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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 - 오커스(AUKUS) 군사동맹의 배경은 무엇이었나 ㅣ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6
겟칸하나다 편집부 지음, 신희원 옮김 / 미디어워치 / 2022년 3월
평점 :
클라이브 해밀턴의 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은 오커스 군사동맹의 배경은 무엇인지, 중국 공산당의 세계 침투 공작에 대해 40가지 테마로 살펴본다.
저자는 호주가 중국 공산당이 자행하는 공작의 표적이 된 배경을 짚어보며 예정되어 있었던 결과임을 보여준다. 2004년 후진타오 체제의 중국 공산당을 호주를 영향을 미쳐야 할 중국의 주변 지역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약한 사슬임에 주목하여 호주를 미국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제2의 프랑스로 만들어, 미국-호주 동맹의 틈새에 쐐기를 박을 것을 장기 목표로 정했던 것이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호주의 정치인과 개인적인 우호 관계를 쌓으며 화교와 중국이 유학생, 중국계 대기업을 이용해 호주의 대중 감정을 호의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방책을 시행했다.
또한 시진핑의 중국몽, 일대일로는 중국이 미국을 넘어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시장 원리를 통해 움직인 것처럼 조치하려 하나, 사실은 중국이 만든 새로운 국제 질서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를 대신하기를 바라는 정치성이 농후한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목소리 낼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은 여전히 인해전술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베이징은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과 해외의 대학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을 통한 인적 교류마저도 무기로 쓰고 있고, 중국에 의존하는 여행사와 대학을 자신들을 위해 일하는 로비 단체로 전락시키고 있다. 무역과 투자 외에도 중국은 해외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얻기 위해 기술 면에서 의존 관계를 이용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발생원의 독립 조사를 요구한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는 호주산 석탄과 보리, 구리광, 정광, 설탕, 목재, 와인 등 최소 7종류의 상품 구입을 중단 지시한 바 있다.
책에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조용한 침략은 우리나라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치밀하게 준비되었던 동북공정은 우리나라의 허를 찔렀고, 중국의 거대한 자본은 우리나라의 많은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사드 배치의 보복 조치로 한한령을 시행하며 중국 소비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 군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가 우리나라에서 온 옷에서 시작되었다 주장하고 김치와 한복 등 문화적인 부분까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법치란 중국 공산당의 뜻대로 법이 정해짐을 의미한다. 시진핑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수감되고 정신병원으로 보내진다. 중국 공산당은 인권과 자유라는 보편적인 가치마저 공격하고 있다.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에서도 이야기하듯 중국은 앞으로 상하이를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능가한 세계 최고의 금융도시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만약 디지털 인민 위안이 달러 기축 체제를 능가하게 되어 중국이 세계 금융시장마저 손에 거머쥔다면 중국의 횡포는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르겠다.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공산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혐중의 시선보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 파헤쳐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건설적이지 않을까.
대륙의 힘을 다시 느끼게 한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은 다소 딱딱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가서 흥미롭게 읽혔다.