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훈이 있는지요?

 

모르긴해도 대부분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나 유형의 가훈은 없어도 무형의 가훈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자식에게 은연중 강조하는 사항이나 부모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그것이죠. 그러고보면 가훈없는 집은 하나도 없어요.

 

다니는(신) 학교에 교훈이 있(었)는지요?

 

교훈없는 학교는 하나도 없을 거예요. 그러나 그 교훈이 무엇인지 아는 학생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대부분 형식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이니까요. 이런 점에서 보면 학교엔 교훈이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거예요.그러나, 가정에 무형의 가훈이 있는 것처럼, 학교 역시 무형의 교훈이 있을 거예요. 학생들에게 은연중 강조하는 사항이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행동들이 그것이죠. 그러고보면 도로 교훈없는 학교는 하나도 없네요.

 

 

가훈이든 교훈이든 명시적인 내용보다 잠재적인 내용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말 그대로 그런 내용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평생을 가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실제의 삶과 괴리된 단순한 수사의 성찬에 불과한 가훈이나 교훈은 무의미하다고 해도 무방해요. 이런 경우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위선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진은 어느 고등학교의 교훈석(校訓石)이에요. 자율(自律), 근면(勤勉), 건강(健康)이라고 읽어요. 자율과 근면은 교훈에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건강은 좀 낯설어 보여요. 그리고 왠지 세 내용이 중복된다는 느낌이에요. '자율' 하나에 나머지 두 내용이 포섭되지 않나 싶거든요. 그래도 교훈으로서의 함량은 그리 미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무애무덕한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교훈이 얼마나 해당 학교의 학생들에게 내면화되고 있느냐 하는 거예요. 아마도 십중팔구 이 교훈은 그저 형식적 내용에 지나지 않을거예요. 입시 지상의 우리나라 고교 교육에서 누가 이런 교훈을 내면화시키겠어요. 이 학교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내면화시키는 실제 교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그렇듯이, '경쟁과 좌절'일 거예요. 너무 지나친 말인가요?

 

 

사진의 한자를 뜻과 음으로 읽어 볼까요?

 

校 학교 교, 訓 가르칠 훈, 自 스스로 자, 律 법 률, 勤 부지런할 근, 勉 힘쓸 면, 健 튼튼할 건, 康 편안할 강.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彳(行의 약자, 행할 행)과 聿(筆의 약자, 붓 필)의 합자예요. 본래 聿만으로 뜻을 표현했고, 본뜻은 악기의 음을 조절하는 기구란 의미였어요. 메트로놈과 비슷한 기구였지요. 이 기구의 모습이 붓대와 비슷했기에 聿로 뜻을 표현했어요. 그런데 이 의미가 후에 확대되어 행위의 기준이 되는 원칙[법]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행동의 의미인 彳을 추가하게 됐어요. 법 률. 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律呂(율려, 음악), 法律(법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堇(진흙 근)과 力(힘 력)의 합자예요. 힘든 상황에 꺾이지 않고 힘써 노력한다는 의미예요. 力으로 뜻으로 표현했어요.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진흙은 내성이 강하여 추위에 잘 얼어붙지 않는데 그같이 힘든 상황에 굴하지 않고 헤쳐 나간다란 의미로요. 부지런할 근. 勤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勤實(근실), 勤勞(근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免(면할 면)과 力(힘 력)의 합자예요.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란 의미예요. 力으로 주된 뜻을 표현했고, 免으론 음과 보조 의미를 표현했어요. 힘쓸 면, 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勉學(면학), 勉勵(면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建(세울 건)과 亻(사람 인)의 합자예요. 지덕체가 겸비된 건실한 사람이란 의미예요. 亻으로 뜻을 표현했지요. 建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꺾이지 않고 바로 세우듯 튼실하게 자신의 심신을 세운다는 의미로요. 튼튼할 건. 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健實(건실), 健兒(건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米(쌀 미)와 庚(단단할 경)의 합자예요. 쌀알이 단단한 껍질로 싸여있어 잘 보존되고 있다란 의미예요. 편안하다란 의미는 여기서 나온 것이지요. 편안할 강. 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康寧(강녕), 平康(평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律 법 률   勤 부지런할 근   勉 힘쓸 면   健 튼튼할 건   康 편안할 강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勵   法(   )   (   )寧   (   )實   (   )勞

 

3. 자신에게 잠재된 가훈과 교훈이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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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2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어릴땐 정직 ㅡ였어요!^^
아버지가 내건 가훈이요!^^

찔레꽃 2016-09-02 22:42   좋아요 1 | URL
좋은 가훈이었네요. 부모님께서도 몸소 그 가훈을 실천하셨을 것 같군요. ^ ^

[그장소] 2016-09-02 22:49   좋아요 0 | URL
너무 정직해 탈이라는!^^ 두 분들이 모두 감정이고 현실에 정직한분들여서 ㅎㅎㅎ
가까운 사람들은 때로 상처가되기도한다는!
그런데 살다보니 저도 꼭 그러네요..ㅎㅎㅎ

찔레꽃 2016-09-0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죠. ^ ^

cyrus 2016-09-0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학교 교훈이 학생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불변의 진리처럼 여겼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제는 학교 교훈이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데 정말 유용한 지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찔레꽃 2016-09-05 08:35   좋아요 0 | URL
교훈이라는게 근대식 집체 교육이 도입되면서 생긴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이제 바뀔 때도....
 

 

< 사진 출처 :http://cafe.daum.net/modu2003 >

 

 

"(그의 시는) 기운이 따사롭고 지취가 뛰어나며 빛이 곱고 말이 담담하다. 그 곱기는 남위와 서시가 성복하고 밝은 화장을 한 듯하고, 그 온화함은 봄볕이 온갖 풀을 덮은 듯하며, 그 맑음은 서리 같은 물줄기가 큰 골짜기를 씻어 흐르는 듯하고, 그 울림의 통량함은 높은 하늘에서 학 타고 피리부는 신선이 오색 구름 밖을 떠도는 듯하며…"

 

고려시대 부터 유행하던 송시풍 - 의(意)를 중시하고 조탁(彫琢)을 경계하는 - 은 조선 중기에 이르러 당시풍으로 바뀌게 되죠. 이 당시풍을 주도했던 사람은 고죽 최경창, 옥봉 백광훈, 손곡 이달인데, 이들을 흔히 3당시인이라고 부르죠. 위 인용문은 손곡 이달의 제자였던 교산 허균이 스승의 문집 - 손곡집 - 서문에 쓴 내용이에요. 이달 시풍의 특징을 언급한 것인데, 확대하면 당시풍의 일 특징을 언급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과거의 문학비평은 촌평과 비유로 이루어지는 인상 비평이라 그 내용을 명확히 인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주관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위 허균의 비평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이달의 시가 섬세하고 청신(淸新)하며 온화한 느낌을 주는 시라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이달의 시비예요. 표제에는 손곡시비(蓀谷詩碑)라고 되어 있어요. 시의 제목은 '예맥행(刈麥行, 보리를 베며)'으로. 먹을 것이 없어 힘들게 사는 한 농가의 모습을 그렸어요. 일종의 현실 비판적인 시예요. 그런데 시를 읽어보면 왠지 곤궁한 현실의 고통스런 느낌보다는 처연한 슬픈 느낌이 더 강해요. 그의 장기인 당시풍으로 지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시어만 봐도 전가(田家), 우중(雨中), 맥(麥), 아자(兒子) 등이 사용되어 전원산수시에 어울릴법한 시어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러나 이 시가 처연한 슬픔을 자아낸다고 현실 바판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오히려 처연한 슬픔을 자아내기에 곤궁한 현실이 더 절절하게 느껴지거든요. 마치 엉엉 우는 모습보다 눈물만 흘리며 소리죽여 우는 것에 더 안타깝고 절절한 느낌이 드는 것 처럼 말이지요.

 

이달은 불행하게도 기생의 몸에서 난 서자였어요. 원천적으로, 신분 사회에서, 자신의 뜻을 펴기 어려운 삶을 타고난 사람이었지요. 한때는 벼슬을 한적도 있지만 그리 오래 하지는 않았고 평생 떠돌이로 살며 여관에서 생을 마쳤어요. 시대가 껴안지 못한 불우한 인재였지요. 이달은 자신의 작품을 모아 두지도 않았어요. 손곡집은 사후 그의 제자였던 허균이 자신이 암기하고 있던 것과 한 인사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모아 펴낸 거예요.

 

허균은 손곡집 서문 말미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어요: "위 아래 수백 년에 이르러 여러 노대가를 평하고서 옹[이달]을 언급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참월하여 한 시대의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임을 알고 있으나 오래되면 의논은 정해질 것이니 어찌 한 사람도 말을 아는 자가 없겠는가?" 뛰어난 문재를 가졌으나 불우하게 살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스승에게 바치는 최대의 헌사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이상의 '손곡집' 서문 내용은 한국고전번역원의 '손곡집' 번역 인용 참조).

 

시비의 한자를 읽어 볼까요?

 

田家少婦無夜食   밭 전/ 집 가/ 적을 소/ 아내 부/ 없을 무/ 밤 야/ 먹을 식  

雨中刈麥林中歸   비 우/ 가운데 중/ 벨 예/ 보리 맥/ 수풀 림/ 가운데 중/ 돌아올 귀

生薪帶濕煙不起   날 생/ 섶 신/ 띠 대/ 축축할 습/ 연기 연/ 아니 불/ 일어날 기

入門兒子啼牽衣   들 입/ 문 문/ 아이 아/ 아들 자/ 울 제/ 끌 견/ 옷 의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乂(벨 예)와 刂(칼 도)의 합자예요. 칼을 가지고 초목을 벤다는 의미예요. 벨 예. 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刈草(예초), 刈穫(예확, 곡물을 베어 거둚)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艹(풀 초)와 新(새 신)의 합자예요. 땔감으로 쓰기위해 베어 낸 생[新] 초목이란 의미예요. 섶 신. 薪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採薪(채신, 땔 나무를 함), 薪炭(신탄, 땔나무와 숯)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옷자락을 겹치게[llll] 묶고[一] 양 끝을 가지런히 늘어뜨린[巾巾] 큰 띠라는 뜻이에요. 띠 대. 위 시에서는 띠처럼 띄고 있다란 의미로 사용됐어요. 帶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革帶(혁대), 帶狀疱疹(대상포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본래 물이름이에요. 산동성 우성 지역의 동무양이란데서 발원하여 바다로 들어가는 물을 가리켜요. 지금은 물이름 보다는 '축축하다'란 뜻으로 주로 사용하죠. 축축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濕의 수량이 풍부해 주변 지역을 축축하게 만든다란 의미로요. 氵로 뜻을 표현했고, 나머지 부분으로 음을 표현했어요. 축축할 습. 濕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濕氣(습기), 除濕(제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소의 코에 고삐를 매어 끌고 간다란 뜻이에요. 牛(소 우)로 주된 뜻을 표현했고, 나머지 부분은 고삐를 그린 것으로, 보조 뜻을 표현했어요. 끌 견. 牽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牽牛(견우), 牽引(견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刈 벨 예   薪 섶 신   帶 띠 대   濕 축축할 습    牽 끌 견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除(   )   (   )引   (   )炭   (   )草   (   )狀疱疹

 

3. 다음 시를 읽고 풀이해 보시오.

  

   田家少婦無夜食  雨中刈麥林中歸  生薪帶濕煙不起  入門兒子啼牽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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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5363052>

 

"오늘부터 이 집의 소유자는 당신이 아니고 나요! 여기서 산다면 방 한 칸은 내주겠소. 그러나 꼬박꼬박 세를 내야 하오. 분명히 알아 두시오! 이 집의 소유자는 당신이 아니고 나요!"

 

어제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합했던 경술국치(1910) 106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경술국치란 바로 위의 상황 아닐까 싶어요. 뜬금없이 낯선 사람이 와서 집을 강탈하고 원주인에게 방 한칸 내주는 것. 게다가 그 방 한칸 내주는 것을 무슨 시혜나 베푸는 것 처럼 말하는 것. 이런 강도에게 여러분은 어떻게 대하시겠어요? 격렬히 싸우거나 아니면 잠시 침묵을 지키고 상황을 지켜 보지 않을까요? 그러나 결코 자신의 목숨을 끊지는 않을 거예요. 더구나 이런 말을 하면서요. "그간 이 집이 나를 잘 보호해 줬는데, 이제 남의 집이 되었다. 그간 나를 보호해 줬던 집을 생각하니, 이 집을 빼앗긴 마당에 누군가 한 사람은 죽어야 집에 대한 의리인 것 같다."

 

매천 황현이란 분이 있어요. 경술국치일을 맞아 자결했던 분으로 지식인의 한 표상처럼 여겨지는 분이죠. 어제가 경술국치일이라 그런지,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분을 추모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더군요. 한때는 저도 이 분의 죽음에 경의를 표하며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식인의 변절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지조를 위해 목숨을 버린 것에 경외심을 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최근에 와서 이 분의 죽음이 지니는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매천은 유서에서 자신의 죽음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말했어요: "국가가 선비를 양성한 지 5백년이 되는데 국치일을 맞아 죽는 선비가 없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훌륭한 말 같지만, 위에서 든 비유를 생각한다면, 이 말은 결코 훌륭한 말이 될 수 없어요. 외려 자학에 가까운 부끄러운 말이에요. 자기 집[나라]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우거나 잠시 관망하며 반격할 기회를 찾아야지 왜 죽냔 말이지요. 강도 앞에서 자해하거나 자살한다고 강도가 물러 나나요? 잠시 놀라기야 하겠지만, 그 뿐 아닐까요? 제 집[나라]을 강탈한 강도[일제] 앞에서 자살하는 것은 결코 아름다운 행위가 될 수 없어요. 늘질지게 싸우는 것만이 아름다운 행위지요. 매천의 자결은 결코 지조있는 지식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진은 구례의 한 초등학교에 있는 매천 황현의 시비예요. 그가 죽으며 남긴 <절명시(絶命詩)>의 한 부분이에요. 아마도 학생들에게 지식인의 지조를 배우라고 세워놓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자칫 자학적인 지조를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돼요. 물론 변절 지식인에 비해서야 매천의 행위가 더없이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배움의 표상이 되기엔 미흡하지 않나 싶은 거지요.

 

사진의 한자를 한 자씩 읽어 볼까요?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추/ 등불 등/ 가릴 엄/ 책 권/ 품을 회/ 일천 천/ 옛고

難作人間識字人  어려울 난/ 지을 작/ 사람 인/ 사이 간/ 알 식/ 글자 자/ 사람 인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은 扌(손 수)와 奄(가릴 엄)의 합자예요. 손으로 가린다는 의미예요. 가릴 엄. 掩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掩蔽(엄폐), 掩護(엄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忄(마음 심)과 褱(품을 회)의 합자예요. 물건을 품속에 간직하듯 항상 잊지 않고 생각한다는 의미예요. 품을 회. 懷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懷抱(안을 포), 懷姙(회임, 임신을 높여 부르는 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전설의 새인 난새를 그린 거예요. 그런데 이 난새는 성인이 출현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기에 평소에는 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보기)어렵다'란 뜻도 갖게 됐지요. 지금은 거의 어렵다란 의미로만 사용해요. 어려울 난. 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困難(곤란), 難易(난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상대방 마음의 진위 여부를 안다란 의미예요. 言(말씀 언)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말[言]은 마음의 표현이기에 그 말로 상대방 마음의 진위를 파악한다는 의미를 표현했어요. 오른 쪽 부분은 음을 담당해요(직→식). 알 식. 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認識(인식), 常識(상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掩 가릴 엄   懷 품을 회   難 어려울 난   識 알 식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易   (   )護   常 (   )   (   )抱

 

3. 다음을 읽고 풀이해 보시오.

 

   秋燈掩卷懷千古 /  難作人間識字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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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8-30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 날이 무참하게 끝이 난 요즘~
언제 더웠다고...? 하겠죠?^^
여러 생각이 드는 글 ㅡ잘 읽고 가요!^^

찔레꽃 2016-08-30 08:08   좋아요 1 | URL
`무참하게`, 참 적절한 표현이에요. ^ ^ 어이구, 그 놈의 더위.... 아침 저녁으론 날씨가 꽤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셔요~

[그장소] 2016-08-30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그 놈의 추위 차롈까요~~^^;;
찔레꽃 님도 감기 조심하시길~^^

sslmo 2016-08-3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 날씨에 안녕하셨는지요~^^
그동안 적조하셨다고 하려고 들렀는데,
적조했던 건 저였고, 꾸준히 글을 올려주셨네요.

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꾸준함을 이길 것은 없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찔레꽃 2016-08-30 10:14   좋아요 0 | URL
아니, 사실 적조했습니다. ^ ^ 더위에 지쳐서요. 양철나무꾼님은 어떻게 여름 나셨나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덥더군요. 처음으로, 네, 처음으로 에어컨을 살까 생각해 볼 정도로요. ^ ^ 그나저나 `아우구스투스`는 어떻게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
 

 

 

"무릇 장수 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지."

 

영화 '명량' 보셨는지요? 모든 이들이 불가하다는 싸움을 굳이 하려는 이순신에게 아들 회가 묻죠. "아버님은 왜 싸우시는 겁니까?" 이순신은 '의리'때문이라고 답하죠. 회가 다시 묻죠. "아버님의 목숨을 거두려한 임금을 위해서 말입니까?" 그러자 이순신이 답한 것이 바로 위의 내용이에요. 실제 이순신이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임금보다 백성을 더 생각했다는 것은 분명하니 과히 틀린 대사는 아닐 거예요. 수군을 파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임금의 명령을 어기면 분명 후환이 있을 것임에도 굳이 싸움을 강행한 것은 임금의 안위도 안위지만 백성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뜻이 더 강했던 것일테니까요.

 

영화 '명량'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왜 돌아간 지 오래 된 이순신을 자꾸 불러내는 것일까? 이제 그만 편히 쉬게 해드려야하지 않나? 생전에도 그렇게 고생을 시켰는데 왜 사후까지 고생을 시켜야 하는 걸까?"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가 이순신을 자꾸 불러내는 것 아닌가 싶어요.

 

사진은 이순신이 자신의 전투 강행을 놓고 고뇌하는 장면이에요. 앞에 있는 칼은 그 유명한 문구 "三尺誓天山河動色(삼척서천산하동색) 一揮掃蕩血染山河(일휘소탕혈염산하)"가 새겨진 소품이에요. 그의 의지를 드러낸 소품으로 사용된 것이죠. 그런데 이 좋은(?) 장면에 티가 하나 있어요. 바로 이순신 뒤에 있는 병풍이에요.

 

이순신의 처소에 있는 병풍 소품엔 충· 효· 인· 의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이순신의 자작 작품이던가요. 실제로도 그랬을 것 같구요. 설령 이 두 가지가 아니고 다른 어떤 내용이라 하더라도 불교의 '반야심경(般若心經)'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실제로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요, 저 병풍의 내용은 '반야심경'이에요. 허무적 공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반야심경의 내용이 장군에 처소에 놓여있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요. 그러니 저 소품은 부적절한 소품이지요. 한자가 적혀있는 병풍이면 아무거나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실수를 한 것으로 보여요. 제게 딱 걸렸어요! ^ ^

 

병풍 내용의 전후에 나오는 반야심경 일부분을 알아볼까요? 빨간색 글씨는 사진의 병풍에 나온 내용이에요.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無苦集滅道 無智 亦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 依般若波羅密多 故心無罣碍 無罣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무슨 뜻일까요?

 

무명이란 실체도 없고 무명이 없어짐이란 것도 없으며 노사도 없고 노사의 소멸이란 것도 없느니라. 고통의 실체도 없고 원인도 목표도 방법도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이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깨달음의 실체도 없고 그 깨달음을 얻음도 없느니라.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의 어떤 내용물의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보살은(구도자는)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므로 (지혜의 완성에 의해) 마음에 걸림(집착, 항상 할려는 마음)이 없고(머무름이 없이 마음을 낸다) 걸림이 없으므로 공포(두려움)가 없으며, 뒤집어진 잘못된 생각을 멀리 떠나 마침내는 열반(영원한 평안)에 머무느니라(이상 번역 『알기 쉬운 반야심경』(법륜) 269쪽 인용).

 

 

이 내용의 핵심 단어는 '반야바라밀다'지요. 반야(般若)는 산스크리트어 Prajna의 음역으로 '지혜, 깨달음'이란 뜻이고 바라밀다(波羅密多)는 산스크리트어 Paramita의 음역으로 '저 언덕에 이르다[到彼岸]'란 뜻이에요. 위 번역에서는 '지혜의 완성'이라고 번역하고 있지요.

 

반야심경이 이순신의 처소 소품으로 부적절하긴 하지만, 일면 달리 생각하면, 반야심경의 내용과 이순신의 처신이 그리 먼 것 같지는 않아요. 지혜의 완성에 이른 보살이 생사에 초연하듯이 이순신도, 영화에서(실제에서도(?)), 생사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니까요. 그렇다면 소품 담당자가 이런 깊은 뜻으로 저 반야심경 병풍을 택한 것일까요? 모를 일입니다. 하하하.

 

아침 뉴스를 들으니 문제 많은 새경찰청장 임명이 강행됐다고 하더군요. 그 경찰청장은 자신을 선택한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무룻 경찰청장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대통령을 향해야 한다. 대통령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국민이 있는 법이지."

 

조만간 이순신을 다시 불러내야 할 것 같아요.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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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에 보면 네 종류의 성인이 나와요. 성지청(聖之淸), 성지화(聖之和), 성지임(聖之任), 성지시(聖之時). 성지청은 깨끗한 지조를 중시한 성인, 성지화는 어울림을 중시한 성인, 성지임은 책임감을 중시한 성인, 성지시는 진퇴의 상황을 중시한 성인이에요. 맹자는 이 중에서 성지시를 가장 높은 경지로 보고, 그 대상으로 공자를 들고 있지요.

 

 

맹자의 이 성인 분류는 일반인들의 삶의 방식을 분류하는 기준으로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깨끗한 처신을 우선시하는 삶, 남과의 조화를 우선시하는 삶, 책임과 의무를 우선시하는 삶, 상황에 맞는 처신을 우선시하는 삶의 방식으로 말이지요.

 

 

선초, 세조의 부당한 권력 찬탈에 비분강개하여 세상을 등진 이들 중에 생육신이 있지요. 아마도 이들은 성지청에 해당하는 삶의 방식을 택했던 사람들일 거예요. 불의한 정권과는 타협하지 않는 깨끗한 지조를 우선시했으니까요.

 

생육신 중에 널리 알려진 이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죠. 사진은 매월당 김시습의 시비(詩碑)예요. 부여군 외산면 무량사에 있어요. 무량사는 매월당 김시습이 생애 마지막에 머물렀던 장소예요. 세조의 부당한 권력 찬탈이후 반유반승(半儒半僧)의 생활을 하며 전국을 떠돌았던 김시습은 자타가 공인하는 당대의 엘리트였지요. 그러나 부당한 정권에 아유하지 않겠다는 지조를 우선시했기에 평생을 방외인으로 살았죠. 한 때는 세조의 묘법법화경 언해 사업에 참여한 적도 있고 환속하여 가정을 꾸린 적도 있지만, 그것은 잠깐의 외도였을 뿐, 결코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저버리지 않았죠.

 

 

매월당 김시습은,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서있는 나무에 시를 새겨 놓고 한동안 읊고 난 뒤 통곡을 한 후 깎아 버리거나 종이에 써서 한참 바라보다가 물에 던져 버리곤 했다 해요. 쓰고 싶지 않지만, 넘쳐나는 시상을 주체할 길 없어, 어쩔 수 없이 썼다가 뒤늦은 후회로 내버렸던 것 아니었나 싶어요. '왜 내게 부질없이 문재(文才)가 넘쳐나서 시를 쏟아냈단 말인가!' 이런 후회의 행동이었겠지요. 일종의 자학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생각해보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예요. 문장보국(文章報國)으로 한 시대를 풍미할 능력이 있지만 불의한 시대와 타협할 수 없기에 그 재주를 사장시켜야만 했으니 말이에요.

 

 

사진의 시를 한 번 읽어 볼까요?

 

 

半輪新月上林梢  반륜신월상림초    새로 돋은 반달이 나무가지 위에 뜨니

山寺昏鍾第一高  산사혼종제일고    산사의 저녁 종이 울리기 시작하네

淸影漸移風露下  청영점이풍로하    달 그림자 아른아른 찬 이슬에 젖는데

一庭凉氣透窓凹  일정야기투창요    뜰에 찬 서늘한 기운 창 틈으로 스미네

 

 

반달, 나무 가지, 산사, 저녁 종, 달 그림자, 찬 이슬, 서늘한 기운, 모두가 외지고 한적한 상황을 나타내는 시어들이에요. 그리고 이런 외지고 한적한 상황들을 나타내는 시어들은 '창 틈'이라는 마지막 시어로 모아지고 있어요. 창 틈은 물리적 공간일수도 있지만 시인의 내면일수도 있어요. 흔히 마음을 '창'에 비유하니까요. 이렇게 보면 이 시는 늦가을 - 3, 4구의 내용으로 보건데 절기는 늦가을이지 않나 싶어요 - 고즈넉한 산사의 밤 풍경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더없이 서늘한 시인의 내면 풍경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불의의 시대에 아유하지 않고 깨끗한 지조를 지켰던 매월당다운 시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시비는 정한모씨가 번역하고 - 국문학자이자 시인으로 유명한 분이죠. 부여 출신이고요. 그래서 이 분이 번역을 담당하지 않았나 싶어요 - 저명한 서예가 일중 김충현 선생이 글씨를 썼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시비의 글씨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시의 내용과 글씨가 어울리지 않거든요. 매월당의 시는 담박 청아하기에 경쾌한 행서체로 써야 어울리는데, 이 글씨는  전아 장중한 내용에 어울리는 중후한 예서체로 썼거든요. 글씨란 모름지기 내용과 어룰려야 제 빛을 발하는 것인데, 이런 점에서는 이 시비의 글씨는 실패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어요. 글씨 그 자체만으로는 훌륭할지 몰라도요.

 

 

한시에 나온 한자 중에서 낯선 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할까요?

 

 

는 車(수레 거)와 兪(마상이 유, 통나무 배)의 합자예요. 재화를 실어 나른다는 의미예요. 車로 뜻을 표현했어요. 兪는 음을 담당하면서(유→수)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배에 사람을 실어 나르듯 재화를 실어 다른 곳으로 나른다는 의미로요. 실어보낼 수. 輸수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輸出(수출), 空輸(공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梢는 木(나무 목)과 肖(닮을 초)의 합자예요. 나무가지 끝이란 의미예요. 木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肖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나무가지 끝은 본 나무가지와 다르지 않고 닮았다란 의미로요. 梢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末梢(말초), 梢梢(초초, 나무 끝이 바람에 움직이는 소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昏은 氏(氐의 약자, 근본 저)와 日(날 일)의 합자예요. 氏는 식물의 뿌리가 땅 밑으로 깊숙히 들어간 모양을 그린 거예요. 그렇듯 해가 공중에서 아래로 내려왔다는 뜻이에요. 날이 저물었다는 의미지요. 저물(어두울) 혼. 昏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黃昏(황혼), 昏愚(혼우, 매우 어리석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鼓는 북을 그린 거예요. 士는 북의 장식물, 口는 북, ㅛ는 북 받침대, 支는 손에 북채를 든 모습을 그린 거예요. 북 고. 鼓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鼓動(고동), 鼓吹(고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漸은 氵(물 수)와 斬(벨 참)의 합자예요. 물 이름이에요. 지금의 안휘성 이현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물을 가리켜요. 氵로 뜻을 표현했고, 斬은 음을 담당해요(참→점). 물이름 점. '차차(조금씩)'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이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점수는 천천히 흐른다는 의미로요. 차차 점. 漸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漸進(점진), 漸層(점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凉은 冫(氵의 약자, 물 수)와 京(높을 경)의 합자예요. 서늘하다란 의미예요. 날이 서늘하면 물이 차갑기에 冫로 뜻을 표현했어요. 京은 음을 담당하면서(경→량)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높은 곳은 낮은 곳에 비해 기온이 낮아 서늘하다란 의미로요. 서늘할 량. 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納凉(납량), 凉扇(양선, 부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透는 辶(걸을 착)과 秀(빼어날 수)의 합자예요. 뛰어 오르다란 의미예요. 辶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秀는 음을 담당하면서(수→투)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보통보다 우월한 것이 빼어난 것이듯 뛰어 오르는 것은 일반적인 걸음걸이보다 빼어난 것이란 의미로요. 통하다(꿰뚫다)란 의미로도 사용하는데, 이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통할 투. 透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透過(투과), 透明(투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凹은 아래로 움푹 패인 물건을 그린 거에요. 오목할 요. 凹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凹凸(요철), 凹處(요처, 오목하게 들어간 곳)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김시습의 시를 대하니 절로 우리 시대의 김시습은 누구일까 생각하게 돼요. 누구일까요? 그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김시습이 적을수록 행복한 시대요, 많을수록 불행한 시대라는 거요. 우리 시대는 행복한 시대일까요, 불행한 시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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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시습의 소설을 좋아합니다. 소설 속에 애정, 사회비판, 풍자 등 모든 요소가 고루 갖춰져 있거든요. 저는 김시습의 소설이 홍길동전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찔레꽃 2016-08-23 15:4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전 금오신화를 오래 전에 읽었는데 그때는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군요. 이 글을 쓰고난 후 님의 댓글까지 읽으니 문득 금오신화를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불어, 글이 어려워(?) 내버려 두었던 이문구 선생의 `매월당 김시습`도요. ^ ^ 감사합니다.

sslmo 2016-08-3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이문구가 쓴 `매월당 김시습`이란 소설이 있는데, 낡고 빛 바래서 한쪽에 치워놨었어요.
이 페이퍼 보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요 위의 댓글 보니, 님도 저랑 같은 책을 가지고 계신 듯~^^
반가워라, 헤에~^^

찔레꽃 2016-08-30 16:54   좋아요 0 | URL
하하. 아니, 이렇게 유머러스한 댓글을 다실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