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90846)

 

"호랑이가 업고 갔대!"

"정말?"

"생각해 봐. 그 집에서 ㅇㅇ산까지 거리가 얼마야? 한 밤 중에 노인네가 어떻게 거기까지 갔겠어?"

"…"

"볼일 보러 밖에 나왔는데 호랑이가 엎드려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올라탔더니, ㅇㅇ산까지 데려다 놓았대."

"음…"

 

중학교 다닐 때 들었던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에요. 공식적으론 1946년에 호랑이가 멸종된 것으로 보고됐으니, '믿거나 말거나' 일수 밖에요. 저는 베이비붐 세대거든요 ^ ^

 

사진은 상영중인 영화 대호(大虎)의 포스터에요. 大는 큰대, 虎는 호랑이(범)호, '큰 호랑이'라는 뜻이지요. 잘 아시죠? ^ ^;; 사진 옆에 虎의 갑골문 글씨를 써봤네요. 갑골문은, 아시다시피, 현존하는 한자의 최고(最古, 가장 오래된) 형태지요. 물론 이 이전에도 한자의 원형이라고 짐작되는 글자들이 있긴하지만 완정(完整, 잘 정리된)한 형태로는 갑골문이 가장 오래된 형태지요. 굳이 虎를 갑골문으로 쓴 이유는 虎라고 쓴 것 보다 의미 전달이 쉽게 될 것 같아서에요. 어떠셔요? 갑골문으로 쓴 걸 보면, 굳이 호랑이를 나타낸 거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호랑이라는 느낌이 금방 오지 않나요? ^ ^  호랑이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그리고 꼬리를 강조하여 그렸지요.

 

그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이용하여 호랑이는 어떻게 사냥을 했을까요?

 

호랑이는 도망가는 야생동물을 쫓아가서 잡는 일은 거의 없다. 야생동물을 잡기 위하여 동물에게 소리 없이 접근하여 도약하면서 넘어뜨린 뒤에 목덜미를 물어뜯는데, 멧돼지는 목덜미가 굵어서 그 앞목을 물어뜯어 죽인다. 호랑이의 호화찬란한 생김새, 번개같이 빛나는 눈, 짐승들이 싫어하는 독특한 냄새로써 다른 야생동물들에게 마비와 공포를 주게 되어 다른 동물들은 마치 최면술에 걸려든 것 같이 되어 도망가지 못하게 된다.

                                            (출처: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63729)

 

호랑이를 민간신앙에서 '산군(山君)'이라고 부르는데, 사냥할 때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산군의 모습이에요. 요즘 말로 '포스'가 대단하죠? ^ ^

 

연말에 3개 영화가 맞붙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개 영화를 봤어요. 이제 남은 것은 이 '대호'뿐인데, 이 글을 썼기 때문에 의무감에서라도 봐야 겠어요. ^ ^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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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야, 김에다 기름 좀 바르렴!"

 

 어릴 적, 김은 상급 반찬이었죠. 김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어요.

 

 김에다 기름을 바르는 건 제 몫이었어요. 대부분 솔로 기름을 발랐지만 때로는 숟가락 뒷면에 기름을 묻혀 바르곤 했죠. 기름 바른 김에 소금을 살살 뿌리면 임무 완성! ^ ^

 

 밥상에 오른 김을 마음껏 먹었던 기억은 없어요. 어른하고 겸상할 때는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 있어도 마음껏 먹지 못하던 것이 당시의 불문율이었기 때문이죠.

 

어제 식구들과 콩나물국밥 집에서 외식을 하다 밑반찬으로 나온 김을 대하니 불현듯 옛 생각이 나더군요. 그런데, 이상하죠? 지금은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왜 눈치보며 먹던 그 시절 김맛이 안나나 모르겠어요. 너무 풍요로와서 그런 걸까요? 입맛이 변해서 그런 걸까요? 김맛이 달라져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손 맛이 없어져서 그런 걸까요?

 

사진의 일본어는 그 밑에 나온 우리 말 '맛깔진 전복 먹은 김'을 번역한 거에요. 일본어를 몰라도 한자 부분을 읽을 줄 알면 그 의미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죠. 美味(미미)는 '아름다운(맛깔진) 맛', 鮑食(포식)은 '전복을 먹은', 海苔는 '김'이란 뜻이니까요. 일본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일본어 표기를 병기한 듯 싶어요. 김이 전복을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귀하고 맛있다란 의미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일본어로 표기돼 있으니 일본어로 읽어보면, '오이시이 아와비오 타베다 노리'에요.

 

한자를 읽어 보실까요? 아름다울미(美) 맛미(味) 절인어물(전복)포(鮑) 먹을식(食) 바다해(海) 이끼태(苔).

鮑와 苔가 생소한 한자고 다른 것은 전에 다룬 한자네요. 두 글자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는 魚(물고기어)와 包(쌀포)의 합자에요. 소금으로(에) 싼(절인) 어물이란 의미에요. '저린어물포'라고 읽어요. 전복이란 의미는 본 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말린 전복이란 의미로요. 전복은 한자로 全鰒이라고도 표기해요. 이 때의 鰒은 날[生] 전복이란 의미에요. 鮑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鮑魚之肆(포어지사, 건어물을 파는 가게란 뜻으로 소인배들이 모이는 곳을 비유), 鮑尺(포척,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 전복을 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艹(풀초)와 台(治의 약자, 다스릴치)의 합자에요. 수초(手草)의 일종이에요. 얇은 융과 같고 청록색이며 수면에 떠다녀요. 台는 음을 담당하는데(치-->태)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거두어 말려 반찬으로 이용한다는 의미로요. '이끼태'라고 읽어요. 苔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海苔(해태, 김), 靑苔(청태, 파래 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저린어물(전복)포, 이끼태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靑(   ), (   )尺

 

3. '김'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

 

 

김에서 옛 맛이 안난다고 투덜댔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가장 큰 이유는 김이 흔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맛이란 것도 단순히 미각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며 그중에 희소성이란 경제 원리도 작용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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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2-2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생김을 선호합니다. 생김으로 밥알을 싸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

찔레꽃 2015-12-30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자연주의자이시네요. 살짝 구워서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런지요? ^ ^
 

 

눈 쌓인 나무들을 대할 때면 늘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에서 읽었던 한 대목이 생각

나요.                                                                                                        

 

 "산에서 살아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이고 만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덕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

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하얀

눈에 꺾이고 마는 것이다 … 사아밧티이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殺

人鬼) 앙굴리마알라를 귀의(歸依)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神通力)이

아니었다.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비(慈悲)였다. 아무리 흉악무

도한 살인귀라 할지라도 차별 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법정, '雪害木', "無所有" -

 

자연에서 삶의 교훈을 찾았던 스님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설해목

(雪害木, 눈의 피해를 입은 나무)을 통해 자비(사랑)의 가치를 찾는 역발상은 참으

로 놀라워요.                                                                                            

 

오늘은 雪害木의 害를 좀 알아 보도록 하죠. 雪과 木은 전에 다뤘어요. ^ ^          

 

 害는 宀(집면)과 口(입구)와 丰(우거질봉)의 합자에요. 풀이 우거져 곡식을 해치듯

 말[口]을 함부로 하여 집안을 해친다(망친다)는 의미에요. '해칠해'라고 읽어요. 害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被害(피해), 害蟲(해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정리 문제를 아니내도 되겠지요? 대신 雪害木의 마지막 대목을 읽어 보도록

하시죠.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釘)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인 것을."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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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에 출장갔다 찍어온 사진이에요. 출장소 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인데, 화제(畵題)의 내용이 궁금해서 찍어 왔어요. 화제의 글씨가 행서체라, 글자를 쉽게 알아볼 수 없어, 내용을 파악하느라 한참 끙끙댔어요. 겨우 내용을 파악하고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했는데 거기에 다 소개가 되어 있더군요. 허무 ㅠㅠ

 

그래도 완전히 헛노력한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구요? 인터넷에 소개된 번역이 좀 이상했기 때문이에요. 좀 미숙하지만 제 번역이 나은 것 같더군요(제 번역이 조금 나은 것 같다는 것 뿐, 완벽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해서체로 바꾸어 화제의 내용을 읽어 보실까요?

 

 

姑射仙人氷雪容/ 塵心已共彩雲空/ 年年一笑相逢處/ 長在愁煙苦霧中

(고야선인빙설용/ 진심이공채운공/ 연년일소상봉처/ 장재수연고무중)

 

고야산 신선처럼 깨끗한 자태/ 속세의 마음은 떠가는 채운에 묻은지 오래

/ 해마다 서로 만나 한바탕 크게 웃나니/ 오래도록 시련속에 있어서라오

 

1, 2구는 개화한 매화나무의 내외 모습을 표현했고 3, 4구는 매화꽃을 대하는 마음을 표현했어요. 힘든 상황[愁煙苦霧] 속에서 꽃을 피운 매화에 대한 반가움[一笑]을 표현했는데, 매화와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하고 있어요. 이 화제는 매화를 그리는 작품에 빈번하게 인용되는 시(詩)더군요. 지은이는 기대승이라고도 하고 주희라고도 하는데, 정확히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죄송.

 

그런데, 어떠신가요? 화제의 시와 그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지요? 전… 왠지 잘 안어울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매화나무가 너무 기름져 보여서요(순전히 제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한자를 하나씩 읽어 보실까요?

 

시어머니고(姑)  어조사야(射)  신선선(仙)  사람인(人)  얼음빙(氷)  눈   설(雪)  얼  굴 용(容)

 티   끌   진(塵)  마  음 심(心)  이미이(已)  함께공(共)  무늬채(彩)  구름운(雲)  빌      공(空)

     해        년(年)  해      년(年)  한    일(一)  웃을소(笑)  서로상(相)  만날봉(逢) 곳      처(處)    

  긴        장(長)  있  을 재(在)  근심수(愁)   연기연(煙)  쓸   고(苦)  안개무(霧)  가운데중(中) 

 

전에 다룬 한자가 꽤 있군요. 새로 나온 한자들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는 女(여자녀)와 古(옛고)의 합자에요. 나이가 많은[古] 남편의 어머니[女]란 의미에요. 이런 분을 시어머니라고 하지요. ^ ^  姑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姑婦(고부), 姑母(고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화살을 잰 활 시위를 손으로 당기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둘. 身(몸신)과 寸(마디촌)의 합자이다. 寸에는 '일정한 법도'와 '손'이란 두가지 의미가 있다. 몸 자세와 손을 바르게 하여 활을 쏜다는 의미이다. 射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射擊(사격), 射手(사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姑射의 射는 '사'로 읽으면 안되고 '야'로 읽어야 해요. 이 경우 뜻은 '산이름'이에요. '姑射(고야)' 혹은 '姑射山(고야산)'은 신선이 산다는 산 이름이에요.

은 물[水: 물수]이 얼어[丶: 얼음의 무늬를 나타낸 모양] 단단하게 된 물체란 의미에요. 본래는 冰으로 표기했어요. 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氷上(빙상), 氷水(빙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여러가지 설이 있어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품속의 아이를 그린 것이다, 뱀을 그린 것이다, 물체의 하단을 그린 것이다 등등. 이에 따라 已는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대표 의미는 '그치다'에요. 이 의미에 맞는 어원은 '물체의 하단을 그린 것이다'란 설이 가장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물체의 하단을 그려 안정된 모습으로 머물러 있다[그치다]란 의미를 표현했다고 보여서요. '이미'란 의미는 본 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혼란한 상태를 지나[이미] 안정된 상태에 이르렀다란 의미로요. 已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已往之事(이왕지사, 이미 지나간 일), 已久(이구, 벌써 오래 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采(무늬채)와 彡(그릴삼)의 합차에요. 오색으로 그린 화려한 무늬란 의미에요. 彩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彩色(채색), 水彩畵(수채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辶(걸을착)과 夆(거스를봉)의 합자에요. 서로 반대 방향에서 오다가 만났다란 의미에요. 逢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相逢(상봉), 逢着(봉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虍(범호)와 夂(뒤져올치)와 几(책상궤)의 합자에요. 뒤늦게 책상 아래에다 발을 옮겼다란 의미에요. '곳'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에요. 발을 옮겨 놓은 '곳'이란 의미로요. 虍는 음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좀 변했죠(호 -->처). 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處所(처소), 處置(처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秋(가을추)와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우울한 마음이란 의미에요. 秋는 음음 담당하는데(소리값이 약간 변했죠. 추-->수)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가을이 되면 만물이 쇠락하여 풍경을 접할 때마다 우울한 마음이 든다는 의미로요. 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愁心(수심), 憂愁(우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火(불화)와 垔(堙의 약자, 막을인)의 합자에요. 불을 피울 때 발생하는 연기라는 의미에요. 垔은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이 약간 변했죠. 인 -->연)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연기는 쉽게 퍼져 주변을 금방 채운다는 의미로요. 煙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吸煙(흡연), 煤煙(매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雨(비우)와 務(힘쓸무)의 합자에요. 습기가 냉기와 만나 형성한 미세한 물방울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같다는 의미에요. 이런 것을 안개라고 하지요. ^ ^ 務는 음만 담당해요. 霧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薄霧(박무), 海霧(해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안개무, 연기연, 근심수, 이미이, 채색채, 만날봉, 곳처, 얼음빙, 시어머니고, 산이름야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海(  ), 吸(  ), (  )婦, 憂(  ), 相(  ), (  )水, 水(  )畵, (  )手, (  )往之事, (  )所

 

3.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나무를 소개하고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위 화제(畵題)의 내용을 검색하다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하나. 퇴계 선생이 돌아가시면서 한 마지막 말은 "매화에 물을 주어라" 였다는군요.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이에요.

 

목마른 매화에게 물을 주는 것과 목마르지 않은 매화에게 물은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일거에요. 전자는 적절한 일인 반면, 후자는 지나친 일이라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생명있는 존재는 죽게 마련인데, 그것을 수용하는 것은 적절한 일인 반면,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일이겠죠. 목마른 매화에게 물이 필요하듯 생명있는 존재에게 죽음은 당연한 것이라고, 퇴계 선생은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따라서 이 말중엔, 제자들에게, 자신이 세상을 뜬다고 슬퍼하거나 괴로워할 필요 없다는 당부도 들어있다고 볼 수 있어요. 

 

"매화에 물을 주어라" -- 일용평상(日用平常)중에 도가 있다고 보는 유학의 가치관을 오롯이 보여준 말이에요.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이라 아니할 수 없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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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안흥항 근처의 안흥진성(安興鎭城)을 찾았어요. 이곳은 서해안 방

  어를 담당했던 곳으로, 효종때 축조되었다가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소됐어요.  

지금은 서문(西門)의 수홍루(垂虹樓)만 남아 있어요.                              

                         

사진은 수홍루 현판을  찍은 거에요. 현판의 글씨는 장암(長巖) 이곤순(李坤

淳) 선생이 썼어요. 글씨가 힘차고 자연스러워 보이죠? 선생은 옛 분이 아니

고 현대 분이에요. 대전 · 충남에서 지명도가 있는 분이지요.                   

 

垂虹樓의 垂는 드리울수 虹은 무지개홍 樓는 다락루로, 垂虹樓는 '무지개를 

드리운 누각'이란 의미에요. 출입처가 아치형으로 되어 있어 붙인 이름인 듯

싶어요. 외적을 대비하는 건물의 이름치고는 상당히 낭만적인 이름이에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수홍루란 이름의 누각이 지리산 천은사에도 있더군요.  

 

 

이미지 출처:

http://www.hankukmail.com/newshome/print_paper.php?number=20205

 

아무리 생각해도 수홍루는 천은사에나 어울리지 안흥진성에는 어울리지 않

는 이름인듯 싶어요. ^ ^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樓는 전에 다뤄 빼겠어요. ^ ^                 

 

는 꽃잎이 아래로 늘어진 모양을 그린거에요. 이 모양으로 '드리우다' 

란 의미를 표현했지요. 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懸垂幕(현수막)

, 山上垂訓(산상수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虫(벌레충)과 工(장인공)의 합자에요. 虫은 본래 또아리를 튼 머리

큰 뱀을 그린 글자에요. 후에 의미를 확대해서 벌레란 뜻으로 사용하게 됐 

지요. 여기서는 본래 뜻으로 사용됐어요. 뱀처럼 둥글게 늘어서 무지개란  

 뜻이에요. 工은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공 -->홍). 虹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虹蜺(홍예, 무지개) 虹橋(홍교, 무지개 모양의 다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드리울수, 무지개홍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橋, 山上(  )訓   

 

3. 무지개를 제목으로 삼행시를 지어 보시오.                                    

                                 

 

 

 

저녁 햇살을 받은 수홍루의 모습이에요. 렌즈를 통해 비치는 저녁 햇살이

 무지개 빛깔이네요. ^ ^ 어쩌면 垂虹樓의 垂虹은 이 저녁 햇살을 지칭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 ^                                                                     

 

내일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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