下(지하), 下待(하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里(마을 리)와 予(나 여)의 합자예요. 도성으로 부터 백리 떨어진 지역을 교(郊)라고 하는데, 교 바깥 지역[郊外]을 야(野)라 해요. 里로 뜻을 표현했어요. 予는 음을 담당해요(여→야). 들 야. 野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平野(평야), 林野(임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壟 언덕 롱   斷 끊을 단   彈 쏠 탄   劾 캐물을 핵   下 아래 하   野 들 야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地(   )   (   )情   林(   )   糾(   )   (   )交   丘(   )

 

3.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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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다녀온 동료가 있었어요.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들더냐고 물었더니 서슴없이 '빈!'이라고 하더군요. 아름답고 친철하고 깨끗하고 ….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박종호 씨의 여행기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를 읽으니 호기심을 넘어 동경심마저 생기더군요. 가면 돼잖냐구요? 하하하 … ㅠㅠ

 

국내에 '빈'과 유사한 발음의 '비인(庇仁)'이란 곳이 있죠. 충남 서천에요. 언젠가 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게 됐는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상되는 아름답고 친절하고 깨끗한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더군요. 머물지 않고 지나친 곳이기에 인심은 알 수 없었어요. 차창으로 바라본 비인의 풍경만을 볼 수 있었죠. 더없이 외롭고 쓸쓸해 보이더군요. 발음만 유사할 뿐, '빈'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어요.

 

어제 '빈'과 유사한 발음의 '비인(斐絪)'이란 상호의 떡을 받았어요. '빈'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처럼 왠지 깔끔하면서도 귀티나는 물건의 상호같은데 떡 이름이라니... 실소가 나오더군요.

 

저는 왜 서천의 '비인'과 떡 상호 '비인'에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이미지를 기대한 걸까요? 왜 '어진 이를 숨겨주는 곳[庇仁]'이란 의미와 '아름다운 기운[斐絪]'이란 의미로 비인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한 것일까요? 잠재의식에 뿌리내린 서구 편향주의와 한자의 단순한 한글 음 표기가 빚어낸 결과 아닌가 싶어요(비인(斐絪)의 경우, 한자와 한글이 있지만 아무래도 한자보다는 한글에 더 주목할 거예요. 한자에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한자가 주(主)인 것 처럼 써 있지만 실제는 한글이 주이지요).

 

서구 편향주의는 일종의 문화 사대주의라고 할 수 있고, 한자의 한글 음 표기는 일종의 문화 고립주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감이 있긴 하지만). 극과 극의 이런 의식이 공존한다는 것은 분열증에 가까운 것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이런 분열증에 가까운 의식이 비단 저에게만 나타나는 것일까요? 혹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진의 한자는, 위에서 말한 것 처럼, '비연'이라고 읽어요. 斐는 '문채나다, 아름답다'란 뜻이고 絪은 '기운'이란 의미예요. 합쳐서 '아름다운 기운'이란 의미지요. 전고가 있는 말은 아니고 조어인 듯 싶어요(인터넷을 찾아 봤는데 전고가 없더군요). 그런데 왠지 좀 어색한 조어예요. '기운'에는 '좋은'이란 말이 어울리지 '아름다운'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죠. 문학적 표현에 중점을 두고 의미엔 중점을 두지 않은 듯 싶어요.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文(무늬 문, 紋의 원형)과 非(아닐 비)의 합자예요. 색다른 무늬라는 의미예요. 文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非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무늬가) 다르다'란 의미로요. 문채날 비. 아름답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무늬가 아름답다란 의미로요. 아름다울 비. 斐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斐文(비문, 아름다운 장식), 斐斐(비비,  문채가 있어 화려한 모양, 가벼운 모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糸(실 사)와 因(인할 인)의 합자예요. 천지간에 편만(遍滿)한 기운이란 의미예요. 편만한 기운은, 이어진 실처럼, 끊이지 않고 지속되어 있다란 의미로 糸를 가지고 뜻을 표현했어요. 因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편만한 기운은 서로 중첩되어[因]있다란 의미로요. 기운 인. 絪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絪縕(인온, 만물을 생성하는 기운이 왕성한 모양)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斐 아름다울 비   絪 기운 인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縕   (   )文

 

3. 알고 있는 좋은 상호(商號)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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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혁명',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글쓰기 달인이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 '초뻬이는 죽었다' …

 

모두 책 제목들인데 사용된 용어들이 무척 과격해요. 혁명, 천재, 고쳐라!, 죽었다... 요즘 책이 워낙 팔리지 않으니 이런 과격한 제목들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충격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말이죠. 그러나 충격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강도가 무뎌지죠. 당연히 이후는 더 강한 충격이 있어야 관심을 끌게 될 거구요. 이후는 '글쓰기 대혁명', '독서 신이 된 홍대리', '글쓰기 도사가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부셔라!" '초빼이는 되졌다.' 정도는 사용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의 책 제목 역시 충격적인 제목이에요. 미쳐야 미친다. 원문은 불광불급(不狂不及)으로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한다.'란 평범한 부정형 문장이에요. 그런데 충격 효과를 주기 위해 일부러 강한 긍정형 문장으로 바꾸었고, 동시에 '미치다[狂]'와 '미치다[及]'란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독자들이 의미 파악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어요. 충격 효과를 배가시킨 것이지요. 충격 효과였을까요? 이 책은 한동안 많이 판매됐죠. (이런, 이렇게 말하면 저자에게 큰 결례가 되겠네요. 고작 제목 때문에 내 책이 많이 팔렸다고 생각하냐고 따질 것 같아요. 하지만 제목이 책 판매에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부정하지 못할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한양대 정민 교수]는 책 제목을 간결하면서도 호소력있게 잘 짓는 것 같아요. '오직 독서 뿐', '일침', '비슷한 것은 가짜다', 책읽는 소리' 등등.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제목들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너무 상품성에 기댄 제목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제가 좋아하는 정민 교수의 책 제목은 '한시 미학 산책' 하나 뿐이에요. 명실(名實)이 상부(相符)하다고 생각해서요. (앞의 제목들은 명(名)이 실(實)을 가린 제목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책만이 고고할 수는 없겠지요. 책도 하나의 상품이니, 잘 팔려면 제목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겠지요. 하여 밋밋한 제목으로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 자꾸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는 거겠지요. 이 끝은 어떻게 될까요? 앞서, 농담한 것처럼, 막장 제목으로 갈까요? 아니면, 명실이 상부한 방향으로 환원될까요?

 

광(狂)과 급(及)이 좀 낯설죠?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犭(犬의 변형, 개 견)과 王(往의 약자, 갈 왕)의 합자예요. 미친 개라는 뜻이에요.  犭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王은 음을 담당해요(왕→광). 미칠 광. 狂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狂人(광인) 狂犬(광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又(手의 변형, 손 수)와 人(사람 인)의 합자예요. 앞에 가는 사람을 뒤에 가는 사람이 손으로 붙잡으려 한다는 의미예요. 미칠 급. 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及第(급제), 言及(언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狂 미칠 광   及 미칠 급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言(   )   (   )犬

 

3. 다음을 한자로 써 보시오.

 

   미쳐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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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0-2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한 주문만 외다보면 , 주문이 먹히지 않겠죠?^^
강약조절이 필요한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찔레꽃 2016-10-21 16:5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강약조절이 필요하죠.. 그런데 왠지 지금은 너무 `강`쪽으로만 흐르고 있는 것 같은...아침 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해요. 전 가끔 겨울 옷도 꺼내 입는답니다. 건강 잘 챙기셔요~ ^ ^

[그장소] 2016-10-21 19: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쎄기만 하다고 되는건 아니예요..보면~^^ 오감, 육감이 있다는건..
책 제목도 그렇고요 .. !
찔레꽃님도 월동준비 하셨군요.. 저도 벌써 혼자 겨울이에요~^^ ㅎㅎㅎ 네..네! 건강 잘! 챙기세요!^^

cyrus 2016-10-21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 때 정민 교수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 당시 저도 이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우직한 노력의 중요성을 알았습니다.

찔레꽃 2016-10-22 06:29   좋아요 0 | URL
전, 읽어보지 못했어요.ㅠㅠ 소문만 들었을 뿐, 이번에 구입해서 한 번 읽어 볼 생각이에요.
 

 

 

 

"허구헌 날 주인을 위해 봉사하건만 왜 특별한 날에는 엉뚱한 놈이 대접을 받는 거지?"

 

 

예식같은 특별한 날에는 평상복 대신 특별한(?) 옷을 입죠. 물론 평상복을 입기도 하지만 극히 드물죠. 평상복 입장에서는 불만스러울 것 같아요. 늘 주인을 위해 애쓰는데 정작 남의 시선을 받는 일은 엉뚱한 녀석이 차지하니까요.

 

 

사전이나 사전을 만드는 일도 평상복의 경우와 비슷할 거예요. 늘 공부하는 사람들을 돕지만 주목은 그다지 못받죠. 주목은 늘 베스트셀러의 몫이죠. 사전이나 사전을 만드는 사람은 베스트셀러나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사람에게 위와 같은 푸념을 할 것 같아요.

 

 

현대 동양학을 리드하는 나라는 일본이죠. 일본이 동양학을 리드하는 배경에는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같은 좋은 사전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는 것은 그같은 좋은 사전이 없기 때문이에요. 만들면 되지 않냐구요? 사전을 만드는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앞서 말한 것처럼, 주목받는 일도 아니고 기간도 많이 걸리는데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죠. 우리 출판 환경에서 - 베스트셀러와 기타 돈되는 책에만 몰두하는 - 좋은 사전이 나오기란 쉽지 않아요.

 

 

일본은 원래 학풍이 정리 · 세밀 경향이라 좋은 사전이 나올 수 있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단순히 그런 기풍만으로 일본의 좋은 사전 출판을 설명하기는 부족해요. 거기도 분명 화려한 베스트셀러나 돈되는 출판을 중시하는 흐름이 있을테니까요. 반면 빛이 안나지만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흐름 또한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랬기에 '대한화사전'같은 사전이 나올 수 있었겠지요. 문화에서 평지돌출의 성과란 쉽지 않으니까요. 더구나 문화의 집적 작업인 사전 출판에서는요. 

 

 

사진의 글씨는 사전 전문(辭典 專門) 민중서림(民衆書林)이라고 읽어요. 이곳에서 펴낸 '한한대자전(漢韓大字典)'은 호평을 받는 사전이죠. 물론 '대한화사전'과는 비교할 바 못되지만 척박한 우리 출판 풍토에서 이만한 사전이 나온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봐요. 사명감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생각해요.

 

 

도올 김용옥 선생이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좋은 사전의 출판이죠. 좋은 사전은 학술 발전의 첫걸음이자 학술 성과의 결과물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공감해요. 그런데 왜 그런 문제 제기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사전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 걸까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언행은 많이 하면서도요. 이는 좋은 사전을 만드는 일이 그만큼 힘들면서도 빛이 안나는 일이란 걸 반증하는 걸 거예요. 새삼 사전 전문 출판사인 민중서림을 칭찬하고 싶어지네요. 민중서림, 화이팅! ^ ^

 

주인공인 민중서림의 뜻과 음만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본래 초목의 싹들이 무더기로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백성(민중)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백성(민중)을 흔히 민조(民草)라고 부르잖아요? 백성 민. 民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平民(평민), 民心(민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血(目의 변형, 눈 목)과 人人人[세 사람]의 합자예요. 지켜 보는 사람이 많다란 의미예요. 무리 중. 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大衆(대중), 群衆(군중)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는 聿(붓 율)과 曰(諸의 약자, 모두 제)의 합자예요. 만사(萬事)를 죽백(竹帛)에 붓으롤 써놓은 것이란 의미예요. 글 서. 書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書籍(서적), 圖書(도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은 숲이란 의미예요. 木(나무 목)을 겹쳐 써서 숲이란 의미를 표현했어요. 수풀 림. 林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林業(임업), 造林(조림)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民 백성 민   衆 무리 중   書 글 서   林 수풀 림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圖(   )   平(   )   大(   )   (   )業

 

3.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사전을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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