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어머니라 하면 항상 그러한 어머니가 아니다."

 

<노자>에 나오는 "도를 도라 하면 항상 그러한 도가 아니며, 명을 명이라 하면 항상 그러한 명이 아니다"를 응용해서 표현해 봤어요. 어머니라 부르는 그 분을 어머니란 말로 다 정의 할 수 있을까요? 혹 부족하여 다른 말을 첨가한다면 어머니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 거에요. 그러나 정의 불가능한 그 분이 존재하시는 것만은 분명하죠. 그 어떤 이치 -- 흔히 진리라고 일겉는 -- 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것을 말로 정의하기는 어려울거에요. 그러나 정의 불가능하다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죠.

 

사진의 주련을 읽어 보실까요?

 

古佛未生前(고불미생전)  옛 부처님 나시기 전부터

凝然一相圓(응연일상원)  의젓한 동그라미 하나

釋迦猶未會(석가유미회)  석가도 알지 못했다 했으니

迦葉未能傳(가섭미능전)  가섭이 어이 전하리

本來非白(본래비조백)  본래 검지도 희지도 않고

無短亦無長(무단역무장)  짧지도 길지도 않다네

 

본래부터 존재한 그 무엇을 말하고 있어요. 그것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기에 동그라미로 표현했을 뿐이며, 말로 이해되거나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석가도 가섭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하고 있어요. 아울러 그것은 늘 그 모습 그대로라고 말하고 있어요. 

 

동양화에서 사용하는 표현 기법중에 홍운탁월(烘雲托月)이란 것이 있어요. 구름을 통해 달을 표현하는 방법이죠. 한 공간을 비워둔 채 주변을 어둑한 구름으로 표현하여 간접적으로 달을 표현하는 거에요. 위 시는 바로 이런 방법으로 본래부터 존재한 그 무엇을 말했다고 볼 수 있어요. 본래부터 존재한 그 무엇을 언표(言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에둘러 표현했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상대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죠. 홍운탁월로 달을 보게하는 것처럼요.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출세간(出世間)을 해야 본디부터 존재한 그 무엇을 깨달을 수 있는 걸까요? 전,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구요? 본디부터 존재한 그 무엇은 어디에나 편만(遍滿)해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그 무엇은 보편성을 갖기 어렵고, 보편성을 갖기 어려운 그 무엇이라면 추구할 가치가 없을 거에요. 하여 저는 출세간하여 본디부터 존재한 그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구도의 자세가 아니라고 봐요.

 

사진은 마곡사 대웅보전 주련이에요.

 

한자를 한 번 읽어 보실까요?

 

古佛未生前  옛고/ 부처불/ 아닐미/ 날생/ 앞전

凝然一相圓  엉길응/ 그럴연/ 한일/ 형상상/ 둥글원

釋迦猶未會  석가석/ 부처이름가/ 오히려유/ 아닐미/ 깨달을회

迦葉未能傳  부처이름가/ 사람이름섭/ 아닐미/ 능할능/ 전할전

本來非白  근본본/ 올래/ 아닐비/ 검을조/ 흰백

無短亦無長  없을무/ 짧을단/ 또역/ 없을무/ 긴장

 

낯선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冫(冰의 원글자, 얼음빙)과 疑(의심할의)의 합자예요. 의심하여 머뭇거리듯 날이 추워져 물이 흐르지 못하고 얼어 정체되어 있다는 의미에요. 이런 것이 바로 엉긴 상태죠. 凝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凝固(응고), 凝結(응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口(圍의 옛글자, 에워쌀위)와 員(인원원)의 합자예요. 둥그렇게 에워쌌다란 의미예요. 員은 음을 담당해요. 圓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圓滿(원만), 楕圓形(타원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釆(분별할변)과 睪(엿볼역)의 합자예요. 죄의 유무를 분별하여 살펴보고 무죄인 경우 풀어준다란 의미예요. '풀석'이라고 읽어요. 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釋放(석방), 保釋(보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석가석'이라고 읽는 것은 산스크리트어  Śākyamuni를 釋迦牟尼(석가모니)로 음역한데서 비롯된 거에요.

 

는 辶(쉬엄쉬엄갈착)과 加(枷의 약자, 칼가)의 합자예요. 본래 죄인의 목에 칼을 씌워 행동을 부자유스럽게 하듯 보행자들의 통행을 차단하는 물건이란 의미예요. 바리케이트라고 할 수 있지요. 산스크리트어  Śākyamuni釋迦牟尼(석가모니)로 음역하면서부터 '부처이름가'로 주로 사용하게 됐어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伽藍(가람, 절), 迦陵頻伽(가릉빈가, 극락정토에 있는 새 이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艹(풀초)와 枼(입엽)의 합자예요. 초목의 잎새란 뜻이에요. '잎사귀엽'이라고 읽어요. 고을이름일 때는 '섭'으로 읽기도 해요. 葉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落葉(낙엽), 葉縣(섭현, 하남성에 있는 고을 이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산스크리트어 Kāśyapa을 迦葉(가섭)으로 음역하면서부터 '사람이름섭'으로도 사용하게 됐어요.

 

는 본래 草로 표기했어요. 草는 艹(풀초)와 早(일찍조)의 합자예요. 도토리[艹]란 의미예요. 早는 음을 담당하죠(소리값 변함. 조-->초). 도토리를 물에 불리면 물빛이 거무스름해지죠. 그 물로 염색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검다란 의미도 갖게 됐죠. 후에 '도토리, 검다'란 의미는 艹를 뺀 '皂' 혹은 '皁'로 표기하게 됐고, 草는 초본과 식물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됐어요. 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皂物(조물, 도토리), 皁巾(조건, 검은 두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엉길응   둥글원   풀석, 석가석   부처이름가  잎사귀엽, 사람이릅섭   검을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    (   )牟尼  (   )    (   )   (   )滿    (    )

 

3. 다음 시를 읽어 보시오.

 古佛未生前/ 凝然一相圓/ 釋迦猶未會/ 迦葉未能傳/ 本來非白/ 無短亦無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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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0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들여 쓰신 글에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열린책들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들을 찍은 사진을 올려야 합니다.

오늘 찔레님의 글을 읽게 돼서 늦게 설날 인사를 하게 되네요. 연휴 잘 보내셨지요? 마지막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찔레꽃 2016-02-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런가요? 전 뭔가 뜨기에 그냥 체크했을 뿐인데... 그만 둘랍니다. ^ ^ cyrus님도 연휴 잘 보내시길!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cyrus 2016-02-11 19:13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 출판사에 나온 책이 있으면 사진 찍어 올리면 됩니다. 한 번 참여해보세요. ^^

찔레꽃 2016-02-1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쉽네요? ^ ^ 딸 아이가 즐겨 읽던 베르베르의 소설과 제가 읽었던 에코의 소설이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응모를?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이따금 허름한 음식점에서 유명인의 싸인판을 보게 될 때가 있어요. 왜 유명인의 싸인판을 붙여 놓은 것일까요? 아마도 이런 이유겠죠. "유명인이 찾아올 만큼 맛있는 음식점입니다!" 그런데 유명인과 맛있는 음식점이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 걸까요? 그가 요리 전문가나 미식가라면 모를까 그런 것과 관계없는 유명인이 찾았다고 그 집의 음식이 맛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거에요. 냉정히 말하면 아무 상관 관계가 없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의 싸인판을 붙여 놓으면 왠지 그 집의 음식 맛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죠. 풀라시보 효과 혹은 후광 효과 때문일거에요.

 

마곡사에도 이런 효과를 발휘하는 건물이 있어요. 바로 사진의 심검당 건물이에요. 심검당 건물은 일반 절에 가면 흔히 보게되는 건물이죠. 그런데 유독 마곡사의 심검당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곳에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렀기 때문이에요. 잘 알려진 것처럼 백범 김구 선생은 명성황후 시해와 관련된 일본군 장교를 죽인 후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잠시 이곳에서 머리를 깎고 원종이란 법명으로 머문적이 있어요. 특별한 인물이 머물렀기에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물이죠.

 

심검당은 "칼을 찾는 집"이란 뜻이에요. 여기서 칼은 무명(無明)을 없앨 지혜를 비유하는 말이에요. 달리 표현하면 "구도(求道)의 집"이라고 할 수 있지요.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기에 대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어요. 백범 김구 선생은 이곳에서 칼을 찾았을까요?

 

한자를 읽어 볼까요? 尋은 찾을심, 劍은 칼검, 堂은 집당이라고 읽어요. 尋과 劍이 좀 낯설어 보이는군요.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죠.

 

은 又(手의 변형, 손수)와 工(장인공)과 口(입구)와 寸(마디촌)의 합자에요. 又는 착수하다, 工은 교묘하다, 口는 말, 寸은 법도의 의미가 있어요. 사람을 미혹시키는 교묘한 말을 올바른 법도로 제재하여 다스린다란 의미에요. 찾는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제제하기 전에 올바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찾아낸다란 의미로요. 尋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尋訪(심방), 尋牛圖(심우도, 인간의 본성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 과정에 비유하여 그린 그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僉(다첨)과 刂(刃의 변형, 칼날인)의 합자에요. 刂는 양면이 칼날인 길이가 짧은 칼을 의미해요. 신분의 고하에 관계없이 누구나 소지하고 다니던 양면 칼날의 단도란 의미예요. 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劍客(검객), 劍術(검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찾을심    칼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    (    )

 

3. 다음을 손바닥에 한자로 써 보시오.

 

   심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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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0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식당도 있습니다. 유명인의 사인과 그 유명인의 얼굴이 있는 사진이 액자에 담아 벽에 내걸어 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진 좋아요. 그런데 식당에 찾는 손님들이 잘 모르는 사람의 사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엑스트라의 사인이었거든요. ^^;;

찔레꽃 2016-02-04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 ^
 

 

"꽤 오랫동안 보관했다 분실한 두 가지 물건이 있다. 필통과 휴지걸이. 둘 다 마곡사에서 산 것이다. 필통은 오래 전 아버지께서 샀던 것이고, 휴지걸이는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갔다가 사온 것이다. 가 본 절이 많지 않은데 한 절에서 부자(父子)가 두 가지 기념물을 산 것은 예사롭지 않다. 흔한 말처럼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일까? 이제 부모님도 아니 계시고, 물건들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러나 마곡사와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어린 아이가 중늙은이가 되어 다시 찾아온 것. 인적 호적한 겨울 마곡사, 계곡을 오르는데 갓 입문한 비구니 스님들이 연수를 받으러 개울가를 건넌다. 힐끗 얼굴을 쳐다보니 티없이 맑다.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인다. 무슨 사연을 안고 절연한 채 불문에 들어온 것일까?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훑고 지나간다. 오늘은 인연과 삶이란 물건을 사왔다."

 

 

사진은 "태화산 마곡사"라고 읽어요. 끝에 있는 작은 글씨는 "여초거사"라고 읽고요. 태화산은 공주의 마곡사가 있는 산 이름이에요. 태화라는 의미는 '크고 화려하다' 혹은 '큰 꽃' 정도의 의미인데 마곡사가 위치한 곳이 봄 경치로 뛰어난 곳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어요(유래를 찾기 어려워 혼자 추측한거라 정확하진 않습니다. 죄송).

 

마곡사의 마곡이란 절 이름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이 절을 창건한 자장율사가 설법할 때 대중들이 삼대처럼 빽빽이 들어서서 붙여진 이름이란 설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돼있어요. 그러나 자장율사가 이 절을 창건한 사실 자체가 의문시되기 때문에 이 또한 신빙성을 찾기는 어려운 이야기예요. 자장 율사가 창건한 연대로 전해지는 640년은 백제 의자왕 때로, 의자왕은 신라를 적대시했는데, 신라에서 국사로 대접받던 자장율사가 백제 땅에 절을 창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나 뭐 어떻겠어요? 설이란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설이 전해주는 의미겠죠. 그 의미는 뭘까요? 아마도 이곳에서 저명한 스님이 설법할 적에 대중들이 많이 모였던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많이 모인 대상의 비유가 삼이었던 것을 보면 당시 절 주변에서 삼을 많히 재배했던 것 같구요. 너무 평범하게 해석한 걸까요?

 

여초거사의 여초는 현대 저명한 서예가인 김응현 선생의 호예요. 여초의 뜻은 '처음처럼'이에요. 김응현 선생은 그 형제가 다 유명한 서예가죠. 일중 김충현, 백아 김창현 선생이 그 분들이에요. 김충현 선생의 글씨는 도솔산 선운사 현판에서 봤지요. 김창현 선생의 글씨도 언제 인연이 닿으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거사란 의미는 재가(在家) 남자 신도를 부르는 호칭이이에요. 

 

한자를 읽어 보실까요? 泰는 클태, 華는 꽃(빛날)화, 山은 뫼산, 麻는 삼마, 谷은 골짜기곡, 寺는 절사예요. 泰와 華와 麻가 좀 낯설게 보이는군요.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는 大(큰대)와 艸(拱의 약자, 두손맞잡을공)과 水(물수)의 합자예요. 물을 두 손으로 움켜잡으면 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듯 미끄럽다란 의미예요. 大는 음을 담당해요(소리값 변함. 대-->태). 크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미끄러우면 잘 잡히지 않죠. 잡히지 않는 것은 대개 크죠. 그래서 크다란 뜻을 갖게 된 거에요. 太(클태)와 통용해서 써요. 泰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泰平(태평) 泰山(태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艹(풀초)와 䔢(花의 초기 글자, 꽃화)의 합자예요. 초목에 핀 꽃이란 의미예요. 빛나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꽃이 화사하다란 의미로요. 華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華麗(화려), 春華(춘화, 봄의 화사한 경치. 야한 그림은 春畵(춘화)로 표기해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广(집엄)과 천연 상태의 모시를 그린 글자의 합자예요. 집에서 가공한 모시란 의미예요. 천연 상태의 모시를 실로 만들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을 의미하죠. 麻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大麻(대마), 麻衣太子(마의태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클태    꽃(빛날)화     삼마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     (    )     (    )衣太子

 

3. 다음을 손바닥에 한자로 써 보시오.

 

   태화산 마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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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사회 구현"

 

광주 민주화 운동을 피로 물들이고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이 내건 국정 구호 였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정의롭지 못한 세력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했으니. 구호는 대개 실상과 배치된 것이 많아요.

 

사진은 모 지역을 지나다가 찍은 거에요. 유달리 正(바를정)이 강조된 것이 인상적이라(?) 찍었네요. "정심 · 신의 · 정도"라고 읽어요. 뜻은 밑에 풀이되어 있어요. 정심과 신의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정도는 좀 낯설어 보여요. 보통 정도라고 하면 正道(정도)라고 표기하여 '바른 길'이란 의미로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도를 導(인도할도)로 써서 '바른 길로 인도한다'란 의미로 사용했어요. 정심과 신의가 대내적(對內的) 가치라면 정도는 대외적(對外的) 가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자신이 올바라야 타인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좋은 말들이 왜 공허하게 들릴까요? 그건 아마도 우리 사회의 풍토가 그렇지 않은데서 기인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유전(권)무죄 · 무전(권)유죄의 바르지 못한 풍토 속에서 아무리 바르게 살자는 구호를 외쳐본들 그게 무슨 감동을 주겠어요. 돈있고 권력있는 이들이 바른 모습을 보여주면 아래 사람들은 말 안해도 바르게 살죠. 저 현수막에 나오는 것 같은 무슨 위원회들 만들고 제 아무리 그럴싸한 구호를 외쳐본들 다 허공에다 소리치는 격이죠.

 

한자를 읽어 볼까요?

 

은 바를정, 心은 마음심, 信은 믿을신, 義는 옳을의, 導는 인도할도. 대부분 아는 글자일 것 같아요. 導만 좀 낯설어 보이죠?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는 道(길도)와 寸(마디촌)의 합자예요. 寸은 길이의 단위인데, 여기서는 일정한 기준이나 법도란 의미로 사용됐어요. 의미가 연역된 것이죠. 상대를 바른 길로 인도한다란 의미예요. 道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道는, 알시다시피, 길이란 뜻이죠. 길에는 소통의 의미가 있죠. 막히지 않고 잘 통하여 곧바로 이르게 한다란 의미로 본뜻을 보충하고 있어요. 종합하면, 바른 길로 인도하여 목표한 곳에 곧바로 이르게 한다란 의미가 되겠네요. 導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指導(지도), 啓導(계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인도할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指(   )

 

3. 다음을 손바닥에 한자로 써 보시오.

 

    정심   신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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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시신을 굴려. 굴러가다 멈추는 곳이 가장 좋은 묘자리야."

 

풍수지리라는 말을 들을 때면 생각나는 말이예요.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만은 선명하게 기억해요. 공감가는 말이기에 그런가 봐요. 죽은 이가 뭘 알겠어요. 겉으로는 죽은 이를 위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산 자를 위하여 이것저것 계산하는 얄팍한 행위가 바로 풍수지리지요. (풍수지리는 대개 양택보다 음택을 정할 때 많이 사용하죠.) 그러니 굳이 산 자를 위하지 않는다면 시신을 굴려 묘자리를 잡은들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저 말은 풍수지리를 통렬히 비판한 말처럼 들려요.

 

그러나 저 말이 풍수지리 자체를 비판한 것 같진 않아요. 다만 그것을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일침을 가한 것처럼 생각되요. 무지막지한 말 같지만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지요. 공감이 갈 밖에요.

 

사진의 한자는 "내포 풍수 지리, 음택 · 양택, 수맥 · 택일"이라고 읽어요. 덕산을 지나다가 찍었어요. 내포는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쑥 들어온 곳을 말하는데 흔히 충청도 서북부를 지칭하는 말로 쓰여요. 평야지대에다 해산물이 많이 나와 살기에 좋은 지역이죠. 구체적으로는 가야산 앞 뒤의 열개 고을(홍주, 결성, 해미, 태안, 서산, 면천, 당진, 덕산, 예산, 신창)을 가리켜요. 음택은 죽은 이가 사는 곳(집), 즉 묘자리란 의미예요. 양택은 산 사람이 사는 곳(집), 즉 집터란 의미예요.

 

한자를 읽어 볼까요?

 

안내(內), 물가포(浦), 바람풍(風), 물수(水), 땅지(地), 이치리(理), 그늘음(陰), 집택(宅), 볕양(陽), 맥맥(脈), 가릴택(擇), 날일(日).

 

낯선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는 氵(물수)와 甫(씨보, 남자의 미칭)의 합자예요. 물가에 인접한 땅이란 뜻이에요. 이 곳은 대개 비옥하기에 남자의 미칭(美稱)인 甫를 사용하여 음을 나타냈어요(소리값 변함. 보-->포). 甫는 음과 더불어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는 셈이죠. 浦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浦口(포구), 浦項(포항, 지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阝(언덕부)와 侌(어두울음)의 합자예요. 侌은 햇빛이 구름에 가려 어둡다란 뜻이예요. 어두워서 음침하게 된 장소[ 阝]란 의미예요. 陰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陰地(음지), 陰德(음덕, 남 모르게 하는 선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阝(언덕부)와 昜(밝을양)의 합자예요. 昜은 햇빛이 잘 비춘다란 뜻이예요. 높고 햇빛이 잘 비추는 장소 [ 阝]란 의미예요. 陽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陽地(양지), 太陽(태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宀(집면)과 乇(찢을탁)의 합자예요. 乇은 초목의 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것을 뜻해요. 평지보다 높게[乇] 마련한 거주지란 의미예요. 움집이 아닌 한 집은 평지 위에 올려 짓죠. 宅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住宅(주택), 宅地(택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扌(손수)와 睪(엿볼역)의 합자예요. 살펴보고[睪] 선택한다[ 扌]란 의미예요. 擇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選擇(선택), 擇日(택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月(肉의 변형, 고기육)과 派(물갈래파)의 약자가 합쳐진 거예요. 인체[月]내에서 여기저기로 갈라져 혈액을 유통시키는 관(管)이란 의미예요. 脈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脈搏(맥박), 診脈(진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물가포    그늘음    볕양    집택    가릴택    脈맥맥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診(   )    選(   )    (   )口    住(   )    (   )德    (   )地  

 

3. 다음을 한자로 써 보시오.

 

    풍수지리   택일   수맥   양택   음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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