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미래 세계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해낼 수 없는
일, 연산 형태로 과제를 정의할 수 없는 일에 종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만 인공지능과의 가망 없는 경쟁
에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우리가 연산의 형태로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믿는
많은 일들이, 실제로는 가능할 수 있다. 구를 딥마인드가
바둑의 '심오한 그 무엇을' 연산으로 번역해내는 데 성공
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한 시사 잡지의 기사 일부예요(시사IN 제443호 16쪽).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있기전 이 대국이 갖는
의미를 짚은 기사인데 생각케 하는 바가 있어 인용해 보
았어요.
대국은, 아시는 바와 같이, 이세돌 9단의 패배로 끝났죠. 비록 1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리 큰 가치를 지닌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저 1승일 뿐이지 그것이 이후의 승리로는 이어지지 못했고 그럴 전망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는 결국, 위 시사 잡지에서 언급한대로, 연산 형태로 과제를 정의할 수 있는 일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많은 부분 사람이 할 일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되리라는 전망, 아니 기정 사실화를 보여주는 거구요. 더구나 기존 연산 형태의 정의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들까지 -- 바둑의 수도 그 중의 하나이겠죠 -- 연산으로 가능해 진다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줄어 들겠지요.
이렇게 보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향후 인류의 미래를 점치는 하나의 시금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미래는 왠지 밝아 보이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그건 알파고같은 인공지능을 왜 개발하려하고 그 개발의 이익은 누가 갖게 될 것이냐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요. 왜 인공지능을 개발하려 하고, 누가 그 성과를 차지하게 될까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것이고, 그 개발의 성과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자본가에게 돌아가지 않을까요? 이는 달리 말하면 미래는 자본가의 부 독점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심화는 상대적으로 빈곤계층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죠. 미래가 결코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소이예요.
이런,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너무 길게 얘기했네요. 사진은 바둑돌 포장갑을 찍은 거예요. 사진을 찍으면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생각나 몇 마디 주절댔네요. 사진의 한자는 '태광기석'이라고 읽어요. 太는 클 태, 光은 빛 광, 碁는 바둑 기, 石은 돌 석이에요. 조그만 바둑돌을 생산하는데 태광(太光, 큰 빛)이란 거대 의미의 상호를 사용한 것이 약간 실소를 자아내는 군요. 碁가 좀 낯설어 보이네요.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할까요?
碁는 石(돌 석)과 其(箕의 약자, 키 기)의 합자로, 돌판에 키처럼 다양한 이동 경로를 마련해 놓은 놀이기구란 의미예요(키는 대나무 쪼갠 것이나 싸리 나무 가지들을 이리저리 얽어서 만든 그릇의 일종). 이런 놀이기구를 '바둑'이라고 하죠. 碁는 棋로도 표기하는데, 이 경우는 돌판이 아니라 목판으로 만들었다는 의미예요. 바둑 기. 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碁子(기자, 바둑돌. 碁石과 같은 의미), 碁局(기국, 바둑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碁 바둑 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 )局
3. 바둑에 관한 일화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